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절친의 연애..나의 사춘기

블루 조회수 : 1,615
작성일 : 2015-09-22 08:09:19

30 년지기 절친이 연애를 합니다.

모태솔로이다가 드디어 하네요.

당연히 많이 축하해줄 일이고 떠밀려 결혼하지 않게 찬찬히 그렇지만 재미나게 연애하라 응원도 해줬어요.


살아온 과정이 너무나도 많이 닮아있는 우리들이라

서로 많은 것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가족 얘기, 일얘기, 돈얘기, 외모얘기 등 서로 공유하지 않은 이야기가 없는데

딱 한가지 남자 이야기를 공유 못해봤네요.

저는 드문드문이지만 긴 연얘가 몇번이 있었고 친구는 솔로였으니까요.

제 친구를 배려한답시고 남자친구랑 연애얘기, 다툰이야기, 기념일 이야기 등

흔히 여자친구들이 수다떠는 토픽 중 하나인 남자 이야기를 그다지 나눠보질 못했어요.


시간이 흘러 노처녀가 되었고, 저는 지금 싱글 친구는 연애중이죠.

제 성격 정이 많고 눈물 많고 샘이 많고 질투도 많고 ....

친구가 집을 구한다 뭘 산다 뭘 알아본다 뭐가 필요하다하면 정말 제 잠자는 시간까지 쪼개가며 뛰어다닙니다.

그게 제 마음이 좋고 편했으니까요.

남자친구가 생기자 궁금한게 많겠지요. 썸 타던 시간이 지나고 사귀자고 하면 바로 예스라고 해야하나부터 시작해서

데이트의 주도권, 예쁘게 꾸미는거, 성상담(?) 등등 연애하면서 나눌 수 있는 소소한 궁금한 이야기들

물어오면

또 매우 진심으로 상담에 응해줍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주고 나면 그 뒤가 항상 너무 씁쓸하고 허망한거에요.


제 마음이 너무 괴로워 한참을 돌아보고나니

제가 진심으로 친구를 위하는걸까? 의문이 들더라구요. 겉으로는 다 친구를 위해서 해준일이 맞는데

왜 속이 상하지? 또 돌아보니...

저는 친구와 저의 사이에서 주도권을 쥐고 싶었던거였습니다.

요즘 엄청 괴로웠다가 내린 제 결론이네요.

제가 이 옷이 이쁘다고 하면 친구가 그것을 사요. 가방이 이쁘다고 하면 삽니다.

집도 여기가 좋다고 하면 계약을 해요. 화장품이 뭐가 좋다고 하면 삽니다.

30 년을 그렇게 해온 친구가....연애관계에서는 제뜻대로 제 조언대로 움직여지지가 않잖아요?

그래서 한동안 마음이 지옥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오지랖으로 먼저 조언하거나 캐캐묻거나 그런건 아니구요

나이먹고 말조심 해야겠더라구요. 아집이 생길수록 남이 하는 말이 곱게 안 들리기가 쉬우니까요.

입다물고 있는데 꼭 물어옵니다.....그러면 조언을 하지요...근데 그 방향대로 안 갑니다.

그러면 매우매우 속이 상하고 막 짜증이 나고 그 커플이 보기도 싫어지고 그런 현상이 반복되었요.

저는 질투가 많은 성격이지만 남이 못되기를 바라는 나쁜성향의 사람은 아닌데

제가 마음이 그런것이 너무 괴로워 찬찬히 마음을 읽어보니....

주도권 문제였네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내가 주도권을 잡겠다니...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 잘 알면서도

아직도 마음은 지옥에 있네요.

그 남자에 비해 내 친구가 아깝다는 생각으로 결혼까진 안갔으면 하는 제 생각을 합리화하고 있어요.

남자나이가 몇인데 직업이 없는 상태도 마음에 안들고, 부모님이 돈이 좀 있으시다는데 그러면 가게라도

하나 차려주시지 왜 백수인가 생각들고...대학은 나왔는지 모르겠는데 그것도 궁금하고 ..

