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주년 광복절을 맞아 KBS가 주관한 ‘나는 대한민국이다’는 공연행사에 김연아가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의 행동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손을 외면하고 시선을 주지 않았다고 해석하며 그것은 결례라고 채널A가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이 종편은 국민들의 시선을 끌어 시청률을 올리려 별별 짓을 다 한다고 보여집니다만, 이 장면에 대해 쓸데없는 정치적 해석을 하는 정치과잉에 찌든 인간들도 한심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김연아가 갑자기 대통령과 함께 하는 자리가 당황스러워 손과 눈길을 어쩌지 못하는 모양새로 보이는데, 한 일방에서는 이를 김연아가 정치의식이 있는 개념 스포츠 스타라서 박근혜 대통령을 싫어하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회피했다고 치켜세우는 한편, 또 다른 일방에서는 김연아의 출신지역을 언급하면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정치색을 드러내고 의도적인 행위를 했다고 비난합니다.
만약 김연아가 자기의 정치 신념(반박근혜)이 있어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다면 김연아는 욕을 쳐들어도 할 말 없습니다. 저 자리는 광복절 기념 행사로 김연아가 한 주체가 되어 공식적인 자리에 나온 것이고 박근혜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으로 국민 앞에 서는 자리입니다. 그런 자리에 정치적 의도를 의식적으로 행동으로 드러냈다면 정치적으로 잘못한 것이고, 엄청난 결례를 범한 것입니다. 의도적인 행위인 것처럼 인식하고 김연아를 칭송하는 인간들은 김연아를 자신의 정치적 수단으로 볼 뿐이죠. 자신들의 정치과잉에 대해 깊은 반성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죠.
저는 김연아가 그런 의도를 가지고 저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 상황에 적응 못하고 진행요원의 지시를 따르느라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옆에 오자 김연아가 정중히 인사한 것은 채널A가 보여주지 않고 그 뒤에 약간 우왕좌왕 하는 모습만 방영하며 논란을 촉발하는 야비한 짓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마디로 악마의 편집을 해서 김연아도 죽이고 박근혜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깐 것입니다. 국민 영웅 김연아가 박근혜 대통령을 공식적인 행사 자리에서 디스했다고 선전해 대면서 국민들에게 은근히 김연아도 싫어하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주입하려 한 것이죠. 제가 보기에는 김연아를 까려는 의도보다는 김연아의 행동을 왜곡 편집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민심을 잃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한 것이라 봅니다.
과거 김연아가 피겨 훈련시에 박근혜가 찾아 갔을 때, 김연아가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과 정중히 악수하고 환한 시선으로 대하던 사진들을 보면, 이번 김연아의 행동은 의도적 행위가 아니라 당황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이 행사에 참여한 일반인이 자신의 휴대폰으로 촬영한 당시의 장면을 보면 이것이 더욱 확실해 보입니다. 채널A는 김연아의 순간적인 행동을 클로즈업 해 보여주지만 먼 거리에서 찍은 일반인의 촬영 장면에는 무대 위의 전체 인원들의 움직임이 모두 보여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죠. 김연아는 (이승철과 함께) 자기보다 상단에 위치해 있던 박근혜 대통령 쪽으로 올라가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두 번에 걸쳐 인사를 합니다. 이승철은 아예 대통령에게 인사도 하지 않았습니다.(이 장면은 채널A는 편집해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진행요원의 지시에 따라 무대 위의 모든 사람들이 위치를 이동하는 과정이 나오고,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김연아는 손을 잡았다 놓았다 하면서 무대 우측으로 이동하는 것이 보입니다. 저 과정에서의 김연아의 모습을 클로즈업 해서 채널A가 악랄하게 해석해서 김연아와 박근혜 대통령 죽이기를 한 것이죠. 무대 위의 모든 사람(김연아와 박근혜 대통령 포함)들의 움직임을 보면 채널가 얼마나 악랄한 편집을 하고 추악한 해석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죠.
채널A의 말대로 김연아의 행동이 비난을 받아야 한다면 대통령에게 인사도 하지 않은 이승철은 쳐 죽일 놈이 되어야 합니까?
스포츠 스타나 유명 가수가 온 국민이 보는 국가적 행사인 공식적인 자리에 초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같이 초대된 다른 사람에게 의식적으로 개인의 정치적인 의도를 드러내면서 상대에게 무안을 주는 행위는 결례임으로 비난 받아도 마땅하겠지요. 하지만 무대 정리 과정에서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벌어진 행위를 두고 제삼자가 자신의 정치적 의도를 가미해서 해석해 비난하는 것은 온당하지도 않으며, 의도적 왜곡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민사적 책임도 져야 한다고 봅니다.
김연아가 의도적으로 손길과 눈길을 회피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무안을 주려 했다 하더라도 무엇이 문제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만약 김연아가 반박근혜 성향이 있어 사석이나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런 의도적 행위를 했다면 문제 삼기 힘들겠지만, 국민화합을 주제로 한 공개된 자리에서 그 행사의 의미를 알고 참여하면서 의도적으로 그런 행위를 했다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그 자리에 참여한 것은 김연아의 자발적 의지에 따른 것이며, 만약 김연아가 그 행사의 목적이나 취지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그 행사의 참여를 거절했어야 하는 것이고, 참여하겠다고 했다면 그에 걸맞는 행동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죠.
이는 이렇게 생각하면 간단히 이해될 수 있습니다. 한일간의 우호를 다짐하는 공개 행사에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가 함께 참석했는데 아사다 마오가 김연아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김연아의 손을 뿌리치는 행위를 했다면 여러분들은 아사다 마오의 행위를 어떻게 바라보았을 것 같습니까?
정작 제가 ‘나는 대한민국이다’는 행사를 보면서 당황스러웠던 것은 이 부분이 아닙니다.
이 행사를 위해 KBS는 김연아 합창단을 전국의 남녀노소들 중에 오디션을 통해 수 주에 걸쳐 뽑아 연습을 했습니다. 연아 합창단의 선발과정을 KBS는 몇 주에 걸쳐 수시로 방영도 했지요. 광복 70주년을 맞아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인물들을 대상으로 합창단을 뽑아 국민화합이라는 주제에 맞게 공연을 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광복절 당일의 행사에서는 김연아만 주인공일 뿐 합창단은 김연아의 코러스이고 들러리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연아 합창단의 단원 개개인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물들로 이들이 김연아와 함께 주인공이 되고 모두 하나가 되는 합창을 불러야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그런데 당일 행사 중계를 보면 김연아의 독창, 김연아와 이승철의 듀엣에 합창단은 단지 코러스 정도를 담당하는 수준이더군요. 예전에 ‘남자의 자격’에서 합창단을 꾸릴 때는 합창단이 주인공이 되었던 것과는 많이 대조과 되어 원래 김연아 합창단의 취지와 목적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오더군요. 제가 그 장면들을 보고 옆에 있는 마눌에게 ‘저거 좀 이상하다, 왜 저렇게 기획하고 진행하지?‘라며 불만 섞인 말을 하게 된 것은 제가 과민하기 때문일까요?
(저는 김연아 합창단이 나오는 것부터 보았기 때문에 혹시 제가 합창단이 주체가 되어 합창한 부분이 앞에 있는데 중간 부분부터 보아 이를 놓쳤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 채널A가 방영한 문제의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Vc5EMeus1bw
* 과거의 김연아와 박근혜 대통령
http://www.ilbe.com/6410852052
* 일반인이 찍은 문제의 장면의 동영상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yeona&no=634852&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