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수영을 시작했어요(즐거운 기초반 수강생)

물개 조회수 : 2,061
작성일 : 2015-09-04 12:12:24

물을 엄청 무서워했어요.

물에 뜨는 사람들이 젤 신기하고 부러웠답니다.

10년 전 신혼여행 가서 스노쿨링 시도했다가 무서워서 울면서 포기했던 적이 있어요.

덕분에 물 좋아하는 신랑까지 스노쿨링을 제대로 못해 두고두고 미안하더라구요.


아이 데리고 물가나 수영장,해수욕장을 가도 절대 물에 들어가지 않았어요.

수영이 가능하면 세상을 조금은 더 즐겁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살도 찌고 시간도 없고 나따위가 어떻게 뜰 수 있겠어..싶어 시도조차 못했어요.


근데 엄마들이 꼭 그런게 있죠?

난 못해도 내 자식은 했으면 좋겠다~하는거.


좀 더 크면 수영을 꼭 시켜야지 했는데 딸아이가 외할머니랑 주말마다 목욕탕을 다니면서

목욕탕 아줌마,할머니들한테 야매로 수영을 배워온거에요ㅎㅎㅎㅎㅎ

물놀이를 너무 좋아하는데 엄마아빠가 물놀이 한번 안데리고 가니 얼마나

목이 말랐겠어요. 그래서 주말이면 외할머니가 있는 시골에 꼭 보내달라더라구요.

목욕탕에서 물놀이한다고ㅠㅠ

(완전 시골이고 다들 동네분들이라 찬물에서 다들 수영하고 노세요)



여기서 반전은..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지방이라 안비싸요)에 실내수영장이 있다는겁니다ㅋㅋㅋㅋ

작지도 않아요. 25m레인 4개에 유아풀까지 있는 꽤 근사한 곳입니다.

입주한지 2년이 되어가는데 그동안 매달 20회 무료 이용권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고 날려먹었지만요.


엎어지면 코 닿을데 수영장을 놔두고 제 아인 2년을 시골 목욕탕에서 물놀이를 했다는거죠.

참 한심하죠? 내 몸뚱아리 창피하고 물에 못 뜬다고 애 물놀이 한번 못 시켜줬으니...


그래서 8월 중순에 결심을 했습니다. 난 못해도 아이 물놀이는 시켜줘야겠다.

근데 얼마나 가겠냐 싶어서 수영복도 집더하기에서 만원대로 구입하고 수경도 수모도 완전 싸구려로 샀어요.



여기서 또 반전은...

물도 무서워하고 제일 가기 싫어했던 제가 한번 가면 3시간씩 물놀이를 하며 놀았다는겁니다ㅋㅋㅋ


첫날은 죽어도 안뜨더라구요. 킥판 잡아도 귀에 코에 물 들어갈것 같고 몸이 경직돼서 쭉 가라앉아요.

둘째날은 딸이 물속에서 자유롭게 노는걸 보면서 '쟤도 하는데 나라고 못하겠어?'이런 마음으로 몸에 힘을

안주니 둥둥 뜨지 뭡니까! 으아~세상에 물놀이가 이런 맛이구나!!! 몇년 후면 마흔인데 이 나이가 되도록

이런 즐거움을 모르고 살았다니 갑자기 너무 억울해지고 지나간 세월이 아깝고 날려버린 무료이용 회차가

손떨리게 아쉽더라구요.


그렇게 보름쯤 거의 매일 가다시피 하며 물과 친해지니 어찌저찌하여 25m레인 반쯤은 갈 수 있게 됐어요.

중,상급자 레인을 보는데 어찌나 부럽던지요. 나도 저렇게 손동작 멋있게 정식으로 할 수 있음 좋겠다~


그리하여 큰 맘 먹고 9월 1일부터 정식으로 기초반에 등록을 했지요.

일을 하고 있어서 일주일에 2회. 한달에 만원입니다!

큰 부담도 없고 선생님도 시원시원하셔서 정말 좋아요.

고작 2회..발차기,물에서 일어서기,호흡하기 이런것만 배웠지만 나이가 먹어도 뭔가를 배운다는건 정말

행복한 일이네요. 세상이 달라보이고 인생을 더 즐겁게 살 수 있을것만 같아요. 평생을 할 수 있는

내 인생운동을 발견한 느낌?(물론 중간에 좌절할수도? ㅎㅎㅎ)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신혼여행때처럼 풀빌라 놀러가자고 약속했는데 그땐 튜브 끼고 놀았지만

이젠 튜브없이도 두렵지 않아요.

