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돌아가기엔...

... 조회수 : 3,541
작성일 : 2015-08-31 14:38:57

결혼전엔 주변에 사람이 많았어요 대학시절엔 동아리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좋은 대학은 아니었지만 학점도 잘 받았죠

 

뭐든 열정적으로 열심히 했었어요 직장 가지고 10년정도 다니는 동안 거의 문제 없었어요

 

직속 상사들과 가끔 부딪힌 기억은 나지만 또래나 후배, 선배 등등 여자가 많은 사무직이었는데

 

회식후에 어딜가면 늘 저 혼자 떠들고 주변 언니, 동생, 친구들은 웃고 웃다가 울기도 하고

 

나름 유머감각이 넘치고 말도 많고 그랬었어요 배우려는 욕심도 많아서 책도 열심히 읽고 다른 회사 사보에

 

기고 하기도 하고, 심지어 마치고 학원에 가서 그림이나 악기를 배우기도 했었어요

 

직장다니면서 수료증, 자격증 몇 개 변변찮은 것들이지만 꾸준히 했었구요,,

 

이런 얘기를 늘어놓는 것은 자랑이 아니라 그만큼 활동적이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예요

 

그러나,,결혼과 함께,,이 모든 활달함이 흑백으로 갇혀버리고 맙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러네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너무 멀리 와버린 느낌,,

 

자각하지 못하는 동안 그동안 제가 당했던 수 많은 불편함, 불합리함, 정석적 학대, 언어 폭력,

 

여유롭게 순간을 즐기지도 못했어요 늘 누가 뒤에 쫒아오는 듯이 조마조마 했고

 

불안감에 젖었고 힘들다는 말만 목구멍에서 맴돌았네요

 

육아는 오로지 저 혼자의 몫이었어요 누구 한 사람 도와주지 않았지요

 

도와주진 않아도 괜찮지만 간섭은 많이 받았어요

 

그러나 열심히 살고 싶었고 바르게 살았고 돈은 못벌였지만 아이들 잘 건사하고

 

절약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비교하자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던 것을,,,

 

그러는 동안 사람들이 주변에 다 빠져나가 버렸어요

 

몸도 경제도 마음도 여유가 없으니, 아이들 학교 엄마들이나 고등학교 친구들이나,,

 

대학동기들,, 직장 선후배 등등,,,

 

어두워지고 부정적으로 변한 제 자신을 하소연도 하다가 그런 모습 보이기 싫어서

 

나중에는 제 스스로 연락을 끊어 갔던,,,

 

그런 세월이었어요, 산다는 것 보단 버티고 견뎌왔다고 여겨지는 시간 속에서 저는

 

활달하고 긍정적인 모습보다는

 

주변에 사람 하나 남아있지 않는 또 남을 여지가 없는

 

눈을 부릅뜨고 스스로를 지키려 벽을 쌓고 있는 한 예민한 여자가 되어버린것같아요

 

정말,,이렇지 않았는데,,,

 

가을이 와서 그런가요,,

 

잠깐,,제 마음을 들여다봤는데 좀 아프네요,,,

 

그렇다고 돌아가기엔 걸어온길이 너무나 멀고요,,,

 

 

 

IP : 115.140.xxx.189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결혼하면
    '15.8.31 2:39 PM (119.197.xxx.1)

    거의 그래요
    결혼하지않아도나이 먹으면 거의 그래요
    그리고
    인간관계 넓어봤자 피곤한 일만 그만큼 더 생긴다는 사실을 깨달아갑니다

  • 2.
    '15.8.31 2:42 PM (211.114.xxx.137)

    아이가 있으니... 내가 챙겨야할 대상이 잇다보니 어쩔수 없는 것 같아요.
    남편과 상의하셔서 육아를 어느정도 내려놓는 방법밖에는...
    온전히 내가 다 책임지려고 하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죠.

  • 3. ...
    '15.8.31 2:44 PM (115.140.xxx.189)

    아이들은 어느 정도 자랐어요 돌아보니 정신없이 달려온듯 어제같기만 하네요

  • 4. 형제들도...
    '15.8.31 2:45 PM (14.63.xxx.202)

    결혼하면 명절에나 보는데...
    살면서 진정한 친구 한 둘만 있어도
    성공한 거에요.