일상에서 사람들이 잘 안쓰는 책에서나 읽을법한 문장으로 이야기 하면

사회성 떨어지는것같은 사람같기도 하고, 카톡에 가족 여자친구 제외 모두 차단이라고 하는것도 이상하고

 ...등 고깝게 보자면 끝이 없네요.


그렇지만 둘이 저렇게 좋다는데 결혼하면 어떻나요?

좋다고 물고 빠는데 사랑믿고 결혼하면 어떻나요


참 저도....이상한 사람이었네요 요즘 알고보니.


절친의 연애로 시작한 저의 대한 고찰이 사춘기로 접어들게 만들었네요.

저의 성향을 나이먹어 다시 한번 점검하는 시간이 되었어요.

일하고 가족챙기고 나 챙기고 ..그러다보면 감정소모 에너지 낭비 이젠 힘든데요

이 나이 먹고도 아직 이러고 있었네요 제가

반성하고 또 반성하는 아침입니다.





IP : 14.52.xxx.15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9.22 8:19 AM (121.157.xxx.75) - 삭제된댓글

    다른 부분은 조언 드릴 필요도 없는것 같구요.. 스스로 고민중이시니..

    친구분과 그 남친은 주변에서 뭐라하던 그들 인생의 흐름대로 흘러갈겁니다
    결혼을 하건 헤어지건.. 그건 님을 비롯 주변인들의 영향이 아니라 그들의 인연이예요
    제가 어렸을때 친구남친이 너무 맘에 안들어서 막 티냈던(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과거죠) 기억이 세번 있습니다 그중 한명은 헤어져 다른 사람과 잘살고 또한명은 그 남친과 결혼에 어찌됐건 자식낳고 잘살고 또 한명은 우아한 싱글로 잘살고..
    결과적으로 그 세친구 어느 누구도 저의 영향력은 없었습니다
    그냥 그들의 인생대로 살고있는거죠..
    님의 친구도 그럴거예요

  • 2. ...
    '15.9.22 8:21 AM (121.157.xxx.75)

    다른 부분은 조언 드릴 필요도 없는것 같구요.. 스스로 고민중이시니..

    친구분과 그 남친은 주변에서 뭐라하던 그들 인생의 흐름대로 흘러갈겁니다
    결혼을 하건 헤어지건.. 그건 님을 비롯 주변인들의 영향이 아니라 그들의 인연이예요
    제가 어렸을때 친구남친이 너무 맘에 안들어서 막 티냈던(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과거죠) 기억이 세번 있습니다 그중 한명은 헤어져 다른 사람과 잘살고 또한명은 그 남친과 결혼에 어찌됐건 자식낳고 잘살고 또 한명은 우아한 싱글로 잘살고..
    결과적으로 그 세친구 어느 누구도 반대했던 친구인 저에게 아무런 영향도 안받았습니다
    그냥 그들의 인생대로 살고있는거죠..
    님의 친구도 그럴거예요

  • 3. 객관적으로 보시니 다행입니다
    '15.9.22 8:36 AM (115.41.xxx.203)

    물건은 마음대로 사서 버리면되지만
    연애를 처음하는친구는 상대남이 원하는대로 안되니 님이 코치를 해줘도 뜻하는대로 이루어지기는 힘들어요.

    이제 친구가 어떤길을 가든 지켜보시고 응원만 해주시길요.
    자식을 바라보는 마음같아요.

  • 4. 샤랄
    '15.9.22 9:13 AM (113.199.xxx.97) - 삭제된댓글

    아마 그 친구를 많이 아끼고 좋아해서 그런걸 꺼에요
    누가 뭐래도 넌 내 친구 뭐 이런거.

