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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너같은 딸 낳아봐라.

아이디어 조회수 : 2,392
작성일 : 2015-08-07 12:34:57

안녕하세요.

41살 딩크입니다.

딩크를 결정하게 된 크게 2가지 이유가있습니다.

첫째, 아이를 많이 좋아하지 않습니다. 싫어한다는것이 아닙니다.

둘째, 제가 아이를 키울 성품이 아니라고생각됩니다. 어릴적 엄마의 남아선호로 상처를 많이 받았고, 그 피가 제 몸속 어딘가에 흘러 제 자식에게 상처를 줄까 겁났습니다.

저는 중경외시중 한 곳을 졸업하고 IMF때 운좋게 대기업에 입사했습니다.

엄마, 아빠가 사달라는것 다 사드렸고, 제가 알아서 이것저것 사드렸습니다. (귀금속, 가방, 옷, 냉장고, 밥솥, 때마다 홍삼,현금...)

저 결혼할때 엄마는 그릇하나 사주시지 않으셨습니다. 남편이 빚있다는것 알기 전에는 혼수하고 남은돈 주고 가라고 말씀하셨었지요. 친정 먹고 살만 합니다.

얼마전 건강검진받고 알았습니다. 갑상선 저하증과 자궁근종이 있다는것을.

나이먹으면 원래 피곤하다는 선배들 말처럼 자연스러운 증상이라고 여긴 무력감과 피곤함.

생리양이 엄청 많고 부정출혈이 있었지만 이것도 피곤함에서 온 것이라 생각하고 넘겨왔던 것이 이렇게 한꺼 번에 제 생활의 발목을 잡을 줄 몰랐습니다.

다음달 자궁근종 수술입니다.

친정 부모님께 말씀 드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제가 아프다고 말씀 드렸을때 한번도 단 한번도 좋은 말씀 해주신적 없어서 이번에 상처 받으면 회복 불가능 할 것 같습니다.

며칠전 아빠가 네가 엄마마음을 어떻게 이해하겠냐.... 라고 하시는데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저는 딸노릇 못한것 없는것 같은데 왜 이러실까요.......

제가 이런 병이 걸린게 부모님의 차별, 언어 폭력, 무시가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되어 지는 요즘 이런말 듣는건 너무 힘드네요.

제가 아직 철이 없는 건가요?

IP : 1.243.xxx.136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뇨
    '15.8.7 12:40 PM (175.209.xxx.160)

    나이 먹으면서 주위를 돌아보니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는 평생을 가더군요. 그냥...원글님의 마음만큼만 하세요. 그냥 연 끊고 살아도 안 될 거 뭐 있나요. 분이 풀린다면 그렇게 하세요. '도리'라는 건 자식만 하는 게 아니죠. 자식 낳아보니 그런 부모 더 이해가 안 가더군요. 저는 아낌없이 사랑해주신 부모님 덕에 제가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으로 살았고 이젠 자식한테 똑같이 내리사랑을 베풀게 되더라구요. 사랑받지 않았다고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하지만 자식 없이 홀가분한 인생도 좋아 보여요. 무엇이든 원글님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하세요.

  • 2. 레다네
    '15.8.7 12:41 PM (223.62.xxx.82)

    토닥토닥~~ 해드릴께요
    비슷한 부모님 이 계시죠 저도..
    굽은 나무라서 그 부모님을 모시게 되었죠
    아픈 마음 잘 추스리시고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 3. 한마음
    '15.8.7 12:41 PM (220.244.xxx.177)

    원글님보다 나이는 좀 작지만 저희도 딩크에요. 저희 경우는 아이를 아주 좋아하지만 온전히 제가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고 부모님께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입니다.

    대학을 가자마자 독립했고 해외에 나올 기회가 있어서 뒤도 안돌아 보고 나왔어요.
    연 끊고 사는건 아니지만 섭섭하다 말씀하실때 마다 속으로 생각해요... 아이를 무턱대고 가지기 전에 아이 양육에 대해 공부를 조금이라도 하셨으면.... 이라구요.

    서운하다 말씀 평생 하실 분이고 그냥 그러실때 마다 전 그냥 아무 반응 안보여 드려요. 그냥 그런 분이시려니 하면서.. 그래도 부모 자식간이니 말씀을 그냥 들어드리는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 생각하고 듣고 그냥 흘려버려요.

  • 4. ㅇㅇㅇ
    '15.8.7 12:43 PM (211.237.xxx.35)

    저는 딸노릇도 해봤고 딸도 낳아보고, 그 딸이 지금 성인이기도 한데
    부모라고 다 무슨 엄마마음 아빠마음 이런식으로 별 다른게 있는게 아니에요.
    그냥 뭐 자기 합리화쯤 되는걸겁니다. 뭔 부모마음이 다르다고;;

  • 5.
    '15.8.7 12:53 PM (175.117.xxx.175)

    딸노릇 그만하시고 님자신에게 어른다운 엄마노릇 하세요...차별하는 부모 돌아 가실때까지 절대 본인의 행동에 대한 잘못 몰라요..오로지 바라기만 합니다.
    부모님께 할 딸노릇을 본인에게 잘해주세요.

