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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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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녀로 사는 것

가을바람 조회수 : 28,726
작성일 : 2015-09-17 20:42:38

신입입니다.

이혼 신입생.

그래서 아직 이혼인으로 사는것에 대해

뭐라고 왈가왈부 할 처지는 아니에요.

그런데 또 한편으론 신입만의 감수성이 있기에

몇 글자 적습니다.

 

82글을 읽다보면 '이혼녀로 살 자신이 없다'는 구절이 유독 많았어요.

저도 이혼전에 똑같이 생각했습니다.

막판에 몰리니 자존심이고 나발이고 이혼녀만 안되고팠어요.

결혼생활을 유지할 생각이 없다는 남편에게 매달려서

이혼만은 않겠다고 울고불고 한것도 다

그 '이혼녀로 살지 않으리' 때문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했습니다.

몇년을 버티다 결국은 헤어졌어요.

그런데 막상 이혼을 하고나서 느낀 첫 감정은

'뭥미?'였습니다.

 

이혼하고 돌아오는 길에 목을 메리라...생각한 적도 있어요.

집에 오면 쓰러져서 사흘밤낮을 울지 알았어요.

게다가 저는 심지어 아직도 남편을 사랑(쓰기도 민망)하거든요.

 

그런데 법원을 나서서 처음에 드는 생각이 '배고파'였습니다.

배가 너무 고파서 소도 한마리 씹어먹겠더군요.

혼자 부페를 갈까? 생각도 했어요.

결국은 고등어백반을 먹고 왔는데 한마리 홀딱 벗겨먹었어요.

제 허기가 의아할 지경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도, 다음날도,

슬픈날, 마음이 무너지는 날이 언제 나를 찾아올까 조마조마하며 눈을 떴는데

매일매일이 그냥 지나가더군요.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커피도 맛있고.

여행도 가고 친구들도 만나고.

이러다 언젠가는 쓰나미급 고통이 몰려올거야, 다음주에 올까? 그 다음주에 올까...

어느날 정신을 차려보니 거진 반년이 흘러가네요.

 

이혼한 뒤의 삶을 두려워하는 건

아직 오지 않는 시간에 대한 잘못된 판단일수도 있겠다 싶네요.

힘들것이다, 엄청 힘들것이다, 죽고싶을것이다...이렇게 생각하는 마음은

어쩌면 지금 내 마음이 힘들고 죽고싶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막연한 상상. 이런게 지금의 나를 갉아먹어요.

저는 법원을 나서던 날을 생각하면

앞으로 어떤 일이 나를 찾아와도

벌벌떨지 말아야겠단 생각이 들어요.

설명할수 없을정도로 담담하고 배가 엄청 고프던 그날 저녁이 잊혀지지 않네요.

 

이혼을 원해서 한것도 아니고

이혼을 당한 입장에서도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가는걸 보면

인간은 사실 굉장한 생존력을 지닌 생물체라는 사실.

이 사실을 좀 알려드리고프네요.

 

그렇다고 이혼을 장려하는건 아니고

최선을 다해 버텨야 한다고 봅니다.

저도 최선을 다해 버텼으니까요.

하지만 정말 마지막 때가 찾아온다면

그 후의 시간을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다 살아집니다.

심지어 친구들에게 더 예뻐졌단 말까지 들어요.

그럴때면 제가 말하죠.

이게 바로 고통으로 성숙해진 여인의 눈빛이란 거다 이 철없는 년들아!

 

 

 

 

 

  

IP : 121.131.xxx.78
10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9.17 8:48 PM (39.121.xxx.103)

    누구나 겪어보지않은 상황을 두려워하잖아요...
    원글님 씩씩하고 행복하게 살아가시길 응원할께요^^
    저도 독신의 삶을 살고있는데 남들이 생각하는것보단 아주 많이 괜찮아요.
    가끔씩 외로움이 몰려오기도 하고 나도 평범하게 살아볼까..하는 생각이 사실 들긴하지만
    이건 결혼해도 마찬가지일것같구요..
    하지만 만족하며 사는 날이 훨씬 많거든요.
    남들 시선 신경 안쓴지는 오래되었어요.
    내가 당당하니 남들 시선도 아주 부드러워졌어요.
    지금처럼 당당하고 멋지게 살아가시길 바랄께요!

  • 2. ㅇㅇㅇ
    '15.9.17 8:56 PM (49.142.xxx.181)

    쉽게 생각할건 아니지만 .. 그리고 물론 이혼후의 삶도 또 다른 고통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니 있기야 하겠지만..
    그게 뭐 죽고 살일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의외로 별일 아닐수도 있고요.
    원글님 좋은 사람 만나서 사랑하고 사랑받고 사시길 바랍니다.

  • 3. 혼자
    '15.9.17 9:01 PM (211.35.xxx.21)

    단순하게 혼자만의 삶이 아닌 ...

    생존할 수 있는 자금
    그리고 아이들때문이죠.

  • 4. 글을 잘 쓰시네요
    '15.9.17 9:03 PM (115.21.xxx.175)

    이렇게 잡아내서 표현해내기 어려운건데, 내공이 상당하셔요. 아마 그래서 덤덤히 버텨지실 겁니다. 친구하고 싶은 분이네요.

  • 5. 어떤
    '15.9.17 9:05 PM (223.62.xxx.69)

    네 생각보다 인간은 강해요 누구 없으면 못살거 같아도 다 살아지게 마련이죠 용기를 내서 살아봅시다

  • 6. 저도
    '15.9.17 9:05 PM (124.49.xxx.215)

    저도 이혼인입니다.
    제가 선배군요.
    오십대구요.
    솔직히 저는 이렇게 좋을줄 알았으면 진작할걸 그랬다 생각합니다.
    이혼만은 안하려고
    자식 혼사에 지장있을까봐 버티고 버텼는데
    막상 절차를 끝내고 시간이 흐르고나니
    평화롭고 고요하고 너무 행복합니다.
    주말이 두려웠었는데 주중에 열심히 일하고 주말엔 나 하고 싶은대로 푹 쉬고 아이랑 맛있는거 해먹고
    안 나가고 싶으면 세수도 안하고 딩굴거리고
    나가고 싶으면 온전히 나에게 집중해서 등산도 타박타박 혼자가고 친구들도 만나고 찜질방도 가고
    다닐곳도 많고 쉬어도 좋구요.
    늘 숙제같았던 요리도 이젠 쉬어가며 하고싶은거 조금씩 합니다.

    남들한테 큰소리로 말하진 못했지만
    실은 다들 너무 부러워할까봐 말 못했습니다.
    너무 좋네요.

    물론 행복한 결혼생활 하시는 분들보면 부럽기도 하고 그럽니다만
    이를 악물고 참아내야하는 생활이라면
    혼자도 나쁘지 않아요. ^^

  • 7. ..
    '15.9.17 9:09 PM (175.213.xxx.86)

    원글님
    아이는 없으신거지요? 직장이 있으시다면 아직은 모르실테구요.
    아직은 저도 주변에서 모르는데 그 모든 것보다...
    제 상황이 직장에 알려지고 나면 내 마음이 어떻게 달라질까... 그것이 막연하게 가장 두려운것 같아요.
    다음해 아이 학교에 적어내는 가족관계도 단촐해지겠죠..

