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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갑자기 전화 하신 큰엄마 때문에 마음이 너무 괴롭고 이상해요.ㅠㅠ

ㅜㅜ 조회수 : 17,286
작성일 : 2015-08-10 18:36:01

 

올해 여든세살이신 큰엄마에게 정말 갑자기..뜬금없이 전화가 왔어요.

 

연세에 비해 엄청 정정하신 분이세요.

어릴때 친 엄마 없이 아빠가 혼자 저를 키우셨는데

그때 큰엄마에게 맡겨져 4살까지 저를 키우셨어요.

연세가 많으신데도 제가 아직도 큰엄마 큰엄마 해요.

그 이후로 새엄마가 오면서 멀어져서 그냥 명절날, 생신때만 가끔 뵙다가

결혼하고 나서는 거의 왕래도 없고..연락도 없었어요.

어린 4살에 새엄마 만나서 큰엄마와 떨어지게 되어 사실 아주 큰 정은 없다지만

그래도 늘 마음 깊이 감사함을 가지고 있어요.

제가 성격상 연락을 먼저 잘 하는 살가운 사람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살고 있었죠.

 

근데 갑자기 오늘 오후 전화가 온거예요.

제가 사실 새엄마의 학대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고 지금 친정과 연락을 안하는 상태예요.

그래서 혹시 전화하신게 나를 타이르려고 하신건가 싶었는데..

그런 것 없이..어떤 특별한 용건 없이..

그저 아기는 잘있니? 그때 봤을때 도토리같이 예쁘더니 여전히 예쁘지..?

그러더니 갑자기..건강하고..너네 둘 별일 없이 행복해라..

행복해라.....하시는거예요.

저는 그저 네..죄송해요. 제가 먼저 연락도 못드리고..연신 죄송하다고 했고..

큰엄마는 마지막으로..그래 둘이 행복하게 잘 살아라..하시더니 끊는다 하시고 끊으셨어요.

 

그런데..느낌이..너무 이상해요.

뭔가 쎄..한게..자꾸 눈물이 나고 기분이 나락이예요.

느낌이 정말..이지 이런 표현 조심스럽지만..마치 유언 남기시듯이...? 그런 느낌으로.

갑자기 연락하셔서..

도대체 왜 그러신걸까요? 다시 전화드리고 싶어요. 무슨일 있으신건지??

아까 건강하시냐고 여쭸던 말엔..내가 이제 83인데..늘상 병원다니고 낫고..그러고 살지 뭐..하셨거든요.

지금 친정이랑 연락도 안하는 상태라 집에 전화해서 뭔일 있냐고 여쭙기도 그렇구요.

저녁 준비하는데 자꾸 마음이 이상하고 눈물이 나요.

별일 없겠죠? 제가 오버하는거겠죠??

 

IP : 125.187.xxx.204
4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라면
    '15.8.10 6:38 PM (180.70.xxx.147)

    얼른 한번 찾아뵐것 같아요

  • 2. 아아아아
    '15.8.10 6:39 PM (182.221.xxx.172)

    저 정말 평소에도 말한마디 안거는 무뚝뚝한 큰아버지 전화 한통 받고 며칠 후에 부음소식 들었어요....다시 전화드리고 싶음 얼릉 드리세요.

  • 3. 한번
    '15.8.10 6:39 PM (124.80.xxx.214)

    가서 뵙고 오세요
    어찌됐던 어렸을때 원글님을잠시라도
    돌봐주신거 대단한 거에요

    혹시라도 나중에 후회하지 마시고요

  • 4. ........
    '15.8.10 6:39 PM (115.140.xxx.189)

    눈물나네요 나이드시면 저렇게 서서히 주변을 안부를 묻고 정리를 하시더군요
    어릴때 키우셨으면 오죽하겠어요 어릴때 모습이 밟히고 안스럽고 좀더 챙겨주지 못한거 떠오르고 그러실거예요 ㅠㅠ
    원글님 다음은 없더군요,,다음에 가야지 하면 기다려 주지 않아요
    소화잘되는 맛있는 음식 가지고 한 번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ㅜ

  • 5.
    '15.8.10 6:41 PM (121.173.xxx.87)

    저라면 날 잡아서 한번 찾아 뵙겠네요.
    글만 읽어도 마음이 찌르르 아파요.
    만약 시간이 지나 어느날 갑자기 큰어머님이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평생 한이 될듯.

