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결혼하시겠어요?

... 조회수 : 2,340
작성일 : 2015-09-06 19:39:12

저는 어릴적 시집살이 하는 엄마,

아버지 일찍 돌아가시고 시부모 병수발, 여전한 고부갈등, 많은 자식 혼자 키우기로 고생한

엄마 보면서 어지간 하면 혼자 살 생각 했네요.

 

20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3년 사귄 남친이랑 결혼 얘기 오고가다 틀어진 후로는

굳이 결혼을 생각하고 만난 만남은 없었어요.

연애하면 시간도 많이 뺏기고, 되도록 연애도 반 섹파다 싶은 건조한 연애만 하구요.

애인없는 공백기간도 많구요.

그 전에는 1주일에 3~4번 만나고 밀착도도 엄청 났어요.

도저히 정이 들어 못 헤어져 결혼을 생각하게 됐죠.

 

제대로된 직업 하나 갖는 것이 목표였어요.

직업을 위해 자기개발을 계속 하던 와중에,

비슷한 분야에서 10년 경력 있는 분이 분야 조정하는 것 보고,

회의가 오더라구요.

그때부터 다른 일로 점프할 것도 생각하게 됐구요.

그러다보니 마음가는 대로 했어요.

자기개발도 하고 싶은 거 하고, 힘들면 말고.

 

한 분야 커리어는 10년 쌓다, 10년 만에 분야 조정을 하려고 다시 공부했네요.

새분야 취업이 뜻대로 되지 않아, 새 분야로 프리랜서 전향하려는 와중에 결혼했어요.

제가 결혼을 한 이유는 결혼을 위한 결혼도 있어요.

커리아가 안 풀릴 수 있으므로, 결혼을 해서 남자한테 빈대 붙을 수 있도록

안전망 차원에서요.

막상 결혼하니 날마다 얘기할 사람도 있는 것은 좋네요.

가사일 바깥일 분업하다보니

남자는 바깥일을 엄청 열심히 하네요.

약간 한량 스타일인데, 엄청 열심히 해요.

 

결혼하고 7개월 정도 지나 

프리랜서 일을 가동했습니다.

슬슬 가속도도 붙고, 일을 더 수주해도 될 것 같고, 하는데..

밥도 해야하고, 빨래도 널고 개고, 청소도 해야 하고, 운동도 해야하고,

남편이랑 저녁시간에 tv를 보든가, 같이 술을 마시든가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하고.

일에는 시간 할애하는 게 한계가 있어요. 일량을 늘릴 엄두가 안 나더라구요.

나이가 드니, 체력이 남아나지를 않아서

일하고 나서 밥하려면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구요.

그러다가 제사, 명절을 몇번 준비하다 보니

일 흐름이 완전히 깨져버렸어요.

거래를 다 끊고, 일단 쉬었어요.

문제는 그게 1년전인데, 지금도 일을 재개를 못 해요.

남편은 승승장구 하고,

저는 집에서 밥순이 하고, 이것저것 수발드는 몸종 수준으로 전락했어요.

 

저는 솔직히

여자한테 노처녀 나이든 미혼이라는 딱지에 대한 편견만 없다면

결혼 안 했을 거에요.

어릴때 엄마에 대한 기억 때문에

결혼을 돌다리 쯤으로 생각하고, 두들겨서 건너느니 아예 안 건널 생각이요.

행복 보다 불행을 피해가자 주의죠.

 

지금 다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결혼을 선택하시겠어요?

 

예전에 출퇴근 합 2시간에, 근무시간 점심시간 포함 9시간..

11시간을 밖에서 보내고, 집에 와서 가족들 식사 준비하고 저녁 먹고 치운다는

동료 직장맘 보면, 저는 정말 엄두가 안 나요.

저는 직장 근처로 이사 와서 퇴근 후 밥은 사 먹고, 집에서 영화보고 인터넷 하고 놀아요.

그 이상 노동이라는 것은 적정량 초과 같더라구요.

그 전 직장은 식사시간 포함 7시간 근무에요. 토, 일 쉬구요.

이때는 진짜로, 일할 만 하더라구요. 이때는 에너지도 시간도 되니까 집에서 밥도 해 먹었네요.

여자들은

커리어 아니면 가사일 둘 중 하나만이지,

둘다 잘 해내는 사람도 있는데 고달파 보이지, 대단하다 싶지만,

저는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다들 어떠신가요?