    이또한 죽고 살일은 아니니 담담해질까요.

  • 8. ㄴㄴ
    '15.9.17 9:13 PM (180.64.xxx.191)

    더 멋지고 아름다운 분 만나시길 바랄께요.

  • 9. 솔직히
    '15.9.17 9:13 PM (175.209.xxx.160)

    아이만 없다면 이혼이 그토록 고통스러울 이유는 없다고 봐요. 원글님 아이 없으시죠? 참 다행이라 생각 드네요. 앞으로도 씩씩하게 잘 사시길 빌어요. 원글님 글을 읽으니 뭔가 따뜻해진 느낌이예요.

  • 10. 11
    '15.9.17 9:14 PM (175.211.xxx.228)

    멋지시네요 가끔 위기가 와도 잘 이겨내시고 좋은 분 만나시길~

  • 11. 이글
    '15.9.17 9:20 PM (118.44.xxx.239)

    참 담백하고 군더더기 없이 좋네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요

  • 12. ...
    '15.9.17 9:23 PM (122.36.xxx.161) - 삭제된댓글

    글쓰는 분이세요? 더 이뻐지시길요.

  • 13. ㄴㄷ
    '15.9.17 9:23 PM (223.62.xxx.16) - 삭제된댓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 가사같은 분이시네요 행복하세요

  • 14. 아마
    '15.9.17 9:24 PM (46.198.xxx.225)

    원글님이 마지막까지 버티셨기 때문에 이렇게 편하실 수 있을거에요.
    선택에 최선을 다하고 이제 미련 없이 돌아서서 걸어가시는 모습이 정말 멋지네요.
    앞으로도 평안하고 행복한 나날들 보내시길 바래요.

  • 15. 저도
    '15.9.17 9:26 PM (14.47.xxx.81)

    저도 아이만 없다면 참 쉬울꺼 같아요

  • 16. 동지
    '15.9.17 9:29 PM (39.7.xxx.176)

    위에 동지도 계시고 원글님 반갑습니다.
    저도 50대, 첫2년은 좀 스트레스 받았지만
    지금은 편하고 좋습니다
    제 팔자가 최고라고 아이도 말해줍니다

  • 17. ..
    '15.9.17 9:37 PM (49.144.xxx.119)

    고통의 터널을 지나 진정한 내적자유를 얻으셨네요.
    글에서 삶의 단단한 내공이 느껴집니다.
    늘 지금처럼 행복하시길..

  • 18. 4년차 이혼인
    '15.9.17 9:37 PM (113.131.xxx.188) - 삭제된댓글

    원글님 글 참 잘쓰셨네요.
    그렇죠?
    이혼하면 큰일나는 줄 알았더니 안 그렇더라고요.
    그리고 이혼하면 똥파리같은 남자들이 달라붙는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다른 사람들 (별로 행복하지 않은) 결혼생활까지 다 궤뚫어보는듯한 내공이 생긴 것 같고요.
    정말 힘든 일을 겪고 나니 남 앞에 오히려 쫄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아이가 없는 저로서는 그게 오히려 힘듭니다.
    오히려 자녀가 있으면 그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제 여생을 멋지게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살아가는데 아이들이 힘이 되어주지 않나요?

    남자가 없어서 외롭지않은데...제가 낳은 혈육도 없이 홀홀단신이라는 것이 가끔 서글픕니다.

  • 19. 4년차 이혼인
    '15.9.17 9:41 PM (113.131.xxx.188) - 삭제된댓글

    원글님 글 참 잘쓰셨네요.
    그렇죠?
    이혼하면 큰일나는 줄 알았더니 안 그렇더라고요.
    그리고 이혼하면 똥파리같은 남자들이 달라붙는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다른 사람들 (별로 행복하지 않은) 결혼생활까지 다 궤뚫어보는듯한 내공이 생긴 것 같고요.
    정말 힘든 일을 겪고 나니 왠만해서는 오히려 쫄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아이가 없는 저로서는 그게 힘듭니다.
    자녀가 있으면 그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제 여생을 멋지게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살아가는데 아이들이 힘이 되어주지 않나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더 열심히 살 것 같은데...

    남자가 없어서 외롭지는 않은데...제가 낳은 혈육 하나 없이 홀홀단신이라는 것이 가끔 서글픕니다.

  • 20. 4년차 이혼인
    '15.9.17 9:44 PM (113.131.xxx.188)

    원글님 글 참 잘쓰셨네요.
    그렇죠?
    이혼하면 큰일나는 줄 알았더니 안 그렇더라고요.
    그리고 이혼하면 똥파리같은 남자들이 달라붙는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다른 사람들 (별로 행복하지 않은) 결혼생활까지 다 궤뚫어볼 수 있는 내공이 생긴 것 같고요.
    그래서인지 오히려 직장 동료들도 제 앞에서 말조심하고 사리는 느낌?
    정말로 힘든 일을 겪어내고 나니 자신감도 생겼고요. (이혼은 아무나 하나?)

    그런데 아이가 없는 저로서는 그게 힘듭니다.
    자녀가 있으면 그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제 여생을 멋지게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살아가는데 아이들이 힘이 되어주지 않나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더 열심히 살 것 같은데...

    남자가 없어서 외롭지는 않은데...제가 낳은 혈육 하나 없이 홀홀단신이라는 것이 가끔 서글픕니다.

  • 21. ...
    '15.9.17 9:45 PM (223.62.xxx.9)

    전 그날 제가 어떤 심정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나요.
    그냥 한두시간 정도 정신없이 걷다가
    근처 백화점 식당가에 올라가서 스테이크에 와인 한잔 시켜서 혼자 먹고 마셨어요ㅎㅎ
    난 잘 해왔고, 이렇게 되지 않으려 정말이지 최선을 다했고
    그러니 더이상 아쉬움이나 후회없이
    행복하게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하면서
    꾸역꾸역 먹었던 기억이 나요.
    벌써 2년 전이네요.
    윗님 말대로 2년간은 스트레스가 있는 거 같아요.
    아직도 간간히 분노가 치밀어오를 때가 있거든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니 이 선택이 최선이었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내내 지금처럼, 아니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하길 바랄게요. 글쓴 님도, 댓글 달아주신 분들도, 저도^^

  • 22. 윗님....
    '15.9.17 9:48 PM (113.131.xxx.188) - 삭제된댓글

    2년까지 무척 힘들었어요. 3년차에 접어들어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고요. 4년차인 지금은 작년보다는 덜 힘듭니다. 네...힘들지 않은 것 아니에요. 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더 쉬워집니다. 편안해질거라고 믿어요.

  • 23. 2년차입니다.
    '15.9.17 10:01 PM (211.48.xxx.173)

    저도 버티다가, 당한 1인으로서 한글자 올립니다.
    상대의 유책임에도 불구하고(바람 폭력 시댁의 과도한 간섭)
    살만하니 이혼 요구하는 쪽에 매달리며 버티다가,
    결국엔 싸그리 다 고소해버리고 이혼했는데요.