  • 6. ...
    '15.8.10 6:49 PM (175.125.xxx.63)

    노인들 큰병 없어도 그렇게 신변정리 하시고 돌아가시는걸
    많이 봐서 한번 다녀오시라고 하고싶네요.
    네살까지면 정말 이쁠 때 몇년 키워주신건데
    원글님과는 다른 감정이 큰어머니한테는
    있으실거예요...
    친정일 때문이면 얘기하셨겠죠...

  • 7. 555
    '15.8.10 6:49 PM (182.227.xxx.137)

    찾아뵙고 오세요.
    이런게 기회예요.

  • 8. 어쩐지
    '15.8.10 6:51 PM (14.52.xxx.27)

    저도 찡하네요.
    아무 이해관계없이 그저 잘 살라고. 행복하라고 복 빌어 주시는 분.
    원글님이 그래서 더 마음이 이상하지 않았을까요?
    살기위해 내 주변에 장막을 치고 있는데 한 줄기 햇살같은 거요. 오랫만에 보는.
    얼굴 한 번 뵙고 오세요.
    마음이 아주 좋으실 거예요. 나를 전적으로 수용해주는 분을 만나면 힘이 나거든요.

  • 9. dlfjs
    '15.8.10 6:54 PM (116.123.xxx.237)

    나이들면 다 보고싶어지나봐요
    마지막일수 있으니 한번 다녀오세요

  • 10. ㅜㅜ
    '15.8.10 6:54 PM (125.187.xxx.204)

    그래야겠어요. 이번주에 가봐야겠어요.
    저녁준비하다 말고 앉아서 눈이 벌개지게 울고 있네요.
    괜시리 마음에 찡하고 눈물이 자꾸 나요.
    평소에 저한테 전화 안하셨던 분인데..
    갑자기...행복하라니...

  • 11. 다녀오세요
    '15.8.10 6:55 PM (39.118.xxx.16)

    나중에 후회하시지말고
    조만간 한번 뵙고 오셔요
    큰어머님이 원글님 이
    짠하고 많이 생각나시나 보네요

  • 12.
    '15.8.10 7:03 PM (203.226.xxx.141)

    꼭!꼭! 다녀오세요
    저도 울컥하네요 ㅜㅜ

  • 13. ㅠㅠ
    '15.8.10 7:09 PM (119.18.xxx.133)

    어휴....글 읽는 저도 울컥하네요..
    윗님처럼 기회네요..
    최대한 빨리 인사가셔요..
    요즘 더워서 기력이 딸려서 그런가 봅니다.

  • 14. 이번주
    '15.8.10 7:11 PM (116.37.xxx.157)

    말고 .....
    내일 가세요
    맘 같아선
    같은 지역이면 지금이라도 가세요

  • 15. 저도
    '15.8.10 7:17 PM (211.207.xxx.180)

    내일 아침 일찍 가사라고.
    하고 싶어요.

  • 16. 윗분말대로
    '15.8.10 7:17 PM (211.207.xxx.180)

    저라도 4살때까지 봐준 조카. 그 마음이 더 깊고 클거에요.

  • 17. ///
    '15.8.10 7:17 PM (61.75.xxx.223)

    저라면 무리해서라도 내일 당장 갑니다.
    우리 할머니가 그러셨어요.
    가시는 날까지 정정 하셨는데
    저에게 전화 거시고 이틀 뒤에 주무시다 돌아가셨어요.
    워낙에 돈 아끼고 무뚝뚝한 분이시라서 당시 시외전화 온 것만 해도 쇼킹해서
    주말에 찾아뵈어야지 했는데 이틀 뒤에 돌아가셨어요.
    오늘 월요일인데 먼 지역이 아니라면 내일 가보세요.

  • 18. .....
    '15.8.10 7:19 PM (58.140.xxx.232)

    여기 게시판서 자주 봤던 주제 아시죠? 무슨 이유에서건 시댁이나 친정조카 맡게된다면 다들 만류하던거..
    그 힘든일을 해주신거여요, 그분은. 그러니 지금 전화해서 약속잡고 빠른시간내 뵙도록해요. 노인분들은 진짜 밤새안녕인데 일단 전화로 약속이라도 잡는게 마음 편하실듯. 날도 덥고 아이때문에 힘드시겠지만 그럼 전화라도 해서 그때 정말 감사했다고, 살면 살수록 느낀다고 말씀하세요. 그게 님 마음도 편하고 그분도 보람되실거에요.

