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절친의 연애..나의 사춘기

블루 조회수 : 1,758
작성일 : 2015-09-22 08:09:19

30 년지기 절친이 연애를 합니다.

모태솔로이다가 드디어 하네요.

당연히 많이 축하해줄 일이고 떠밀려 결혼하지 않게 찬찬히 그렇지만 재미나게 연애하라 응원도 해줬어요.


살아온 과정이 너무나도 많이 닮아있는 우리들이라

서로 많은 것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가족 얘기, 일얘기, 돈얘기, 외모얘기 등 서로 공유하지 않은 이야기가 없는데

딱 한가지 남자 이야기를 공유 못해봤네요.

저는 드문드문이지만 긴 연얘가 몇번이 있었고 친구는 솔로였으니까요.

제 친구를 배려한답시고 남자친구랑 연애얘기, 다툰이야기, 기념일 이야기 등

흔히 여자친구들이 수다떠는 토픽 중 하나인 남자 이야기를 그다지 나눠보질 못했어요.


시간이 흘러 노처녀가 되었고, 저는 지금 싱글 친구는 연애중이죠.

제 성격 정이 많고 눈물 많고 샘이 많고 질투도 많고 ....

친구가 집을 구한다 뭘 산다 뭘 알아본다 뭐가 필요하다하면 정말 제 잠자는 시간까지 쪼개가며 뛰어다닙니다.

그게 제 마음이 좋고 편했으니까요.

남자친구가 생기자 궁금한게 많겠지요. 썸 타던 시간이 지나고 사귀자고 하면 바로 예스라고 해야하나부터 시작해서

데이트의 주도권, 예쁘게 꾸미는거, 성상담(?) 등등 연애하면서 나눌 수 있는 소소한 궁금한 이야기들

물어오면

또 매우 진심으로 상담에 응해줍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주고 나면 그 뒤가 항상 너무 씁쓸하고 허망한거에요.


제 마음이 너무 괴로워 한참을 돌아보고나니

제가 진심으로 친구를 위하는걸까? 의문이 들더라구요. 겉으로는 다 친구를 위해서 해준일이 맞는데

왜 속이 상하지? 또 돌아보니...

저는 친구와 저의 사이에서 주도권을 쥐고 싶었던거였습니다.

요즘 엄청 괴로웠다가 내린 제 결론이네요.

제가 이 옷이 이쁘다고 하면 친구가 그것을 사요. 가방이 이쁘다고 하면 삽니다.

집도 여기가 좋다고 하면 계약을 해요. 화장품이 뭐가 좋다고 하면 삽니다.

30 년을 그렇게 해온 친구가....연애관계에서는 제뜻대로 제 조언대로 움직여지지가 않잖아요?

그래서 한동안 마음이 지옥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오지랖으로 먼저 조언하거나 캐캐묻거나 그런건 아니구요

나이먹고 말조심 해야겠더라구요. 아집이 생길수록 남이 하는 말이 곱게 안 들리기가 쉬우니까요.

입다물고 있는데 꼭 물어옵니다.....그러면 조언을 하지요...근데 그 방향대로 안 갑니다.

그러면 매우매우 속이 상하고 막 짜증이 나고 그 커플이 보기도 싫어지고 그런 현상이 반복되었요.

저는 질투가 많은 성격이지만 남이 못되기를 바라는 나쁜성향의 사람은 아닌데

제가 마음이 그런것이 너무 괴로워 찬찬히 마음을 읽어보니....

주도권 문제였네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내가 주도권을 잡겠다니...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 잘 알면서도

아직도 마음은 지옥에 있네요.

그 남자에 비해 내 친구가 아깝다는 생각으로 결혼까진 안갔으면 하는 제 생각을 합리화하고 있어요.

남자나이가 몇인데 직업이 없는 상태도 마음에 안들고, 부모님이 돈이 좀 있으시다는데 그러면 가게라도

하나 차려주시지 왜 백수인가 생각들고...대학은 나왔는지 모르겠는데 그것도 궁금하고 ..

일상에서 사람들이 잘 안쓰는 책에서나 읽을법한 문장으로 이야기 하면

사회성 떨어지는것같은 사람같기도 하고, 카톡에 가족 여자친구 제외 모두 차단이라고 하는것도 이상하고

 ...등 고깝게 보자면 끝이 없네요.


그렇지만 둘이 저렇게 좋다는데 결혼하면 어떻나요?

좋다고 물고 빠는데 사랑믿고 결혼하면 어떻나요


참 저도....이상한 사람이었네요 요즘 알고보니.


절친의 연애로 시작한 저의 대한 고찰이 사춘기로 접어들게 만들었네요.

저의 성향을 나이먹어 다시 한번 점검하는 시간이 되었어요.

일하고 가족챙기고 나 챙기고 ..그러다보면 감정소모 에너지 낭비 이젠 힘든데요

이 나이 먹고도 아직 이러고 있었네요 제가

반성하고 또 반성하는 아침입니다.





IP : 14.52.xxx.15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9.22 8:19 AM (121.157.xxx.75) - 삭제된댓글

    다른 부분은 조언 드릴 필요도 없는것 같구요.. 스스로 고민중이시니..

    친구분과 그 남친은 주변에서 뭐라하던 그들 인생의 흐름대로 흘러갈겁니다
    결혼을 하건 헤어지건.. 그건 님을 비롯 주변인들의 영향이 아니라 그들의 인연이예요
    제가 어렸을때 친구남친이 너무 맘에 안들어서 막 티냈던(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과거죠) 기억이 세번 있습니다 그중 한명은 헤어져 다른 사람과 잘살고 또한명은 그 남친과 결혼에 어찌됐건 자식낳고 잘살고 또 한명은 우아한 싱글로 잘살고..
    결과적으로 그 세친구 어느 누구도 저의 영향력은 없었습니다
    그냥 그들의 인생대로 살고있는거죠..
    님의 친구도 그럴거예요

  • 2. ...
    '15.9.22 8:21 AM (121.157.xxx.75)

    다른 부분은 조언 드릴 필요도 없는것 같구요.. 스스로 고민중이시니..