    뭐.
    나름 괜찮게 살고는 있습니다.
    전 제 자신의 커리어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
    어찌보면 다시 싱글이 되었기에 제 성공(언젠간)을 위해 지금 하루 13시간씩 일하며 달릴 수 있고
    뭐 후련하게 살고는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진 종종 그 과거의 기억들로는 괴롭지만 (대차게 대응못하고 억울하게 당한게 괴로움)
    이혼이라는 현실이 괴롭지는 않습니다.

    전 경제력 있는 전문직이고 아이는 없어서 이런 홀가분함에 한 몫 했으리라 보는데요
    다신 재혼은 안할것이라고 마음먹고 이혼했는데,
    40을 목전에 둔 지금, 정말 혼자 살면 되는건가? 라는 생각도 또 들긴해요.
    인간은 망각의동물이라 재혼을 한다던데.
    ㅋㅋ 2년만에 재혼 운운하는 저도 웃기네요.

    글이 이상한데로 빠졌는데,
    무튼... 뭐 나쁘지 않습니다.
    과거 제 입장에서 힘들어할 후배님들.
    겪어보니 지옥길은 아닙니다.
    알고들 계셔요.

  • 24. 좋은 글이네요
    '15.9.17 10:01 PM (113.199.xxx.97) - 삭제된댓글

    이혼을 장려하진 않지만...결혼 생활 잘 유지하고 있지만
    부당한 대우나 더이상 날 원하지 않는다는 남편을 상대로 무모하게 버틸필요는 없다고...그런 상황에서 여지없이 이혼을 택하겠다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경험과 담백 솔직한 글 너무 좋네요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거 같아요
    원글님도 앞으로 훨씬 더 행복해 지시길 바랍니다~~^^

  • 25. 난 5년차
    '15.9.17 10:25 PM (222.104.xxx.189)

    전 이혼하는 날.. ㅎㅎ
    갓 돌이 지난 아들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 데리고 나갔어요
    아니 그보다 더 솔직히 아들아이를 10번도 못본 아비라는 인간을 아이에게 한번이라도 더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도 아비라고.. 다신 못볼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말이지 기념사진이라도 찍고 싶었어요 ㅠㅠ

    이혼하고 법원을 나서는데 아이가 그앞 분수를 보며 너무 좋아하며 분수대로 뛰어들어가려고 하고
    그놈은 얼른 그년한테로 가고 싶어하고 ㅎㅎ
    아들아이랑 나랑 법원앞에 두고 쌩하며 가던 그놈 뒤통수를 보며 피식 웃음이 나더군요

    그리고 그땐 백수라 1시간여 거리를 아이를 데리고 버스를 타고 오는중에 잠든 아이를 안고 집까지 와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아들아이가 평소와는 다르게 버스에서부터 아침까지 푹 자준 덕에 혼자 아구찜에 공기밥 시켜서 소주한잔 했다늖ㅎ

    그렇게 키운 아들 아이가 내년에 학교에 입학해요

    그래서 전 두려워요
    사는건 뭐든 다할수 있을거 같은데 아들아이에게 아비의 부재를 뭐라 설명해야 할지 겁나요

    그래도 근근히 한달한달 사는 가난한 엄마지만 최소한 비굴하게 살진 않았다는 자기만족?
    참 글 못쓰네 ㅎㅎ

  • 26. 윗분
    '15.9.17 10:55 PM (124.51.xxx.40)

    저도 모르게 울컥 했네요...
    글 못쓰는거 아니네요

  • 27. 저도
    '15.9.17 11:02 PM (175.223.xxx.3)

    난 5년차님 글에
    눈물 글썽
    글 좋아요
    안아드리고싶어요

  • 28. 네 222
    '15.9.17 11:05 PM (223.62.xxx.45)

    저 윗분
    정말 같이 아픔을 겪은것처럼 생생한 글솜씨이십니다
    훌륭한 어머니이시고
    앞으로도 그럴거라 믿으며
    아이에겐 아빠의 부재를 채울수 있는 다른 인생의 항목이 있을거라 믿습니다.

  • 29. 멋지다
    '15.9.17 11:11 PM (125.152.xxx.64)

    친구하고싶어요

    힘든 시간 지나고 이제는 꿈처럼 행복한 시간이 올거에요 화이팅

  • 30. ..
    '15.9.17 11:19 PM (223.33.xxx.53)

    결혼도 인생의 연장이고
    이혼도 인생의 연장이단 생각들어요
    전 이혼안하봐서 모르겠지만 결혼해보니 미혼때랑 크게 달라지진않아요
    뭐 잘맞지않은 시댁이 있긴 하지만 그냥 내인생에 주변인물들이 더 채워지고 없어지고 일 뿔이지
    내가 중심잡고 살고 내인생의 1순위는 나라고 생각하며 살려고 노력하니 결혼했다고 미혼때랑
    별달라질건없어요
    휘둘리고 나보다 다른이에게 1순위를 뒀다면 그들로 인해 흔들릴거란걸 알기에 중심을 잡을려고
    한번씩 나자신에게 각인시킵니다

  • 31. 그쵸
    '15.9.17 11:51 PM (182.211.xxx.17)

    이혼녀로 사는거 별거 아니다 이혼남으로 사는거 별거 아니다

    그냥 이혼 자체가 별거 아닌겁니다.

  • 32. 5년차님
    '15.9.18 12:13 AM (116.40.xxx.2)

    원글님 만큼이나 잘 쓰셨어요..

  • 33. 5년차님
    '15.9.18 12:15 AM (58.226.xxx.153)

    여기 쭉 오실꺼죠?

    앞으로 또 5년후에 게시판에 올려주세요

    아주 행복한 모습으로 응원합니다~

    분명 어찌하시던지 더더 행복하실일만 있으실겁니다

  • 34. 5년차님
    '15.9.18 12:44 AM (222.232.xxx.160)

    글이 무슨 작가 수준이시네요. 원글님 글도 너무 잘쓰시구요! 두분다 앞날에 따뜻한 햇살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 35. 짜장
    '15.9.18 1:01 AM (112.153.xxx.19) - 삭제된댓글

    첫 구절 딱 읽어보니 자작나무 스멜이~~~
    이런 패턴으로 82에 올라오는 글을 몇 번 봐서리~~

  • 36. 원글
    '15.9.18 1:09 AM (121.131.xxx.78)

    격려들 감사합니다
    5년차님 글읽으니 저도 눈물이 나네요
    저는 아이가없어요
    결혼생활이 제법 길었는데 제문제로 난임이었어요
    이혼실갱이하던 몇년이 그나마 생물학적으로 임신이 가능하기라도 한 마지막기회의 시간이었기에 이혼이 더 힘들었던것같아요
    그미련마저 다 사라지고
    기회마저 사라지고나니 오히려 마음이 좀 차분해진것같아요
    가진것과 없는것. 편한것과 힘든것의 기준이 무엇일까
    이혼을 겪으며 많은것들을 새로 알아갑니다
    부디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다른 분들도‥
    힘든 결혼생활을 하시는분들도 이시간들을 통해
    더 값진것들을 얻어내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더 행복해지란 여러분의 글들이 참 따뜻했습니다

  • 37. 지나가다
    '15.9.18 1:09 AM (218.144.xxx.116)

    저 요즘 텅빈 껍질로 살아요.
    매일 잠만자고
    음식을 먹어도 맛도 모르고
    가끔 사람들이랑 말하면 미친 사람처럼 주저리 주저리 지껄이고
    그런데,,,, 원글님도, 댓글들도 제게 너무나 큰 위안이 됩니다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아픔이라 매일 시간 빨리 흘러 죽고픈 생각뿐인데...