IP : 118.216.xxx.117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실객관
    '15.9.6 7:40 PM (211.208.xxx.185)

    길게보고 신중하게 결혼 잘할거 같아요.
    기회가 오긴 올까요? ㅋㅋㅋ
    다시 태어나면 잘할것임.ㅋ

  • 2. 그런데
    '15.9.6 7:45 PM (175.209.xxx.160)

    원글님...원글님 글 속에 답이 있어요. 커리어가 예상대로 안 풀릴 때를 대비해서 신세 질 남자와 결혼하신 거잖아요? 그러니 그렇게 될 수도 있죠. 저는 오롯이 제가 혼자라도 충분히 먹고 살만한 능력을 갖췄을 때 확신을 갖고 결혼했어요. 물론 시댁 문제로 나를 괴롭힐 사람은 없다는 확신과 함께요. 혹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생겨 괴롭게 되면 이혼하고 혼자서 꿋꿋하게 살겠다는 생각으로. 아이도 하나만 낳고 만약의 경우 이혼을 하든 사별을 하든 자식 하나는 키울 자신 있다 싶을 때 낳았구요. 저도 같이 돈 벌어 집 사고 예금도 있고 그러니 혹시 불행한 일이 생겨도 미련없이 결혼생활 접을 수 있겠다 싶어요. 물론 혼자라는 게 좋지는 않죠. 하지만 경제적 독립이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아직 젊으신데 준비하세요. 강력 추천합니다. 다시 태어나도 지금처럼 똑같이 살 거에요.

  • 3. 님처럼만
    '15.9.6 7:48 PM (115.41.xxx.203)

    한다면 결혼생활 선택을 정말 잘하신겁니다.

    자기팔자는 자기가 만든다는 말에 공감해요.

  • 4. 결혼하고
    '15.9.6 7:52 PM (112.173.xxx.196)

    자식 낳고 이혼하고 싶어요.
    다시 결혼한다 해도..
    왜냐면 그냥 남들 하는 건 다 해보고 싶구요.
    오래 사는 건 반대라서 이혼하면 좋을 것 같아요 ㅎㅎ

  • 5. ...
    '15.9.6 8:14 PM (118.216.xxx.117) - 삭제된댓글

    ㅎㅎㅎ 저도 남편 전에 만난 남자랑 엉겹결에 결혼할 뻔...할거면 잘 해야죠.

    그런데님, 감사합니다. 저도 그런 단계를 원했는데, 뜻대로 안 된 면이 있어요.

    응원 감사합니다. 차선으로 선택한 거라도 쪽박은 아니라 다행이긴 해요.

    ㅎㅎ울 엄마 말씀이 그래요, 남들 하는 것은 다 해봐야 한다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엄마가 그런 말 해서 이해가 안 가긴 했어요.

  • 6. ...
    '15.9.6 8:15 PM (118.216.xxx.117) - 삭제된댓글

    ㅎㅎㅎ 저도 남편 전에 만난 남자랑 엉겹결에 결혼할 뻔...할거면 잘 해야죠.

    그런데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그런 단계를 원했는데, 뜻대로 안 된 면이 있어요.

    응원 감사합니다. 차선으로 선택한 거라도 쪽박은 아니라 다행이긴 해요.

    ㅎㅎ울 엄마 말씀이 그래요, 남들 하는 것은 다 해봐야 한다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엄마가 그런 말 해서 이해가 안 가긴 했어요.

  • 7. ...
    '15.9.6 8:15 PM (118.216.xxx.117) - 삭제된댓글

    - ㅎㅎㅎ 저도 남편 전에 만난 남자랑 엉겹결에 결혼할 뻔...할거면 잘 해야죠.

    - 그런데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그런 단계를 원했는데, 뜻대로 안 된 면이 있어요.

    - 응원 감사합니다. 차선으로 선택한 거라도 쪽박은 아니라 다행이긴 해요.

    - ㅎㅎ울 엄마 말씀이 그래요, 남들 하는 것은 다 해봐야 한다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엄마가 그런 말 해서 이해가 안 가긴 했어요.

  • 8. ..
    '15.9.6 8:19 PM (118.216.xxx.117) - 삭제된댓글

    - ㅎㅎㅎ 저도 남편 전에 만난 남자랑 엉겹결에 결혼할 뻔...할거면 잘 해야죠.

    - 그런데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그런 단계를 원했는데, 뜻대로 안 된 면이 있어요. 항상 혼자 우뚝 설 수 있기를 바랬죠. 인생 전반을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기를 바라고.

    - 응원 감사합니다. 차선으로 선택한 거라도 쪽박은 아니라 다행이긴 해요.

    - ㅎㅎ울 엄마 말씀이 그래요, 남들 하는 것은 다 해봐야 한다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엄마가 그런 말 해서 이해가 안 가긴 했어요.

  • 9. ..
    '15.9.6 8:20 PM (118.216.xxx.117) - 삭제된댓글

    - ㅎㅎㅎ 저도 남편 전에 만난 남자랑 엉겹결에 결혼할 뻔...할거면 잘 해야죠.

    - 그런데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만약 결혼하게 된다면 그런 단계를 원했는데, 뜻대로 안 된 면이 있어요. 항상 혼자 우뚝 설 수 있기를 바랬죠. 인생 전반을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기를 바라고.

    - 응원 감사합니다. 차선으로 선택한 거라도 쪽박은 아니라 다행이긴 해요.

