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극한 대치 속 대화 - 앞으로의 전망
북한의 목함지뢰 테러로 촉발된 남북간의 무력대치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만 북한측의 대화 제의로 현재까지 협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은 가슴 졸이며 사태를 관망하신 분도 계실 것이고, 비교적 느긋하게 결과를 기다리신 분도 계실 것입니다.
이번 사태는 과거와 달리 20,30 세대도 북한의 행위에 반발하여 박근혜 정부의 강경 대처에 전폭적이라고 할 정도의 지지를 보내고 있고, 다음 아고라에서 마저 음모론이 기를 펴지 못하고 오히려 비난 받을 정도인 것을 보면 온 국민들이 북한의 못 된 짓에 단단히 화가 난 것 같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기본적으로 이런 기조의 대북정책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강경 대응은 예상되었던 것이지만, 이렇게 과거와 달리 전국민들이 정부의 강경기조에 동의하게 된 것은 그 동안의 북한의 행위에 피로감을 느껴 이번 기회에 도발-협상-양보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번 정부의 대응은 차분하고 침착하게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목함지뢰 사고가 발생하자, 시간을 갖고 신중하고 치밀하게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북한의 소행임을 유엔군(미군)과 공동조사로 밝혀냄으로써 사전에 북한의 모략(남한의 자작극)을 차단하고 유사시에 미군의 공조를 확실하게 받아낼 명분을 축적하였죠. 그리고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도 북한에게 실질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로 보복에 나선 것은 신의 한 수였죠.
야당은 목함지뢰 사고를 왜 늦장 보고하고 대응하느냐고 따지고, 한심한 국회 국방위 위원장인 유승민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가 무슨 보복이냐고 덜 떨어진 소리를 했지만, 이들이 얼마나 사태를 당리당략이나 개인의 정치적 입장을 위해 입으로만 나불대었는지 지금에서는 확연히 드러나고 있죠.
만약 우리 국방부가 목함지뢰사고가 나자마자 곧바로 사고 다음 날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 짓고 대북방송을 재개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8/4일 사고, 유엔군과의 공동 현장조사, 목함지뢰 파편 수거, TOD 영상 등 북한소행 확증 후 8/10일 사고 발표와 보복조치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종북단체들이 국방부 앞에서 북한소행이라고 할 증거가 없다고 시위를 하고 북한은 남한의 자작극이라고 하는 판인데, 목함지뢰 사고를 우리 단독으로 당일 조사하고 곧바로 북한소행이라고 했다면 SNS에서는 또 온갖 음모론이 판을 치고 국론도 분열되었을 것이며 유엔군(미군)의 공조도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목함지뢰는 원점을 알 수 없어 원점 타격도 어렵고, 비례성에 입각해 얼마를 북쪽에 보복해야 할지를 판단하기 어려워 대응 보복책이 마땅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걸 노리고 북한이 목함지뢰 테러를 한 것이죠. 하지만 우리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이라는 묘수로 대응합니다. 무력을 사용하지도 않으니 국제사회로부터 비난 받을 일도 없고, 당장은 북한이 아군에게 직접 대응 포격을 할 수도 없으며, 전방의 북한군 뿐아니라 북한 인민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는 심리전 효과가 엄청나 북한으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북한이 확성기에 포격을 가하게 되면 무력에 의한 도발임이 명백해서 원점 포격의 명분도 확실해 원점에 대응 포격으로 보복해버릴 수 있죠. 목함지뢰라는 얍삽한 방식을 수면 위로 올려 보복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고 실제로 무력 보복으로 응징함으로써 다시는 비열한 수법의 도발도 못하게 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런 대응책(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을 두고 그게 무슨 보복이냐고 설레발치는 유승민을 국방위 위원장으로 앉혀 놓은 새누리당이나 국회는 아무 소리 하지 말고 그냥 가만히 있어 주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사태에 있어 최고의 압권이자 분수령은 박근혜 대통령의 제3군 사령부 방문과 그 곳에서의 발언이라고 봅니다. 군복을 입고 이번 목함 지뢰 테러와 포격 사건의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3군 사령부를 찾아서 “선조치 후보고 하라, 대통령은 군의 판단을 신뢰한다,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하지 말고 대응하라.”고 한 것은 군의 사기를 높이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발언이었습니다. 이 발언 하나로 여론의 향배는 결정되었고 음모론도 힘을 잃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과거의 대통령과 달리 명확하고 단호한 표현을 하면서 모든 책임은 대통령이 질테니 군의 판단으로 소신껏 대응하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 군에게는 어떤 최첨단 무기를 제공하는 것보다 전력을 강화하고 사기를 올려주는 것이죠. 과거에는 북한의 무력 도발이 있어도 사후 책임 전가와 그에 따른 문책이 두려워 우리의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젠 그런 부담이 군에게는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점은 북한에 대해서도 상당한 효과를 거두게 됩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적이 공격하기 전에는 절대 공격하지 말라고 한 과거 정부를 상대로 전략을 짜는 것과 군의 판단을 신뢰하고 모든 책임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지겠다고 선언한 현 정부의 입장을 알 때 대남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자에 대해서는 보다 공격적인 전략으로, 후자에 대해서는 수세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지금 전개되는 상황(북한의 대화 제의)을 보면 알 수 있죠.