  • 38. ...
    '15.9.18 1:21 AM (59.10.xxx.231) - 삭제된댓글

    와 오늘 베스트에 제 82 역사상 베스트 글을 두개나 보네요. 지금 아파서 빨리 자야하는데 8시부터 누웠지만 두려움에 여지껏 잠을 못 이루는데 그래도 멋진 글 두개나 봐서 기쁘네요. 인생을 한수 배우고 응원합니다. 철이 없어도 마니 없는 노츠자 드림. ^^

  • 39. ...
    '15.9.18 2:21 AM (70.192.xxx.255)

    신입님, 5년차님,
    모두모두 행복하세요.
    저는 예비신입생이라 아직은 두려움이 많아요.
    당위성은 알겠는데, 왜 이렇게 제자신이 죄인,루저같다는 생각만 드는지.

  • 40. 82 유명글
    '15.9.18 2:28 AM (1.250.xxx.234)

    티코가고 나니 벤츠 오더라 입니다.

  • 41. ㄱㄱ
    '15.9.18 6:40 AM (223.62.xxx.14)

    마지막 문장에서 확 깨네요

  • 42. ㅋㅋ
    '15.9.18 6:45 AM (1.126.xxx.131)

    만약 이혼식도 있다면 재밌게 준비 잘 할 거 같아요
    두번 하면 더 잘하는 거 아시죠?
    악연은 현생에서 끊고 가래요, 잘하셨어요 짝짝짝

  • 43. 축하드려요
    '15.9.18 7:23 AM (115.41.xxx.203)

    이혼 그거 별거 아니예요.

    물속이 어떨까 두려워서 그렇지
    일단 물속에 들어가면 물속에도 길이 있다는

    일단 들어가보지 않으면 모르는 길

    편견이 이래서 무섭구나
    항상 열린 마음을 갖고 본다면 세상에 못볼길 없습니다.

    행복하시고 평안하세요.

  • 44. 52
    '15.9.18 7:58 AM (183.106.xxx.9)

    원글님 글 좋아요...
    인생 뭐 별거있나요?

    살기싫어도 반강제로 잡혀사는 인생도 있고

    오년차님... 아이 입학식 82이모가 축하해주러가고싶어요
    늘 안보이는것에서 응원하고 기도해줄께요

  • 45. 52
    '15.9.18 7:59 AM (183.106.xxx.9)

    안보이는곳

  • 46. 방랑인생
    '15.9.18 9:00 AM (1.234.xxx.35) - 삭제된댓글

    저장하고 두고두고 볼께요.

    나를 원하지 않는 사람과 사는 일인입니다...

  • 47. ㅇㄹ
    '15.9.18 9:05 AM (175.113.xxx.180) - 삭제된댓글

    제.. 지인 둘 이혼..한 사람들 보면..제가 그 전과 후를 알거든요

    가장 두려워했던 게. 사회에서 보는 눈.. 뭐 이런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경제' 즉 '돈'이더라구요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생활했기에 당장. 생활비. 아이들 교육비.

    40넘어 일자리 구하려하니 대학 나오고 뭐..이런 저런 전문직이엇다한들. 막상 허드렛일밖에.

    또 그런 일 차마 못하겟고. 뭐 그런거요.

  • 48. ㅇㄹ
    '15.9.18 9:06 AM (175.113.xxx.180)

    제.. 지인 둘 이혼..한 사람들 보면..제가 그 전과 후를 알거든요

    가장 두려워했던 게. 사회에서 보는 눈.. 뭐 이런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경제\' 즉 \'돈\'이더라구요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생활했기에 당장. 생활비. 아이들 교육비.

    40넘어 일자리 구하려하니 대학 나오고 뭐..이런 저런 전문직이엇다한들. 막상 허드렛일밖에.

    또 그런 일 차마 못하겟고. 뭐 그런거요. 님은 '능력' 이 잇는가보네요.

    막상 노처녀로 사는 . 직장 다니는 친구 하나 안부러워하더니. 막상 이혼이 다가오니.

    돈버는 사람 부러워 하더이다.

  • 49. 이제는
    '15.9.18 9:21 AM (211.182.xxx.253)

    저는 아이둘을 어떻게든 이혼가정의 자녀라는 굴레를 씌우고 싶지않아 무던히도 애썼더랬습니다.

    하지만 여지없이 이혼가정으로 아이둘을 데리고 살아야 했고, 둘다 과학고를 보내고 큰아이는 작년에 원하

    는 대학을 갔습니다. 아직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기에 가야할 길이 남아있지만, 혼자서도 얼마든지 아이들

    잘 건사할 수 있음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편부가정, 편모가정이니까 하는 시선이 이혼녀라는 굴레보다 더 두려워 참으로 열심히 살았고 지금도 그

    렇게 살고 있습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왜 힘들지 않았을까요..그렇지만 이렇게 열심히 살아온 제자신과

    아이들에게 감사합니다.

    다들 최선을 다해 주어진 환경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살면 꼭 좋은 날이 올거라 믿습니다.

    남들과 비교할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 어려운 환경에 처하신 분들 자기 자신에게 장하다고 고생했다고 사랑

    한다고 용기내세요. 행복하세요~

  • 50. ...
    '15.9.18 9:25 AM (210.96.xxx.223)

    원글님, 5년차님, 저도님. 모두 글 참 담담하게, 공감가게 잘 쓰시네요. 멋집니다.

  • 51. 래디쉬
    '15.9.18 9:37 AM (59.9.xxx.12)

    저 로그인까지 했어요. ^^

    제 눈앞에 계시다면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화이팅~! 그리고 멋지세요! ^^

  • 52. 어짜피
    '15.9.18 9:44 AM (211.58.xxx.210) - 삭제된댓글

    만약 그렇게 된다면 어짜피 이렇게 된거 소중한 내인생 즐기면서 살자..

    나에게 자유를 뜻밖에 선물로 줬다고 생각하고 그땐 어떤 눈치도 보지 않고 온전한 내인생을 살겠어요.

    기회로 만들어야죠.

  • 53. 원글님 5년차님, 다른 모든 분들 힘내시길
    '15.9.18 10:03 AM (122.203.xxx.66)

    원글님 글 읽고 아~ 하면서 읽다가..
    5년차님 댓글읽고 와.. 눈물날뻔..ㅠㅠ
    전 아이없는 딩크인데.. 가끔 아쉬움이 있긴 합니다. 그래서 조카를 더 이뻐하기도 하구요..
    5년차님 댓글보는데.. 우리 조카들 생각이 나면서.. 미치겠더라구요.
    다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ㅠㅠ

  • 54. ....
    '15.9.18 10:16 AM (1.234.xxx.35) - 삭제된댓글

    저장해요..

