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가 좋아? 내 몸이 좋아?

쑥과 마눌 조회수 : 4,129
작성일 : 2015-08-04 02:17:22
오 나의 귀신이라는 드라마에 빠져서 내내 여운이 남네요.
오랜만에 빠질 만한 드라마에 빠져서..스스로 흐뭇하고요.
 
들이 대는 봉선이에게 조정석이 친
...내가 좋아?..내 몸이 좋아?..라는 대사가
이제는 20년도 넘게 아득해져 버린 스무살의 어린 내가
어둑어둑한 골목길에서 뽀뽀하려 달려들던 스무한살의 청년에게
던졌던 말과 비슷하여, 웃고 말았어요
 
그걸 그리 웃고 마는 걸루 끝내지 않고
고단한 저녁, 피곤을 양 어깨에 짊어지고
집구석이라고 찾아 들어,
기갈이 난 몸에
생수를 병채로 들이키던 늙수구리 남편을 빤히 쳐다보다
물어 보는 만행을 저질렀네요
 
뿜어 대는 물을 얼굴로 쳐 맞는 걸로
정의는 실현 되었고..
지두 지가 할 대답은 다 한거니 됐겠죠.
 
그래두
이 드라마가 요물인 것은
슬기가 목적을 향해서 달려가는 빙의귀신으로 끝나지 않고
살면서 느껴보지 않았던 감정들을 배워간다는
귀신 성장 드라마라는 데 있는 거 같네요
 
조정석이 좋은데
진짜로 좋아 졌는데..
이리 가슴 설레고..떨리고..
알콩달콩 할 수 도 있는 건데..
나는 왜 살아서는 그리 살지 못하였나..
이런 슬기의 고백도 나를 위한 조언 같고.
 
여자가 들이대는 데도 피하는 남자는 뭐냐는
봉선의 술주정에
다 알았으면서도 모르는 척 정리해 주는, 꼬르동세프의 우정도 나를 향한거 같고.
 
봉선과의 대망의 하룻밤 전야에
지를 책임지라는 조정석의 앙탈도 나를 향한 거 같고..
 
다 지나버린 일이리라..
이제는 사랑도, 우정도, 앙탈도..
해탈해버린 감정들이니 앞으로만 무심히 전진하리라..했던 생각들이..
우리 귀신 슬기의 조언에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오.
 
아직도 모르고 겪어보지 못한 감정들을 겪는 걸 겁내지 않으리라고.
가버린 청춘이 남긴 분별력을 의지하면, 뭐.. 어찌 되지 않을까하고..
그래도, 살아 있고 또 이리 느끼는데.
아껴 뭐하리 싶고..
그러네요.
 
 
 
 
IP : 72.219.xxx.6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ㅗㅗ
    '15.8.4 2:28 AM (211.36.xxx.71)

    이승에 살아 제일 좋은게 사랑하는 순간인가봅니다..작가도 성장드라마라 했죠.

  • 2. ........
    '15.8.4 2:43 AM (222.112.xxx.119)

    누가 뭐라 해도 인생의 메인 테마는 사랑입니다.

    물론 82에선 사랑혐오하는 분들이 많겠지만요..

  • 3. 원글님 재밌으심
    '15.8.4 6:13 AM (14.32.xxx.97)

    귀신성장 드라마라 정의해 주시니 정리가 딱 되네요 하하하하
    저도 유일하게 기다렸다 본방사수하는 드라마예요.
    평생을 감질나게 거시기하고 살았는데(딱 바람 안피울 만큼만?ㅋ)
    이제라도 아끼지 말고 다 퍼줄까 싶은 마음이
    원글님 글 보니 생기네요 ㅋㅋㅋㅋ

  • 4. 그렇게
    '15.8.4 7:43 AM (211.36.xxx.65) - 삭제된댓글

    빨리죽을줄 알았다면 아끼고 미루지 말고 해보고 싶은거 다 해보고 살걸 그랬다고 하는 순애가 너무 짠해요.

