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혼이라는 게 표면적으로 엄청난 일 때문에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산다는건 조회수 : 2,709
작성일 : 2015-09-19 13:31:04

거의가 경제적 문제나 아이문제, 세상의 시선에 대해 걱정하면서

남들도 이렇게 살아~ 하면서

하루하루 버티다 보면 또 웃는 날도 있고 그렇지요.

그런데 진짜 고민은 이런 겁니다.

차라리 바람을 피거나 파산을 하거나 폭력적이거나

그런 대단한 일로 결단을 내리게 하면 고통은 있지만 차라리 쉬운 편이라고 보지요.


정서적으로 너무 맞지 않고 대화가 되지 않고

어떤 결정을 할 때마다 서로 분노게이지를 올리는

그런 관계

어느 시점에서는 절대 나아지지 않을 거라는 결론이 나고

평생을 그렇게 살 생각에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드는 거죠.

성향이 맞지 않더라도 애틋한 사랑이 없더라도

동업자정신의 존중이라도 있으면 그럭저럭 살만합니다.


몸으로 때리는 것만이 폭력이 아니죠.

말로 때리고 표정으로 때리고 행동으로 때리고

사람들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늘 실수를 하지만

실수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실수, 잘못에 대한 자각이 없다는 거

의도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그런 마음이

가뭄에 쩍쩍 갈라진 논바닥같이 메말라서 배우자를 제쳐두고도

인생에 회의를 느끼고 선택을 후회고 이렇게 살아 뭐하나 생각하고

자학하고 죽고 싶고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요 몇일 결혼생활에 괴로운 분들의 글 많이 보이네요.


이혼을 장려하는 것은 아니지만

깊이 심호흡을 하고 생각해보세요.

아이도 핑계입니다.

내 마음 속의 지옥, 의지만 있으면 탈출할 수 있습니다.

내가 변해도 노력해도 안되는 사람 있습니다.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라 상대의 인격함량이 딱 그만큼만으로 타고 났기 때문입니다.


음식도 상극이 있듯이 사람도 상극이 있어요.

어떻게든 안되는 관계가 있어요.

충분히 노력했으니 이제 내려놓고

그만 관계의 개선에 대한 희망을 버리고

삶의 다른 페이지로 넘어가세요.

자기자신에게 집중하세요.

내가 잘해주면 바뀔거야라는 헛된 희망으로

에너지 고갈시키시지 마시고

남편이나 아내때문에 괴로워 할 일분을

야생화를 쳐다보는 데 쓰세요.

그리고 지금 당장 뭐든 시작하세요.

경력단절이긴 하지만 뭐든 시간을 들이면

수입원이 될 수 있는 걸요.

경제적인 독립해야 오롯이 혼자 설 수 있어요.

평생 같이 사는 걸로 결정을 할 수 있고

혹은 독립해서 다른 모양의 삶을 살 수 있으니

스스로에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마련해두세요.


이제 아파하지 마세요.

이해하려고, 내가 변하면 다 잘 될거야 하는 그런 최면도 그만하세요.

당신은 넘치도록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예쁜 사람이고 건강한 사람입니다.

힘내시고 용기를 내세요. 패기말고 아궁이 불 때듯이 이제 시작하세요.


  

  

IP : 112.152.xxx.18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꼼꼼히
    '15.9.19 1:52 PM (221.148.xxx.238)

    좋은 글입니다. 살다보면 별일 다 있다지만 사는 동안 많이 웃어야겠죠.

    이혼. 그리 큰 흠이 아닌 것 같습니다.

  • 2.
    '15.9.19 3:48 PM (61.79.xxx.50)

    공감해요
    벗어나보니 암것도 아니었음
    오히려 이제 안도의 한숨을

  • 3. 공감해요
    '15.9.19 4:03 PM (125.177.xxx.190)

    마음에 와닿네요..

  • 4. ........
    '15.9.19 4:26 PM (49.142.xxx.47)

    눈물이 나네요. ㅠㅠ
    정말 바람이나 폭력이나 그런거면 쉽겠어요.
    정말 하찮은걸로 쥐어 짜는데 미치겠네요...

  • 5.
    '15.9.19 4:50 PM (223.62.xxx.93)

    공감합니다

  • 6. 대체
    '15.9.19 11:07 PM (110.10.xxx.161) - 삭제된댓글

    원글님은 누구시기에 이리 주옥같은 말씀을 해주시는지요
    작가이신가요 성직자이신가요
    구구절절 제 마음을 때리네요
    네.... 차라리 바람이나 폭력이나 도박같은거였다면 이리 오래 괴로워안했을텐테요
    남들에게도 나에게도 설명하기 쉬우니까요
    그런데 누가봐도 크게 하자없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같이있으면 한없이 불행하고 마치 벽을 보고 얘기하는것 같은 답답함
    이 사람과 같이 있는 동안은 나는 죽은거나 마찬가지라는 느낌
    이혼안하고 사는 나자신이 벌레처럼 구질구질하게 느껴지고...
    원글님 말씀에 용기내어 보려고 합니다
    받아주는 곳이 없어 식당일 하더라도 이젠 이혼하려구요

  • 7. ...
    '15.9.20 9:17 AM (223.55.xxx.48)

    감사합니다...