  • 5.
    '15.8.31 2:47 PM (211.114.xxx.137)

    아이들이 어느정도 컸다면. 이제부터라도 다시 시작하면 되는거 아닌지.
    다른 또 걸림돌이 있는건가요?
    취미생활도 하고 친구들과도 다시 연락도 하고...
    그러면서 서서히 발을 내 디디면 되지 않을까요?

  • 6. ..
    '15.8.31 2:47 PM (121.128.xxx.250) - 삭제된댓글

    지나간 인간관계 의미 두지 마시고
    이제부터라도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드세요.
    봉사활동이던 취미생활이건 동아리건
    하다못해 학원을 다니거나 아침운동을 정기적으로만 나가도
    새로운 인간관계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더라구요.

    미혼인 저는 평생 사회생활 해 왔어요.
    폐쇄적인 직업 아니라.. 참 많나는 사람도 -때로는 지겹기도- 많았네요.
    그러나 업을 바꿀 때 마다
    또는 직장을 관둘 때 마다...
    결국 그 많았던 인간관계의 90~95%는 그 이후 3년이내에 다 정리되는 듯 해요.

    처음엔 서운했지만
    지나 보니 그게 결국 순리인듯해요.
    과거 인연을 억지로 잡기 위해선 그만큼 제쪽에서 엄청난 공을 들여야 한단 얘긴데
    저 역시도 제 삶에 바쁘게 살다보니 그게 쉬운게 아니죠.

    그래서 그냥 현재의 인간관계에 충실하려고 해요.
    그 인연들도 나름 유효기간이 있겠죠.
    그때까지 그저 자연스럽게요.....

  • 7. ..
    '15.8.31 2:49 PM (222.234.xxx.140)

    돌아가는게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거에요
    다시 시작해보세요 님 인생을 잼있게 보내야죠

  • 8. ...
    '15.8.31 2:51 PM (220.76.xxx.234)

    다 비슷하지 않나요
    결혼하면서 주거지가 달라지고
    육아에 10년이상 매달리다보면...
    대학보내고 나니 한숨돌려지는데 아무것도 하기싫어요

  • 9. 공감
    '15.8.31 2:52 PM (14.37.xxx.211)

    요즘의 내 마음을 백프로 대신 말해주는것 같아
    울컥 했네요
    거기다 저는 남편조차 너모나도 차갑고 이기적인
    사람을 만나 더 힘들어요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 했었는데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저만 빠져있더군요
    맘이 많이 아픈 날들 입니다

  • 10. ㅇㅇ
    '15.8.31 2:53 PM (117.110.xxx.66)

    육아.교육할때는 몰랐는데 아이들 어느정도 크고 주변을 둘러보면
    문득 친한 친구들은 멀리 있고 혼자 남은듯한 느낌이 들지요.
    그런데 그건 특별한 게 아니랍니다.
    그 시기 전업주부들이 거의 비슷한 수순을 밟아 가는 것이고
    님도 그 과정 중에 있는 겁니다. 그렇게 이제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내가 여태껏 뭘해왔나 회의도 들면서 잊고 지내던 옛친구나 지인들에게 연락도 하고 그러면서
    다시 인연을 맺어가기도 하고 친구들도 다시 모이고 그러는 겁니다.
    너무 우울해 마시고 삶이 흘러가는 자연스런 과정중에 내가 있구나 하세요.것

  • 11. ...
    '15.8.31 2:56 PM (175.121.xxx.16)

    ...가정주부들 다 그렇죠 뭐....

  • 12. ...
    '15.8.31 2:59 PM (115.140.xxx.189)

    좋은 말씀들 고맙습니다,,,ㅠㅠ

  • 13. 다들 그래요
    '15.8.31 3:01 PM (211.178.xxx.223)

    다행히 남편하고 무난하고 애들 착하고... 이 사람들이 내 보물이다 생각하고 삽니다

  • 14. ...
    '15.8.31 3:17 PM (115.140.xxx.189)

    평소엔 이런 내색을 거의 안하고 살아요
    그러나 가을을 많이 타는 편이라 그런지,,,
    요렇게 무너지곤 하지요,
    말씀들 고마워요, 마음이 따뜻해져 오네요

  • 15. 아스피린20알
    '15.8.31 3:25 PM (112.217.xxx.237)

    뭐 의도하지 않아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그리 되더군요.
    그저 남편이 내 가장 친한 친구고 애인이다 생각하며 살아요.

