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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와의 통화

plz 조회수 : 1,604
작성일 : 2015-09-05 03:40:07

30대 초반 미혼녀입니다.

전 이혼가정의 2녀 중 장녀로, 엄마와의 관계 때문에 잠이 안와서 이 새벽에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요.

다소 횡설수설 하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희 엄마는 한 마디로 얘기하면 차도녀에요.

공주과시죠. 일해보신 적 거의 없고..

난 쿨해~ 라고 말씀하시고 매순간 쿨하시죠 차갑고 직설적이고.

듣는 사람의 상처보단 자신의 상처에 집중하고..슬퍼하고 억울해 하고..

 

동생은 2년 전에 독립해서 나갔고 전 이제 두 달 되어 갑니다.

막상 나가기가 그래서 버티다가

숨소리도 듣기 싫은 수준으로 못 견디겠어서 나왔어요.

(집에서 담배를 피시는데 이게 직접적인 스트레스..)

 

나온 뒤 카톡으로 한 두번 애정표현 아닌 애정표현 하는데 어색해서 얼버무렸어요.

그냥.. 너무 어색하고 오글오글 ㅠ

며칠 전, 막상 집이 비니 외롭다며 전화, 톡이 왔는데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엄마의 곁에서 어느새 너무 지쳐서 정이 많이 없어졌나 봐요.

제 자신도 놀랐어요.

"뭐래..왜 이래"

라는 말이 나오더라구요.

그런 제가 나쁜 자식 같아서 자괴감도 들고.

 

그냥, 연락 자주 해달라는 말에 알았어. 라고 톡 보내고 말았습니다.

그 상황에서 빨리 빠져나오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바쁜 일상 반복.

 

그리고 오늘 점심시간 식사를 하고 사무실로 향하는데

파란 하늘이 너무 예쁘더라구요.

'구름이 정말 예쁘다 이제 가을이네'

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 누군가에게 이 기분을 전해주고 싶었어요.

여느 때 처럼 연인, 친구가 아니라 엄마께.

아무래도 마음 속에 남은 찜찜한 무언가 때문이었겠죠.

마음 변하기 전 전화를 걸었어요.

"어~"

"응 엄마 밖이야?"

"아니 집~ 좀 이따 나가려고."

"오늘 날씨가 참 좋네 하늘이.."

"그래? 맞다 너 월급날이 언제지?"

"왜 또 전화 받자마자 돈 얘기야ㅋㅋㅋ"

"아니 이번 달에 쓸 데가 있는데 ~~어쩌구 저쩌구"

 

그러다 또 내가 니네 아빠같이 무능력한 사람 만나서..

난 친구도 많고 딱 돈만 있음 되는데 진짜 잘 쓸수 있는데~

이쪽으로 흘러가길래 아빠도 불쌍하지..라고 뱉어버렸어요

그러자

"넌 어떻게 아빠가 불쌍하니??"

"아빠편 드는 거 보니 어이가 없다"

"난 안 불쌍해?????"

하는데 제가 듣다가 힘들어서

"아니.. 그게 아니라" 하니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애 둘 등록금도 제대로 안 준게 지금 자기 살 궁리는 해 놨대.

(아빠 경비일 하시고 이백만원 못미치게 버시는데 생활비 조금 준다고 하는 볼멘소리에요)

 

 

 

엄마는 내 줬나.......

 

 

 

"엄마 아빠는 어쨋든 혼자잖아 "

-동생은 엄마랑 더 가까워서 아빠 거의 혐오해요 서로 연락처도 모릅니다

"이혼한 남자가 혼자 살 궁리하는 게 뭐가 이상해??

그리고 엄마가 벌 수도 있잖아"

그리니 흥분해서 막 너 말을 왜 그렇게 하냐

블라블라 하시다가 끊었네요.

 

 

전화를 끊으며

당분간 전화할 일은 없겠다

어쩜 더 멀어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하.......

