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친정엄마만 계세요.
남편은 친한 사람들과 있을 때는 까불이인데 낯선 곳에 가면 과묵하고 소심합니다.
그 성격을 잘 알고 있기에 저희 친정에 가도 조용히 묵묵히 그냥 있습니다.
물어보는 말에만 예, 아니오 대답하는 정도고요..
결혼할때 저 성격때문에 엄마가 결혼을 반대할 정도였어요.
원래 그런 성격이고 편해지면 괜찮으니까라고 생각했는데...
결혼 8년차 여전히 데면데면합니다.
엄마는 그런 사위지만 x서방x서방~하면서 먼저 말붙여주시구요.
젤 화났던건 오빠가 암이라 문병을 갔는데 이런저런 얘기하는 저와 엄마오빠 옆에서 고개 숙이고 핸드폰 게임을 하길래
제가 돌아오는길에 엄청 화를 냈습니다. 머하는거냐고.
암으로 며칠후 수술앞둔 사람 앞에서 어쩜 저럴수 있을까요?
추석때 저는 친정을 못갑니다.
큰집이 시골이라 추석전날에 가서 추석 다음날 총 3일을 있다오기때문에
보통 그 전 주에 친정을 챙깁니다.
오늘 저희가 친정을 가려다 마침 엄마가 저희 집 근처에 볼일이 있으셔서 저희가 가지 않고 엄마가 저희집에 오셨어요.
오실때 사위 좋아한다며 깻잎절임을 큰 통으로 해오시고 또 고기 좋아하는 사위위해 꽃등심이랑 삼겹살, 오이지며 이런저런 야채며 바리바리 싸오셨구요.
가시기 전에 추석 지내실 용돈을 엄마 드리라고 남편에게 건넸어요.
시댁가면 제가 보통 시부모님께 드리니까 친정엄마에게는 사위가 드리는게 맞다고 생각하구요.
그런데 집 나가시는데도 돈을 건넬 생각을 안해요.
차로 버스 정류장까지 모셔다 드리는데도 안드리더니
엄마가 내리실때 한마디 말없이 그 돈봉투를 엄마가방에 넣네요.
저는 그 모습 보고 너무 화가 났어요.
추석에 선물과 용돈을 드리는 이유가 머에요. 마음을 담는거잖아요. 많이도 아니에요.
꼴랑 20만원이고 엄마가 오늘 사오신것만 해도 20은 될거에요.
추석 잘 보내시라 이런 말 전하면서 드리는게 추석 용돈 아닌가요?
평소에 제가 시댁에 얼마나 사근사근하게 잘 하는지 알면서 저러니
이 인간이 저희 친정을 무시하나 싶어서 너무 화가 납니다.
제가 화내니 내리실때 드릴 생각이었는데 너무 급히 내리셔서 어쩔수 없었다며 자기가 화를 냅니다.
집에서 드리면 되지 않았냐? 했더니 자기 생각엔 가실때 드리는게 좋을것 같아서 그랬다고 합니다.
저는 너무 화가 납니다.
시댁 용돈이며 어른들 챙김이며 다 하고 싶지 않아요.
나는 내 부모 챙길테니 너는 니 부모 챙겨라 하고 싶어요.
이번 추석도 큰댁에서 고생하기 싫고 그냥 친정에 가고 싶습니다.
일단 한번 숨고르고 있는데 지금 크게 싸울까 말까 고민됩니다. 어쩌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