    - ㅎㅎ울 엄마 말씀이 그래요, 남들 하는 것은 다 해봐야 한다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엄마가 그런 말 해서 이해가 안 가긴 했어요.

  • 10. ㅉㅉㅉ
    '15.9.6 8:31 PM (1.242.xxx.102)

    다시태어나고싶지 않고
    다시 결혼하고싶지 않고
    허나 내아이들은 꼭 결혼하기를 바랍니다

  • 11. ㅇㅇㅇㅇ
    '15.9.6 8:37 PM (121.130.xxx.134)

    좋은 친구처럼만 지낼 수 있는 남자라면 계약결혼 해도 괜찮을 거 같아요.
    헌데 시대가 시대인만큼 20년 전 결혼할 땐 그런 건 꿈도 못 꿨죠.

    저 위에 자식 낳고 이혼한다는 분과는 반대로
    결혼을 하더라도 자식은 안 낳겠습니다.
    자식이 주는 기쁨도 물론 크지만
    자식에 대한 책임과 의무감이 너무 크네요.

  • 12. 오수
    '15.9.6 9:51 PM (112.149.xxx.187)

    윗님 정말 공감합니다

    결혼을 하더라도 자식은 안 낳겠습니다.
    자식이 주는 기쁨도 물론 크지만
    자식에 대한 책임과 의무감이 너무 크네요222222222222

  • 13. ㅇㅇ
    '15.9.6 10:34 PM (61.84.xxx.78)

    한 분야에서 성공하는 것보다 결혼이 쉬워서들 하는 것 같아요.
    전 20년동안 연애고뭐고 아무것도 못해봤어요. 그만큼 일에서 살아남기가 치열해서요.
    지금도 같이 놀 수 있는 친구가 나타나면 모를까 오히려 제가 희생해야 하는 결혼이면 안할 생각이에요.

  • 14.
    '15.9.7 1:06 AM (122.32.xxx.136)

    결혼 8년차.
    이 남자랑 결혼하길 잘했다싶은데...싸울때 넘 악다구니를 써서 그게 후회되네요.
    다시 신혼으로 돌아가 이쁜모습만 보여주고 싶어요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9364 시리아 난민들 - 왜 독일로 가는 건지요... 27 뉴스 2015/09/06 16,389
479363 주거래 통장을 은행2군데에 만들수있나요? 2015/09/06 830
479362 머리가 너무아파요 1 2015/09/06 531
479361 노래방가서 노래 넘 부르고싶어요. 8 어쩌죠 2015/09/06 1,630
479360 저 밑에 인간관계 맘이 돌아서면 정산 후 끊는다는 글 읽고요 7 흐음...... 2015/09/06 3,711
479359 다 쓴 볼펜을 재활용 하는거 없나요? 5 다쓴 2015/09/06 1,530
479358 전 연예인 나오는 예능 안봐요. 남 돈버는 거 왜 봐줘야 하죠?.. 19 내인생살기도.. 2015/09/06 5,696
479357 30대 후반 여자가 선볼때 입을만한 이쁜옷 있는 쇼핑몰..추천좀.. 3 ... 2015/09/06 2,338
479356 한국이라는 나라 호갱이라고 세계적으로 유명한것 같아요. 2 ㅇㅇ 2015/09/06 1,683
479355 저는 말할때 무심한 입모양이 좋아요. 6 .. 2015/09/06 4,298
479354 감자샐러드 샌드위치 해먹으려는데 식빵을 17 ㄹㄹ 2015/09/06 3,937
479353 큐슈 6일 갑니다. 도와주세요 15 일본여행 2015/09/06 2,633
479352 벌초 언제들 예정이세요? 3 올해 2015/09/06 1,209
479351 통풍 격어보신분 완친 가능한가요? 6 함박웃음 2015/09/06 3,412
479350 수시로 삐져서는 말안하는 남편이란 인간..참 싫으네요. 35 힘드네요. 2015/09/06 9,992
479349 볶음우동 소스요! 2 마r씨 2015/09/06 1,879
479348 5세 아이 ' 엄마가 죽으면 아빠가 있으니까 괜챦아' 랍니다. .. 32 아줌마입니다.. 2015/09/06 6,499
479347 수험생 홍삼 추천 3 *** 2015/09/06 2,170
479346 예민한 피부에 맞는 크림 추찬해주세요 4 추천 2015/09/06 1,017
479345 양변기 비싼것과 저렴한 것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6 지현 2015/09/06 4,754
479344 코스트코 과일이나 고기 어떤가요? 좀 알려주세요~ 6 ㅇㅇ 2015/09/06 3,081
479343 무도에서 남미가는 항공이요... 5 푼타 2015/09/06 2,087
479342 약사는 뭘하는 직업인가요? 45 2015/09/06 6,951
479341 진짜사나이 여군특집보고있는데.. 5 mbc 2015/09/06 3,659
479340 전세끼고 사서 세입자보고 나가달라고해도 되나요? 11 YJS 2015/09/06 3,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