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재밌었던 상황

며느리 조회수 : 1,181
작성일 : 2015-08-04 10:30:21

지난 주말에 시어머니 혼자 사시는 시골에 다녀왔어요.

왕복 4시간 걸리는 거리라 1달에 1번 정도 가는데 이번에는 날이 너무 더워 혼자 제대로 드시지 않아

기력이 너무 쇠하셨을까 걱정되어 소고기 국까지 한 솥 끓여 2주만에 갔어요. 그것도 제가 제안해서요.

그동안 어머니랑 정말 책 10권을 쓰고도 모자를 일들이 있었지만 착한 남편만 생각하고, 저도 그리

모진 성격도 못되서 이제 사실날 얼마 남지 않으셨으니 과거는 잊고 잘해드리려고 하는데 어머니는 제가 뭐가

그리 미운신지 아직도 제게 냉랭하세요. 어머니 눈빛만 보면 저를 정말 미워하신다는 느낌이 들 정도예요.

그날도 제게 버럭하시고, 화내시고 그러다 저녁을 먹으러 고기집을 갔어요.

고기가 오니 남편이 벌떡 일어나 집게와 가위를 들더니 제게 편하게 먹으라며 본격적으로 열심히 굽더라구요.

당연히 아이들은 계속 집어먹고, 어머니는 계속 고기 굽는 아들을 보며 안절부절 너도 먹으라 난리시고....

다른 때 같았으면 "내가 구울게. 당신 먼저 먹어"라고 말하는 액션이라도 취하고, 남편도 좀 굽다 어머니 눈치보여

못이기는 척 제게 넘겼는데 이날은 남편의 의지가 아주 강하더라구요. 아마 님편도 제가 먼저 내려가자고 하고

더운데 국까지 끓여줘서 고마웠나봐요.

그래서 저도 모른척 하고 더운데 국까지 끓여 2주만에 내려간 며느리에게 무안주시고, 소리지르신 복수?로 

눈하나 깜짝 안하고 고기만 계속 먹었어요.

저녁이 늦어 모두 배가 많이 고픈 상태라 아들이 못먹고 굽는 것이 더 마음이 아프셨을 거예요.

저와 아이들은 신나게 구워지는 대로 고기 집어먹고, 어머니는 하나 드시고 안타깝게 아들 보시며 먹으라고 성화시고,

남편은 다른 때는 집사람이 다하는데 오늘 내가 한 번 못해주냐며 열심히 굽고....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안절부절 하는 어머니를 보며 왜그렇게 속으로 웃음이 나오던지 ㅎㅎ

남편이 고기를 오래 구워서인지 고기는 조금만 먹고, 된장찌게에 밥으로 배 채우니 어머니 더 난리.

애들은 눈치도 없이 밥도 볶아먹고 싶다고해서 밥까지 볶고, 남편이 제가 말 안했는데도 막걸리도 시켜서

남편은 운전하느라 반잔만 마시고, 제가 나머지 다 마셨어요.

이렇게 되자 어머니는 분노 폭발하셔서 괜히 제게 소리 지르시고, 퉁명스럽게 말씀하시니 남편과 아이들은

할머니 너무하다고 하네요.

결혼 20년만에 처음 해본건데 이거 은근 재미있고, 스트레스 풀리네요 ㅎㅎ

시어머니께 이러는거 자식된 도리로 죄송하기도 하지만 며느리도 인간인데 조금씩은 풀어야지요.

시어머니이 아킬레스건인 아들 조금만 고생시키고 며느리 편하면 시어머니들 뒤로 넘어가십니다 ~ ㅋㅋ

 

IP : 211.177.xxx.12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15.8.4 10:36 AM (211.237.xxx.35)

    에휴.. 장모보다는 시어머니가 더 이런건가요?
    저희 시어머니도 뭐 나쁜분은 아닌데 너무 아들 아들 하는게 아무리 제 남편이라도 보기 거북하더라고요.
    그러고 보면 저희 친정엄마도 올케랑 제 남동생 있을때 동생만 싸고돌고..
    또 저랑 남편이랑 있을땐 그리 저만 싸고 돌고 하진 않으시더라고요. 아들을 좋아하시는건지;;;

    이런거 보면 아들 없는게 속편할것 같아요. 혹 운나빠서 아들을 낳으면 장가를 못가게 결사적으로 막든지..