물 무서워하시는 분들. 몸이 안뜬다고 두려워하는 분들.

저 같은 몸치도 물에 뜰 수 있더라구요! 늦었다 생각하지 말고 꼭 도전하세요!!

40~60대분들도 계시는데 젊은 사람들보다 더 잘 하세요.


제가 몇년 전까진 160에 51~2킬로 몸무게를 항상 유지하다가 (인생 최고,만삭 최고 몸무게도 59킬로)

2~3년 전부터 먹는거에 푹 빠져서 살이 60킬로까지 쪘거든요.

근데 보름동안 물놀이 좀 했다고(먹는건 똑같) 4킬로 정도가 빠졌네요.

역시 몸을 움직여야하나 봅니다.


수영 잘하시는 82분들 정말 부럽구요.

저도 열심히 해서 물개처럼 레인을 오가고 싶습니다. 으하하하~행복해요~




IP : 58.125.xxx.23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9.4 12:16 PM (121.165.xxx.34) - 삭제된댓글

    물에 빠지면 어떡하냐는 사람에게 묻고 싶어요

    수영장 깊이가 당신 키보다 낮다고 , 물에 빠지면 그냥 발 짚고 일어나면 된다고 ㅎㅎ
    물론 깊은곳에 안간다는 조건입니다. 낮은곳에서 연습하세요 ㅎㅎ

  • 2. 짝짝짝
    '15.9.4 12:25 PM (211.237.xxx.8)

    참 잘하셨어요~
    저도 10년하고 있는데 아주 좋은 운동이랍니다
    게다가 원글님은 진도도 아주 빠르시네요
    하시다보면 욕심이 생겨 공부도하게돼요
    스윔닥*란 곳 추천해드려요
    지역별로 모임도있고
    수영 이론, 동영상, 묻고답하기, 쇼핑등
    아주 유익한곳이에요
    동영상으로 이미지트레이닝 하시면 도움 많이 돼요
    조금 하다 관두지마시고
    쭈욱하시면 좋겠어요
    저도 십년이 훌쩍 갔어요
    난생처음 뭔가를 배운게 수영이 처음이었는데
    배우는 즐거움을 알게됐지요
    화이팅입니다~!

  • 3. 호오~~
    '15.9.4 12:32 PM (111.118.xxx.210) - 삭제된댓글

    인어가 나타났다고 해서 와봤습니다~~^^

    다행이네요.
    남편이 있으시다니 왕자님 건지면 제게 양보해 주셔야 합니다~ 아셨죠?

  • 4. 물개
    '15.9.4 12:43 PM (58.125.xxx.233)

    응원 감사합니다! 스윔닥x란 곳도 꼭 들어가볼게요~
    저도 운동이라고는 난생 처음 배워보는데 이거 정말 더 늦게 알았으면 억울해서 울 뻔ㅋㅋㅋㅋ
    왕자님 건지면 꼭 111.118님께 드릴게요.

    아 참 제 남편도 83킬로 거구에서 저랑 같이 물놀이하며 78킬로까지 감량했어요.
    남편은 개구리헤엄만 치고 놉니다ㅋㅋㅋㅋㅋㅋ

  • 5. 부럽네요
    '15.9.4 12:52 PM (125.182.xxx.154)

    저도 물 무섭고 수영은 배우고 싶은데..
    추위를 너무 타요. 편도선이 약하고 비염도 생겨서..
    춥진 않나요?

  • 6. 물개
    '15.9.4 12:59 PM (58.125.xxx.233)

    부럽네요님.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도 추위 엄청 타고 편도선 약하고 비염도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여름엔 정말 수영장에 살고 싶을만큼 시원하고 좋구요.
    더위 좀 가시니까 처음엔 살짝 추운듯 하다가 5분만 움직여도 딱 좋아요.
    추위 타시는 분이 안움직이고 가만 있으면 좀 춥겠죠?빨빨거리면서 많이 움직이세요~전혀 안춥습니다!

