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임용된 경찰관들이 중앙경찰학교에서 필수과목으로 배우는 <경찰윤리> 교재는 ‘경찰사’를 ‘민주주의의 관점’이 아니라 ‘공권력의 시각’에서 서술했다. 학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합의된 ‘5·16 군사정변’, ‘부마민주항쟁’이라는 표현 대신 ‘5·16 군사혁명’, ‘부마사태’ 등 군부독재 시절의 규정을 갖다 썼다. 한국 현대사의 고비마다 저질러진 경찰의 인권탄압과 공권력 남용을 되짚어 반면교사로 삼기는커녕 경찰을 마치 피해자인 양 묘사한 대목도 있다.
교재는 반독재·민주화 운동인 1987년 6월 항쟁을 다루면서 국민적 분노가 왜 경찰을 향했는지에 대한 원인분석 없이 시민들이 경찰을 상대로 벌인 가해행위의 불법성을 강조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