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도 봤어요

먹먹해. 조회수 : 2,782
작성일 : 2015-09-19 01:22:14
영화 '사도' 보고 왔어요.
역사가 스포이고 인터넷 기사도 많이 읽고 간 탓에 반전이나 아하! 하는 재미가 있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부모자식이란, 특히나 왕가에서의 부자관계란, 여인들의 삶이란, 올바른 부모의 역할이란.... 뭐 이런 화두를 나와 내 가족에 대입해 생각해 보게 되고 먹먹한 여운이 아주 길게 남는 영화인 것 같아요.
사도세자가 뒤주에 갖혀 죽게 된 역사적 사건을 왜곡시키거나 과도하게 수식하지 않고
최대한 고증을 바탕으로 다큐멘터리식으로 완성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통사극으로 홍보를 하더니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복식이나 미술도 최대한 절제한 느낌이 들어서 다른 데 눈돌리지 않고 오로지 영조와 사도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아! 음악도 영화 전체에 흐르는 비장미와 사도세자의 광기를 표현하기에 적절했던 것 같아요....중독성 있는 전통악기소리가 많이 나오는 삽입곡은 나중에 찾아서 다시 듣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송강호 배우는 어느 배역이든 송강호가 연기하면 특유의 인간미? 유머가 더해진다고 생각하는데, 영화 사도에서도 유머코드는 송강호 배우 담당이었던 것 같습니다. 유머코드가 많지는 않아요. 자식한테 집착 강하고 꼬장꼬장하고 야망있는 영조를 잘 표현한 것 같아요. 사실 사도에 감정이입해서 보는 바람에 영조가 원망스러웠습니다. .
사도세자 유아인 배우는 베테랑에 이어 이번에도 제대로 한몸 불살랐단 생각이 듭니다. 결핍과 상처, 젊음의 패기, 반항의 집약체? 이상하게 가슴을 훅 치고 들어오는 뭔가가 있어요. 개인적으로 영조보다 사도의 연기가 더 마음에 남습니다. 젊은 배우가 이런 역할을 맡아 제대로 소화해 보여 줬으니 흥행 떠나 스스로 얼마나 떳떳한 필모일까 하는 생각 들었구요. 내가 배우도 아닌데 질투났다고 하면 좀 오버이려나;;;
뒤주에 갖혀 죽는 역할이니 이렇게 표현하겠지 상상했던 그런 모습이 아니라 신선했고 너무 잔인하게 표현되지 않은 것도 좋았어요.
아! 정조아역으로 나오는 아역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아역정조가 나올 때 감정이 많이 울컥울컥했던 덕 같아요.
관상, 광해, 해적, 활 등.. 전 사극영화를 즐겨보는데 픽션이 많고 미쟝센이 화려한 영화도 좋지만 사도처럼 메세지를 강조한 사극영화도 괜찮네요.
가을이란 계절과 어울리는 거 같고 한번쯤 볼 만한 영화일 거 같아요. 우리 역사 이야기이니 애들 보여주고 얘기나눠 볼 만 한 것 같아요. 앞으로 명절때 티비에서 많이 방영해 줄 거 같은 느낌...



IP : 118.220.xxx.8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5.9.19 1:58 AM (61.79.xxx.50)

    오 감사해요. 저도 봐야겠네요

  • 2. 저도
    '15.9.19 8:09 AM (121.166.xxx.153)

    전 정말 사극 시대극 취향이 아닌데
    약속시간이 어중간해서 사도를 봤네요
    부자관계 등으로 스토리를 풀어가서 이미 아는 내용인데도
    재미있게 봤어요. 저도 정조아역 배우 우는 장면에서
    감정이입인지 나이들아 그런지 덩달아 눈물을 ㅠㅠ

  • 3. 어긋난 운명
    '15.9.19 9:50 AM (110.70.xxx.99)

    저는 사도가 무덤에 들어가 있다 광기를 참지 못하고 뛰쳐 나오는 장면 또 화살을 과녁이 아닌 허공에 날리는 장면 답답하다고 하소연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예술가의 자질이 느껴지면서도 본인 스스로도 컨트롤 할 수 없는 광기의 무의식과 끊임없이 대치하고 있었던 경계선의 인격이 보였어요. 어려서 공부보다는 그림과 무예에 관심이 있던 훌륭한 예술가의 자질과 조건을 갖춘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었는데 안타까웠네요. 그 광기를 과녁이 아닌 허공에 날렸어야 할 것을..

