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 미혼녀입니다.
전 이혼가정의 2녀 중 장녀로, 엄마와의 관계 때문에 잠이 안와서 이 새벽에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요.
다소 횡설수설 하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희 엄마는 한 마디로 얘기하면 차도녀에요.
공주과시죠. 일해보신 적 거의 없고..
난 쿨해~ 라고 말씀하시고 매순간 쿨하시죠 차갑고 직설적이고.
듣는 사람의 상처보단 자신의 상처에 집중하고..슬퍼하고 억울해 하고..
동생은 2년 전에 독립해서 나갔고 전 이제 두 달 되어 갑니다.
막상 나가기가 그래서 버티다가
숨소리도 듣기 싫은 수준으로 못 견디겠어서 나왔어요.
(집에서 담배를 피시는데 이게 직접적인 스트레스..)
나온 뒤 카톡으로 한 두번 애정표현 아닌 애정표현 하는데 어색해서 얼버무렸어요.
그냥.. 너무 어색하고 오글오글 ㅠ
며칠 전, 막상 집이 비니 외롭다며 전화, 톡이 왔는데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엄마의 곁에서 어느새 너무 지쳐서 정이 많이 없어졌나 봐요.
제 자신도 놀랐어요.
"뭐래..왜 이래"
라는 말이 나오더라구요.
그런 제가 나쁜 자식 같아서 자괴감도 들고.
그냥, 연락 자주 해달라는 말에 알았어. 라고 톡 보내고 말았습니다.
그 상황에서 빨리 빠져나오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바쁜 일상 반복.
그리고 오늘 점심시간 식사를 하고 사무실로 향하는데
파란 하늘이 너무 예쁘더라구요.
'구름이 정말 예쁘다 이제 가을이네'
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 누군가에게 이 기분을 전해주고 싶었어요.
여느 때 처럼 연인, 친구가 아니라 엄마께.
아무래도 마음 속에 남은 찜찜한 무언가 때문이었겠죠.
마음 변하기 전 전화를 걸었어요.
"어~"
"응 엄마 밖이야?"
"아니 집~ 좀 이따 나가려고."
"오늘 날씨가 참 좋네 하늘이.."
"그래? 맞다 너 월급날이 언제지?"
"왜 또 전화 받자마자 돈 얘기야ㅋㅋㅋ"
"아니 이번 달에 쓸 데가 있는데 ~~어쩌구 저쩌구"
그러다 또 내가 니네 아빠같이 무능력한 사람 만나서..
난 친구도 많고 딱 돈만 있음 되는데 진짜 잘 쓸수 있는데~
이쪽으로 흘러가길래 아빠도 불쌍하지..라고 뱉어버렸어요
그러자
"넌 어떻게 아빠가 불쌍하니??"
"아빠편 드는 거 보니 어이가 없다"
"난 안 불쌍해?????"
하는데 제가 듣다가 힘들어서
"아니.. 그게 아니라" 하니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애 둘 등록금도 제대로 안 준게 지금 자기 살 궁리는 해 놨대.
(아빠 경비일 하시고 이백만원 못미치게 버시는데 생활비 조금 준다고 하는 볼멘소리에요)
엄마는 내 줬나.......
"엄마 아빠는 어쨋든 혼자잖아 "
-동생은 엄마랑 더 가까워서 아빠 거의 혐오해요 서로 연락처도 모릅니다
"이혼한 남자가 혼자 살 궁리하는 게 뭐가 이상해??
그리고 엄마가 벌 수도 있잖아"
그리니 흥분해서 막 너 말을 왜 그렇게 하냐
블라블라 하시다가 끊었네요.
전화를 끊으며
당분간 전화할 일은 없겠다
어쩜 더 멀어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하.......
엄마는 자신이 저한테 어떤 상처를 줬는지, 주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항상 억울하고 친구들과 놀고만 싶고 돈은 없으니 짜증나고...
건강한 모녀관계가 되긴 틀린 것 같고
어느 정도 선을 유지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힘들 땐.. 솔직히 속으로 심한 욕한 적도 많아요.
이런 가난한 마음이 저를 너무 갉아먹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