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꿈에 장동건이 나왔는데도

허기진 첼리 조회수 : 1,122
작성일 : 2015-09-08 22:20:17

엊그제  꿈속에, 장동건이 나왔어요.

역시 텔레비젼화면속에서 보던 그 모습 그대로더라구요.

크고 둥근 쌍꺼풀진 눈,길다란 속눈썹, 오뚝한 콧날을 지나 상냥해보이는 입술선과 미소를 살짝 머금은 표정.

꿈속에서의 저는 나이 40이 넘었다는것을 깡그리 잊고 그저 제옆의 장동건을 한없이 한없이 바라보면서 바보처럼 웃었어요. 어쩌면 이렇게 핸섬할수가. 어쩜 이렇게 조각같을수가!!

 

텔레비젼화면속에서의 그는 아주 먼 희미한 별빛만큼의 중량감도 없이 미미한 존재였는데 그가 막상 제 꿈속으로 걸어들어온 순간부터 그의 등뒤는 후광이 비치더라구요.

아, 하나님인가 싶을정도로요.

잘생긴 사람은 그저 서있기만 해도 빛이 난다던데, 정말 그렇구나 하는 생각을 거듭거듭 하면서도 그 아름다운 미모에 절로 입이 벙글벙글..

 

평소엔 장동건에 대해 전혀 생각도 안했었던 것을 꿈에선 당장 까먹었나봐요. 어찌나 좋아하던지 제가 스스로 얼마나 민망했으면 저는 꿈속의 제가 바보처럼 웃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그러면서도  우리 뒤로는 수많은 여자들이 장동건을 따라오면서 연호를 외쳐대는 모습을 보며 괜한 씁쓸함까지. 느끼다가 그만 꿈에서 깨어나니 아침이더라구요.

아, 꿈이었구나..하는 허망함이 흰머리가 제법 앞이마쪽에 유독 많이 모여있는 부스스한 머리결위로 부끄러운 잔상처럼 마구마구 떨어지더라구요.

그러면서도 어쩜 오늘은 좋은일이 있을건가봐,꿈에 연예인을 봤잖아? 그러고보니 장동건을 하느님이라고 했대잖아 후광이 비친다고..

그말이 맞네..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날아침도 무료하게 시작해서 저물듯한 그 하루중 어느 한시라도 뭔가 좋은 일이 있을것을 기대했어요.

없었어요.

다음날도.. 한번 더 기대해봤는데 두아이 키우느라 바쁘고 지친 일상속에서 장동건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금새 하루가 지나갔고 그러고보니, 피곤한 하루를 보내고 파김치처럼 앉아 이렇게 글로 장동건을 생각해보네요.

왜 장동건이 내게 왔을까...

나이 40이 넘고보니, 그다지 감흥도 일지 않네요.

이제 세살된 우리 아기눈엔 여전히 밤하늘의 달이 신기해서 무척 과장된 어조로 목소리를 높이는데 말이죠.

저는 일찌감치 설거지를 끝내놓고 불꺼진 부엌한켠 선반에 놓인 접시들이 말끔하게 빛나는게 그저 안심이 됩니다.

아마 제가 20대, 아니 30대 중반만 되어도 전 제 꿈속에 나타난 장동건을 한동안 고마워할텐데.

그냥 저는 아무일 없이 그냥 지나간 오늘 하루가 정신없이 바빴다는 생각만 하고 있네요.

한편으론 베란다 난간에 널어두고 깜박한채 아직 걷지않은 신발한켤레가 문득 떠오르는걸 보니 이젠 어쩔수없는 아줌마인가봐요. 저도..

IP : 220.89.xxx.9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줄리엣타
    '15.9.8 10:23 PM (211.208.xxx.185)

    글이 마치 단편소설같네요.

  • 2. 2nd첫사랑
    '15.9.8 10:23 PM (121.161.xxx.198)

    세살 자제분이 준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딴에는 많은 노력을 했을 텐데요 ^^;

  • 3. 원글
    '15.9.8 10:27 PM (220.89.xxx.96)

    만약 제가 20대 중반의 나이에 이 꿈을 꾸었다면, 난 어땠을까?아마 가슴뛰어서 어떡해!! 그랬겠죠?30대정도면,,@@ 그래도 그래도 괜찮을테지?여기저기 전화하고 수다떨고, 그런데 수다떨고 싶어도 그럴 친구가 마땅히 생각나지도 않고, 또 그럴 흥이 나질않네요^^ 40대 되면 화도 덜낸다더니, 그말이 맞나봐요~ 저도 그렇게 뜨듯미지근하게 변해가나봐요~~

  • 4. 좋은하루
    '15.9.9 10:09 AM (118.216.xxx.194) - 삭제된댓글

    전 이승기요
    밤새도록 그 큰놈을 안고 다녔어요
    가슴도 안 뛰고 그냥 무겁단 생각만
    이젠 젊은 남자는 그냥 아이 이상의 느낌이 없네요 ㅋ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0072 고3 수시 건대&홍대&인하대 중에 어디로 선택하는.. 20 ... 2015/09/09 5,172
480071 베테랑에서 유아인이 여자연ㅇㅖ인들한테 7 2015/09/09 6,730
480070 세월 빠르네요 작년에 미생보고 많이 도전을 받았는데.... 1 .. 2015/09/08 937
480069 마음 속에 방이 여러개인 사람 3 ... 2015/09/08 2,180
480068 도쿄여행 질문있어요... 5 일본 2015/09/08 1,351
480067 확장된 33평. 아이셋. 어떻게 방 배치하고 살까요? 7 ... 2015/09/08 3,367
480066 지금 축구하는데 우리나라 한 선수 문신 너무 더럽네요 7 문신 2015/09/08 2,727
480065 늙으니까 광대에 살만 불룩 2 . 2015/09/08 1,635
480064 노후까지도 집 없이 사는 거 5 어떨까요? 2015/09/08 4,101
480063 아디다스 저지..이게 모라고.. 15 스폰서 2015/09/08 5,284
480062 윤은혜 의상 디자인, 결코 우연 아니다 (공식입장전문) 3 아르케 2015/09/08 3,904
480061 왜 10년전은 체리몰딩만 있을까요? 14 인테리어 2015/09/08 6,003
480060 학생 사정으로 학습지를 못하면 보강 하나요? 13 ㅇㅇㅇ 2015/09/08 1,924
480059 누가 더 나빠요? 5 악플사절 2015/09/08 1,296
480058 목이 너무 부었는데 큰병원가야할까요 2 기침예절 2015/09/08 749
480057 한번은 작살을 내야햔다...친일과 독재와 부패를 5 이재명 2015/09/08 635
480056 고3 수시 한국외대 베트남어 &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 .. 9 .. 2015/09/08 2,741
480055 방금 EBS에 윤일병 다큐 보셨나요.. 5 claire.. 2015/09/08 4,356
480054 살림해보니까 센스 같은건 어떻게 하면 생기시던가요..??? 8 ... 2015/09/08 2,951
480053 시어머니와 냉부를 봤어요. 8 whffhr.. 2015/09/08 4,718
480052 중3 아들이 숙제 한다고 노트북 가져갔는데요,,,ㅋㅋ 3 ㅋㅋ 2015/09/08 1,498
480051 마흔에 생리전 증후군이 생기거같아요 4 .. 2015/09/08 1,441
480050 논현동?삼정호텔 근처 맛집 3 삼정호텔 2015/09/08 1,838
480049 미국 채권 금리가 심상치 않네요 73 여름궁전 2015/09/08 19,221
480048 오휘 화장품은 어떤가요? 6 현성맘 2015/09/08 3,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