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집 강아지 이야기

사랑 조회수 : 1,886
작성일 : 2015-09-22 16:09:39

어제 오늘 아가들 떠나보낸 마음 아픈 얘기들이 많이 올라와서

보면서 마음이 아리다가.. 상상하면 귀엽다가..

우리 집에도 그렇게 사랑 덩어리 존재가 있어서 한 번 써봅니다.

 

샵에서 큰 돈 주고 데려온 혈통 좋은 아이 아니구요..

유기견 데리고 오자니 상처 있는 아이 잘 보듬어줄 여유는 없어서

키우다가 못 키우게 된 아이 올려놓는 사이트에서 보고 데려왔어요.

유기견 전단계라고 할까요... ㅎ

저희 집 상황상 다 큰 아이 / 덩치도 좀 있는 아이 / 남자아이 원했는데

그런 조건이 맞았구요,

순종 아닌 믹스라도 전 상관없어서 사진 보고 애아빠랑 차타고 한시간 정도 가서 데려왔어요.

그 집에서 유독 따른다던 엄마가 아닌 아빠가 안고 나오셔서 안겨주는데

눈을 마주치는 순간..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오갔어요.

강아지는 겁도 났겠고.. 이 사람이 날 키워주는 건가 싶었을 거고

저는 그 순한 눈망울 보고 한 눈에 아 내가 평생 거둬야 할 내 아이구나 하는 심정이었구요.

 

그렇게 데려 와 지금 1년 넘게 키우는 동안 애착은 참 잘 되어 있어요.

저희 집이 주택이라 아들 방이 반층 아래 있는데 일찍 자는 아들 방에서 자다가

제가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귀신같이 알고 와서 같은 베개에 머리 탁 올려놓고 잡니다.

하루는 밤 늦게 다 자는데 혼자 욕실에서 반신욕하고 있었더니 자다 깼는지 토도도도 하는 발소리가 들려요.

아들방에서 안방으로 도도도도도.. 제가 없으니까 다시 안방에서 딸방으로 도도도도..

또 아들방으로 도도도도... 몇 번 오가는 소리 들으며 웃음을 참고 조용히 있는데

갑자기 욕실 앞에서 멈추더니 노크를 하대요 ㅎㅎㅎㅎㅎㅎ

앞발로 투두둑 투두둑 긁길래 어~ 엄마 여기 있어~ 하니까 그제서야 조용..  

 

그 뒤로는 낮에도 제가 화장실 들어가는 걸 못 봤는데 한참 안 보인다 싶으면

꼭 와서 노크를 해요.. 문 열거나 대답할 때까지 ㅋ

 

그리고 질투는 얼마나 심한지

제가 아들이나 딸을 안으면 멍멍 짖고 앞발로 긁고 난리가 납니다.

누워서 안고 있으면 와서 앞니로 머리카락이랑 귀를 양양양양 무는 공격을 해요.

문다기보다.. 긁는 것처럼 공격해서 못 견디고 떨어지면 그 사이로 쏘옥 들어와요.

 

물이나 사료가 떨어지면 코로 밀어서 덜그럭거리고..

빨리 안 채워주면 소리가 점점 커져요.

- 어느 님이 반려견 떠나 보내고 새벽에 이런 소리 들으셨다 해서 마음이 아릿하더군요.

 

강아지들이 그렇듯 제일 어린 막내는 또 얼마나 무시하는지..

막내가 안으려고 하면 우우웅.. 하면서 투덜거려요.

안고 있는 내내 아우웅.. 으으응.. 으르르.. 투덜투덜투덜..

 

참.. 보고만 있어도 웃음나고 재미있는데 글로 쓰니 이상하네요.

암튼 얘가 오고 나서 우리집은 웃음도 더 많아지고..

중이병 걸린 아들놈도 강아지 때문에 힐링 좀 하는 거 같고..

애들 아빠가 강아지한테 혀짧은 소리 하는 거 보면 웃기기도 하고..

아직 멀었지만 얘 보내면 어떡하나.. 싶다가도

우리 그 동안 서로 행복하게 해줬으니 얼마나 고마운 시간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이런 소소한 행복함들.. 오래오래 느끼고 싶어요.

IP : 210.105.xxx.25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로즈
    '15.9.22 4:19 PM (211.44.xxx.37)

    ㅎㅎㅎ 우리집에도 그런 사랑덩어리가 있습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새벽다섯시면 일어나서 산책시켜놓고 출근해요~~ 온식구가 강아지 이름 부르면서 현관문열고 들어옵니다. ㅋㅋㅋ

  • 2.
    '15.9.22 4:26 PM (14.47.xxx.81)

    강아지 키우는 초보에요
    많이 짖지는 않나요?
    아직 애기여서 낑낑거리기만 하는데..
    애착형성은 어떻게 해주나요?
    아직 너무 어려서 예방접종도 못시키고 울타리안에서만 키우고 있어요

  • 3. ㅋㅋㅋ
    '15.9.22 4:38 PM (119.194.xxx.239) - 삭제된댓글

    글이 참 사랑스러워요
    저희 개도 아이 귀파주려고하면 번개같이 와서
    비집고 들어와요
    어쩌라고 ㅡ.ㅡ

  • 4. ㅎㅎ
    '15.9.22 4:54 PM (49.170.xxx.37)