 

엄마는 자신이 저한테 어떤 상처를 줬는지, 주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항상 억울하고 친구들과 놀고만 싶고 돈은 없으니 짜증나고...

 

건강한 모녀관계가 되긴 틀린 것 같고

어느 정도 선을 유지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힘들 땐.. 솔직히 속으로 심한 욕한 적도 많아요.

이런 가난한 마음이 저를 너무 갉아먹네요......

 

IP : 203.229.xxx.139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괜찮아요
    '15.9.5 4:01 AM (206.212.xxx.41) - 삭제된댓글

    엄마한테 ... 속으로 욕해도 됩니다.
    이세상 누구도 ... 속으로는 욕해도 돼요 ... 괜찮아요 ...
    그렇지 않으면 ...... 우울증 걸립니다.
    내가 우울증 걸리는 것보다 ... 속으로 백번 .... 욕하는 것이 천번 만번 더 낫습니다.
    자책하지 마세요 ...
    님의 엄마는 자기 밖에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욕먹는 것이 당연하고요 ...
    딸이라고 .. 그런 상황을 참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50 중반의 나이에 있는 사람입니다.
    님의 마음을 위로해 드리고 싶네요 ....

    엄마랑 가능하면 .... 연락을 자주하시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갔습니다.
    지금 님의 엄마 연세가 ... 내나이 정도 되셨을 것 같은데 ...
    지금 이 나이까지 ... 저렇게 행동하는 사람은 평생 철 안들어요 ..
    그리고 그것을 딸인 님이 받아들일 필요도 없고요 ..
    님이 냉정하게 행동하면 ... 님의 엄마가 님에게 저런 행동하는 횟수도 줄어들겁니다.

    님의 가족 상황이 님을 외롭게 할 수도 있지만 ....
    인생은 외로운 겁니다.
    가족이 있다고 덜 외로운 것도 잠깐잠깐이고요 ...

    이 외로움을 어떻게 잘 자신이 제어하느냐가 중요하거든요 ...
    그리고 절대로 외로움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과 같이 있으므로해서 해소하려고 하지마세요 ...
    자신의 외로움을 얼마나 잘 control 하냐가 인생을 얼마나 잘 살아갈 수 있나는 결정합니다.

    제가 위로를 드립니다...
    멀리서 .... 저는 지금 오후시간인데 ....
    님이 지금 가슴아파하는 것이 가슴아파서 ... 이렇게 한 줄 남깁니다.

    힘내서 열심히 살아갑시다!!!!

  • 2. 괜찮아요
    '15.9.5 4:02 AM (206.212.xxx.41)

    엄마한테 ... 속으로 욕해도 됩니다.
    이세상 누구도 ... 속으로는 욕해도 돼요 ... 괜찮아요 ...
    그렇지 않으면 ...... 우울증 걸립니다.
    내가 우울증 걸리는 것보다 ... 속으로 백번 .... 욕하는 것이 천번 만번 더 낫습니다.
    자책하지 마세요 ...
    님의 엄마는 자기 밖에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욕먹는 것이 당연하고요 ...
    딸이라고 .. 그런 상황을 참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50 중반의 나이에 있는 사람입니다.
    님의 마음을 위로해 드리고 싶네요 ....

    엄마랑 가능하면 .... 연락을 자주하시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님의 엄마 연세가 ... 내나이 정도 되셨을 것 같은데 ...
    지금 이 나이까지 ... 저렇게 행동하는 사람은 평생 철 안들어요 ..
    그리고 그것을 딸인 님이 받아들일 필요도 없고요 ..
    님이 냉정하게 행동하면 ... 님의 엄마가 님에게 저런 행동하는 횟수도 줄어들겁니다.

    님의 가족 상황이 님을 외롭게 할 수도 있지만 ....
    인생은 외로운 겁니다.
    가족이 있다고 덜 외로운 것도 잠깐잠깐이고요 ...

