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도 봤어요

먹먹해. 조회수 : 2,830
작성일 : 2015-09-19 01:22:14
영화 '사도' 보고 왔어요.
역사가 스포이고 인터넷 기사도 많이 읽고 간 탓에 반전이나 아하! 하는 재미가 있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부모자식이란, 특히나 왕가에서의 부자관계란, 여인들의 삶이란, 올바른 부모의 역할이란.... 뭐 이런 화두를 나와 내 가족에 대입해 생각해 보게 되고 먹먹한 여운이 아주 길게 남는 영화인 것 같아요.
사도세자가 뒤주에 갖혀 죽게 된 역사적 사건을 왜곡시키거나 과도하게 수식하지 않고
최대한 고증을 바탕으로 다큐멘터리식으로 완성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통사극으로 홍보를 하더니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복식이나 미술도 최대한 절제한 느낌이 들어서 다른 데 눈돌리지 않고 오로지 영조와 사도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아! 음악도 영화 전체에 흐르는 비장미와 사도세자의 광기를 표현하기에 적절했던 것 같아요....중독성 있는 전통악기소리가 많이 나오는 삽입곡은 나중에 찾아서 다시 듣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송강호 배우는 어느 배역이든 송강호가 연기하면 특유의 인간미? 유머가 더해진다고 생각하는데, 영화 사도에서도 유머코드는 송강호 배우 담당이었던 것 같습니다. 유머코드가 많지는 않아요. 자식한테 집착 강하고 꼬장꼬장하고 야망있는 영조를 잘 표현한 것 같아요. 사실 사도에 감정이입해서 보는 바람에 영조가 원망스러웠습니다. .
사도세자 유아인 배우는 베테랑에 이어 이번에도 제대로 한몸 불살랐단 생각이 듭니다. 결핍과 상처, 젊음의 패기, 반항의 집약체? 이상하게 가슴을 훅 치고 들어오는 뭔가가 있어요. 개인적으로 영조보다 사도의 연기가 더 마음에 남습니다. 젊은 배우가 이런 역할을 맡아 제대로 소화해 보여 줬으니 흥행 떠나 스스로 얼마나 떳떳한 필모일까 하는 생각 들었구요. 내가 배우도 아닌데 질투났다고 하면 좀 오버이려나;;;
뒤주에 갖혀 죽는 역할이니 이렇게 표현하겠지 상상했던 그런 모습이 아니라 신선했고 너무 잔인하게 표현되지 않은 것도 좋았어요.
아! 정조아역으로 나오는 아역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아역정조가 나올 때 감정이 많이 울컥울컥했던 덕 같아요.
관상, 광해, 해적, 활 등.. 전 사극영화를 즐겨보는데 픽션이 많고 미쟝센이 화려한 영화도 좋지만 사도처럼 메세지를 강조한 사극영화도 괜찮네요.
가을이란 계절과 어울리는 거 같고 한번쯤 볼 만한 영화일 거 같아요. 우리 역사 이야기이니 애들 보여주고 얘기나눠 볼 만 한 것 같아요. 앞으로 명절때 티비에서 많이 방영해 줄 거 같은 느낌...



IP : 118.220.xxx.8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5.9.19 1:58 AM (61.79.xxx.50)

    오 감사해요. 저도 봐야겠네요

  • 2. 저도
    '15.9.19 8:09 AM (121.166.xxx.153)

    전 정말 사극 시대극 취향이 아닌데
    약속시간이 어중간해서 사도를 봤네요
    부자관계 등으로 스토리를 풀어가서 이미 아는 내용인데도
    재미있게 봤어요. 저도 정조아역 배우 우는 장면에서
    감정이입인지 나이들아 그런지 덩달아 눈물을 ㅠㅠ

  • 3. 어긋난 운명
    '15.9.19 9:50 AM (110.70.xxx.99)

    저는 사도가 무덤에 들어가 있다 광기를 참지 못하고 뛰쳐 나오는 장면 또 화살을 과녁이 아닌 허공에 날리는 장면 답답하다고 하소연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예술가의 자질이 느껴지면서도 본인 스스로도 컨트롤 할 수 없는 광기의 무의식과 끊임없이 대치하고 있었던 경계선의 인격이 보였어요. 어려서 공부보다는 그림과 무예에 관심이 있던 훌륭한 예술가의 자질과 조건을 갖춘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었는데 안타까웠네요. 그 광기를 과녁이 아닌 허공에 날렸어야 할 것을..

