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재밌었던 상황

며느리 조회수 : 1,197
작성일 : 2015-08-04 10:30:21

지난 주말에 시어머니 혼자 사시는 시골에 다녀왔어요.

왕복 4시간 걸리는 거리라 1달에 1번 정도 가는데 이번에는 날이 너무 더워 혼자 제대로 드시지 않아

기력이 너무 쇠하셨을까 걱정되어 소고기 국까지 한 솥 끓여 2주만에 갔어요. 그것도 제가 제안해서요.

그동안 어머니랑 정말 책 10권을 쓰고도 모자를 일들이 있었지만 착한 남편만 생각하고, 저도 그리

모진 성격도 못되서 이제 사실날 얼마 남지 않으셨으니 과거는 잊고 잘해드리려고 하는데 어머니는 제가 뭐가

그리 미운신지 아직도 제게 냉랭하세요. 어머니 눈빛만 보면 저를 정말 미워하신다는 느낌이 들 정도예요.

그날도 제게 버럭하시고, 화내시고 그러다 저녁을 먹으러 고기집을 갔어요.

고기가 오니 남편이 벌떡 일어나 집게와 가위를 들더니 제게 편하게 먹으라며 본격적으로 열심히 굽더라구요.

당연히 아이들은 계속 집어먹고, 어머니는 계속 고기 굽는 아들을 보며 안절부절 너도 먹으라 난리시고....

다른 때 같았으면 "내가 구울게. 당신 먼저 먹어"라고 말하는 액션이라도 취하고, 남편도 좀 굽다 어머니 눈치보여

못이기는 척 제게 넘겼는데 이날은 남편의 의지가 아주 강하더라구요. 아마 님편도 제가 먼저 내려가자고 하고

더운데 국까지 끓여줘서 고마웠나봐요.

그래서 저도 모른척 하고 더운데 국까지 끓여 2주만에 내려간 며느리에게 무안주시고, 소리지르신 복수?로 

눈하나 깜짝 안하고 고기만 계속 먹었어요.

저녁이 늦어 모두 배가 많이 고픈 상태라 아들이 못먹고 굽는 것이 더 마음이 아프셨을 거예요.

저와 아이들은 신나게 구워지는 대로 고기 집어먹고, 어머니는 하나 드시고 안타깝게 아들 보시며 먹으라고 성화시고,

남편은 다른 때는 집사람이 다하는데 오늘 내가 한 번 못해주냐며 열심히 굽고....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안절부절 하는 어머니를 보며 왜그렇게 속으로 웃음이 나오던지 ㅎㅎ

남편이 고기를 오래 구워서인지 고기는 조금만 먹고, 된장찌게에 밥으로 배 채우니 어머니 더 난리.

애들은 눈치도 없이 밥도 볶아먹고 싶다고해서 밥까지 볶고, 남편이 제가 말 안했는데도 막걸리도 시켜서

남편은 운전하느라 반잔만 마시고, 제가 나머지 다 마셨어요.

이렇게 되자 어머니는 분노 폭발하셔서 괜히 제게 소리 지르시고, 퉁명스럽게 말씀하시니 남편과 아이들은

할머니 너무하다고 하네요.

결혼 20년만에 처음 해본건데 이거 은근 재미있고, 스트레스 풀리네요 ㅎㅎ

시어머니께 이러는거 자식된 도리로 죄송하기도 하지만 며느리도 인간인데 조금씩은 풀어야지요.

시어머니이 아킬레스건인 아들 조금만 고생시키고 며느리 편하면 시어머니들 뒤로 넘어가십니다 ~ ㅋㅋ

 

IP : 211.177.xxx.12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15.8.4 10:36 AM (211.237.xxx.35)

    에휴.. 장모보다는 시어머니가 더 이런건가요?
    저희 시어머니도 뭐 나쁜분은 아닌데 너무 아들 아들 하는게 아무리 제 남편이라도 보기 거북하더라고요.
    그러고 보면 저희 친정엄마도 올케랑 제 남동생 있을때 동생만 싸고돌고..
    또 저랑 남편이랑 있을땐 그리 저만 싸고 돌고 하진 않으시더라고요. 아들을 좋아하시는건지;;;

    이런거 보면 아들 없는게 속편할것 같아요. 혹 운나빠서 아들을 낳으면 장가를 못가게 결사적으로 막든지..