  • 8. 읽다 보니
    '15.9.20 10:13 PM (61.82.xxx.93)

    눈물이 핑 도네요.
    같이 있으면 내가 우울해지는 사람.
    이 사람하고 앞으로도 몇십년을 같이 해야 한다는 생각 하면
    차라리 한강물에 뛰어들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삶에 빛이 안비치니까요.

  • 9. ..
    '15.9.21 7:16 AM (110.70.xxx.26)

    세상 만사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일명 터널 시야,
    문제에 빠져들수록 생각이 더 좁아져서
    해결책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의 판단력을
    믿어선 안 돼요.
    내 노력으로 해결이 안 되면 해결 불가, 하는 것도 교만입니다.
    일명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는 늑대의 독립성이
    도움을 청해서 가능성의 영역을 확장하는 개보다
    할 수 있는 것들을 줄어들게 하죠.

    둘이서 안 되면 외부 도움을 받기로 결정하고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겸손이고,
    그 도움 대상을 바로 찾는 것이 지혜입니다.

  • 10. ..
    '15.9.21 7:22 AM (110.70.xxx.26)

    먹이를 닫힌 우리에 넣은 상태에서
    늑대는 어떻게든 혼자 꺼내 보려다 포기한다면
    같은 상황에서 개는 사람에게 도와달라고 신호를 보내
    먹이를 먹게 된다고 합니다.. 실험 영상이 있더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4946 '친박선언' 김문수 "대한민국, 박근혜 중심으로 뭉쳐야.. 8 샬랄라 2015/10/29 914
494945 080 이런 무료통화도 요금 부과되는거 같은데.. 3 아무래도 2015/10/29 1,014
494944 왕따,은따가 나쁜거긴 한데 6 2015/10/29 2,581
494943 저 가계부 샀어요. 11 결심 2015/10/29 2,350
494942 세상 사람들 다 쉽게 쉽게 사는 것 같은데... 4 .... 2015/10/29 1,486
494941 공정위, 편의점주들 죽음 부른 갑질에 ‘면죄부’ 세우실 2015/10/29 473
494940 남편과 정서적인 친밀감이나 공감이 전혀 없고 말도 안하는 사람이.. 9 2015/10/29 3,315
494939 혹시 성서에서 이구절 어디에 있나요? 2 성서 2015/10/29 663
494938 코스트코에서 차렵이불 세일하던데요. 5 결정장애 2015/10/29 3,034
494937 연봉 5천이 낮은건가요??? 49 연봉 2015/10/29 7,739
494936 gs홈쇼핑에서 지금 하는 마데카크림 써보신 분 계세요? 2 커피 2015/10/29 3,389
494935 6년된 중고차를 구매하는데 자동차보험 자차도 들어야 될까요? 49 ... 2015/10/29 1,323
494934 조금만 걸어도 발목이 아프네요 2 건강 2015/10/29 1,436
494933 직장에서 편히 신을 실내화 좀 추천해주세요 5 코스코 2015/10/29 1,175
494932 대법원 "유우성, 간첩 아니다", 고개숙인 국.. 3 샬랄라 2015/10/29 885
494931 역사학자 전우용님 트윗 2 넘버3 2015/10/29 818
494930 르쿠르제 뚜껑이 살짝 깨졌는데.. 3 흑흑흑 2015/10/29 922
494929 晩秋 만추 병음과 한글 가사좀... 4 중국어 까막.. 2015/10/29 658
494928 초등저학년 남아,유치원생 여아에겐 어떤 선물을 3 선물 2015/10/29 374
494927 서울대 수시 발표 언제해요? 5 두근두근 2015/10/29 4,896
494926 턱끝수술이나 파워V리프팅 해보신분?? 3 넙죽이 2015/10/29 1,700
494925 김밥으로 반찬활용..뭐든 김밥에 넣어먹으면 맛있어요. 살 많이.. 49 2015/10/29 1,770
494924 중2, 나이스 들어가봤는데, 봉사점수 문의 드려요 6 2015/10/29 1,654
494923 박지원, "文 대표, 변명 말고 책임지라".... 19 문귀인 2015/10/29 1,393
494922 중등아이, 해외 국제학교 입학테스트 어떻게 보나요? 49 질문 2015/10/29 1,4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