    그나저나 단추하나 풀었는데 설레이는 건 (성균관스캔들 이후) 이드라마가 처음임 ㅋㅋㅋ

  • 5. ..
    '15.8.4 9:12 AM (1.252.xxx.170)

    40후반에 접어들 무렵... 내가 딱 원글님 말하는 그심정이었다우~
    젊어서는 나이들면 모든게 다 시들해지고 사그락 사그락 하는 감정의 동요는 없을줄 알았는데...
    다들 그저그런 그악스러운 아줌마가 되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 6. 000
    '15.8.4 9:26 AM (116.36.xxx.23)

    나는 왜 살아서는 그리 살지 못했나... 슬기가 너무 가엾어서
    같이 울었어요.

  • 7. ...
    '15.8.4 9:45 AM (103.10.xxx.34)

    >>이승에 살아 제일 좋은게 사랑하는 순간 인가 봅니다..

    사랑 받는것보다 사랑 하였기에 더 행복 하였나느니......

  • 8. 어떤날
    '15.9.6 9:58 PM (124.56.xxx.134) - 삭제된댓글

    님이 쓴 이 글귀가 궁금해 드라마를 다운받아 보았고
    다시 님이 쓰신 글을 검색해서 읽고 있습니다.
    님의 글도 참 여운이 남는 글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12626 백종원이 묘하게 불편한 이유. 51 .... 2015/12/26 24,495
512625 사회학과 나오면 사회복지 공무원시험 볼수있나요? 3 입시 2015/12/26 1,809
512624 표창원 전 교수 새정치민주연합 영입 수락 45 ... 2015/12/26 4,647
512623 꿈이 차암~ 해몽책 봐도 아리송 하네요 2 럭키문~ 2015/12/26 835
512622 집주인이 주민등록등본을 달래요 4 ^^* 2015/12/26 2,432
512621 숭실대 아이티융합과 어떤가요 2 정시 2015/12/26 1,583
512620 제 결혼식때 기분나빴는데 제가 예민한건가요? 11 에브리 2015/12/26 5,112
512619 어젯밤 옆옆병실에서 30분넘게 지속되던 곡소리ㅠㅠ 23 2015/12/26 15,773
512618 코가막히면 음식간 잘못보나요? 3 한나이모 2015/12/26 524
512617 어제 우연히 본 티비채널에서본 떡볶이,,,,흐미,,, 10 시중 떡볶이.. 2015/12/26 3,125
512616 오랫만에 전여친한테 연락을 했는데.... 23 ㅇㅇㅇㅇㅇㅇ.. 2015/12/26 8,663
512615 선본남자 제가 결혼상대로는 아니라 그런거겠죠 14 ᆞᆞ 2015/12/26 5,072
512614 찾는 육아(?) 블로그가 있는데요... 1 ... 2015/12/26 1,428
512613 13년된 지펠과 대우상하문형 중 고민 중입니다 6 냉장 2015/12/26 895
512612 웃으면서 할 말 다하는 여자 vs 드세고 한 성질하는 여자 43 so coo.. 2015/12/26 16,485
512611 백종원 요즘 많이 오바하네요 42 2015/12/26 18,922
512610 응팔이 응팔이 하는데 6 정말 몰라서.. 2015/12/26 1,948
512609 스타벅스 스티커요... 1 스벅 2015/12/26 806
512608 넘답답해요 고수님들ㅜㅜ 2 아아 2015/12/26 805
512607 결혼하면 친구들이랑 소원해져서 섭섭해요 7 우울 2015/12/26 1,770
512606 끊이지 않는 기득권의 갑질, 엄정히 다스려야 샬랄라 2015/12/26 450
512605 메갈의 82 분탕질이 사실이었네요... 42 .. 2015/12/26 4,763
512604 요즘엔 취업학원도 있네요 2015/12/26 560
512603 추계예대 판화과 4 .. 2015/12/26 1,608
512602 신년호텔 패키지 알려주세요 햇님 2015/12/26 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