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내나이 마흔에, 결혼 10년이 다 되어가네요.
아내는 저보다 4살 연상이고, 자녀는 8살,6살 이렇게 두 아이가 있구요.
그런데, 상당히 오래전 부터이긴 한데, 아내에게 아무 감정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냉담하게 그 사람을 대하거나, 외면하는 건 아니구요.
다툼도 없고, 겉으로 보기에는 별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여지는 그런 관계입니다.
문제는 저한테 있는데요.
지금이라도 제가 경제적 능력이 아주 월등해서,
그 사람과 아이들 관계에서 경제적으로 별 문제없이 지내게 해 줄 수 있으면,
빨리 떠나고자 한다는 거죠.
하지만, 그렇게 쉬운문제는 아니네요.
우선 와이프가 일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경제적능력이 충분한 건 아니라서,
더 발전할 수 있게 도와줘야 되구요.
어떻게든 더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하려면,
최소한 3년은 더 기다려야 되겠더군요.
막내도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았으니, 제가 가까이 있어야 되겠구요.
그래도, 5년이내면 가게를 마련해주든지 해서,
저는 혼자 지방으로 내려가 일을 하려고 합니다.
저도 나이들면 아이들 다 키워서 내보내고, 그 사람이랑 여행도 다니고,
시골에서 지내고자 하는 계획도 있었적이 있었는데요.
결혼 2년이 지나고, 장모님과 처형과 처형 아들까지
저희 집에서 몇년을 같이 지내고, 현재는 장모님과 같이 지내는 상황이 됐습니다.
가끔씩 이혼하신 장인어른도 오십니다.
저희 부모님도 이혼하셨는데, 처가네 식구들과 지낸 이후로는
한 번도, 집에 오시지 못 하셨구요.
뭐 이런건 그다지 저에게 큰 문제는 안됬었고, 그냥 혼자 자라와서
집안에 사람들이 있는 소리가 좋았었습니다.
그런데, 생활방식 차이로 사소한게 쌓이고, 그 사람에게도
여러번 이런부분은 당신도 그렇고, 다른 식구들도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일례로 외출하려다가 방에 물건을 두고 왔을때, 신을 벗지 않고
방안까지 들어와서 물건을 챙긴다거나, 현관바닥을 딱은 걸레로
집안바닥을 닦는다거나,냉장고에 정체불명의 음식들, 세탁기에
걸레며 이염되는 옷들...
근데, 고쳐지지 않으니까 제가 어느 순간부터 저 또한 포기합니다.
금전적인 부분도 그냥 포기하게 되구요.
모든 상황에 순응?하게 된다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그냥 받아들이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이제 혼자였으면 합니다.
그래도 결혼까지 한 상황인데, 무책임한 생각같기도 합니다.
어차피 결혼도 내가 선택하고, 아이들도 상대방과 합의하에 낳았으면서 말이죠..
아내는 무슨죄이며, 특히 아이들은 뭐가 되는 건지..
이런 생각도 들어서, 남들도 별 반 다른 삶을 사는 건 아니다..
사는 건 다 똑같다...
어차피 세월이 지나면 다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이런 저런 되새김을 해도, 이제는 아닌 건 같아요..
제가 어리석은 게, 부모님 말씀대로 결혼해서 애도 낳고, 그렇게 살아야지....
결혼이 뭐 별게 있나? 어떤 여자든 다 같은 사람이고,
살다보면 별반 다른게 없지 않나?
이런 생각으로 시작한 결혼인데요.
처음 연애시작할 때에는 당연히 아무 감정이 없는 건
아니였기에 결혼 전에 몇 번 크게 싸웠을 때도, 남들도 다 이렇지 않은 가? 라고
생각했기에 결혼까지 한 것이,
생각하면 할수록 정말 무책임한 생각이고, 신중하지 않은 결정이었네요...
어차피, 스스로 선택해서 현재까지 이어온 내 삶이니까, 책임지고 남편으로, 아버지로 살아가는 것이
최상의 답이겠지만, 그러기에는 남은 시간들도 감정없이 그 사람과 지내는 건 상대를 기만하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오히려 이런 지금 내가 기만하는 건지 모르겠지만요..
차라리 나중에라도 좋은 인연을 만나거나, 다른 의미있는 시간을 알아가는 것이
낫다고 여겨지네요...
정말 부모님처럼 되기는 싫은데, 이게 뜻대로 안 됩니다.
후배가 하는 얘기가 있는데요.
그 친구가 그럽니다. 형, 이번 인생은 에러예요.
고칠수 있으면 에러를 고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