  • 55. 아침햇살
    '15.9.18 10:17 AM (211.181.xxx.5) - 삭제된댓글

    위태위태하던 차에 글과 댓글들로 맘에 안정을 주시네요.
    저도 힘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56. 아침햇살
    '15.9.18 10:18 AM (211.181.xxx.5) - 삭제된댓글

    위태위태하던 차에 글과 댓글들로 맘에 안정을 주시네요.
    힘들때마다 읽어보며 위로받게 지우지 말아주세요.
    저도 힘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57. ....
    '15.9.18 10:19 AM (1.234.xxx.35) - 삭제된댓글

    두고두고 볼께요..

    고맙습니다... 이런글....

  • 58. 14년차
    '15.9.18 10:38 AM (203.142.xxx.240) - 삭제된댓글

    2살,4살 아이 데리고..혼자 힘들게 견뎌왔네요.ㅎㅎ
    너무 오래되서 이젠 연도도 확실히 기억이 안 날 정도.
    처음에 3년이 힘들었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어려서 아이들 키우면서도 종종 심리적으로 힘들어 혼자 많이 울었습니다
    이혼때문이 아니라 혼자 사내 아이들 둘 키우는게 너무 힘들어서

    지금은 이제 다시 남자 밥해주며 살고 싶지 않네요.ㅎㅎ
    사회적으로도 어느 정도 위치에 와 있고(비록 월급은 적지만)
    아이드롣 훌쩍 커서 경제적 지원만 해주면 달리 제가할게 없네요

    앞으로도 재혼 생각은 없어요
    그냥 이대로 정년퇴직때까지 일하고
    퇴직 후는 봉사하며 살 생각이예요

  • 59. 14년차
    '15.9.18 10:39 AM (203.142.xxx.240) - 삭제된댓글

    2살,4살 아이 데리고..혼자 힘들게 견뎌왔네요.ㅎㅎ
    너무 오래되서 이젠 연도도 확실히 기억이 안 날 정도.
    처음에 3년이 힘들었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어려서 아이들 키우면서도 종종 심리적으로 힘들어 혼자 많이 울었습니다
    이혼때문이 아니라 혼자 사내 아이들 둘 키우는게 너무 힘들어서

    지금은 이제 다시 남자 밥해주며 살고 싶지 않네요.ㅎㅎ
    사회적으로도 어느 정도 위치에 와 있고(비록 월급은 적지만)
    아이들도 훌쩍 커서 경제적 지원만 해주면 달리 제가할게 없네요

    앞으로도 재혼 생각은 없어요
    그냥 이대로 정년퇴직때까지 일하고
    퇴직 후는 봉사하며 살 생각이예요

  • 60. ..
    '15.9.18 11:00 AM (203.237.xxx.73)

    윗분,,미투에요.
    남자에게 밥 해주며 살고싶지 않아요..
    언젠가 저도 여기 동참하고 싶네요.
    차라리 동물들이 더 현명한거같아요.
    특히 사자나,,호랑이들..
    짝지어 새끼를 가지면, 암사자들끼리 모여 집단으로 모여 서로의 새끼를
    보듬어 키운다죠. 인간들도 그랬어야 한다고 봐요.

  • 61. ....
    '15.9.18 11:08 AM (175.197.xxx.92)

    원글도 댓글도 모두 잘 읽었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군요.
    힘들어도 꿋꿋하게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분들 같아요.
    응원합니다. 무리지어 새끼를 보호하는 암사자들처럼.
    5년차님. 그 분수대에 뛰어가던 아들에게 지금 쓴 이 글을 꼭 보여주세요.
    아들의 기억에도 그 날 그 분수대는 무언가 좀 달랐을거고, 왜 다르게 느꼈는지 궁금해할 수도 있어요.
    이 글을 꼭 보여주세요. 제 새끼를 목숨처럼 보호하며 기른 엄마의 마음을 잊지 않도록 말이지요.
    딴 년 찾아 꽁무니 빼던 그 뒷모습도 냉정하게 일러주세요.
    미움을 가르치라는 것이 아니라 사태를 정확하게 알게 하자는 뜻에서.

  • 62. 전에
    '15.9.18 11:44 AM (180.80.xxx.130)

    누구 만화에서 참 공감되는 장면이 떠오르네요. 발 밑에 엄청난 구멍이 있는 줄 알고 밧줄에 데롱데롱 매달려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요. 그러다가 에라 모르겠다 밧줄을 놓아 버렸는데 생각보다 사뿐히 발이 평지로 디뎠을 때의 황당함과 안도감

  • 63. mime
    '15.9.18 12:06 PM (117.111.xxx.125)

    행복하시길 빌게요~~

  • 64. 15년차
    '15.9.18 12:18 PM (211.210.xxx.65)

    아들 3살에 혼자 되서 이제 그 아이가 고3이네요.
    시간 참 빠르다는 것 그와 더불어 나의 젊음이 다 가버렸다는 것을 느낄 때 문득문득 너무나 여자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산 것이 마음에 아프게 다가오네요. 이혼자체를 후회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이제 막 이혼하시고 혼자 되신 분들께는 엄마로서의 삶도 중요하지만 여자로서의 자신의 모습도 돌봐주면서 지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물론 잘 알아요. 여자와 엄마로서의 삶의 balance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더구나 한국에서는 드러내놓지 않는 편견들이 있다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받고 사랑주며 연애할 기회가 있다면 너무 두려워마시고 자연스럽게 사세요.
    일하고 아이키우고 연애는 늘 뒷전이었던 저는 이제야 그렇게 살아야지 하면서도 이제는 만사 귀찮기도 하네요.
    혼자인게 너무 익숙하고 혼자서 시간도 잘 보내고 일처리도 후딱...
    얼마전 읽었던 미워할 용기에 인간은 변할 수 있는 존재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생에 놓인 문제를 직시할 "용기"가 필요하다는 글이 있더군요. 제 자신에게 질문했어요.
    그리 살아왔는지... 저는 문제를 똑바로 직시했지만 용기가 많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모두 용기있게 때로 자기 잘난 멋에도 살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소소한 행복도 느끼고 늘 자신을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아가실길 바랍니다.
    이혼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저는 결혼이 로또처럼 복불복이 아닌가 아직 그런생각이 많이 들어요. 인생에 노력도 무척 중요하지만 운도 따라야한다는 것도 살면서 느끼구요.
    하지만 우리인생 아직 안끝났으니 한번 지켜봐요. 반드시 좋은일 행복한 일이 있을거에요~

  • 65. 가끔은 하늘을
    '15.9.18 12:20 PM (221.156.xxx.108)

    이혼할 것을 생각하며 마치 헤어지는 연습을 하는 것처럼
    3달째 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이혼한다는 생각만 떠올라도 남편이 가여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더군요.
    (애정문제보다는 경제적 문제가 심각해서 이혼 생각하는 경우라서요..)
    그런데 말도 잘 안하고 리스에 잠자리까지 따로 하면서
    스킨십 거의 없이 지내다보니 정말 감정이 드라이해짐을 느낍니다.
    이래서 부부는 남인가싶기도 하구요...
    아마 이혼해도 그냥 이렇게 내 할 일 하면서 오히려
    마음 편히 내 시간 쓰면서 잘 살아질 것 같기도 해요.
    애들 대학까지 다 마친 상태라 더 홀가분한 탓일수도 있겠지만
    참, 결혼생활이 허무.. 하기도 합니다.

