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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감정이 없습니다....

멜롱 조회수 : 2,376
작성일 : 2015-09-22 02:14:30

벌써 내나이 마흔에, 결혼 10년이 다 되어가네요.

아내는 저보다 4살 연상이고, 자녀는 8살,6살 이렇게 두 아이가 있구요.

 

그런데, 상당히 오래전 부터이긴 한데, 아내에게 아무 감정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냉담하게 그 사람을 대하거나, 외면하는 건 아니구요.

다툼도 없고, 겉으로 보기에는 별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여지는 그런 관계입니다.

 

문제는 저한테 있는데요.

지금이라도 제가 경제적 능력이 아주 월등해서,

그 사람과 아이들 관계에서 경제적으로 별 문제없이 지내게 해 줄 수 있으면,

빨리 떠나고자 한다는 거죠.

 

하지만, 그렇게 쉬운문제는 아니네요.

우선 와이프가 일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경제적능력이 충분한 건 아니라서,

더 발전할 수 있게 도와줘야 되구요.

 

어떻게든 더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하려면,

최소한 3년은 더 기다려야 되겠더군요.

막내도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았으니, 제가 가까이 있어야 되겠구요.

 

그래도, 5년이내면 가게를 마련해주든지 해서,

저는 혼자 지방으로 내려가 일을 하려고 합니다.

 

저도 나이들면 아이들 다 키워서 내보내고, 그 사람이랑 여행도 다니고,

시골에서 지내고자 하는 계획도 있었적이 있었는데요.

 

결혼 2년이 지나고, 장모님과 처형과 처형 아들까지

저희 집에서 몇년을 같이 지내고, 현재는 장모님과 같이 지내는 상황이 됐습니다.

가끔씩 이혼하신 장인어른도 오십니다.

 

저희 부모님도 이혼하셨는데, 처가네 식구들과 지낸 이후로는

한 번도, 집에 오시지 못 하셨구요.

뭐 이런건 그다지 저에게 큰 문제는 안됬었고, 그냥 혼자 자라와서

집안에 사람들이 있는 소리가 좋았었습니다.

 

그런데, 생활방식 차이로 사소한게 쌓이고, 그 사람에게도

여러번 이런부분은 당신도 그렇고, 다른 식구들도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일례로 외출하려다가 방에 물건을 두고 왔을때, 신을 벗지 않고

방안까지 들어와서 물건을 챙긴다거나, 현관바닥을 딱은 걸레로

집안바닥을 닦는다거나,냉장고에 정체불명의 음식들, 세탁기에

걸레며 이염되는 옷들... 

 

근데, 고쳐지지 않으니까 제가 어느 순간부터 저 또한 포기합니다.

금전적인 부분도 그냥 포기하게 되구요.

모든 상황에 순응?하게 된다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그냥 받아들이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이제 혼자였으면 합니다.

 

그래도 결혼까지 한 상황인데, 무책임한 생각같기도 합니다.

 

어차피 결혼도 내가 선택하고, 아이들도 상대방과 합의하에 낳았으면서 말이죠..

아내는 무슨죄이며, 특히 아이들은 뭐가 되는 건지..

이런 생각도 들어서, 남들도 별 반 다른 삶을 사는 건 아니다..

사는 건 다 똑같다...

어차피 세월이 지나면 다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이런 저런 되새김을 해도, 이제는 아닌 건 같아요..

 

제가 어리석은 게, 부모님 말씀대로 결혼해서 애도 낳고, 그렇게 살아야지....

결혼이 뭐 별게 있나? 어떤 여자든 다 같은 사람이고,

살다보면 별반 다른게 없지 않나?

이런 생각으로 시작한 결혼인데요.

 

처음 연애시작할 때에는 당연히 아무 감정이 없는 건

아니였기에 결혼 전에 몇 번 크게 싸웠을 때도, 남들도 다 이렇지 않은 가? 라고

생각했기에 결혼까지 한 것이,

생각하면 할수록 정말 무책임한 생각이고, 신중하지 않은 결정이었네요...

