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에게 애정끊기... 너무 어렵네요.

bloom 조회수 : 3,400
작성일 : 2015-09-19 01:18:15
매주 보육원으로 미술교육을 나가고 있습니다.

그중에 세살인 한 이랑 애착이 생겼어요.
여러 아이중에 특별한 모습은 없지만 저에겐 특별하게 느껴지는데요. 오래 봐오면서 어떤 아이고, 뭘 좋아하고, 무슨말을 하고, 이건 어떤 표정인지 알게 됬기 때문이에요. 아이의 모습을 오래 지켜보니 제 눈엔 참 영리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아이는 씩씩한 성격이라 어른 가리지 않고 잘 놀았고 최근에야 저에게 애정을 표현해줘요. 나를 따라오는 사람 놀아주는 사람으로 인식하다가, 언젠가부터 저를 신뢰하고 울만한 일이 생기면 두리번거리며 저를 찾는 모습을 보았는데 너무 고마우면서도 두려운 복잡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이제는 아이가 다른 선생님중에 저를 특히 따르고 애정표현을 많이 해요. 예전에는 어른보다 놀이감 따라다니며 잘 노는 아이였어요. 너무 떼도 안부리고 어른들에게 기대도 안 하는것 같은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구요. 이제는 저와 친밀해져서 종종 어리광도 부리고 장난도 칩니다. 저의 애정과 관심을 주는게 그 아이에게도 좋을 거라는 생각을 하다, 제 아이가 아닌 그 아이에게 제가 주제넘게 생각했으며 애정표현이 훗날 상처가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의 애정을 다른 아이에게 나누고, 아이도 다른 선생님께도 이쁨받도록 이제 애정을 절제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요일에도 아이들 보러 갈텐데 그 아이를 두고 다른 아이를 보는 생각을 하니 맘이 편치 않네요. 마음을 굳게 먹어도 그 아이가 제게 오려고 하는 모습만 봐도 결심이 흔들려서요...
IP : 125.131.xxx.3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굳이
    '15.9.19 1:39 AM (180.230.xxx.96)

    굳이 애정을 끊을 필요있을까요
    마음가는대로 잘해주세요
    꾸준히 할수있는만큼만요
    아이에게 다 조금씩좋은영향을 줄꺼에요
    꼭 나중에 상처받을까 미리 피할 필요가 있을까요

  • 2. jipol
    '15.9.19 1:52 AM (216.40.xxx.149)

    그냥 맘가는대로 잘해주세요.
    아마 그아이에겐 사랑받았던 그 며칠의 기억이 평생 이 세상을 살아가는 자양분이 될지도 모릅니다.
    어차피 내일일은 아무도 몰라요. 오늘 아침 학교 다녀오겠다고 간뒤 다시는 못돌아오는 아이들도 있는데..

    먼미래 바라보지 말고 그냥 오늘하루를 사랑해주고 사세요.

  • 3. ....
    '15.9.19 2:22 AM (121.150.xxx.227)

    끊을필요도 없고 상처가 되지도 않아요.울아이도 특별하게 이뻐해주시던 쌤이 계셨는데 아이도 잘 따랐고 좋아하고 근데 그쌤 그만두는날 선물받고 꼭 안고 바이바이 하고 누구 선생님 이제 없다고 섭섭해하더니 왠걸 그담해에는 기억도 못하더군요.

  • 4. ddd
    '15.9.19 2:33 AM (121.130.xxx.134)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좋은 선생님, 따뜻한 선생님으로 남아주세요.

    저 40년도 더 지난 유치원 때 선생님 아직도 기억이 나요.
    사립초등 부설 유치원이었으니 환경부터 완전 다르지만
    그때 절 유독 예뻐했던 선생님이 얼마나 좋았는지 아직까지 기억합니다.
    제가 집에서 사랑 많이 받고 컸다면 컸지만.. 밖에선 내성적이라서
    다른 선생님들에게는 말도 잘 안 하고 그랬는데
    유독 그 선생님한테는 어리광도 부리고 달려가서 안기고 그랬어요.

    아마 날 진심으로 예뻐한다는 그 느낌을 어려도 아니까 맘 놓고 치대고 까불고 그랬던가 봐요.
    그 선생님은 오래 계시지도 않았고 어느 날 결혼하셨다고 안 나오게 되셨는데..
    그 짧았던 몇 달의 기억이 40년이 지나도 기억납니다.

    엄마도 할머니도 아닌 타인에게 달려가서 안기고 응석부렸던 기억이 지금 생각해도 따스한 추억입니다.
    소심한 성격에 나름 조숙?해서 체면도 꽤나 차렸기에 다른 선생님들껜 예의바르고 얌전한 학생이었죠.
    이 사람이 날 예뻐한다는 그걸 알고 자신감이 생겨서 유독 그 선생님껜 그랬던 거 같아요.

