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는 초등3학년 입니다. 그 아이의 일과는 학교 수업 끝나고 방과후 수업으로 운동 한가지 하고, 집에 와서 숙제해놓고 저와 약속한 문제집(학교 교과목별 한권씩)을 학교 진도에 맞춰 풀어놓고는 밖에 나가서 저녁 6시넘어까지 놀다가 집에 들어와서 씻고 저녁먹고, TV보다가 9시에 잠을 잡니다.
또래 친구들에 비해서 노는 시간이 많은 편이죠.
제가 사는 동네가 교육열이 높은 곳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초등 3학년 아이들 대부분이 학교 수업후 저녁 7,8시까지 학원 수업을 매일 들으니까요.
제가 저희 아이를 학원에 안보내는 이유는 특별한 교육관이 있어서도 아닙니다. 저도 제 아이가 학원에 가서 공부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엄마입장에서 불안한것도 있고, 저도 제 시간을 좀더 가지고 싶어서요.
그런데 제 아이가, 공부를 해야하는 본인이 죽어도 학원은 가기 싫답니다. 정 공부를 해야할것 같으면, 좀 더 놀고 4학년이나 5학년 되어서 학원에 가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때까지 기다려 주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친구 엄마들이 저와 제 아이에게 뭐라고 한다는 겁니다.
제 아이 친구들이 집에가서 "누구(제 아이)는 학원 안다니는데 왜 나는 다녀야하냐? 나도 안가겠다" 이렇게 말하는 통에, 다들 난감해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건 제게 뭐라고 할 사항이 아니라, 그 아이와 그 엄마들이 각 집안 상황에 맞게 알아서 얘기하고 결정해야하는 사항이 아닌가요? 전 그렇게 여겨서 그런 얘기를 듣고도 별 신경쓰지않고 들었습니다.
그러다 얼마전 저한테 전화까지 해서 왜 아이를 학원에 안보내는 거냐? 무슨 다른 교육관이 있어서 그런거냐?하며 묻길래, 아니라고 사정을 말해주고 끊었는데, 너무 기분이 나쁘더군요.
안그래도 기분이 나쁘던 차에 며칠전 아이 데리러 아파트 놀이터에 갔더니, 저희 아이랑 같이 놀고 있던 친구들 엄마 몇몇이 모여있길래 인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다짜고짜 왜 아이를 학원에 안보내서 자기들 힘들게 하느냐고 따지더라구요.
저도 화가 나서 "저도 어떤 신념이 있어서 안보내는건 아니지만, 학원을 꼭 보내야하는건가요? 필요하면 보내면 되고, 아니면 안보내는거지 그걸 왜 남이 이러쿵 저러쿵 하시냐고..그건 아닌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지금도 생각만 하면 화가 나네요.
학원을 안보내도 욕먹을 일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