 

어차피, 스스로 선택해서 현재까지 이어온 내 삶이니까, 책임지고 남편으로, 아버지로 살아가는 것이

최상의 답이겠지만, 그러기에는 남은 시간들도 감정없이 그 사람과 지내는 건 상대를 기만하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오히려 이런 지금 내가 기만하는 건지 모르겠지만요..

차라리 나중에라도 좋은 인연을 만나거나, 다른 의미있는 시간을 알아가는 것이

낫다고 여겨지네요...

 

정말 부모님처럼 되기는 싫은데, 이게 뜻대로 안 됩니다.

후배가 하는 얘기가 있는데요.

 

그 친구가 그럽니다. 형, 이번 인생은 에러예요.

고칠수 있으면 에러를 고치고 싶네요.

 

 

IP : 222.232.xxx.216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9.22 2:32 AM (112.149.xxx.111) - 삭제된댓글

    아이들에게 아빠도 필요하니 우선 장모님을 분가시키는 게 어떨까요.
    세상에 안되는 일은 없어요.

  • 2. ////
    '15.9.22 2:39 AM (125.137.xxx.131) - 삭제된댓글

    정떨어진데 약 있겠어요. 뜻대로 하세요.
    다만 애들 생각은 좀 하셨음 하네요.
    막말로 서방질 도박 술주정 욕설하는 아내 아니라면
    누구나 조금씩 어느정도 흠결은 있는 법 아닌지....
    친정식구들이 문제라면 분가하자고 말을 해 보시던가요....
    그래도 안되는 거면 뜻대로 하시고 아내가 키우면 양육비나 제때 의무 다해서 주세요.
    새사람도 이혼 후에 만나시고요.

  • 3. ㅠㅠ
    '15.9.22 2:53 AM (222.233.xxx.157) - 삭제된댓글

    감정이 없으신게 아니고 많이 지치신 것 같아요. 본인에게 문제가 있다 하시지만 행간사이가 읽히네요. 헤어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노력해본다면 처에게솔직한 심경을 밝히시고 처가식구들을 분가시켜보세ㅣ요.시고저도 한깔끔해서 원글님이 이해는 가요. 그런데 의외로 처가분들 같은 분이 많더라구요. 현관에 발부터 내려놓고 신발신는다던가 화장실에 걸레와 머리카락이 뒹굴고 냉장고 손잡이도 끈적끈적 등등.. 이런 것 하나하나 쌓여서 가정의 안정감도 없고 서서히 마음이 멀어지셨을 것 같고...

  • 4. ...
    '15.9.22 3:03 AM (223.62.xxx.122)

    우선 장모님을 분가하도록하세요
    그게 안된다면 몇년 뒤 내다보지말고 주말부부로 지내세요
    아이들있으니 생활비 보내시고 요즘은 장사해서 많이 망하닌깐
    장사안하는게 나아요
    여자들도 시부모랑 같이 살면 이미 내집이 편하게 쉴 공간이 못돼고 눈치보인다잖아요
    인생 뭐 정답있겠습니까
    정답 없는게 인생인거죠
    토닥토닥 힘내세요

  • 5. ㅠㅠ
    '15.9.22 3:28 AM (222.233.xxx.157) - 삭제된댓글

    본인 탓이다 하시는데 행간이 읽혀서 안타까워요. 부인과 상의하셔서 처가식구들 분가시키시고 부부와 아이들만의 가정을 먼저 만들어 보세요. 그리고 생활방식 스트레스도 이해가요. 의외로 둔감한 사람들 많죠. 현관에 발부터 내리고 신발신는다던가, 화장실에 걸레와 머리카락이 뒹굴고, 끈적거리는 냉장고 손잡이등...
    그런 것들이 모여서 가정의 안정감을 방해하니 우울하실 수도 있어 보여요.
    그동안도 노력하셨겠지만 남편분이 주도를 하셔서 바꿔보시면 어떨까요. 대대적으로 대청소하시고 소량의 식품만 사고 소비, 물건쓰고 곧바로 제 자리, 요새 나오는 펀한 물걸레 청소기사용등 부인에게 협조구하시면 훨씬 쾌적할 것이고, 맞벌이시니 도우미 도움도 받으시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처가식구 분가가 먼저입니다.
    마지막 노력이라도 해보시고 그때도 안된다면 마음가시는대로 하셔야 겠죠.
    잘 해결되셨으면 해요.

