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 기혼자에요.
제 성격이 좀 꼼꼼하고 어떤 일을 시작하려고 할때 조금 관심있다고 그냥 막 시작하거나
그러지 못하고 이것저것 생각해보고 따져보고 시도하는.
좀 피곤한 성격이에요.
그렇게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 이건 장점일 수 있겠으나
문젠 뭐 하나를 시작하기가 힘들다는 거지요.
진짜 웬만큼 관심있지 않으면 살짝 조금 관심있다고 시도하지 않으니까요.
남들은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안돼면 말고..그러면서 조금이라도
뭔가를 배우거나 알아갈때
저는 늘 그자리인 것 같고..
성격도 그런편인데다 사회생활도 한 회사에 들어가서 기본 8년씩 꾸준히 오래 있어서
그런것들까지 종합적으로 합해져서
뭔가 가볍게 시작해보고 하는 일을 잘 못했어요.
지금 백수에요.
물론 직장을 찾고는 있으나 30대 후반 기혼자가 다시 일할 만한 사무직은 거의 없고
경력이 아무리 있어도 면접 기회도 잘 안오더라고요.
앞으로 오래 일하려면 기술같은거 배워보고 싶기는 한데 뭘 배워야 할지 모르겠고
여튼 그렇게 고민이 많은 요즘인데요.
집 근처 여성문화센터에서 교육 접수를 하는 기간이 되었어요.
평소에 조금 관심있던 강좌를 시도해볼까 하고 들어갔는데
교육비 90,000에 재료비가 365,000 총 40만원이 넘는 거에요.
여기서 또 제 성격상 고민에 빠진거지요. ㅜ.ㅜ
취미로 배우기엔 비용이 좀 많은 거 같고 (물론 요즘 취미 활동들이 제법 비용들이 다 나가잖아요
근데 제가 금전적 여유가 좋은 편이 아니다 보니 들어가는 비용에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이걸 배워서 내가 활용을 얼마나 할 수 있겠는가..
혹은 이걸 배워서 조금이라도 수입으로 연결될 수 있는 고리가 얼마나 되겠는가.
이렇게 저렇게 따지다 보니
이게 뭐하는 건가 싶고 정말 이러다 만날 시간만 허비하겠다 싶고요
알면서도 쉽게 시작하질 못하겠어요.
그나마 교육비나 재료비가 저렴한 떡,한과나 홈베이킹을 배워볼까 하다가도
집에 오븐이 있는 것도 아닌데 배워서 얼마나 활용할 수 있을까.
또 요즘엔 블로그니 인터넷이니 책이니 정말 취미로 하고자 하면
그런거 보고 그냥 하나씩 만들어보고 하는 거랑 별 차이 없을 거 같고
아...미치겠네요.
제가 잔재주가 좀 있는 편인데 문젠 어느 한가지를 프로급으로 잘 하지 못하는 거에요.
집안 형제들이 조금씩 잔재주가 많아요.
그림이나 음식이나 뭘 만들거나.
아예 못하지는 않고 그렇다고 아주 잘 하지는 않고 그래도 그냥 그럭저럭 이것저것
잘 하는 편이다 보니 이게 발전이 없는 거 같아요.
또 짧은 시간내에 능력 발휘가 잘 되는 편인데 꾸준히 오래 하면 질려하고요.
웃긴건 직장 생활은 남들 다 그만둘때 버티면서 오래 했어요. 이건 생활이라 다른건지...
저 같은 사람은 도대체 어찌해야 할까요. ㅜ.ㅜ
진짜 진짜 원하고 하고 싶은게 생길때까지 그냥 집에서 하던대로 책이나 읽고
꼼지락 거리면서 이것저것 만들기나 하고 말까요?
그러다 시간 허비만 하는 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