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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서대문 형무소 갔다왔어요

어제 조회수 : 1,371
작성일 : 2015-08-20 14:27:51

예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어제 가봤죠.

 

일주일전에 예약하면 도슨트의 설명을 들을수 있다는데,

시간 맞추기도 어렵고 해서 그냥 갔습니다.

 

독립문 역, 바로 앞이더군요.

건물은 붉은색 벽돌로 지어졌는데

생각했던것보다 더 붉어서 조금 섬찟했어요.

 

그 벽돌에는 경(서울 경) 이라는 한자 모양이 찍혀있고

지금의 벽돌보다는 좀 큰듯했어요.

수감자들(이걸 수감자들이라고 해야할지, 독립투사들이라고 해야할지....)

이 만들었다고 하죠.

 

건물은 1908년에 지어졌다고 하는데,

꽤 오래된 건물인데도

보기에도 단단하게 만들어진듯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감방은  복도가 중앙에 길게 있구요

생각보다 폭이 넓더라구요.3미터 이상은 충분히 나올듯하던데,

아마도 복도 양쪽으로 감방이 있으니

수감자들 의 접촉을 방지하려고 넓게 돼있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방내부는 바닥은 6-7센치 정도의 나무판으로 마룻바닥처럼

돼있었구요.

벽은 시멘트 였습니다.

 

감방 내부에는 원래부터 화장실이 없었다고 하네요

똥통이라는 나무로 만들어진 통(나무판으로 이어놓은...포도주통 만드는, 물통 만드는 그런 방식)이 감방마다 하나씩 있었데요.

계속 그러다가 1960년대인가 그때 화장실을 외벽에 달아 설치했다고 하더군요.

 

서대문 형무소는 일제강점기때는 독립투사들을 전국에서 잡아들였고

그후에는 민주투사들을 잡아들였다고 하네요.

 

감방은 냉난방 시설을 설치하지 않았고

윗쪽에 보면 한센병사(문둥병 수감자들을 수용)라고 해서

단독건물이 하나 있는데, 거기는 난방시설이 있었다고 합니다.

 

마당에는 격벽장 이라는게 있었는데

단어가 낯설지만 뭔가 활동적인 느낌을 주는데

뭔가 했더니

벽으로 막아놓은 운동할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부채살 모양으로 벽을 막아놓고

그사이사이에서 수감자들이 운동할수 있게했고

부채살의 중심점에서는 간수가 서서

수감자들이 서로 대화를 못하도록 감시할수 있도록 한것입니다.

 

저는 그냥 봐서는

저런다고 안보이나? 싶었는데

저희가족 각자 서로 위치 바꿔서 확인해 봤더니

정말 앞쪽에서 보면

수감자들이 어느 위치에서 운동하든  다 한눈에 보였습니다...참 악랄하네..싶은 생각 들었어요.

 

그리고 고문하는 내용이야 뭐 다들 아실테고.

여기서는 손가락에 대침 꽂는거(입에도 넣고 쑤셨다고 하네요)

물고문 하는거,

벽관(관을 세워놓은 형상)에 사람을 넣어두고 문 잠그는거,

김치냉장고 같은 커다란 상자에 송곳을 사방에 박아서 사람을 앉에 넣고 흔드는 고문(이거 각시탈에서도 조그만 상자로 나왔던듯 해요)

뭐 이정도의 고문에 대해 설명해 놓은거 있더라구요.

 

그리고 사형장이 있었는데

다른건물은 다 벽돌건물이던데

사형장은 전부 나무로 돼있더라구요.

 

예전 시설 그대로인듯했어요.

사형장 밖은 역시 붉은 벽돌로 반원식으로 담을 둘려쳐놨구요

사형장 바로 밖에 미루나무가 한그루 있는데,,,일설에 의하면

사형장의 암울한 기운 때문인지 못자란다고 하던데

 

정말 가보니...바로 담장 밖에 붙은 미루나무와 비교되게

작더군요. 잘 못자라서,,영양제 같은거 두어개 달아두었더군요.

 

사형장 옆쪽은

시구문 이 있었는데,

사망이 사회적으로 물의가 있는사람, 사망으로 해서 사회분위기가 변할것 같은 그런사람들의

시체는 그 통로로 해서 내간다고 합니다.

 

그 옆쪽엔 묵념할수 있는 장소가 있었는데

정말 그 앞에 서니...

온몸에 알수없는 감동과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진짜로.