  • 7. 덧글
    '15.9.4 1:33 PM (183.100.xxx.125) - 삭제된댓글

    저는 아파트 단지가 궁금합니다.
    지역이라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8. 덧글
    '15.9.4 1:36 PM (183.100.xxx.125) - 삭제된댓글

    혹 청주인가요.
    다른 지역이시라면 저는 아파트 단지가 궁금합니다.
    지역이라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9. 덧글
    '15.9.4 1:37 PM (183.100.xxx.125) - 삭제된댓글

    혹 청주 또는 동백인가요.
    다른 지역이시라면 저는 아파트 단지가 궁금합니다.
    지역이라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10. 물개
    '15.9.4 1:49 PM (58.125.xxx.233) - 삭제된댓글

    여긴 전남에 있는 광역시예요(쉽죠?)
    수영장 있는 아파트가 하나뿐이라 찾기 쉽습니다^^

  • 11. 아직 물개는 아니지만
    '15.9.4 4:26 PM (175.115.xxx.31) - 삭제된댓글

    1년을 꾸준히 다니니 접배평자 IM도 돌고 오늘 자유형 몇바퀴 돌리더니 완전 뿌듯해했어요. 지적도 별로 않하고.
    25미터도 헉헉대던 사람들이 이젠 몇바퀴 돌고도 여유 있다고.
    저도 제자신이 신기하고 대견하고,
    무엇보다 수영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져요. ^^

  • 12. 아직 물개는 아니지만
    '15.9.4 4:27 PM (175.115.xxx.31)

    1년을 꾸준히 다니니 접배평자 IM도 돌고
    수영쌤이 오늘 자유형 몇바퀴 돌리더니 완전 뿌듯해했어요. 지적도 별로 않하고.
    25미터도 헉헉대던 사람들이 이젠 몇바퀴 돌고도 여유 있다고.
    저도 제자신이 신기하고 대견하고,
    무엇보다 수영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져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7454 안쓴 집전화요금이 나왔어요!!! 도와주세요! 6 두맘 2015/10/02 1,447
487453 김치 10kg를 샀는데요 49 글쎄 2015/10/02 5,620
487452 아들이 명품백을 사주겠다고 하는데요. 49 50대 후반.. 2015/10/02 5,608
487451 40대초반 독서지도사 일하기 어떨까요..? 49 하나 2015/10/02 2,643
487450 레이캅은 유선만 있나요.? 3 무선 침구 .. 2015/10/02 967
487449 에어프라이어 최고!발명품은 다르다! 49 신세계발견!.. 2015/10/02 4,915
487448 피아노학원 질문이요 3 사랑 2015/10/02 772
487447 싱글과 수퍼싱글 차이가 많이 나나요? 5 침대 2015/10/02 8,996
487446 해골무늬 머플러는 백화점에 파나요? 6 ㅇㅇ 2015/10/02 1,870
487445 범죄자가 되지 않고도 자신의 인생을 파괴하는 방법 5 흰구름 2015/10/02 1,784
487444 카페인 많이 든 커피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나요? 4 ff 2015/10/02 927
487443 아줌마는 이쁜옷입고 갈데가 없어요 ㅠㅠ 16 아줌마 2015/10/02 5,613
487442 자동차 살때요 2 .. 2015/10/02 798
487441 보통 음악재능있는 애들은 어려서 5 qh 2015/10/02 1,090
487440 중학생 백팩 고민 5 궁금이 2015/10/02 1,677
487439 사먹는 반찬이랑 딱 차려준거랑 다르지않나요? 17 2015/10/02 3,641
487438 초3아이 볼거리라는데요 4 볼거리 2015/10/02 1,319
487437 기상에 관심 가지면 어떤 전공이 있나요?? 8 ㅓㅓ 2015/10/02 783
487436 침대 청소할때마다 때려줘요 5 아래글보고 2015/10/02 1,577
487435 주문직전 문의) 헤어오일 추천부탁드려요~!!! 2 아녜스 2015/10/02 1,242
487434 극장매너 엉망이네요 12 매너 2015/10/02 2,525
487433 네이비색 쟈켓에는 이너랑 바지 어떤게어울리죠? 5 코디부탁요 2015/10/02 2,555
487432 어제 퍼즐 받을때 박서준 연기 괜찮지 않았나요? 그녀는 예뻤.. 2015/10/02 1,289
487431 아침에 일어나면 침구 정리는 어떻게하시나요? 5 새벽 2015/10/02 2,744
487430 67일차 보육교사입니다 10 ... 2015/10/02 3,9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