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빠가 보고 싶어요.
막내 조회수 : 1,479
작성일 : 2015-08-29 14:01:10
아빠가 돌아가신지 2주기가 되어가요.
작년에는 식구들이 모두 정신없이 보낸거 같아요. 갑작스럽게 가시고 저는 돌쟁이 키우느라 시간이 그냥 그렇게 흘러갔네요. 그런데 2주기가 다가오니까 너무 그리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요.
막내야 이렇게 부르시던 목소리도 그립고 소보루 빵 한아름 들고 오시면서 이건 다 막내꺼다 이야기 하시던 그 모습이 여기저기서 보이는것 같아요.
아이가 이제 말도 곧잘 하니까 재롱도 제법 부리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구별하고 해요. 아빠 엄마 아빠는 다 있는데 왜 엄마는 아빠가 없어 이렇게 묻는데 답도 못하고 막 울어버렸네요. 아이도 엄마가 우니 따라 울고 어디서 들었는지 괜찮아 이러면서 저를 안아주더라구요. 그 조그만 손이 등에 닿는데 아빠 돌아가시고 받은 어떤 위로보다 도움이 된거 같아요.
살아계실 때 많이 안아드릴걸 별거 아니고 그냥 같이 산첵도 가고 맥주도 한잔하고 그럴걸.
아기 낳고 매일 사진 찍어보내라 성화셔서 귀찮아도 했는데요. 그런 일상들이 그립네요.
자식은 원래 늘 늦는다. 그러니까 늘 기다리는 마음으로 키워라. 아빠가 아이 이유식에 속 끓이는 저한테 보낸 문자 속에 있던 말인데 왠지 지금의 저 같아요. 이제야 아이 키워보니 알겠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금 알아가는데 그 자리에 가보니 너무 늦었는지 안 계시네요.
오늘도 아침에 갑자기 눈물이 나서 몰래 훌쩍이는데 아이가 할아버지 사진을 보더니 할아버지가 보고싶어서 엄마가 울었어. 할아버지가 미안해 해야지. 하는거 보는데 여러마음이 드네요.
언제쯤 좀 추스려질까요. 아직도 먹먹하고 힘드네요.
시간이 약이겠지요.
그래도 글쓰면서 한바탕 울었더니 좀 나아지네요.
글이 두서가 없네요.
아빠가 가시면서 매사가 감사해졌어요.
그냥 내 옆에 있어주는 모든 존재에 대한 감사인거 같아요.
그래서 마지막은 감사합니다로 하겠습니다.
감사해요.
IP : 14.39.xxx.13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저도
'15.8.29 2:10 PM (211.210.xxx.60) - 삭제된댓글아빠 돌아가신지 2년 반 되었는데..님 글 보니 눈물나요. 저희아빠는 아기 태어나는 것도 못보고 가셨어요..
엄마들한테 잘해드리고 우리 힘내요..2. ᆢ
'15.8.29 2:20 PM (211.214.xxx.125)글을 읽다가제가 울었네요.
마음이 전해져요. 아버지가 천국에서 듣고 계실거에요.3. 저는
'15.8.29 5:43 PM (110.70.xxx.37)돌아가신지 11년이 되었는데 원글님 글 읽으면서 눈물이 나네요 모두들 하늘나라에서 잘 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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