    친구분과 그 남친은 주변에서 뭐라하던 그들 인생의 흐름대로 흘러갈겁니다
    결혼을 하건 헤어지건.. 그건 님을 비롯 주변인들의 영향이 아니라 그들의 인연이예요
    제가 어렸을때 친구남친이 너무 맘에 안들어서 막 티냈던(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과거죠) 기억이 세번 있습니다 그중 한명은 헤어져 다른 사람과 잘살고 또한명은 그 남친과 결혼에 어찌됐건 자식낳고 잘살고 또 한명은 우아한 싱글로 잘살고..
    결과적으로 그 세친구 어느 누구도 반대했던 친구인 저에게 아무런 영향도 안받았습니다
    그냥 그들의 인생대로 살고있는거죠..
    님의 친구도 그럴거예요

  • 3. 객관적으로 보시니 다행입니다
    '15.9.22 8:36 AM (115.41.xxx.203)

    물건은 마음대로 사서 버리면되지만
    연애를 처음하는친구는 상대남이 원하는대로 안되니 님이 코치를 해줘도 뜻하는대로 이루어지기는 힘들어요.

    이제 친구가 어떤길을 가든 지켜보시고 응원만 해주시길요.
    자식을 바라보는 마음같아요.

  • 4. 샤랄
    '15.9.22 9:13 AM (113.199.xxx.97) - 삭제된댓글

    아마 그 친구를 많이 아끼고 좋아해서 그런걸 꺼에요
    누가 뭐래도 넌 내 친구 뭐 이런거.

    저도 비슷하게 그정도 이상으로 좋아하던 친구...
    제결혼 전후 삐끗, 바로 이어 그 친구 결혼 가네마네 하다가 다녀오고 왕래하다 그대로 관계 끝났어요

    누가 뭐래도 영원할거 같던 친구 관계도 허망하게 끝나더라구요. 돌아보면 그냥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안전거리를 뒀어야 하는데 나와 그애는 특별하니까 더 노력하다가...서로 못볼데까지 간거 같아요

    불편하고 힘들땐 그냥 두세요. 결혼하고 애낳고 또 서로 생각날때 돌아올 여지를 남겨두는게 그나마 오래가고 또 그렇게도 끝나기도...

  • 5. 하루하
    '15.9.22 10:23 AM (223.62.xxx.25)

    제가결혼할때 결혼을 반대하던 친한언니가 있었어요.
    너무 섭섭할정도로.. 니가뭐가아쉬워서 그런데시집가냐고.
    나중엔 절교까지할정도였어요..
    아껴주는마음은 이해하지만 많이서운하더라구요.
    다시연락이되었지만 예전같진않아요.
    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4507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추천해주세요 49 2015/09/22 814
484506 "위안부 노예 아니다? 교수님 부끄럽습니다" 2 샬랄라 2015/09/22 927
484505 가을이 오면..너무 좋네요. 2 슈퍼스타k 2015/09/22 1,128
484504 노동자이신 모든 분들께 강추합니다. /노유진정치까페 2 저녁숲 2015/09/22 774
484503 82쿡 속도가 느려요ㅠㅠ 93 2015/09/22 697
484502 휴휴암 가보신분이요 5 어휴 2015/09/22 1,976
484501 우리집 강아지 이야기 7 사랑 2015/09/22 1,836
484500 sisley등 고가 화장품 vs. 미샤 등 저가 화장품 12 얼굴 2015/09/22 5,606
484499 습진달고 사시는분들께 묻습니다. 2 습진인생 2015/09/22 1,710
484498 아이가 엄마 펭귄같다고 귀엽다고 5 놀림 2015/09/22 1,552
484497 요리 하실때 머리 어떻게 하세요? 7 ... 2015/09/22 1,156
484496 알바중인데 이베이에 물건을 올리라고 하시네요. 3 혹시 계실까.. 2015/09/22 1,091
484495 개들이 이렇게까지 분리불안이심한거에요? 10 외출불가 2015/09/22 2,028
484494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 치유하는 방법 알려주세요. 17 . 2015/09/22 3,995
484493 살 못 빼서 고민 vs 살 안쪄서 고민 9 ..... 2015/09/22 1,776
484492 추석에 뭐해드세요? 6 연리지 2015/09/22 1,940
484491 서초/강남 초등학생 학원 픽업 관련 .... 궁금사항.. 5 이해가 안가.. 2015/09/22 2,679
484490 간장.생강 들어가던 돼지갈비맛 나는 초간단 레시피 기억나시는분 .. 9 돼지갈비 2015/09/22 2,315
484489 커트머리에 볼륨펌하면 티가 날까요~^^ 4 가을하늘 2015/09/22 1,958
484488 가정에서도 돈에 따라 차별해요 3 돈돈돈 2015/09/22 2,160
484487 르쿠르제냄비 코팅이 벗겨졌는데.... 1 냄비 2015/09/22 1,279
484486 문재인, '학자금 대출금리 0%' 청년대책 곧 발표 15 gh 2015/09/22 1,402
484485 30대 후반 노처녀의 남자친구 입니다 49 또 다시 2015/09/22 23,255
484484 남자들에게 같은 대학동창이면.. .. 2015/09/22 765
484483 한여름이네~한여름~~ 18 아이고 2015/09/22 3,7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