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들어갔을때..
여자들이 대부분인 과였는데도,
화장을 해볼생각을 안했어요.
옷은 신경써서 입었어요.
그치만 화장은...
안경을 쓰고 다녀서 눈화장에 관심이 없어서이기도 할테고
못났지만 남친이란 것도 있었고. ㅋㅋ
대학교 3-4학년이 되어서야 친구들이 아이라인까지 그려가며 화장수정까지 하는걸 보고
"아무도 화장을 가르쳐준적이 없는데 다들 어떻게 화장이란걸 하는거지??" 라는
사교육키드다운 생각을 자주 했었더랬죠...
그러곤 계속되는 학업을 한뒤.. 사회생활도 했지만, 갖춰입거나 꾸미지 않아도 되는 일을 했던터라...
여전히 화장은 저에게 미스테리한 영역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20대 후반에 생각보다 이른 결혼을 하게 되어요. (안경쓰고 다니던 시절부터 데리고 다니던 남자애랑)
근데 예상치 못하게
결혼을 기점으로 화장할일이 생기더라구요.
스튜디오촬영,
드레스 보러다닐때 .(안경끼고 생얼로 드레스 보자니 참 느낌없더군요)
어른들 만나러 가는 자리,
결혼식..
그리고 시댁에서 신부에게 주는 돈으로
화장품 같은것도 사는 거라면서요...
그래서
저는 처음으로 백화점에가서 세트로 화장품을 샀고,
그때부터 아까운 마음에 이것저것 바르기 시작합니다.
세수하고 거울앞에 자리잡아, 한자리에 앉아서 5-6개는 발라야 끝나는 작업.
펴바르고 두드리고 문지르고 등등등 적성에 맞지 않았지만 아이크림까지 바르던 잠깐의 시절도 있었어요.
그러다 아이가 생겨 머리 풀어헤치며 사는 시즌이 시작되고,
얼굴이 당기지 않을정도로 로션만 바르고 다니게 되고...... 비비라도 바를수 있는 날은 나름 나만의 대변신의 날 ㅋㅋ
그러길 어언 또 8년...
몇주전 로드샵에서
정말 오랜만에
"토너"라는 녀석을 만원정도 주고 구입하게 되는데.....(스킨을 사볼까 하다가 우발적으로 구매했어요)
이게 생각보다 물건이던디요...
화장솜이라는 것도 사서
토너를 펌핑해서 쓱쓱 얼굴을 가볍게 문질러주는데
기분도 개운하고 피부가 왠지 정돈이 되는것같아서 한층 깔끔한 느낌을 주는것이 아니겠슴니까.
게다가 왠지모르게 나 스스로를 아껴주는 느낌적인느낌 ㅋㅋㅋㅋ
심지어
그저께 남편이, 너 요즘 피부좀 좋아진것같다....라는 말에...
혹시,,,,, 토너 때문인가... 라는 생각마저!!!!
무슨 가루 세안, 꿀마사지법 등이 게시판을 휩쓸고가도 그러려니 했었는데,,
얼굴에 좀 시간 들이는거 보니 애좀 크고 선선해지니
"어이, 아줌마 살만한가보네"라는 생각이 스스로 들더라구요.
암튼....
이상 피부미용(?????)의 세계에 한발짝 들어선 아짐이
서울 어딘가에서 거울속 못난 얼굴을 들여다보며 든 생각이었습니다.
기나긴 뻘글이었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