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보면서 웃었네요..
근데 전문직들 앓는소리는 주변의 질투를 차단하기 위한
바람막이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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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리- 띠리리-
오늘도 조금은 피로하지만 햇살 가득한 하루가 시작됐다.
회계법인 입사기념으로 부모님께서 마련해주신 오피스텔의 지하 헬스장에서
체력관리를 겸해 가볍게 헬스로 땀을 내주었다. 다음 시즌도 버티려면 역시 체력이 필수다
가볍게 토스트와 계란후라이로 배를 채웠다.
비어있는 집을 뒤로 한 채 칼같은 각이 잡힌 정장을 입고 여의도로 향한다.
안녕하십니까-!
당찬 패기로 사무실의 아침을 연다
시즌에는 새벽퇴근도 잦고 업무에 치이지만 그런 3,4개월 남짓을 벗어나니 이런 생활이 따로 없다
아직 연차가 낮아 잡일은 많지만 중간중간 주식도 들여다보고 경제일간지를 살피며 안목을 기른다.
점심시간-
동기들과 점심을 먹고 여의도를 거닌다. 우리들의 목에 걸린 사원증이 등을 더욱 꼿꼿하게 만들어준다
나른한 점심햇살과 여의도의 정취..
크게 기지개를 펴며 어쩌면 이 순간을 위해 회계사가 된것은 아닐까하는 바보같은 생각도 잠깐 한다
오후엔 오전보다는 바쁘지만 그래도 이정도 업무는 얼마든지 감당할만하다. 시즌을 겪어보니 한층 더 레벨업 한 느낌이다
오늘도 특별히 늦지 않은 정시퇴근이다.
훗 공회모 징징이 현직이야기는 결국 시즌기간 이야기를 1년 내내 하는 것처럼 부풀려 말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내 그럴줄알고 일찌감치 공회모 탈퇴하고 시험 준비했지..
하지만 웃기는 일이다. 막상 법인에 입사하고 나니 나도 괜히 공회모에 '나현직인데..' 하는 징징글을 올리는 걸 즐기게 됐다
거기 댓글로 달리는 준비생들 설레발이나 울상짓는 이모티콘이 너무나 웃기고 귀엽다
조금 귀찮긴 하지만 오늘 저녁은 여친과 풀코스 데이트를 해주었다 그동안 바빠 못챙겨줬으니 여유있을때 챙겨야지
기합 상태에서 소개팅으로 만난 여친은 섹시한 외모와 두둑한 지갑을 지녔지만 다소 교양이 모자르다.
수험생때 내 뒤를 든든히 받쳐준 영희가 생각난다.
이별통고를 했을떄 어찌나 울던지.. 못난 얼굴이 더 못나보였었는데.. 잘살고 있을까
현 여친과도 결혼 생각은 없지만 적당히 즐기기엔 딱 좋은 상대다.
하루가 거의 끝나가자 여친을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버지께 전화가 왔다. 선보지 않겠냐고
저번에 만난 여교사는 사람을 가르치려드는게 맘에 안들었다. 다리는 미끈했는데..
이번엔 참한 약사 아가씨라고 한다.. 한번 만나나 볼까. 주말에 시간을 비워두기로 했다.
달력을 보고 이번주 남은 스케쥴을 확인했다. 목요일은 대학교 동기들 모임.
대기업 동기들 징징거림이 눈앞에 선하다.. 하지만 나도 못지않게 징징댈거니까 괜찮다.
금요일은 학교 후배들 멘토링 행사..
저번 행사때 알게 된 경영대 여후배가 떠오른다 명함 받아가더니 자꾸 카톡하던데..
이번에도 오면 이제 선배말고 오빠라고 부르라고 해야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푹신한 시몬스 침대에 몸을 뉘운다..
아아.. 역시 회계사가 되길 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