  • 6. 당장
    '15.9.22 5:45 AM (110.10.xxx.35)

    처가 식구들 다 내보내세요
    협조해주지 않는 아내라면 문제있는 것입니다

  • 7. ...
    '15.9.22 6:45 AM (121.157.xxx.75)

    저 원글님 완전히 이해합니다 사소할지 모르지만 안맞는 생활습관이 점점 미치게 만들죠

    그냥 솔직히 말하세요 아내한테..
    그냥 이거하지마라 이런식이 아닌 난 고쳐지지않는 당신과 살기가 너무 힘들다
    당신의 가족들도 너무 힘들다.. 혼자 있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데 이런 생각을 가지면서 당신과 가정을 꾸리는게 올바른 일이냐고...
    아주 솔직하게 말하세요

  • 8. 분가 하셔야겠네요.
    '15.9.22 8:34 AM (110.47.xxx.241)

    허심탄회하게 대화 하시고 그래도 변화가 없다면 이혼하셔야죠.
    내 여동생도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이혼 직전까지 갔지만 제부가 결단을 내려 분가 하면서 위기를 넘겼답니다.
    사위 혹은 며느리라는 타인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유지되는 평화는 정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부인에게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을 것인가 확실하게 결정지으라고 하세요.
    님 역시 잃어도 좋은 것과 결코 그럴 수 없다는 것에 대해 가장 후회가 덜 할 결정은 무엇인가 한번 더 생각해보시구요.

  • 9. ...
    '15.9.22 9:01 AM (175.121.xxx.16)

    처리되지 않은 문제가 곪아서 무기력이 학습된 것 같네요.
    님이 할 수 있는 대처방식이 그것밖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가정을 해체하는 결과를 내시기 보다는
    스스로 만든 가정이니 잘 지켜내는 방법을 모색하시길...얼굴 모르는 남이지만
    바래 봅니다.

  • 10. 너무너무
    '15.9.22 9:23 AM (118.44.xxx.239)

    당신이 이해가 되네요

  • 11.
    '15.9.22 11:27 AM (121.131.xxx.78)

    힘드신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혼자 마음을 정리하고 혼자 결정하고
    그리고 몇 년뒤 내 준비가 다 마치면 통보하겠다..
    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고요.
    지금 여기의 문제와 감정에 관해 아내에게 말하세요.
    남에게 싫은 소리 잘 못하시고 좋은게 좋은거다 생각하며 살아오신게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마음속에는 사실 엄청난 분노가 내재되어 있는게 아닌가...
    표현을 잘 못하시지만 그게 느껴집니다.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 마시고 우선 감정부터 털어내시면 좋을것 같아요.
    원글님이 선택한 건 해결이 아니고 도피인것 같아요.
    그렇게 내려가면 나의 모든 짐이 덜어지니까 행복하겠지..이렇게 생각하시겠지만
    삶이란 그렇지 않아서 또 다른 문제들이 찾아올게 분명합니다.
    인생은 짐을 벗어던지는 과정이 아니라
    짐을 행복하게 지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아내분과 이야기를 해서 지금 나를 괴롭게 하는 문제들부터 해결해보세요.
    아내는 어쩌면 남편이 이런 마음인지 전혀 모르고 있을지도 몰라요.

  • 12. 맥스
    '15.9.22 12:02 PM (182.218.xxx.30)

    이분은 이미 아내에게 수없이 얘기해 봤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거죠. 해봤는데도 안된거니....

    빠른 시간안에 이혼이 답입니다.

    요즘 이혼하는 가정이 천지예요.
    그냥 하세요.

    인생에서 최악은 꼭 해야 할 것을 미루는겁니다.
    그러면 가장 인생에서 중요한 시간을 날려버리는 거거든요.

  • 13. 양육비는 잘 주시고.. 어서 이혼을..
    '15.9.22 9:53 PM (211.32.xxx.156)

    아이고, 어서 이혼하세요.
    마음에 병들면 골병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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