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초반에 정말 사랑하나에 목매어 결혼했네요.
오남매에 막내 아들.
손윗시누이 들은 거의 저의 엄마뻘이고
시아주버님들도 신랑이랑 나이차이가 많이 나니
당연히 동서들도 저보다 다들 나이가 많았죠.
결혼전에는 형제들이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막내니까
이쁨 많이 받을거라고 하면서 시댁에서 결혼을 더 서둘렀어요.
결혼하고 바로 임신...
그리고 이어지는 입덧
입덧이 너무 심해서 병원에 실려가고
비쩍 말라서 걸어다는 좀비 수준이였어요.
그런 절보고 시어머니는 이디오피아 난민 갔다고
시댁행사에 오지 말라고 하셨죠.
보기 흉하다고. 창피하다고...
알게 모르게 윗동서들의 시집살이 장난 아니였죠.
첨에는 나이 어리고 어디다가 물어보고 하소연할 대도 없어서
그냥 내가 참았어요.
친정에서 무지 반대하는 결혼이라서 친정쪽에다가는 말할수가 없었어요 .
거기에 시아주버님들 두분다 당신 와이프한테 잘하라고 저한테 대놓고 잔소리 하셨죠.
글고 제 바보같건 제 남편이죠.
부모에게 인정받고 형제들한테 인정 받고 싶어서 시댁식구들이 하는 말은 무조건 오케이.
저희 애들 어렸을때 저희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사는 이웃들은 저희가 시부모님
모시고 사는 줄 알았어요.
한달에 한두번 오시는데 짧은면 일주일 거의 열흘은 기본으로 있다가 당신들 볼일 있으면
시골 내려갔다 다시 올라 오셨죠.
올라 오실때 명분은 어린 며느리 애기 키우는거 힘들다고 봐 주신다고 오셨죠.
하지만 올라 오시면 손하나 까닥 안하시고 삼식세끼에 오전오후 간식까지 챙겨 드려야 했어요.
아침도 새벽 5시면 일어나서 저 자고 있는 방문앞에서 갖은 인기척을 내시고 깨우셨죠.
밤새 시아버지 거실에서 티비 틀어놓고 있으셔서 잠도 제대로 못 자는데...
정말 죽을 것 같아서 이웃집에 친한 언니네 집에 놀러간다고 하고 가서 잠깐씩 낮잠을 자고 오면
두분이 얼마나 쌩하게 화내고 잔소리 하던지...
남편은 죽어라 나가서 돈버는데 여편네는 이웃집 가서 쓸데없는 수다 떨고 온다고...
시부모님들이 집에 계시니 시누이네부터 시고모들등 모두 시간만 나면 우리집으로
모이시는데... 십인분 밥상은 기본 두세번에 술상은 디저트였어요.
그렇게 몇년을 사니 홧병이라는 것도 걸렸네요.
한의원에서 제 상태가 너무 심각하다고 남편한테 직접 전화를 했을 정도예요.
그래도 미안하지만 니가 참으라는 남편...
겉에서 보는 우리 시부모님은 인자하시고 아들며느리 밖에 모르는 분들이라고 해요.
시누이들도 우리 엄마아빠 시부모 없다고 올케들은 복 받은거라고 했는데...
몇년전에 일이 생겨서 시누이들이 시부모님들을 잠깐 모시게 되었네요.
두 시누가 육개월도 안 되어서 좋은 시부모라는 말을 쏙 집어 넣대요.
절대 당신들이 겪어 보지 않으면 알수가 없는게 사람인거예요.
글고 어른들 나이들면 점점 더 성격이 변해 가요.
그래서 전 남동생이 결혼할때 친정엄마 모시고 산다고 할때
악착같이 반대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