  • 4. 부자사이
    '15.9.19 10:55 AM (1.236.xxx.30)

    보통의 집에서도 아들이 크면서 아버지와의 생기는데
    왕가에선 수많은 갈등이 있었겠다 생각이들었어요.
    아역 배우들 보니 귀엽고 가슴 저려요ㅠ
    다만 문근영씨 노인분장이 넘 해괴하게 이상해요.

  • 5. ...
    '15.9.19 2:29 PM (222.117.xxx.61)

    너무 잘 알려진 이야기라 뻔한 전개일까 봐 걱정했는데 송강호 믿고 본 영화예요.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을 잘 풀어내서 재밌게 관람했습니다.
    역시 송강호구나 감탄했고, 유아인 연기도 훌륭했습니다.
    다만 결말이 좀 늘어지는 듯 해서 아쉬웠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4070 5만원짜리 파마~ 7 파마 2015/09/21 2,143
484069 풀잎채 예약하고 가야할까요 ? 3 ... 2015/09/21 1,664
484068 째즈음악 좋아하세요? 48 멘트 싫어 2015/09/21 785
484067 저번주 무한도전 유재석백팩 2 백팩 2015/09/21 2,031
484066 텀블러라는 사이트요~ 2 텀블 2015/09/21 5,530
484065 부산 자갈치 시장 명절당일 27일 점심쯤엔 열까요? 3 서울 며느리.. 2015/09/21 799
484064 역시 82자게는 월요일이 꿀잼 제발 2015/09/21 720
484063 수험생 공진단 9 아디오스 2015/09/21 2,950
484062 중2영어 과외를 선생님 사정으로 20일간 쉬어야한다면요.. 2 중2 2015/09/21 1,103
484061 자꾸 오줌마려운 기분이 들어요.. 2 호로옹 2015/09/21 3,432
484060 남편이 연대 졸업했었내요. 83 고2엄마 2015/09/21 26,472
484059 근막통증증후군 고쳐보신 분... 2 에ㄱ고고 2015/09/21 1,593
484058 슈츠에 나오는 주인공 변호사..너무 안 잘 생겼어요?? 7 rrr 2015/09/21 1,656
484057 전(前) 고위층 L씨 이들 마약 투약설 유포 8 시돌이 2015/09/21 3,335
484056 짜장이나 카레 한번 만들고나서 7 ㅇㅇㅇㅇ 2015/09/21 1,714
484055 디올 립글로스랑 립글로우 둘 중 어떤거 살까요? 6 .. 2015/09/21 2,048
484054 속초에 김밥집 추천부탁드려요. 1 .. 2015/09/21 1,342
484053 입양아가 가족을 찾으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1 123 2015/09/21 655
484052 1960년대생 들중에는 방위나 면제가 엄청 많았죠? 6 엘살라도 2015/09/21 946
484051 남에 자식 잘못했다는 소리가 이렇게 기쁘게 들릴 날이 올줄이야... 5 푸념. 2015/09/21 2,545
484050 얼마전에 전기세 줄여서 보상받으셨다는 글질문이요 2 전기세 2015/09/21 957
484049 눈바로밑에 사마귀 떼어내고 싶은데 안과?피부과?어디가야하나요? 4 궁금이 2015/09/21 2,924
484048 충격속보- 이명박아들 이시형, 김무성사위 마약 연루 의혹 11 다 알고 있.. 2015/09/21 6,204
484047 직장인들이 좋아하는 흰색이나 초록색 나물반찬 추천 좀 해주세요... 6 구내식당 2015/09/21 1,713
484046 나이탓 하기에는 젊은데.. 1 머드라 2015/09/21 6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