  • 66. 행복하세요~~
    '15.9.18 12:26 PM (218.234.xxx.133)

    저도 예전에 (30대 때) 그 비슷한 경험 한 적 있어요. 물론 원글님과 비교하면 아주 사소한 건데요..
    29세에 곧 서른 되는데 이뤄놓은 건 없고 정말 막막한 거에요. 회사나 직업도 불안정, 경제력도 불안정,
    집은 내가 돈을 대야 할 판이고... 당시 회사에서 짤려서 더더욱 그랬어요. 경력3년 넘으면 데려가는데도 없는데.

    너무 막막해서 그냥 혼자 여행 한번 떠나보기로 했어요. 그 전까지 혼자 여행 같은 건 꿈도 못 꾸던 완전 소심한 여자였음. (집이 엄해서 대학 때 엠티도 못갔어요) - 정말 달달달 떨었고 여행 전날은 불안해서 밤을 꼬박 샜죠. 그리고 청량리에서 밤 기차를 타고 강릉으로 갔어요. 기차 안에서도 꼬박 뜬 눈...

    그런데....혼자 여행을 다니다보니 제가 예상 외로 그 상황에서 태연하게 잘 하더라고요.
    여행 가기 전에는 내가 여행 다니면서 얼마나 불안해 할까, 외로워할까 막 그랬는데 막상 여행 다니면서는 불안해 하지도 않고 외로워 하지도 않고 심심해 하지도 않고(혼자 여행 가서 심심할까봐 책을 바리바리 들고 갔는데 무거워 죽을 뻔).... 혼자서 모텔, 민박도 잘 잡고.. 그러다 외떨어진 동해안 시골에 갔는데 막차 버스가 안오는 거에요. 그 동네는 여관도 없는 시골이었는데... 시간 넘었는데도 안와서 불안불안.. 그러다가 버스가 안오면 파출소에 가서 사정 이야기하고 밤 좀 지내겠노라 좀 있다 가겠노라 부탁하면 되지~ 하고 탁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요. (평소에 그런 부탁이나 그런 생각 전혀 못하는 왕소심녀였음)

    그런 비슷한 경험을 몇 번 하니.... 실제로 닥쳐보면 그 정도로까지 힘들거나 불안해 할 게 아닌데 미리 사서 걱정을 했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 67. ..
    '15.9.18 12:28 PM (221.165.xxx.224) - 삭제된댓글

    참 힘이되고 마음이 따듯해지는 글들이네요.
    다들 감사합니다.

  • 68. ㅇㄹ
    '15.9.18 12:36 PM (121.134.xxx.249) - 삭제된댓글

    저희 부모님은 제가 아픈 손가락이라고 하시는데...
    제 자신이 아프지 않은데, 왜 부모님 손가락이 아프신건지...
    지금의 삶에 만족해요. 홀가분해요.
    아이가 있어 외롭지 않고,
    계속 하던 일과 직정이 있어 경제적으로 쪼들리지도 않아요.
    회사 사람들도 다 알고,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스스럼없이 얘기해요.
    물론, 아이 친구나 친구 부모에게는 말 못하겠어요... --;;
    아빠는 외국에서 일하는 걸로....
    이혼하기 전에는 회사 사람들이 알게 되는게 그렇게 두려웠는데,
    막상 오픈하니, 아무 것도 아니에요.

  • 69. 예비신입
    '15.9.18 12:46 PM (1.241.xxx.6)

    협의이혼 실패... 소송을 생각하다가 울나라에선 상대가 유책배우자임에도 소송이혼을 하면 여자가 손해라
    다시 좋게 협의이혼을 진행중이에요. 처음보다 분노도 많이 녹아 제발 너 갖고 싶은거 더 갖고 이혼만 해줬음 하네요.
    네...경제력 저 없어요. 나이도 많구요. 아이도 아직 고등학생..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할수 밖에 없어요.
    원글님글.. 담백해서 맘에 많이 와 닿네요.
    건강하세요.~~~

  • 70. 그냥
    '15.9.18 1:30 PM (61.78.xxx.137)

    막상 이혼했는데

    기분은 괜찮다는 내용이네요.

    하늘이 막 무너지고 땅이 꺼질줄 아셨나봐요

    이혼이 힘든 이유는 그런 감정적인 내용들이 아니라

    살면서 겪는 사람들의 시선과 아이들에 대한 불안 때문인것 같아요.

    뭘 해도 나 혼자 해내야 하는 막연함과

    버텨내야 한다는 막막함 같은거가 인간을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만드는듯

  • 71. 두분
    '15.9.18 1:39 PM (99.225.xxx.6)

    원글님 글은 소설 같고,
    5년차님 글은 드라마 같아요...
    진심이 그대로 느껴져서 제 가슴을 울리네요.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72. 순이엄마
    '15.9.18 1:54 PM (211.253.xxx.83)

    이게 바로 고통으로 성숙해진 여인의 눈빛이란 거다 이 철없는 년들아!

    당신의 인생을 응원합니다.^^

  • 73. 기로에 있습니다.
    '15.9.18 1:55 PM (211.182.xxx.2)

    혼인 신고는 그렇게 쉽더니만.....
    이혼은 참... 절차도 서류도 어마어마 엄두를 못내고 있습니다.
    인생 뭐 있나...
    그냥 이렇게 한평생 가는거지...
    하며 자포자기하고 있다... 불뚝불뚝 솟아오르는 화는 오롯이 제 몫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님 글 읽고 다시 고민해보려 합니다.
    고민 또 고민 많이 하고 결정내려구요...
    님 글 잘 읽고 갑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 74. 응원
    '15.9.18 2:05 PM (183.109.xxx.150)

    글 참 담담하게 잘 쓰시네요
    멋진분 같아요
    계속 행복하시고 더 좋은분 만나시길

  • 75. 5년차네요 저도
    '15.9.18 2:12 PM (210.178.xxx.1)

    남편이 2007년도에 바람을 피웠고, 2011년도에 이혼을 했습니다.
    참 열심히 버텼어요. 그리고 준비했구요. 행여 애 데려갈까 안정적인 직장도 가지고... 버텼습니다.
    저는 직장에 처음부터 오픈을 했어요.
    당당하게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노처녀들보다, 정상적인 유부녀들보다 내가 제일 잘 나가! 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 아이도 이제 커서 힘든 시간 많이 극복했고 주변에서 힘든 아이들이 하나둘씩 생길 때 멘토 아닌 멘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모르고 살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왕 이런 현실이라면 꿋꿋한 모습 보여줘서 고맙다고 긍정적인 생각만 하려 합니다.
    이혼하고 얼마 안되어 같은 직장의 돌싱(아내가 과음, 밤놀이를 좋아한 케이스. 그러나 저 또한 그랬듯 마주치지 않는 손뼉은 없다고 생각하고 너도 나도 잘못한 거 있겠지 이제 잘 하자 하고 있어요) 선배와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 클 때까진 결혼하지 않겠다 공언하고 잘 만나고 있는데 아이가 새 아빠도 괜찮다고 건방을 떠네요. 근데 명절이 다가오니 역시 아직은 결혼하기 싫어요 ^^;;; 서로의 집에 선물 보내고 이쁘게 만나고 있습니다.
    다 살아져요. 어제 어떤 분이 남편 바람 피운 것도 니 팔자라고 하셨는데 바람 피운 남편과 이혼해서 더 잘살고 있는 것도 제 팔자라고 생각하니 그또한 감사한 일 같습니다.
    주변 돌싱들 다 남녀 할 것 없이 재혼도 하고 싱글 즐기기도 하고 하며 잘 삽니다.
    단, 자기 연민에 빠지고 애가 있다면 애를 버거워 하는 분들은 (상황과는 별개의 심리적 문제. 봐주셔도 버거워하는 분들 계시더라구요.) 잘 못 사십니다. 몸과 마음 건강하게, 내게 있는 것 감사하며 사랑으로 살아가면 그게 행복한 인생 아닐까 싶어요.