    그 아기도 이 사람이 날 예뻐한다는 걸 알고 그럴겁니다.
    그냥 받아주세요.
    매일 양육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아이도 헷갈리지 않을 거예요.
    아마 그 아기가 나중에 커서 누군지 얼굴도 이름도 기억 못하지만
    날 포근히 안아주고 예뻐해줬던 한 사람의 체온, 따뜻했던 목소리를 기억하며
    힘들 때도 기운내서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지 않을까요?

  • 5. ....
    '15.9.19 5:22 AM (112.160.xxx.85) - 삭제된댓글

    아이들이 선생님을 기억을 못하더라도, 그 사랑 받았던 느낌, 내가 좋아했던 선생님,
    그 마음이 다 아이의 정서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깐 애들은 뒤돌아 서면 기억도 못해, 다 까먹어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사랑을 줄수 있으면 주세요.

  • 6. ㅅㄷᆞ
    '15.9.19 7:30 AM (1.239.xxx.51)

    그냥 맘가는대로 잘해주세요.
    아마 그아이에겐 사랑받았던 그 며칠의 기억이 평생 이 세상을 살아가는 자양분이 될지도 모릅니다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

  • 7. ...
    '15.9.19 7:45 AM (1.230.xxx.18)

    그 느낌이 그 아이에게 자양분이 되죠.

  • 8. ...
    '15.9.19 9:44 AM (211.218.xxx.15) - 삭제된댓글

    애정 끊지 마시고 연이 닿을때까지 애정 주세요. 어른들한테 기대도 않고 떼도 없다는걸 보니 그래본적이 없어서일거에요. 그러니까 집에서 어른들이 바쁘든 감정이 메말라서든 아이한테 충분한 반응을 주지 않는거죠. 제가 그랬거든요. 그 와중에 다행스럽게 초등학교때 학교나 교회 선생님들은 제 장점을 알아봐주고 칭찬해준 경험이 많았는데 심리적으로 문제 많은 저지만 그나마 그때 인정 경험으로 무너지지 않고 밥벌이하며 살아간다는 생각 많이 해요.

  • 9. 샤베
    '15.9.19 11:30 AM (125.187.xxx.101)

    그냥 실컷 이뻐해 주세요. 나중에 원글님이 안와도
    그 아이는 한때 나를 아주 이뻐해 주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되요.

    예전에 표창원 교수가 부모의 학대 속에서도 한분 선생님이 믿어줘서 올바로 자랄 수 있었다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6384 두번째 스무살 4 이름 2015/09/30 2,509
486383 46세 여자 60세 남자 48 ... 2015/09/30 34,501
486382 마리아병원 꼭 신설동으로 가야할까요? 2 난임 2015/09/30 2,597
486381 키 160 의사에게도 170 여자가 줄 서나요? 14 다른글 읽다.. 2015/09/30 7,387
486380 LA 갈비 7 고수님..... 2015/09/30 2,087
486379 통일부가 북한에 사과를 했네요????? 3 참맛 2015/09/30 1,378
486378 고 1 딸 혼자 집에서 있는것.. 48 정상비정상 2015/09/30 4,012
486377 아이들과 스킨쉽언제까지 하나요? 5 12344 2015/09/30 1,406
486376 알레르기증상 심한 분 어찌사나요? 13 요령있나요?.. 2015/09/30 2,826
486375 홍합탕 끓이는데 입 안벌리면 못먹나요? 5 홍합 2015/09/30 1,757
486374 공부방할지 9급할지 고민되네요 49 고민 2015/09/30 4,994
486373 이사가기전에 경비아저씨께 소소한 선물 챙겨드리려고 하는데 어떤게.. 48 ㅋㅋ 2015/09/30 1,139
486372 피임약 첨 먹는중인데요. 1 ?? 2015/09/30 1,027
486371 동서는 선물주면 고맙다는 말이 없네요. 24 선물 2015/09/30 5,921
486370 하루가 비는데...뭐해야될지 모르겠어요 .... 2015/09/30 391
486369 주거권은 보장되야합니다 집은 사는곳입니다 3 아오 2015/09/30 1,182
486368 반포/잠원 쪽에 고혈압 치료 잘하는 병원 있을까요... 1 병원 2015/09/30 646
486367 유학에 관한 개인적인 생각... 13 자취남 2015/09/30 4,036
486366 아파도 너무 아파요 ㅜㅜ 1 화상 2015/09/30 1,238
486365 혹시 분유에 커피타 드시는분 계세요? 8 커피 2015/09/30 2,793
486364 독일차 폭바.아우디 판매량 떨어질까요? 49 진짜 2015/09/30 3,288
486363 대장내시경이 내일인데 4 ... 2015/09/30 1,341
486362 경향 김용민의 그림마당 어떤행성 2015/09/30 538
486361 미국에 선물로 보내기 좋은것 추천 부탁드려요 7 민트쵸코칩 2015/09/30 1,715
486360 이제 가을은 가을인가보네요 ..쓸쓸하네요 5 롱하이 2015/09/30 1,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