아들과 묵념 잠깐하고...정말 감사하다고 ...둘러보고 나왔습니다.

 

 

IP : 218.235.xxx.111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나
    '15.8.20 2:32 PM (203.226.xxx.171)

    자세한 설명 감사해요. 아이들 데리고 곧 가려고 하던 차에 큰 도움 되었습니다. 유튭에서 설민석샘 유관순님편 보고 꼭 가보고 싶었어요

  • 2. 덴버
    '15.8.20 2:40 PM (1.232.xxx.251)

    광복절에 다녀온 저로서도 요글 보니 그날 본 기억이 생생히 다시 떠오릅니다.

  • 3. ...
    '15.8.20 2:42 PM (183.97.xxx.209)

    9월 되기 전에 꼭 가본다는게 아직 못 갔네요.
    감사합니다. 추석되기 전에는 꼭 가보려구요.

  • 4.
    '15.8.20 2:43 PM (175.123.xxx.6)

    전 독립운동 하시다 돌아가신 분들 수감될때 찍으신 사진이 벽면가득 붙여진 방 정말 가슴이 먹먹했어요. 특히 여자독립투사분들 그 고문을 어찌 감당하셨을지 맘이 너무 아팠어요
    그 곳에 갈때마다 마음으로 묵념을 올리고 가요

  • 5. 시구문
    '15.8.20 2:50 PM (175.123.xxx.6)

    시구문은 고문으로 인해 시신이 너무 훼손되어 반발을 살까봐 밤에 몰래 시신을 밖으로 내보내던 문이라는 설명 들었어요. 이 나라를 조상들이 어떤 희생으로 지켜냈는지 아이들과 함께 마음깊이 느끼게 되는 곳이었어요

  • 6. 원글
    '15.8.20 2:54 PM (218.235.xxx.111)

    네...저도 특히
    여성독립투사들.....마음이...너무 아파요...이루 말로 할수가 없어서..
    글로는 안쓴거예요...

    그리고 안창호 선생님...
    젊고 멋진 모습의 사진만 보다가...
    어제 가서.. 젊은시절, 중년, 노년의 수감얼굴을 보니..너무 놀래서

    우리가 알고있는건 20대즈음의 사진인것 같고
    십년쯤 지나서는 초췌한 얼굴(이때도 감옥)
    20년쯤 지나서는 이마 벗겨지고 머리카락도 몇올 없고 할아버지 얼굴(이때도 감옥)

    수십년을 감옥생활 석방, 감옥생활 , 석방의 연속이었나보더라구요(저는 몰랐어요)

    저는 그냥...열심히 배우자..이러면서 멋진 모습으로만(왜 감옥에 안들어갔지? 이생각만하고)
    사신줄 알았는데...정말 ...

    그리고 그분이 아내에게 쓴글

    다른 의병 대장들은 한자로 쓴것도 많던데
    이분은 완전 한글로 쓰셨더군요

    처음이
    사랑하는 아내 혜연(혜연인지..혜련인지...글씨가 헷갈리더라구요)
    이렇게 시작하는데....낭만적이기도 한 분이구나..싶었구요.

  • 7. 지하
    '15.8.20 6:18 PM (39.119.xxx.72) - 삭제된댓글

    특히나 물고문실에서 나는 냄새가 제일 잊혀지지 않네요
    해설자분 말에 의하면 그 냄새를 없애려고 갖은 노력을 했지만 못 했다고 들은 것 같은데
    제가 간 날 인원이 많아서 잘 못 들었어요
    자세히 설명해 주실 분 있나요?

  • 8. ㅠㅠ
    '15.8.20 7:18 PM (119.64.xxx.194)

    좋은 공부 하고 오셨습니다. 그런데 원글님이나 댓글님들 모두 독립운동사 쪽만 관심들 두셨어요. 그 곳의 역사가 거기로부터 시작되었고 당연히 그 쪽 비중이 가장 큽니다만 80년대까지도 그 곳은 민주화 역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곳이었어요. 이승만으로부터 친일파 독재자인 박정희가 했던 짓거리는 좀처럼 조명을 못하고 있죠. 도슨트가 그런 걸 알려줬는지 궁금합니다. 현재는 정치적인 이유로 민주화 역사는 의도적으로 축소한다는 느낌이지만 어둠이 빛을 이길 수는 없듯이 언젠가는 공개될 수 있겠죠. 그나마 현재처럼 활성화된 것만이라도 다행입니다. 10여년 전에는 여운형의 이름도 없던 곳이었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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