  • 76. ...
    '15.9.18 2:37 PM (218.234.xxx.133)

    몇번을 다시 읽어도 참 글이 좋네요...
    담담하니 써내려가셨지만 표현들이 참 좋아요. 넘치지도 않으면서 적절하게...

  • 77. dㅇ
    '15.9.18 2:51 PM (175.196.xxx.209)

    아 제가 쓴줄 알았네요
    정말로요 ㅎㅎㅎㅎ

    전 혼인신고 안해서 2년만에 그냥 끝냈는데
    저도 하기전엔 너무너무 고민하고 두려웠는데
    전 제가 원해서 그렇게 한거고요 남편유책 500% 였고요

    근데 나와서 느낀건 원글님처럼 ㅎㅎㅎㅎ
    엇???

    이거 뭥미?? 나오는 날도 눈물나고 그랫는데
    나오니 너무나 홀가분한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마음에 제가 놀랐습니다.
    아무래도 저도 글 하나 올려야겠네요.

    저도 원글님 마음 백퍼 이백퍼 공감합니다.

  • 78. ㅎㅎ
    '15.9.18 2:54 PM (106.245.xxx.176)

    그래도 살아가야하는 인생들이니까요.... 막상 넘기힘든 큰 산같아도 반이상은 환상인 경우가 많죠.. 닥치면 하게된다는 말이 이럴때 쓸 수 있는 말이 되려나요...??

  • 79. 이혼을 옹호하는건 아니지만...
    '15.9.18 3:04 PM (39.121.xxx.212)

    그래도 지지하고 축복합니다~!!!

  • 80.
    '15.9.18 3:51 PM (121.88.xxx.15) - 삭제된댓글

    아이가 없었나요?
    아이 있음 두배로 고통스러울듯..

  • 81. 우항ㅠㅠ
    '15.9.18 4:10 PM (175.223.xxx.218)

    원글과 댓글 모두 잔잔하면서도 울림이 크네요.
    특히 5년차님.. 저도 돌 되어가는 아들 키우고 있어서 울컥했어요.
    윗님들이 앞길에 따스한 햇살이 비추시길 기원해 주셨지만 저는 이분들이 따스한 햇살 그 자체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세상을 비추는..

  • 82. 호호
    '15.9.18 4:16 PM (218.55.xxx.147)

    잘지내고있었고 즐겁게살고 있는데 아이 재워놓고 혼자 거실에 나와있으면 앞으로 살아갈날이 보이지않는 긴터널같아 일부러 생각을 안하고 술한잔하면서 지낸지 이제 일년이 되어가네요 너무많은 힘이되요 다들 감사합니다 ㅠㅠ

  • 83. 진심으로
    '15.9.18 5:01 PM (175.209.xxx.141)

    행복하시길 빕니다 원글님도 5년차님도 또 다른 댓글분들도요

  • 84. 나는 선배입니다
    '15.9.18 5:13 PM (211.236.xxx.145)

    글을 참 잘 쓰시네요....

    원글님, 댓글님들..모두 모두 행복하세요..

    많은 것을 느끼고 갑니다..

  • 85. 힘내세요
    '15.9.18 5:44 PM (220.76.xxx.241)

    깔딱고개 넘으면 무엇이던 괜찮고 살아져요 희망만잇다면 용기못낼 이유가없어요
    행복해지기 위해서 이혼한단 생각하세요 행복하세요 화이팅

  • 86. ....
    '15.9.18 6:06 PM (221.159.xxx.52)

    원글님은 똑똑하고 분별있고 씩씩하네요~
    더욱 더 힘 네세요.

  • 87. 저도
    '15.9.18 6:06 PM (223.62.xxx.93)

    12년차 애없고 남편의 유책사유로 협의소송협의단계를 거쳐 며칠전 이혼했습니다. 원글님의 글이 위로가 되네요 ..

  • 88. ,,,
    '15.9.18 6:19 PM (182.215.xxx.10)

    와, 간만에 82쿡에서 쏙 마음에 드는 글을 발견했네요. 원글님 앞으로도 꾸준히 글 쓰세요. 감정을 콕 잘 집어내시는게 표현력이 아주 좋습니다 . 그리고 앞으로의 원글님 인생에 화이팅입니다!!!

  • 89. ..
    '15.9.18 7:40 PM (211.176.xxx.46)

    이혼을 담담하게 할 사람들만 혼인을 해야 하는데 이혼을 두려워 하는 사람들이 혼인을 하려고 드니 문제.

    이혼을 두려워 하니 이혼하자는 남자보고 사랑한다고 자기 세뇌를 하지를 않나. 사랑해서 이혼을 원하지 않는거라고 자기합리화 하고 앉았음.

    이혼을 두려워 하는 건 미성숙하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이혼이 두려워서 울고부는 짓이 웬말인지. 그냥 안한다고하면 그만인 걸.

    이런저런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건 논외구요.

  • 90. %%%
    '15.9.18 7:50 PM (121.160.xxx.152)

    저도 오래전 이혼했었고
    기억력이 나빠서 재혼했다가 재혼남이 어느 날 재산 싹 말아가지고 전처에게로 가 버린...ㅠ.ㅠ

    지금은 세월이 흐르고 흘러 50대 후반.
    혼자 사는 삶이 편안하고 행복합니다.
    남편 밥 해 줄 일 있나
    반찬 걱정 할 일 있나
    시댁 건사할 일이 있나
    부부 싸움 할 일 있나....

    이제 와 생각하니
    내가 왜 결혼을 했던가
    내가 왜 재혼을 했던가

    6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혼자 사는 삶이 복인 줄 알게 되더이다.

    힘내시고
    더 행복하소서..

  • 91. ..
    '15.9.18 7:54 PM (58.124.xxx.130)

    무슨 말인지 한자한자 다 와닿습니다.
    저도 오늘일까 내일일까 언젠가일까 계속 이혼생각하는 사람인데 쉽지가 않네요.. 저는 아이가 둘이라서요
    아이 없으면 이혼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거예요.
    행복하시고요...