  • 19. ///
    '15.8.10 7:20 PM (61.75.xxx.223)

    미국 사는 조카딸
    24개월때 와서 딱 6개월을 제가 돌봤습니다.
    지금 22살이고 서로 이역만리 떨어져 있고
    서로 연락도 자주 안 하는 사이인데
    그 아이에 대한 애틋함은 여전합니다.
    아직도 24개월때 애교 부리고 귀여운 모습이 어제 일처럼 아른거려요.

    원글님과 큰어머니가 느끼는 감정은 많이 차이가 날거예요

  • 20. ㅁㅇㄹ
    '15.8.10 7:22 PM (218.37.xxx.94)

    4살까지 자기 자식 아닌 아기 봐주기.....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상황에 처했으니 했겠지만 얼마나 힘드셨을까.
    빨리 다녀오세요. 진심으로 감사드리시고요. 님도 짠하시고...ㅠㅠ

  • 21. 좋네요
    '15.8.10 7:25 PM (61.73.xxx.122)

    원글님 이야기도 찡하고 댓글에서
    "살기위해 내 주변에 장막을 치고 있는데 한 줄기 햇살같은 거요. 오랫만에 보는." 이 구절도 참 가슴에 와 닿네요.

  • 22. ㅇㅇ
    '15.8.10 7:29 PM (223.62.xxx.47)

    내 자식도 4살까지 키우려면 너무너무 힘드는데 시댁 조카를 4살까지 키우다니... 님 정말 큰어머니께 잘 해드리세요

  • 23.
    '15.8.10 7:42 PM (219.250.xxx.92)

    옛날에는 다저렇게 시조카도 키워주고
    친조카도 키워주고
    다큰조카들도 거둬먹이고
    그랬었죠
    참 뭔가짠하네요

  • 24. 에구
    '15.8.10 8:57 PM (116.127.xxx.116)

    다녀오셔서 후기 남겨주시길...

  • 25. .....
    '15.8.10 8:57 PM (222.108.xxx.19)

    눈시울이 시큰해져요. 멀지 않으면 찾아 보시고 오세요.

  • 26. 그대만
    '15.8.11 4:55 AM (73.194.xxx.44)

    노인들은 돌아가실 걸 미리 느낌으로 아신다네요.
    저희 친정엄마가 돌아가시기 한달 전쯤...
    자꾸 나 얼마 못산다.... 나 얼마 못살아... 라고 자꾸 그러시길래...
    평생 몸은 약하시고 골골하시지만 그런채로 몇 십년을 사신 분이라...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정말 한달만에 주무시다 돌아가셨어요,
    아마 마지막 인사라도 하시려고 전화하신 거라 생각되요.

  • 27. 후회하지 마시고
    '15.8.11 8:19 AM (182.172.xxx.183)

    얼른 찾아뵙거나 다시 연락드리세요.
    자식이라도 4살 나이까지 키우는거, 어떤건지
    잘 아시잖아요.... 이 아침부터 제가 울고있어요.

  • 28. ...
    '15.8.11 9:06 AM (210.96.xxx.223)

    다른 부담주는 말씀 하나 없이, 그저 너희들 행복하라고만 하시는 어른의 말씀에 저도 울컥해요. ㅠㅠ

  • 29. ...
    '15.8.11 10:09 AM (106.245.xxx.176)

    아.........내일 당장 가보세요!!!!!!!!!!!!

  • 30. 울컥
    '15.8.11 10:11 AM (122.128.xxx.7)

    울컥하네요.
    전 나이어린 새댁인데.. 큰엄마께서 어떤 마음이셨을지..
    멀지 않고 시간 가능하시면 한번 도토리같은 아이 데리고 다녀오세요.

  • 31. 저도 큰엄마
    '15.8.11 10:14 AM (112.187.xxx.4)

    싫었던 좋았던 어린애라 안고 업고
    때론 안쓰러워서 보듬어주고 그러셨겠네요.
    자식을 길러도 내품에서 안고 업고..
    이과정이 빠지면 정이 덜하나 보던데,
    아마도 늘 그분께서 겉으로 내색 안하셨다 해도
    님을 친자식처럼 때론 더 아픈 손가락같은 존재였을지도 몰라요.
    더 늦기전에,늦어서 아무 표현도 할수 없어지기 전에 원글님을 위해서라도
    그 마음 꼭 전하시길 바래요.

