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 풍차돌리기 하고 있어요.
매달 일정금액을 넣고
달달이 새로운 통장을 만들어서 1년동안 총 12개 통장을 만드는거죠.
그게 처음엔 그냥저냥 쉬워도
12개월 쪽으로 가면서는 초극강의 절약을 해야만 유지할 수 있는.
요새 금리야 기대할 것 없지만 일단은 절약을 통해 종자돈 마련 목적이죠.
지금 후반부로 가면서 무지 쪼들리는 시간을 지나고 있는데요,
예전엔 별로 관심도 안 갖던 동전까지 눈길을 주고
세탁기에서 빨래 꺼내다가 동전 하나가 떨어져 있어도 눈이 번쩍 뜨이네요.
물론 사고 싶은거 안사고 웬만하면 외식 안하고요.
남편하고 어쩌다가 한잔 할 때도 그냥 집앞 편의점에서 맥주 한캔 사다가
집에 와서 안주 만들어서 먹어요.
이렇게 절약하면서 통장 들여다볼때마다 뿌듯한 면도 있지만
옷장 열어보거나 신발장 열어보면 이게 다 돈이 될 수도 있던 건데 쓸데없이 샀구나 하는 후회가 들고
애경사에 돈을 낼 때도 예전과 같은 금액을 내면서도 마음이 예전 같지는 않네요.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바라고 이러나 싶다가도
사실 예전에 했어야 했던 걸 늦게 시작했다고 마음을 고쳐먹곤 해요.
풍차돌리기 끝까지 갈 수 있도록 홧팅! 하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