박근혜 대통령의 3군 사령부 발언은 물론 국지전의 발발 가능성과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 발언은 사실상 북한에 대해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초강경 발언을 한 것이죠. 표현에 전면전이라는 말이 나오지는 않지만 내용상으로는 조그마한 도발이라도 저지르면 전면전을 불사하고 철저하게 응징하겠다는 대북 메시지였습니다.
국가의 지도자는 경우에 따라서는 사태를 종결 짓고 국면을 완전히 전환할 수 있는 초강경의 결단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지금의 그런 시기이고 박근혜 대통령은 적기에 강수를 둠으로써 우리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 남북이 마라톤 대화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회의가 장기화됨에 따라 대화가 결렬되고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남북관계의 대전환의 합의안이 나올 것이라 예상합니다. 시급한 것은 목함지뢰 테러로 발생한 현 대치국면의 해소이지만, 이것을 뛰어넘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획기적인 남북한 합의안도 나올 수 있을 거라 봅니다. 북핵문제까지 타결하는, 근본적인 남북 긴장상태 해소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보지요. 제 기대치가 너무 높은 것인가요?
만약 협상이 결렬되고 대치국면이 장기화 되면 어떨까요?
저는 우리 측에게도 피로감이 쌓이고 비판론이 제기되기는 하겠지만, 현재의 박근혜 정부의 강경 기조를 바꿀 수는 없다고 보여져 초긴장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북한이 이런 초긴장상태를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저는 북한이 이런 초긴장상태를 장기간 유지하지 못한다고 봅니다. 그 첫째 이유는 김정은이 북한 군부 전체가 무장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보지요. 북한은 겉으로는 김정은이 군부를 장악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군이 무장이 허락된 상태일 때는 달라진다고 보지요. 지금은 전방에만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무장하고 있지만, 상황이 더 급박하게 돌아가면 평양을 비롯한 북한 전체의 군이 무장하고 대기하는 상태가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북한군이 무기나 인력을 이동하는데 평상시보다 훨씬 제약을 덜 받게 됩니다. 군이 자신이 무장한 상황이라면 김정은에 대한 본심은 달라질 수 있죠. 김정은 세력에게 밀려났거나 이미 처형된 사람들의 측근이었던 사람들, 특히 국제관계를 좀 아는 군부의 상급 간부들은 김정은 체체가 오래 못 갈 것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내부 쿠데타를 시도할 유혹을 느낄 것입니다. 한미 군사 전력과 한국의 경제력을 잘 알고, 중국이 북한을 지원할 수 없다는 것도 아는 북한 군부라면 전면전은 곧 자신들의 죽음이라는 것을 모를 리 없죠. 그럴 바에는 김정은 체제를 엎는 것이 자신들을 위하는 길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자신에게 무기와 군인이 있고 이를 쉽게 동원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면 충분히 결행할 가능성이 있죠.
김일성, 김정일 시절에도 마찬가지지만 김정은이 이동할 때는 그 동선에 있는 지역에는 모든 무장을 해제합니다. 만약의 군에 의한 쿠데타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죠. 예전의 용천역 폭발사고가 김정일의 암살과 연관된 소문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닙니다.
북한 군이 무장하고 있는 상황은 김정은에게도 결코 유쾌한 일이 될 수가 없습니다.