  • 32. 애고
    '15.8.11 10:43 AM (1.225.xxx.127)

    제 가슴이 다 쿵 내려앉네요.

  • 33. 꼬옥..
    '15.8.11 10:46 AM (211.114.xxx.89)

    찾아뵙길요..
    눈시울이시큰하네요.

  • 34. ...
    '15.8.11 11:14 AM (210.96.xxx.223)

    친엄마가 안 계셔 더 안스러웠을 어린 아기, 내 품에서 네 살 까지 이쁘고 곱게 키웠는데 새엄마란 사람이 들어와 모질게 대했을 때 큰어머니 마음이 어떠셨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내 자식이 아니고 새엄마와 친해져야 하니 어쩔 수 없이 거리를 두어야 하지만 눈과 마음에 내 딸처럼, 계속 밟혔을 것 같아요. ㅠㅠ
    그리고, 어른의 말씀은 저래야 하는구나, 다시 한 번 배웁니다. 이런저런 잔소리, 훈계 다 필요없어요. 그저 너희들 행복해라, 잘 살아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 저도 그렇게 나이들고 싶네요. ㅠ

    도토리같은 아이 데리고 한 번 다녀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222

  • 35. 다녀오세요
    '15.8.11 11:25 AM (39.121.xxx.22)

    4살까지 키우는거
    자기애라도 너무 힘들어요
    돈으로라도 보답해드려야할정도로요
    학대야 친엄마라도 하죠
    사람이니까 애키우기 너무 힘든데
    남의 자식키우는거
    부처나 하는일이에요
    요즘은 상상도 못할일이죠
    한 수천만원 줘야 겨우 할까말까한 일이에요

  • 36. 55
    '15.8.11 11:48 AM (116.41.xxx.48)

    그러게요..짠하네요. 저도 아는언니 갑자기 연락되서 기분좋게 통화하고 얼마 후 젊은나이에 언니 돌아가셨네요. 아직도 그 전화 내용 생생히 기억나요. 10년전인데..

  • 37. 얼른
    '15.8.11 12:57 PM (124.111.xxx.28)

    찾아뵈세요.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기운이 있다고 생각해요.

    큰어머님 당신도 모르지만 알 수 없는 뭔가가 그렇게(전화) 이끈걸 거에요.

    나중에 무슨 일 있게 되면 그 때 그래서 그랬구나 하게 되더라고요.

    꼭 꼭 찾아뵈세요.

  • 38. ㅇㅇ
    '15.8.11 2:01 PM (222.232.xxx.69)

    아우, 나 왜 울고 있지.ㅜㅜ

  • 39. 저두
    '15.8.11 2:42 PM (175.196.xxx.21)

    공감할만한 어떠한 경험도 없는데 눈물나네요
    한번 뵙고오세요

  • 40. ㅇ ㅇ
    '15.8.11 2:57 PM (182.209.xxx.151)

    찾아뵈야지요 연세가 많으시네요 내자식키우기도 얼마나 힘이드는데 이글 자꾸 찾아와 보게 되네요 돌아가신 친정엄마 생각도 나고 원글님 어서 빨리 가보시길요 ~~왜이리 슬픈지 ㅜ

  • 41. ㅜㅜ
    '15.8.11 3:32 PM (203.235.xxx.34)

    ㅜㅜ 아 너무 슬퍼요... 꼭 뵙고 오세요. 꼭이요~

  • 42. 올빼미
    '15.8.11 4:05 PM (117.111.xxx.185)

    저 지금 막 울어요 ㅠㅠ

    울큰엄마 생각도 나공...


    원글님 다녀오시고 꼭 후기 남겨주세요

  • 43. 전 반대의 입장이예요
    '15.8.11 4:58 PM (117.111.xxx.89)

    지금 3살,4살 엄마없는 사촌동생들을 봐주고 있어요.
    제가 낳은 아이들은 아니지만....
    그 안스럽고 애틋한 이 아이들이 저에게서 멀어질수도 있다는 사실이 너무 맘이 아파요..

  • 44. 언제나 자신감 가지시구요
    '15.8.22 12:04 AM (121.163.xxx.7)

    본인의 판단에 충실히 따르세요..

    친정에 물을 것도 없이 ..
    가 보셔야 겟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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