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체력장에서 신체검사 수치로 159.# 이 나왔었거든요.
그래서 반올림으로 남들에게는 160이라고 말하고 다녔어요.
집안에서 일 키가 작았거든요? 아빠가 60대 후반이신대 180이 넘는,
그때 나이로도 굉장히 큰 키였고 엄마 역시 165이고, 오빠가 185, 언니가 170이어서
막내인 제가 제일 작았죠. 늘 키가 불만이긴 했어도 힐로 커버가 되니까 별 의미 안뒀었는데,
대학 1학년 때 신체검사였었나..건강검진이었나..아무튼 그걸 해야만 수강신청이 가능해서
했었는데 그 때 키가 160.#이 나오더라구요? 어머, 스트레스(?)에서 벗어났더니 그런가 싶었죠.
졸업 후 직장 다니는데 동기 그룹에서 우연히 키 얘기가 나왔는데 한명이 나보고 키가 몇이냐고 묻더라구요.
160이라고 했더니 그보다 커보인다는 거예요. 자기가 160인데 자기보다 크지 않냐고.
속으로 '설마 키가 멀대처럼 커서 창피(?)해서 줄이는 것도 아니고 160대에서 거짓말 하겠니'싶었지만
거기에 대고 바득바득 내 키 160이다고 우기고 싶지 않아서 적당히 그런가 하고 둘러댔거든요.
그 때가 가족들 종합건강검진 할 때라 병원에 가서 그 시기에 재봤더니 163.4가 나오는 거예요.
뭐지? 싶더라구요. 다시 재봐도 똑같은 수치. 여자는 생리 후에, 더군다나 20대에는 성장이 멈춘줄 알았는데
조금씩 컸더라구요. 그래서 한동안 식구들 사이에서 막내는 사춘기로 폭풍 성장중이라고 엄청 놀림 받았었죠.
20대 중반에 동갑 남편을 만나서 결혼을 하고 30대 초반에 또 종합건강검진을 받았는데...
164.8 ... 또 큰거예요??!! 역시 믿기지 않아서 다시 쟀죠. 아니 왜 키가 자꾸 크지??
이거 뭐 브룩쉴즈가 걸렸다닌 거인증인지 그건가 싶은가 싶기도 하고.. 그런데 몸무게는 46~47 정도 나가거든요.
아침에 일어나서 소변보고 체중계에 서면 46.4 똑같아요. 저녁되면 47.
오늘 정점을 찍었네요.
사무실 근처에 구청이 있어서 인바디를 받았는데 수치상으로 키가 165.3이네요?
맨 발바닥이고 머리는 어깨까지 오는 푼 머리인데. 머리숱이 늘었나. -_-;;;
제가 너무 이상해서 보건소 담당의사분께 여쭤봤어요. 여자가 30중반되어서도 키가 크는 경우가 있나요??
그 분은 콜라병을 처음 보는 부쉬맨 같은 표정을 잠시 짓더니 미소지으시면서 체형 교정이 되면
몇센티 크는 경우가 있긴 있다는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점심시간때 엄마한테 전화걸어서 수다떨었죠.
저희 엄마가 늘~~~~귀에 딱지가 앉도록 강조했던 것이 자세였거든요.
아랫배에 힘 딱 주고 허리를 꼿꼿히 세우고 앉고 걷고 해라
언니랑 저랑 모로 누워서 티비라도 볼라치면 꼿꼿히 다리 펴고 앉아서
스트레칭을 하면서 티비를 보게 잔소리 하신다던지.
그 덕 보는 건가? 라고 엄마한테 농조로 말하면서 나 발레도 다닐거라고,
언니처럼 키 마저 클 것 같다고 했더니 우리 엄마 말씀이 더 웃겨요.
"포기하자마라. 그게 키든 뭐든. 하고 싶으면 죽는 날까지 노력해봐."
친정 올때마다 쭉쭉이도 시켜주신대요. 아시죠? 쭉쭉이. 애기들 키 크라고
다리 주물로 주는 거요.
키도 계속 크고 엄마 사랑도 계속 클 건가봐요.
다들 즐거운 오후 되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