  • 2. ^^
    '15.8.4 10:41 AM (119.207.xxx.189)

    시간에 제약이 없다면
    어르신과 얘들부터 먹이고
    저희는 천천히 나중에 구워먹어요
    오손도손..더편해요

  • 3. ==
    '15.8.4 11:09 AM (1.229.xxx.4)

    어머님이 얼마나 속이 탔을는지 ㅋㅋ 님 귀여우333
    맨날 하기에는 좀 그렇고 가끔은 그렇게하는것도 괜찮을을듯

  • 4. 부럽네요
    '15.8.4 11:29 AM (108.63.xxx.169)

    성정이 참 좋으세요, 원글님 ㅎㅎ
    저 같으면 먼저 어머니한테 영향 받아서 화가 많이 났을텐데요...
    물론 원글님 남편처럼 눈치 코치있는 남편도 아니라서 그럴 기회도 없구요,
    쬠 슬프넹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9765 페리덱스 연고 소개해 주셨던 분... 22 예전에 2015/08/04 14,307
469764 부산 아짐님 감사합니다~!^^ 5 ^^ 2015/08/04 1,433
469763 버리는 방법 2 유통기한지난.. 2015/08/04 2,141
469762 날카로운 부엌칼 2 부상자 2015/08/04 1,001
469761 제 주변 근처 결혼하신 분들은 다들 남편자랑 자식자랑에 행복해 .. 2 .... 2015/08/04 2,065
469760 스팀 청소기에 스팀이 안나와요 1 .. 2015/08/04 3,241
469759 통돌이 세탁기어디두고 쓰세요? 1 michel.. 2015/08/04 1,099
469758 미국에서 약사 대우가 어떤가요? 5 carped.. 2015/08/04 3,106
469757 일본 땅크기에 인구가 1억5천정도면 밀도가 높다고 생각하시나요?.. 3 인구밀도 2015/08/04 1,943
469756 칙칙해진 피부 되돌리는 법 없을까요? 2 ㅠㅠ 2015/08/04 3,223
469755 고3 학부모 상담은 5 방학 2015/08/04 2,228
469754 밀가루 절식하다...곤트란 쉐리에 소금버터빵에 ㅠㅠ 4 다이어터.... 2015/08/04 3,363
469753 아이허브 정말 제멋대로에요. 왕짜증 5 아이허브짱나.. 2015/08/04 3,515
469752 9급공무원에서 필기시험 합격하면 면접은 쉬울까요? 2 공무원면접 2015/08/04 2,358
469751 호텔 하루전에 취소하면 4 요금은? 2015/08/04 1,790
469750 원글삭제함. 132 .... 2015/08/04 19,438
469749 고를 수 있다면 둘중에 어떤 인생을 살아보고 싶으세요? 1 일이삼 2015/08/04 1,172
469748 아이가 우쿨렐러 배우고 싶다는데 악기 가격이? 5 .. 2015/08/04 1,446
469747 결혼생활 행복하시다는 분들 복받으신 것 같아요.. 14 30대 후반.. 2015/08/04 4,140
469746 너구리 키우고 싶어요 11 racoon.. 2015/08/04 2,716
469745 자영업 하는 남편 5 ~~ 2015/08/04 2,614
469744 겅희대자연사박물관 가보신 분이요 5 교통 2015/08/04 1,132
469743 세살 딸들 엄마 힘들다 3 아이고 2015/08/04 1,512
469742 산업은행이 그런 구조인줄이야.. 2 방송에서 나.. 2015/08/04 3,221
469741 독일에서 한달 살기 질문 8 dd 2015/08/04 4,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