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동생이랑 친하게 지내고,
여행 같이 다니는 절친은 한명 뿐인데요.
이번에 청산도 아니면 명사십리 다녀오려고 했어요.
약속을 잡아야 하는데, 늑장부리다 여름 다 가게 생긴 상황.
남편이 완도 갈일이 있다해서
무작정 같이 타고 완도 갔어요.
남편이 볼일 보는 사이에
저는 명사십리로 갔어요.
나이드신 아주머니, 아저씨들도 엄청 많이 오구요.
가족 단위로도 많이 왔던데요.
바지 하나 사고,
티셔츠는 여차하면 청산도 넘어가려고 하나 챙겨 왔었어요.
모자는 챙모자로 요새 주구장창 쓰고 다니구요.
바지로 갈아입고..
물품 보관서에 짐을 맡기고..
튜브 5천원에 빌려서..바다로 고고..
워터파크에서 파도타기부터 온갖 놀이기구 타고 놀던 기억을 잊지 못해,
그 때를 생각하면 튜브로 파도타기를 했어요.
우왕, 재밌어요.
워터파크 파도타기는 쨉도 안되게 재밌는데요.
파도 스케일도 다르고..
2명이서 왔으면 튜브에 탄 상태로 깊은 쪽으로 밀어넣어주면
훨씬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소리 빽빽 지르며 1시간30분 놀다보니, 몸이 갑자기 부들부들 떨리고 춥더라구요.
물품보관소에서 복숭아랑 물을 찾아와
모래 위에서 앉아서 먹었습니다. 헤헤 꿀맛.
그리고, 모래를 파고 안에 누웠는데요.
이렇게 따뜻할 수가요.
겨울에 따뜻한 이불 속에 들어있는 느낌요.
머리 덮을 양산이나 우산이 하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챙모자도 크게 부족하지 않아요.
모래 덮어줄 사람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더라구요.
아주머니 4명이 쪼르르 모래 위에 누워있고,
남자분 한분이 4명 모래 덮어주던데 캡 부러움..
스스륵 잠이 들고 한시간 정도 있다가,
일어났어요. 팔다리가 새카맣게 탔어요.
파도 탈 때 물 묻은 채로 햇빛에 노출되고 모래가 시원찮게 덮혔는지요.
어릴때 방학때마다 물에서만 놀다가
귀앓이를 많이 했어요.
20대때 수영장 갔다가 귀앓이가 도져,
그 후로 귀앓이를 주기적으로 앓았네요.
30대에 워터파크 한번 가서 원을 풀어주기 했는데,
40대에 해수욕장 가서 파도타기를 하니 소원풀이 한 것 같았어요.
항상 물놀이 한번 원없이 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끝나고, 명사십리 해변가를 발목만 잠기는 깊이로 거의 끝까지 걸었네요.
밀려오는 파도도 멋지구요.
금모래빛 가는 모래도 너무 보드랍고 이쁩니다.
명.사.십.리.. 좋은 모래가 십리나 된다는..에서 재밌게 놀았습니다.
오늘 하루 더 놀려고 1박 했는데, 아침에 하늘이 우충하고 오늘 비가 온다고 해서
아쉬운 마음으로 올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