  • 92. ..
    '15.9.18 8:30 PM (125.176.xxx.13)

    로그인하게 만드는 원글과 댓글입니다.
    제 커리어에 있어 큰 획을 긋는 결정을 앞두고 방황하고, 망설이고, 후회하고, 멍하고, 제 정신이 아닌 시간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원글님 글을 읽다 보니 결정 이후의 상황에 대해 너무 지레짐작하고 과장해서 걱정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여요. ㅜ
    인생의 높은 파고를 이겨내고 평온해진 분들의 강인하지만 담담함이 느껴지는 글들을 읽으니 저도 힘이 되고 마음이 편해집니다. 원글님을 비롯, 모든 분들 축복합니다 ^^

  • 93. 숙려기간
    '15.9.18 8:43 PM (125.178.xxx.207)

    남편이 결혼 18년차에 15살 연하와 바람.
    현재 집나가 있고 숙려기간의 반이 지나고 있네요.

    다 나쁜것도 다 좋은것도 없다가 현재의 제 지론입니다.

    제가 벌어 제가 쓰고 양육비조로 얼마 들어오고
    남편 뒤치닥거리 시댁 뒤치닥거리 할 거 없고
    제 중요한건 내집에서 내가 마음이 편하다 입니다.

    확정날때까지 아이들 문제까지 생각하고 생각은 할테지만
    저는 미래를 같이할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 94. 딴지 ㅠㅠ
    '15.9.18 8:44 PM (222.64.xxx.110)

    바람도 안피우고 돈도 잘주고 표면적으로 유책이 하나도 없는 배우자와 이혼을 하고싶다면요??
    매장당하겠죠?
    물론 아이들도 다 컸고 ..
    물론 저도 유책없구요
    주말이 너무 괴로워요 .. 휴일도 ..
    그래도 이겨내야 한다고 하는데 점점 꾀가 납니다
    물론 이혼하면 거지 안하면 평생가정부

  • 95. 5년차님
    '15.9.19 2:29 AM (222.239.xxx.241)

    위쪽에 5년차님. 글 잘 읽었어요~원글님도 그렇고 5년차님도 그렇고 글 잘쓰시네요~
    늘 화이팅하고 5년차님같은 보배를 딱 알아볼수있는. 전 남편보다 백배쯤되는 인물에. 지성.경제력 등등 모든것 고루 갖춘 남친이 얼른 생기길 기원합니다~

  • 96. 난 5년차님
    '15.9.19 2:38 AM (222.239.xxx.241)

    그리고 가끔씩 팔이에 5년차란 닉으로 글 올려주세요~자주 응원해드리고 싶어요~

  • 97. ....
    '15.9.28 8:27 PM (121.88.xxx.19)

    이혼이 괜찮은거군요. 원글과 댓글보고 위안받고 갑니다

  • 98. ...
    '17.5.5 3:13 PM (222.239.xxx.231)

    인간은 사실 굉장한 생존력을 지닌 생물체라는 사실.

  • 99. ....
    '17.5.5 4:07 PM (175.223.xxx.154) - 삭제된댓글

    저도 이혼인입니다.
    제가 선배군요.
    오십대구요.
    솔직히 저는 이렇게 좋을줄 알았으면 진작할걸 그랬다 생각합니다.
    이혼만은 안하려고
    자식 혼사에 지장있을까봐 버티고 버텼는데
    막상 절차를 끝내고 시간이 흐르고나니
    평화롭고 고요하고 너무 행복합니다.
    주말이 두려웠었는데 주중에 열심히 일하고 주말엔 나 하고 싶은대로 푹 쉬고 아이랑 맛있는거 해먹고
    안 나가고 싶으면 세수도 안하고 딩굴거리고
    나가고 싶으면 온전히 나에게 집중해서 등산도 타박타박 혼자가고 친구들도 만나고 찜질방도 가고
    다닐곳도 많고 쉬어도 좋구요.
    늘 숙제같았던 요리도 이젠 쉬어가며 하고싶은거 조금씩 합니다.

    남들한테 큰소리로 말하진 못했지만
    실은 다들 너무 부러워할까봐 말 못했습니다.
    너무 좋네요.

    물론 행복한 결혼생활 하시는 분들보면 부럽기도 하고 그럽니다만
    이를 악물고 참아내야하는 생활이라면
    혼자도 나쁘지 않아요. ^^
    ------


    위에 동지도 계시고 원글님 반갑습니다.
    저도 50대, 첫2년은 좀 스트레스 받았지만
    지금은 편하고 좋습니다
    제 팔자가 최고라고 아이도 말해줍니다
    ----------
    4년차 이혼인
    '15.9.17 9:44 PM (113.131.xxx.188)
    원글님 글 참 잘쓰셨네요.
    그렇죠?
    이혼하면 큰일나는 줄 알았더니 안 그렇더라고요.
    그리고 이혼하면 똥파리같은 남자들이 달라붙는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다른 사람들 (별로 행복하지 않은) 결혼생활까지 다 궤뚫어볼 수 있는 내공이 생긴 것 같고요.
    그래서인지 오히려 직장 동료들도 제 앞에서 말조심하고 사리는 느낌?
    정말로 힘든 일을 겪어내고 나니 자신감도 생겼고요. (이혼은 아무나 하나?)

    그런데 아이가 없는 저로서는 그게 힘듭니다.
    자녀가 있으면 그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제 여생을 멋지게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살아가는데 아이들이 힘이 되어주지 않나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더 열심히 살 것 같은데...

    남자가 없어서 외롭지는 않은데...제가 낳은 혈육 하나 없이 홀홀단신이라는 것이 가끔 서글픕니다.
    -----------
    결혼도 인생의 연장이고
    이혼도 인생의 연장이단 생각들어요
    전 이혼안하봐서 모르겠지만 결혼해보니 미혼때랑 크게 달라지진않아요
    뭐 잘맞지않은 시댁이 있긴 하지만 그냥 내인생에 주변인물들이 더 채워지고 없어지고 일 뿔이지
    내가 중심잡고 살고 내인생의 1순위는 나라고 생각하며 살려고 노력하니 결혼했다고 미혼때랑
    별달라질건없어요
    휘둘리고 나보다 다른이에게 1순위를 뒀다면 그들로 인해 흔들릴거란걸 알기에 중심을 잡을려고
    한번씩 나자신에게 각인시킵니다
    -------
    저도 오래전 이혼했었고
    기억력이 나빠서 재혼했다가 재혼남이 어느 날 재산 싹 말아가지고 전처에게로 가 버린...ㅠ.ㅠ

    지금은 세월이 흐르고 흘러 50대 후반.
    혼자 사는 삶이 편안하고 행복합니다.
    남편 밥 해 줄 일 있나
    반찬 걱정 할 일 있나
    시댁 건사할 일이 있나
    부부 싸움 할 일 있나....

    이제 와 생각하니
    내가 왜 결혼을 했던가
    내가 왜 재혼을 했던가

    6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니
    혼자 사는 삶이 복인 줄 알게 되더이다.

    힘내시고
    더 행복하소서..
    ---
    주옥같은 댓글들
    저도 잘 새겨야겠어요

  • 100. ♡♡
    '17.6.19 2:53 AM (211.49.xxx.65)

    이혼 준비중인데 댓글 보고 마음 다잡고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외쳐 볼랍니다

  • 101. ㄱㄴㄷㅈ
    '20.6.18 9:59 PM (119.149.xxx.95)

    화이팅~! 그리고 멋지세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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