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시작한 감기에 남편에게 서운한 마음까지 겹쳐 지금까지 몸도 마음도 골골하고 있습니다.
살짝 19금 섞인 이런 속상한 마음을 어디 말할 곳도 없는 것 같네요.
저희는 결혼한지 4개월 되어가는 주말부부입니다.
저는 재택 근무자이고, 남편은 대형 트럭을 운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항상 졸리고 피곤해 합니다.
육체 노동을 하는 쪽이니, 저보다 몸이 더 피곤할 거라고 생각하며 이해하려고 합니다.
지금 사정상 떨어져 지내고 있어서, 주말에 만나는데요.
토요일에 남편이 일마치고 집에 오는 시간은 보통 7시쯤입니다.
이마저도 남편이 모임이 있는 날은 더 늦어지고,
일요일 아침에는 6~7시에 일어나서 바로 남편 집근처 조기축구모임에 갑니다.
조기축구에 갔다오면 기운이 다 빠져서 3시쯤 옵니다. 그리고는 자고, 저녁 먹고 다시 졸리다고 잡니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에 깨나서 출근합니다.
저는 같이 있고 싶어서, 조기축구 모임에도 따라가고 그랬는데...
가도 남편은 조기축구하고, 집에 오는 길에도 내내 졸리고 피곤해하고...
그렇게 함께 있는 게 솔직히 짜증도 나고..
조기축구 끝나고 한 번은 집에 오는 길에 깜빡 졸아서 중앙분리대에 부딪쳐서 사이드 미러가 부서지는 사고가 있었는데..
제 탓을 하더라구요. 자기가 졸음운전을 한 건 제가 옆에서 졸지 않게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계속 말을 걸었는데, 씹히고 있던 입장에서 황당하기도 했지만... 인터넷 찾아보니,
졸음운전 사고시 조수석에 앉은 사람 과실도 10%라는 판례가 있어서 10%만큼의 과실을 인정하기로 했네요. --;
이 일이 있고 나서는 더 함께 가기 싫고..
평소 일어나는 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일어나는게 힘들기도 해서 최근에는 그냥 집에 있게 되었습니다.
가도 남편은 축구하고, 저는 별로 하는 게 없거든요.
어쨌든 일주일에 멀쩡한 정신으로 함께 있는 시간이 6~8시간 정도 되는 거 같네요.
그 시간에 밥먹고, 산책하고... 뭐.. 그러네요~ 어떤 날은 산책도 피곤하다고 하고...
토요일에는 다음날 아침에 축구하러 가야 한다고 일찍 잡니다.
일요일에는 온 힘을 다해서 4시간을 뛰고, 와서는 피곤해서 잡니다.
남편은 누우면 바로 잠드는 타입이고요..
이러다 보니, 지난 달에 같이 잠자리를 한 건 2번, 그 전달에도 2번쯤 되는 거 같네요.
한 번도 하지 않은 달도 있고...
지난 토요일 저녁 시어머니와 통화하는데..
시어머니: 빨리 애를 가져야지, OO가 얼마나 바랄텐데..
저: OO씨가 협조를 안해요. 정말 바라는 건지 모르겠어요.
시어머니: OO가 내성적이어서 말을 안하는 거지. 너네 같이 안자냐?
저: 같이 자긴 하는데... ... ... --;
통화 후 좀 기분이 상했었어요. 그래서 제가 남편에게 우리는 섹스리스 부부나 마찬가지라고... 그랬더니..
왜냐고 하면서 한달에 7번은 잠자리 하지 않냐고 그러더라구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건지...
남편은 제가 옆에서 체스쳐를 취해도, 그냥 잠만 잡니다. 자꾸 얘기하기도 자존심 상하고..
일요일에도 언제까지 잘거냐고 물어봤는데, 안깨우면 계속 자겠다고 하는데, 그 말 듣고 화가 확~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어쩌다 애가 생겨서 낳고, 이 사람은 여전히 그럴거라고 생각이 들면 더 미치겠고 짜증이 솟구쳐오르는데..
내가 이 사람이 이러는 거 몰랐던 것도 아니고...
지난 주말 유난히 더 화가 나더라구요... 내가 소심한 건가..
그렇게 운동하는 거 좋아하는데, 쿨하게 이해도 못해주는 속좁은 아내인건지..
섹스어필하지 못한 내 잘못이지..
뭐 이런 생각 들었다가, 저런 생각 들었다가... 남편 탓 했다가.. 내 탓 했다가...
저는 남편이 그렇게 좋아하는 축구를 하긴 하되, 좀 적당히 덜 피곤할 정도로만 체력분배를 해서 해줬으면 좋겠는데..
왜 안그러는 걸까요?
속상한 마음에 적은 글이 엄청 길어졌네요~
남편에게 이 얘기를 하려면 또 주말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