만약 전면전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측에도 막대한 피해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보름이면 상황 종료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개전 초기 북한의 전방 방사포에 의한 수도권 북부 지역의 타격, 스커드 미사일에 의한 전국적인 타격은 불가피하리라 봅니다. 그러나 개전과 동시에 평양 주석궁을 비롯한 북한 주요 군사시설도 초토화됩니다. 전방의 북한 방사포도 남아나지 않게 되구요.
중국의 지원이 없는 한 북한은 전면전을 오래 할 수 없습니다. 보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전쟁을 계속 수행하기 힘들죠.
북한 잠수함 50척이 사라졌다고 하여 불안하기는 합니다만, 사실 북한 잠수함 전력이라는 것이 과대 평가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천안함 폭침 같이 북한 잠수함에 당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것은 평시의 기습에 의한 것이고 전시 상황에서는 함정들이 그렇게 쉽게 당하지 않습니다. 북한 잠수함은 말이 잠수함이지 30년이 훨씬 넘은 노후화된 것이고 잠수정 급에 속하는 작은 잠수함들로 잠항 능력도 1일 밖에 되지 않아 계속 활동을 하려면 물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의 잠수함 기지를 우리 군과 미군의 폭격기로 폭파시켜 버리면 유류 보급이 되지 않아 그냥 물 밖의 돛단배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 잠수함에는 순항미사일 발사 능력이 없고, 물 밖으로 나와 미사일을 쏠 수 밖에 없어 육지에 대한 타격이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지스함, 초계기, 링스 헬기 등 대잠 능력을 갖추고 있어 북한 잠수함의 활동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측 잠수함은 비록 13척 밖에 되지 않지만 모두 1800톤급 이상이며 순항미사일 발사능력을 갖추고 있죠. 서해나 동해 바닷속에서 평양을 향해 미사일을 날릴 수 있습니다.
사실 북한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공군력입니다. 한미의 공군력을 합치면 북한은 전투기를 띄우는 것조차 힘듭니다. 미군 F15 4대와 우리 공군 F16 4대가 편대를 이루어 동해애서 서해로 전방 지역 상공을 선회하는 무력 시위만 해도 북한은 오금이 지립니다. 이 8대만 해도 북한 전투기 전력을 압도하고 남습니다. 무엇보다 더 북한이 겁내는 것은 미군의 B-2 스텔스 폭격기입니다. 스텔스 기능이 있어 격추하기도 어려울 뿐아니라 무장능력도 어마어마해서(폭탄 16톤) 한번 폭격하면 주석궁을 비롯한 평양 일대는 쑥대밭이 됩니다.
현재는 미군 항공모함이 교대를 위해 샌디애고에 있지만, 전쟁 발발시에는 한반도로 1주일이면 올 수 있습니다. 미 항모 1척이면 북한 전력 전부와 맞먹는다고 보아도 좋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전면전을 각오하고 도발할 수 있을까요? 설사 김정은이 니 죽고 나 죽자고 덤벼든다고 하더라도 이 때가 되면 북한 군부가 이런 김정은의 지시에 순순히 따를지는 의문입니다. 북한 군부도 군전력상 북한이 한미에 비해 엄청난 열세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전면전은 곧 자신의 죽음이라는 것도 너무나 잘 알죠.
저는 이번 기회에 남북의 긴장상태를 완전히 해소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봅니다.
앞에서 북한과 한미의 군사전력을 비교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비대칭전력, 즉 핵무기를 제외한 것입니다.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 배치하여 지금 당장 사용 가능하다고 하면 상황은 달라지죠.
아마 머지 않아 북한은 핵무기를 실전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사전에 미리 막아야 합니다. 북이 핵무기를 실전 배치했을 때와 그럴 능력이 아직 없을 때는 천양지차입니다. 우리가 쓸 수 있는 카드도 엄청나게 차이가 나구요. 이번 기회에 북한의 핵을 제거하는데 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북을 최대한 압박해서 국지전, 경우에 따라서는 전면전도 불사한다는 자세로 북핵을 무력화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북한이 실질적 북핵 해결에 의지만 보인다면 우리도 많은 것을 양보해도 된다고 봅니다. 사실 북핵 해결은 통일의 전단계나 마찬가지임으로 북한에 대규모 지원을 하는 것이 통일에 대비한 투자일 수 있으니 우리도 나쁘지 않습니다.
제가 상황을 너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지는 모르지만, 제가 예상했던 대로 풀리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