    이 외로움을 어떻게 잘 자신이 제어하느냐가 중요하거든요 ...
    그리고 절대로 외로움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과 같이 있으므로해서 해소하려고 하지마세요 ...
    자신의 외로움을 얼마나 잘 control 하냐가 인생을 얼마나 잘 살아갈 수 있나는 결정합니다.

    제가 위로를 드립니다...
    멀리서 .... 저는 지금 오후시간인데 ....
    님이 지금 가슴아파하는 것이 가슴아파서 ... 이렇게 한 줄 남깁니다.

    힘내서 열심히 살아갑시다!!!!

  • 3. 괜찮아요
    '15.9.5 4:04 AM (206.212.xxx.41)

    혹시 아버지랑 연락하시는 것은 어떤가요 ...
    한 일주일에 한번 정도 아버지랑 같이 식사를 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
    혹시 아버지에게 어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말입니다.
    (제말은 혹시 아버지도 철이 없으시다면 ... 안만나는 것이 좋고요)

  • 4. ...
    '15.9.5 4:13 AM (49.183.xxx.98)

    저도 그래요
    저희 엄마는 자식한테 참 많이 희생적이신데도 그냥 엄마한테 정이 없어요.
    매사에 부정적이고 짜증내시고 그랬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그냥 다른 엄마들 보면 참 고상하고 말수도 적고 하는 엄마들이 부럽더라구요
    말씀이 너무 많고 그러다보니 남들앞에서 실수도 많이 하고.
    엄마 전화는 받기 싫은 날이 많네요 .
    저도 딸 키우는데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내 맘이 내맘처럼 안 움직이고 자꾸 거부하게 되요 .

  • 5. 1245
    '15.9.5 6:20 AM (14.38.xxx.163) - 삭제된댓글

    부모님이 왜 이혼했는지, 유책사유는 누구에게 있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섣부른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이혼 후 여자가 재혼 안하고 두 딸을 거둔 점(당연하지만 안그러는 사람 많은거 아시죠) , 엄마도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걸 아셨으면 합니다. 솔직히 늙고 돈 없는 엄마가 부담스러운 마음이 있는거잖아요.
    엄마에게 받은 상처 없는 딸 있으면 나와 보라 그러세요.

  • 6. 쿨한 엄마에겐 쿨하게
    '15.9.5 10:23 AM (108.54.xxx.51) - 삭제된댓글

    님도 그 엄마 스타일로...
    스스로만 생각하시면서 사세요.
    제발!!!!
    그런 엄마 뒷바라지 하면서 호구 되지 마세요.

  • 7. 글쓴이
    '15.9.5 12:23 PM (203.229.xxx.139)

    댓글 남겨 주신 분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쿨한 엄마에겐 쿨하게'님께
    네.. 저도 가끔 그렇게 구는데 그럴때면 엄마한테 되로 주고 말로 받아요ㅠㅠ
    아무래도 연락 뜸하게 하는게 답인듯 싶어요..

    '1245'님께
    네 말씀하신 그 점 맞는 말씀이에요..
    하지만..저와 제 동생이 학자금 대출받고 그나마 용돈벌이 하려고 아르바이트 할 때 얼마 버냐 돈 버니 이정도는 줘야 된다 라며 생활비 요구하셨고 보호받는다는 느낌이 없었어요.. 그냥 같은 지붕 아래 사는 느낌... 엄마가 간단한 아르바이트 외엔 경제활동이 없으셨으니 당연한거겠죠..
    엄마가 요구하셨고 또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더 벌어서 넉넉히 좀 갖다주면 진짜 좋은데~'라고 웃으며 농담하시는데 울화가 치밀고 너무 당당한 모습에 화도 나구요..
    부담스러운 것도 솔직히 사실입니다. 사람 마음이 참..
    차라리 좋은 남자분 만나 재가라도 하셨음 좋겠다 란 생각했습니다 그럼 좀 부담이 덜 할것 같아서요...
    좋은 뉘앙스로 얘기해봤는데 남자라면 치가 떨린다고 뒤치다꺼리하다 인생 보낼일 있냐고.
    시집가서 용돈이나 팍팍 달라고 하시네요..