  • 2. ^^
    '15.8.4 10:41 AM (119.207.xxx.189)

    시간에 제약이 없다면
    어르신과 얘들부터 먹이고
    저희는 천천히 나중에 구워먹어요
    오손도손..더편해요

  • 3. ==
    '15.8.4 11:09 AM (1.229.xxx.4)

    어머님이 얼마나 속이 탔을는지 ㅋㅋ 님 귀여우333
    맨날 하기에는 좀 그렇고 가끔은 그렇게하는것도 괜찮을을듯

  • 4. 부럽네요
    '15.8.4 11:29 AM (108.63.xxx.169)

    성정이 참 좋으세요, 원글님 ㅎㅎ
    저 같으면 먼저 어머니한테 영향 받아서 화가 많이 났을텐데요...
    물론 원글님 남편처럼 눈치 코치있는 남편도 아니라서 그럴 기회도 없구요,
    쬠 슬프넹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1610 킴스클럽 뒤편으로 이사왔는데 밤에 소음이 1 소음작렬 2015/08/11 1,857
471609 신정네거리역 근처 사시는 분들, 읽어봐주세요. 3 딸 아이 자.. 2015/08/11 2,439
471608 시골에계신 70대 시어머니 밑반찬 추천좀 7 ,, 2015/08/11 2,266
471607 유행이지만 내눈에 안예뻐 안따르는게 있으세요? 67 안티트렌드세.. 2015/08/11 12,442
471606 첫째보다 둘째가 더 이쁘신가요? 8 오늘도 화창.. 2015/08/11 2,890
471605 초등 고학년~중고등 아이들 장래희망 뚜렷한가요 2015/08/11 768
471604 오나의 귀신님 어떻게 정리될 것 같으세요? 17 허우적 2015/08/11 3,731
471603 딸 두피가 벌겋게 되었어요 4 친구와 싸움.. 2015/08/11 1,339
471602 CNBC, 한국 보수정권 역사교과서 단일화로 다양한 시각 통제하.. light7.. 2015/08/11 517
471601 생수를 얼려도 괜찮은가요? 10 물 마시자 2015/08/11 3,956
471600 외벌이 남편의 육아관련 넋두리. 110 구름이흐르네.. 2015/08/11 20,761
471599 2015년 8월 11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5/08/11 661
471598 동창밴드 확인되는거 저만 몰랐나봐요 8 동창 2015/08/11 7,587
471597 아이오페 팝업스토어 (명동) 페셔니스타 2015/08/11 638
471596 생신상 메뉴좀 봐주시고 추천도 좀.. 4 ~~ 2015/08/11 851
471595 오리목살 강아지에게 주면 안되나요? 2 웃어봐요 2015/08/11 1,157
471594 신당동 떡볶기 11 추억 2015/08/11 2,280
471593 화가 나면 물건을 부쉬는 남편 51 밤샜어요 2015/08/11 8,056
471592 부산 구포 강아지를 찾습니다. 1 대신 2015/08/11 1,245
471591 국어 질문 - –을 줄', '–을지' 표현 구분을 어떻게 하는지.. 11 pupu 2015/08/11 1,561
471590 동영상프로그램 업데이트 좀 여쭤요 2 잘몰라서 2015/08/11 856
471589 기정떡 보관 어떻게 해야 하나요? 8 2015/08/11 4,618
471588 가을이 왔어요! 왔어요 2015/08/11 1,468
471587 의도치않게 셋째나 넷째가 생기면 무조건 낳으실건가요? 9 ... 2015/08/11 5,100
471586 비가 막 내리는 소리를 듣고 싶으시면 13 새벽2 2015/08/11 2,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