  • 6. 감히 말씀드리자면..
    '15.8.7 1:00 PM (121.141.xxx.31) - 삭제된댓글

    내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내가좋은 부모라고 느끼면서 치유되되더라구요.
    부모님께는 마음 가는 만큼만 하시고 건강챙기셔서 알콩달콩 내가족 만드셔요.

  • 7. 호야
    '15.8.7 1:00 PM (211.206.xxx.72)

    용돈드리기도 아까운 생각이...

  • 8. ..
    '15.8.7 1:19 PM (218.158.xxx.235)

    장한 딸이십니다.
    그러니 자신감 가지시고 부모에 대해서는 그냥 내 부모도 어딘가 모자랄 수 있다..라고 생각하시고 기대감을 내려놓으세요
    이미 잘 그러고 계시겠지만...

    건강 잘 추스리시길 바랍니다.

  • 9.
    '15.8.7 1:25 PM (203.248.xxx.226)

    수술 잘 되시길.. 빨리 회복 잘 하시길 빕니다..
    여기 82 글에서만해도.. 자식 낳아보니 우리 부모가 왜 나한테 그랬는지 더 이해가 안간다는 분들도 많으시죠.. 토닥토닥 해드립니다..

  • 10. ..
    '15.8.7 1:34 PM (59.20.xxx.157) - 삭제된댓글

    엄마 마음 이해하기 싫어 딩크인데 왜 이해해야하는지.
    원글님, 수술 잘하시고 건강하시길 바래요.

  • 11. 나미야
    '15.8.7 1:41 PM (59.28.xxx.120) - 삭제된댓글

    그런 부모는 자식 낳아봐도 더 이해안됩니다
    저도 님이랑 비슷한 이유로 딩크인데요
    같은 부모밑에 겪고 자란 제 여동생은 딸만 둘인데
    조카들 키우면 키울수록 엄마가 이해안된답니다

    부디 수술 잘 받으시고 건강 잘 회복하세요
    내 몸 아픈게 부모때문이다 생각하면 더 괴로우시니 그 생각은 그만하시구요
    부모생각보다 내몸, 내 건강회복에만 집중하세요

  • 12. rei
    '15.8.7 6:14 PM (223.62.xxx.96)

    저두 님과 똑같은 상황인데요. 어쩜그리 저랑같을까요. 저두 살면 살수록 어머니가 이해안되요. 변하지 않으세요. 요구하는건 점점 많아지구요. 전 정떼고 사니 편하네요. 어차피 일방적인 짝사랑일뿐인거 같아요.

  • 13. nana
    '15.8.7 10:02 PM (111.217.xxx.24)

    저도 부모님께 받은 상처 많고 애들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 .. 저의 경우는 애 키우면서 상처를 치료받고 있단 생각이 듭니다 .

    저 같은 딸 낳으면 이해갈까 하는 맘이 아니라
    오히려 애를 키우니 ... 그런 엄마 상태도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지만 내가 부모라면 안 그랬었을거야 ..
    이렇게 생각하며 자식한테는 안 그런 부모 되고 맘이 좀 너그러워진 면이 있네요 .

    개인적으로 자식을 낳으면 안된다 생각하는 타입은
    원글님 같이 부모에게 상처 많이 받은 사람이라기 보다, 세상 어느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스타일의 사람이라고 보네요 . 자식 키우는건 생각보다 포기해야할 것 들이 많더라구여 .

    근데 부모님들은 그런 희생에 대해 엄청 생색을 내시며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 라고 하시는데 .. 사실 제가 부모가 되니 그런 맘 보다는 .. 아니 애가 시킨것도 아니고 내가 좋아 부모가 됐는데 무슨 희생이고 생색인가 싶더라구여 ...

    지금의 부모님께 도리는 다하시는것 같은데 .. 일등 딸내미 되시는걸 그냥 포기 하시는게 어떨까 제안해 봅니다 . 꼭 일등 딸내미 되실 필요 없으시잖아요

    그리고 자식은 .. 본인 커리어와 인생이 최우선이 아니라면 .. 부모님께 받은 상처 때문이라면 낳아보시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전 사실 제 커리어 다 포기하고 지금 애만 온전히 키우는데 ... 포기한게 아깝긴 하지만 뭔가 정서적으로 가장 풍요롭고 안정된 시기를 보내고 있는것 같네요 . 남편이랑 둘이 살 때랑은 또 다른 행복이 확실히 있습니다

  • 14. ㅎㄹ
    '15.8.8 8:58 AM (118.218.xxx.147)

    저랑 너무 비슷한데....뭣도 모르고 전 자신감 충만으로 하나 낳고 후회했어요... 내부모처럼 안해랴지...하고 생각했는데 힘든 순간이 올때 마다 보고배운게 무섭다고 제가 혐오하던 엄마의 말투표정 욕설까지 나오는 걸 알고 죽고싶었어요.
    사랑도 마음은 있는데 받아본 게 있어야 베풀줄도 알더군요.
    저희 엄마랑 안보고 산 지 좀 되니 저한테 제목같은 악담을 퍼붓더군요. 그럼 속으로 그래요...난 첨부터 나같은 딸 안되게 키울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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