    이방으로 저방으로ㅋ엄마찾아 다다다다다다 ㅋㅋㅋ울집이랑 똑같습니다ㅋㅋ
    의외로 개들 발소리가 크죠?
    울집개님도 엄마스토커ㅋㅋㅋ
    글보며 실실 웃으니 중2 딸래미 하교해 간식먹다 왜웃냐고 물어요ㅋㅋ
    귀염둥이짓 많이하는데 아우 저 스토커짓은 부담스러워요ㅋㅋ 화장실따라와 문열라고 박박박박ㅋㅋ

  • 5. ...
    '15.9.22 4:57 PM (112.152.xxx.13)

    도도도도 그거 알아요 ㅋㅋㅋ
    자다 일어나서 이방 저방 찾으러 다니는거 보면 너무 귀여우면서도 감동적이랄까....
    정말 사랑주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아이들 같아요

  • 6. 맞아요맞아
    '15.9.22 6:03 PM (125.185.xxx.196)

    이방저방 찾으러 발바닥소리 내는거 ㅋㅋ
    그리고 문앞에서 긁는거ㅋㅋ 질투 심한거
    너무 귀엽죠

  • 7. 우리집 멍뭉이는
    '15.9.22 6:58 PM (123.111.xxx.250)

    제가 움직이는대로 하루종일 따라다녀요..
    특히나 옷입을때는 옷을 잡고 늘어지는통에 옷을 입기 어려울정도에요..
    치마 같은건 구멍이 나기도 했어요..-_-
    옷을 갈아 입으면 나간다는것을 알고 그러는것 같아서 귀찮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짠한 마음이 들어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외출을 안하고 하더라도 혼자 보일볼때는 꼭 데리고 다녀요

    새끼때는 안그랬는데 크면서 저와 애착이 생겨서 일 수도 있고, 무언가 좀 알게 되니까 혼자있기가 싫어진것 같기도 한데, 외출할때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예요..

    지금도 제가 안놀아주니까 공 물고 작은방 거실을 혼자 뛰어다니면서 놀고 있어요.
    아침에는 갑자기 흐느끼는(짖는 소리가 아니라 작고 약하게 찡찡거리는 소리.)를 내는데 신경 안쓰고 할일하다가 이상해서 가보니까 제가 혼자 공놀이하라고 공을 줄에 매서 매달아 놓았는데, 그 줄에 팔이 걸렸더라구요.

    팔만 움직여서 빼면 되는데 그것 하나 못하냐고 구박하면서 빼주었는데, 바보같으면서도 애기 같기도하고 암튼 귀여웠어요..^^
    .

  • 8. 질문
    '15.9.22 9:17 PM (122.32.xxx.99)

    상상만해도 귀여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30473 제 아이 잠꼬대 하는 것 보시고 진단 좀 부탁드려요!! 6 // 2016/02/21 2,871
530472 설레는 베드신 키스신 있나요? 6 ㅇㅇ 2016/02/21 5,679
530471 . 93 슬프네 2016/02/21 20,187
530470 엄마 좀 늦어도 괜찮아 ^^ 6 천사 2016/02/21 2,042
530469 검정비닐봉투 뒤집어 씌우고 테이핑했는데 냄새를?? 4 비닐 2016/02/21 2,690
530468 중국요리에 들은 이 음식이 뭐죠? 14 2016/02/21 3,401
530467 냉동대파로 파기름 내보신분 있나요? 2 알려주ㅅㅔ요.. 2016/02/21 9,619
530466 영화 추천'제로 모티베이션' 완전 웃겨요 3 dd 2016/02/21 1,210
530465 괜찮은 능력남의 기준 7 .? 2016/02/21 3,959
530464 급)낮에 입금을 잘못했어요.어째야하나요? 4 급합니다 2016/02/21 2,567
530463 수학 선샘님 계시면 이 개념 좀.. 4 미분 2016/02/21 1,265
530462 워터픽 사용시 물온도조절 가능한가요? 4 뚜압 2016/02/21 1,340
530461 이거 대박딜 아닌가요? 고디바 기프트 박스 15불에 27피스 3 songim.. 2016/02/21 2,619
530460 윤정 동치미에나왔는데 2 khm123.. 2016/02/21 3,771
530459 홍ㄱㅁ장 쓰시는분? 3 ㅇㅇ 2016/02/21 1,001
530458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한테 관심이 없을때.. 10 사랑 2016/02/21 4,823
530457 향수 아시는분..까르띠에 베이저보어 어떤가요? 까르띠에 2016/02/21 462
530456 목디스크 좋은 운동 좀 알려주세요~~ 5 아파라 2016/02/21 2,162
530455 나이들면은 눈도 커지나요? 15 ..... 2016/02/21 10,095
530454 엠베스트 수학 인강 모르는거 질문할수 있나요? 인강 2016/02/21 725
530453 맞선에 저녁값으로 44000원쓰면 많이쓴거예요? 8 viewer.. 2016/02/21 5,284
530452 우아한 여성분들 특징 97 ... 2016/02/21 69,975
530451 삼청동 주택 많이 비싼가요? 5 부동산님께 .. 2016/02/21 4,676
530450 그것이 알고싶다 어떻게 된 건가요? 6 뒷부분 2016/02/21 3,987
530449 결혼할때 1억 들고 갈 수 있어도 25 결혼 2016/02/21 7,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