    저도 비슷하게 그정도 이상으로 좋아하던 친구...
    제결혼 전후 삐끗, 바로 이어 그 친구 결혼 가네마네 하다가 다녀오고 왕래하다 그대로 관계 끝났어요

    누가 뭐래도 영원할거 같던 친구 관계도 허망하게 끝나더라구요. 돌아보면 그냥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안전거리를 뒀어야 하는데 나와 그애는 특별하니까 더 노력하다가...서로 못볼데까지 간거 같아요

    불편하고 힘들땐 그냥 두세요. 결혼하고 애낳고 또 서로 생각날때 돌아올 여지를 남겨두는게 그나마 오래가고 또 그렇게도 끝나기도...

  • 5. 하루하
    '15.9.22 10:23 AM (223.62.xxx.25)

    제가결혼할때 결혼을 반대하던 친한언니가 있었어요.
    너무 섭섭할정도로.. 니가뭐가아쉬워서 그런데시집가냐고.
    나중엔 절교까지할정도였어요..
    아껴주는마음은 이해하지만 많이서운하더라구요.
    다시연락이되었지만 예전같진않아요.
    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4694 전 반팔입고 다니는데 다른분들은 어떠세요? 49 .. 2015/09/23 2,142
484693 라섹수술 후유증으로 21살 딸이 자살했다는 페북글 퍼왔어요 7 명복을빕니다.. 2015/09/23 14,454
484692 논평] 박근혜는 죽이고, 오바마는 살리고. light7.. 2015/09/23 793
484691 허벅지 통통한분들 스키니 어디꺼 입으세요? 2 궁금 2015/09/23 2,014
484690 대학생딸을 아파트 얻어주면서 저도 같이 가있는거 어떻게 생각하세.. 49 엄마 2015/09/23 7,102
484689 엉겅퀴가..몸에 좋은가요?? 4 엉겅퀴..... 2015/09/23 1,118
484688 본문 지웁니다. 22 .. 2015/09/23 5,108
484687 전 아팟이란 말이 너무 ㅠㅠ 10 왜이러지나는.. 2015/09/23 2,028
484686 자식딸린 아빠의 재혼 - 아동학대, 살인의 미필적 고의 19 .. 2015/09/23 2,911
484685 맞벌이인경우.. 청소도우미는 언제 부르나요? 4 abab 2015/09/23 1,651
484684 만약 부인이 정말정말못생겼는데 5 ㅇㅇ 2015/09/23 2,607
484683 세월호 민간잠수사 무죄판결 촉구 탄원서명 11 탄원서 2015/09/23 1,154
484682 신랑이 몸이 이상한것같아요.어느병원에 가야할까요 10 긴급질문 2015/09/23 3,169
484681 집 매매와 이사,인테리어 관련한 전반적인 질문입니다 2 ㄱㅇㄴㅇ 2015/09/23 1,351
484680 기막힌 사건사고 2건 2 카레라이스 2015/09/23 1,737
484679 무료로 신용정보 조회 하는 사이트 있나요 1 .. 2015/09/23 604
484678 강제가입 논란까지…도대체 `청년희망펀드`가 뭐길래? 세우실 2015/09/23 549
484677 백화점에서 절대 사지 말아야 할 화장품 3가지 49 ... 2015/09/23 5,620
484676 아파트 강화마루 위에 장판시공 10 하나비 2015/09/23 5,497
484675 성추행. 성폭행은 피해자 탓? 8 어이없음 2015/09/23 814
484674 샤넬 그랜드 쇼핑, 일명 정방백 올드 한가요? 5 샤넬 2015/09/23 1,721
484673 외국에서 송금 받는데요 3 ;;;;;;.. 2015/09/23 759
484672 심상정 검색어1위에요 7 다음 2015/09/23 2,015
484671 고딩 - 매일매일 지하철 6정거장 학원 다니면 3 궁금 2015/09/23 1,233
484670 강변역에서 2시간쯤 있어야하는데 차세울데가 있을까요? 3 Nn 2015/09/23 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