    맞벌이에, 아이들 키우며 종종거리다보니 제 주변에도 사람이 별로없네요.
    형식적으로 유지되는 '관계'들만 있을 뿐이지... ^^

    서글프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단촐하니 복잡하지 않고 좋다, 싶기도 하네요.
    윗분 말씀처럼, 남편 무난하고, 애들 건강하고, 큰 사고만 없음 이렇게 지내도 좋다 싶어요.

  • 16. 울컥
    '15.8.31 3:25 PM (50.67.xxx.73)

    돌아가는게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거에요
    다시 시작해보세요 님 인생을 잼있게 보내야죠

    -----------

    위에 어느 님의 이 댓글이 참 좋네요.
    전 지금 원글님이 반추하는 세계와 단절되가는 어느 한 시점에 있는 것 같고, 원글님의 심정이 몇 년 후 저의 심정이 될 거 같은데, 위 댓글 님 글 보니 이 자리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 17. ...
    '15.8.31 3:27 PM (115.140.xxx.189)

    돌아가는게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거에요
    다시 시작해보세요 님 인생을 잼있게 보내야죠22222222222222222222222

  • 18. 한마디
    '15.8.31 3:36 PM (118.220.xxx.166)

    공감가요...
    총천연색이었던 활발하던 내가 아이셋 낳고기르며 세상물정 모르는 아짐이 되버렸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1374 울산 경북 교육감은 국정화 찬성한답니다. 44 찬성지역 2015/10/17 895
491373 중3 남학생인데 이상해서요. 13 구피 2015/10/17 2,893
491372 국정교과서 찬성합니다. 전희경이 말하는 이유 12 국정찬성 2015/10/17 3,779
491371 6세아이. 글 내림. 2 6세 2015/10/17 913
491370 우리 아이들을 부정적 역사관에서 구해내야 합니다 47 어휴 2015/10/17 585
491369 오늘 소개팅인데 생리땜에 넘 힘들어요ㅜ 4 소개팅 2015/10/17 2,893
491368 아이들과 볼 영화 추천해주세요..슈퍼스파이, 뮨 달의요정, 팬... 개봉영화 2015/10/17 500
491367 역사학자 전우용님 트윗 49 빠꾸대통령 2015/10/17 1,277
491366 ‘교과서’ 문제가 아니다 49 샬랄라 2015/10/17 464
491365 주물팬과 무쇠팬의 차이점은 뭔가요? 2015/10/17 5,261
491364 하노라가 훨씬 이해돼요 1 ## 2015/10/17 2,118
491363 “어느 교과서가 북한 무비판적이란 거냐?”…도종환 질타에 황교안.. 1 샬랄라 2015/10/17 778
491362 외국)한국드라마 어느 사이트에서 보시나요? 3 교포 2015/10/17 1,375
491361 러그 사이즈 계산법 4 미국 2015/10/17 1,253
491360 용인 벽돌사건 뉴스를 접할 수록 점점 더 화가 치미네요 49 잔혹범죄 2015/10/17 4,450
491359 한미 굴욕 외교 1 .... 2015/10/17 833
491358 입시생 스케줄에 과외 선생님이 주로 시간 맞춰주시나요? 3 시간 2015/10/17 1,011
491357 학창시절에 일진놀이하고 애들 괴롭히신분들 후회하시나요? 2 .. 2015/10/17 2,803
491356 절친 친오빠결혼식 가나요?간다면 축의금 얼마해야할까요 7 2015/10/17 3,411
491355 아부다비 경유해보신 분들ㅠㅠ 9 .. 2015/10/17 3,303
491354 나를 괴롭힌 사람은 죽어서 저절로 수면위에 떠오른다 3 ... 2015/10/17 2,490
491353 82언니들.. 허무함 극복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8 2015/10/17 2,436
491352 집주인이 전세로 돌려 줄까요? 4 집주인이 2015/10/17 1,642
491351 아부해도 슈돌과 같은 코엔이라는 외주사인데 1 ㅇㅇ 2015/10/17 1,017
491350 이제는 현수막 전쟁이죠. 손혜원 위원장의 새 현수막 3종 49 새벽2 2015/10/17 1,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