  • 8. 롸빈
    '15.9.5 12:39 PM (203.229.xxx.139) - 삭제된댓글

    '...'님께
    네 저도 아 우리 엄마도 저랬으면 좋겠다.. 고 생각한 친구 엄마가 계신데
    님 말씀대로 고상하고 차분하세요. 나중에 보니 친구 아버지가 넉넉히 버시고 정말 화목한 집안이더라구요.
    사랑이 넘치는 가족 분위기..
    우리 엄마도 저런 상황이면 이러지 않았겠지.. 라는 생각과
    나도 저런 화목한 가정 이루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생에 가능할 지 모르겠네요; 하하...
    예쁜 따님과 사이좋게 행복하시길 바래요.

  • 9. 글쓴이
    '15.9.5 12:39 PM (203.229.xxx.139)

    \'...\'님께
    네 저도 아 우리 엄마도 저랬으면 좋겠다.. 고 생각한 친구 엄마가 계신데
    님 말씀대로 고상하고 차분하세요. 나중에 보니 친구 아버지가 넉넉히 버시고 정말 화목한 집안이더라구요.
    사랑이 넘치는 가족 분위기..
    우리 엄마도 저런 상황이면 이러지 않았겠지.. 라는 생각과
    나도 저런 화목한 가정 이루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생에 가능할 지 모르겠네요; 하하...
    예쁜 따님과 사이좋게 행복하시길 바래요.

  • 10. 글쓴이
    '15.9.5 1:03 PM (203.229.xxx.139)

    '괜찮아요'님께
    글 올린 후 잠이 안와서 누워서 핸드폰 보다가 한 30분후에 '괜찮아요'님의 댓글을 보고 감동받아서 베개를 적셨네요..ㅜ
    지금에서야 댓글 남깁니다..
    말씀처럼 제 엄마와 비슷한 연배세요.
    -이 외로움을 어떻게 잘 자신이 제어하느냐가 중요하거든요 ...
    그리고 절대로 외로움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과 같이 있으므로해서 해소하려고 하지마세요 ...
    자신의 외로움을 얼마나 잘 control 하냐가 인생을 얼마나 잘 살아갈 수 있나는 결정합니다.-
    이 부분 곱씹어 봤습니다. 느낀 바가 많아요......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해요...
    아버지에 대해서는요..
    사실 큰 미움 없었어요. 사업실패로 이혼했기에 본인은 얼마나 힘들까 라고 생각되는 사람이었어요.
    가끔 연락하고 몇 번은 둘이 삼겹살에 소주도 마시고 괜찮았죠..
    그러다 3년 전 일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더라구요.
    요약하면 주식하려고 하는데 통장을 못 만들어서 제 명의 국민은행 통장 만들어주면 그걸로 미래에셋에 4천정도 대출받아서 주식..정신없이 일하는 와중이고 그 때 아빠와 사이가 좋았던 지라
    짧은 고민 후 진행해주었습니다.
    '오죽하면 나한테...'라는 생각이 컸어요
    하지만 퇴근후 혼자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면서
    일주일동안 잠을 잘 못 자겠더라구요
    결국 아빠 진짜 미안한데.. 못 도와주겠어 너무 불안해서 미안..이라고 어렵게 톡을 보내고 바로 해지가 됐습니다.
    이 일 후 제 마음에.. 원망이 생기더라구요. '오죽하면'이 '그래도 어떻게 나한테'로 되고..
    그래서 연락 아예 안한지 2년 넘어갑니다..

    위로글 정말 감사하고 님 말씀대로 힘내서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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