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년 전 일이네요.
대학 때 유럽 배낭 여행 갔다가 우연히 중학교에서 영어 가르치고 계시던 여자 선생님을 런던에서 만났는데
혼자 여행 오셨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선생님은 30대 후반이었던 것 같네요.
루트가 비슷해서 며칠 그 선생님과 함께 다니게 되었는데
제가 한국에서 갖고 온 유일한 테이프 이소라 1집도 이어폰 나눠끼고 마르고 닳도록 같이 듣고
제가 물건 잃어버려 경찰서에 갔을 때도 그 선생님께서 일정을 며칠 포기하고 당황하고 흥분한 제 대신
조목조목 다 설명하며 상황 정리해 주시고 그랬던 기억이 문득 생각나네요.
아이도 있고 남편도 있다고 하셨는데 아마 쌓인 게 많은 분위기였지만
제가 너무 어려서 그런 얘긴 터놓지는 못하셨던 것 같아요.
저는 학교 생활 얘기 조잘조잘했지 싶은데...
이름은 생각나는데 성을 몰라서 sns에서 찾지도 못하겠네요.
찾아서 뭘 할까 싶긴 하나..오랜 시간이 지나고 보니 요즘 며칠 사이 그 선생님이 어떻게 지내실까 궁금해서...
님들도 그런 분들 계실까요...첫사랑 말고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