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다섯살 아이 엄마입니다.
요즘 아이들 놀이터가 참 재미가 없어요.
옛날보다 단가도 비싸고 이것저것 고려 많이 해서 만든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제 기억으론 과거 저 클때 잡초도 좀 있고 적당히 돌멩이도 좀 있고 한 동네 모래공터가 더 재미있었어요.
그러면 엄마 없이도 애들끼리 엄마아빠놀이하고
남자애들은 성을 짓든 구덩이를 파든 하고
여자애들은 잡초 찧고 돌멩이로 집지어서 엄마아빠놀이하고
정말 창의적으로 놀았는데
요즘 아파트들에 있는 놀이터는
애는 다람쥐장에 있는 다람쥐처럼
흙한톨없이 푹신한 운동장트랙소재로 빈틈없이 싸인 놀이터에서
이 놀이기구 좀 타다가 저 놀이기구 좀 타다가 옮겨다니기만 해요.
끊임없이 엄마가 놀아줘야하고 위험한거 잡아줘야하고
(아 물론 요즘 세상이 위험하다보니 모래놀이터라도 제가 보고는 있어야죠)
그리고 이해가 안가는건
검은색으로 얼기설기 커다란 그물같이 만들어 놓은거
뻥뻥 뚫려 너무 위험해요.
제 아이가 작아서 그렇다기보단 까부는 8살짜리들도 거기 신발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새로 건설하는 지역들에는 작게나마 모래만 푹신하게 있는 놀이터가 있어줬음 하는데
그게 요즘 제가 사는 지역이나 다른 지역 아파트 가봐도
아파트 신축 놀이터에는 모래놀이터가 하나도 없는게
모래놀이터가 관리가 더 힘든가요? 뭔가 규정이 바뀐건지...
좀 멀찍한 공터에 꽃삽하나 들고 저랑 같이 흙파며 노니까 재미있어는 하는데
다른 엄마들이랑 같이 가자고 할까 망설이다 별로 친한 엄마가 없고
공터가 너무 으슥하고 낮에도 인적이 없어서 (여기가 신도시건설중이라) 저도 겁나서 더는 못가겠고
애도 저랑 노는건 재미있지만 같이 노는 아이들이 다 다른 놀이터 있으니
흙놀이 좀 하다 마네요.
그냥....암것도 없는 빈 공터에서
잡풀 뜯어 소꿉장난하고 맘껏 구덩이파서 물넣고 신문지깔아 함정만들고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아도 맘껏 지맘대로 놀고 낮선 사람 유괴 걱정 않고
동네 근처 하교하던 남자중학교 중학생 이름모를 오빠들도 우리 어린이들끼리 놀고 있으면
자기 동생 챙기면서 우리도 과자 하나씩 주고
구덩이를 깊이 파주거나 하고
슈퍼 아줌마가 파리채들고 평상 앞에서 앉았다가
애들이 공터 넘어 나가려고 하면 00야, 너 엄마가 나가지 말랬지!
00 너 엄마가 오늘은 일찍 집에 오랬다 집에 할머니 오신다 넌 지금 가라 하고
소리 한 번씩 질러주고 하던
제가 어렸던 그시절이 너무 그리워요 ㅠ
80년대 중후반생도 이런데 82 다른 언니들도 더하시죠? ㅠㅠ
지금 2015년도 나중에는 그래도 그때가 좋았던 낭만적인 시절이 되어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