  • 4. 부자사이
    '15.9.19 10:55 AM (1.236.xxx.30)

    보통의 집에서도 아들이 크면서 아버지와의 생기는데
    왕가에선 수많은 갈등이 있었겠다 생각이들었어요.
    아역 배우들 보니 귀엽고 가슴 저려요ㅠ
    다만 문근영씨 노인분장이 넘 해괴하게 이상해요.

  • 5. ...
    '15.9.19 2:29 PM (222.117.xxx.61)

    너무 잘 알려진 이야기라 뻔한 전개일까 봐 걱정했는데 송강호 믿고 본 영화예요.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을 잘 풀어내서 재밌게 관람했습니다.
    역시 송강호구나 감탄했고, 유아인 연기도 훌륭했습니다.
    다만 결말이 좀 늘어지는 듯 해서 아쉬웠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3145 날콩가루 어디서 사야 하나요? 3 어디 2015/09/19 1,058
483144 과외쌤, 콜록콜록ㅠㅠ 4 걍 쉬시지 2015/09/19 1,418
483143 우리 아이들의 목숨과 맞바꾼, 파파이스가 찾아낸 검은 물체, 흰.. 9 침어낙안 2015/09/19 2,535
483142 저 아래 해외여행글 8 ㅋㅋㅋㅋ 2015/09/19 1,902
483141 체중이 6키로 빠졌는데 주위 사람들이 몰라봐요 18 이상해 2015/09/19 6,040
483140 취업 vs 아이들과의 시간 2 마흔 2015/09/19 1,212
483139 미국에서 베테랑 보고 3 쪽팔리게살지.. 2015/09/19 2,350
483138 태국여행 고수님 들에게 질문 있습니다~ 5 신참회원 2015/09/19 1,515
483137 여자끼리의 스킨십이 싫은분 계신가요? 8 ㅇㅇ 2015/09/19 3,741
483136 결별기사 사진속 김주원 가방 브랜드 알고파요. 4 가방사고파 2015/09/19 3,037
483135 인테리어업체가 사업자 등록을 2 하하하 2015/09/19 2,125
483134 저금리시대 투자 대안 탑5 5 Poo 2015/09/19 2,544
483133 유승민에 대한 7월 리얼미터 여론조사 소고 16 ivory5.. 2015/09/19 1,635
483132 자주가는 인스타그램 1 인스 2015/09/19 3,365
483131 명절 선물 뭐 받았을때 제일 좋으신가요? 그리고 과일 쇼핑몰.. 7 명절시럿 2015/09/19 3,040
483130 전범국가에서 전쟁국가로 일본 안보법 후쿠시마의 .. 2015/09/19 561
483129 안경다리부분 조절 아무 안경원이나 가면 해줄까요? 2 안경 2015/09/19 4,293
483128 버터 단단한것과 물렁한거는 뭐가 다른건가요? 20 ㄴㄴㄴ 2015/09/19 3,112
483127 걸어서세계속으로 스위스... 10 2015/09/19 3,422
483126 토닝 레이저치료 49 기미녀 2015/09/19 4,379
483125 클리오 타투 아이브로우 써보신분 ‥ 2 타투 2015/09/19 2,464
483124 잘 몰랐네요 49 으휴 2015/09/19 3,059
483123 침대 매트리스 커버 갈아끼우기 힘들어요 ㅠ 9 ㅇㅇ 2015/09/19 3,460
483122 김어준파파이스를 보니 9 …… 2015/09/19 2,182
483121 눈물샘 질환 잘 보는 병원 아시는분~ 오늘 2015/09/19 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