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가 좋아? 내 몸이 좋아?

쑥과 마눌 조회수 : 4,074
작성일 : 2015-08-04 02:17:22
오 나의 귀신이라는 드라마에 빠져서 내내 여운이 남네요.
오랜만에 빠질 만한 드라마에 빠져서..스스로 흐뭇하고요.
 
들이 대는 봉선이에게 조정석이 친
...내가 좋아?..내 몸이 좋아?..라는 대사가
이제는 20년도 넘게 아득해져 버린 스무살의 어린 내가
어둑어둑한 골목길에서 뽀뽀하려 달려들던 스무한살의 청년에게
던졌던 말과 비슷하여, 웃고 말았어요
 
그걸 그리 웃고 마는 걸루 끝내지 않고
고단한 저녁, 피곤을 양 어깨에 짊어지고
집구석이라고 찾아 들어,
기갈이 난 몸에
생수를 병채로 들이키던 늙수구리 남편을 빤히 쳐다보다
물어 보는 만행을 저질렀네요
 
뿜어 대는 물을 얼굴로 쳐 맞는 걸로
정의는 실현 되었고..
지두 지가 할 대답은 다 한거니 됐겠죠.
 
그래두
이 드라마가 요물인 것은
슬기가 목적을 향해서 달려가는 빙의귀신으로 끝나지 않고
살면서 느껴보지 않았던 감정들을 배워간다는
귀신 성장 드라마라는 데 있는 거 같네요
 
조정석이 좋은데
진짜로 좋아 졌는데..
이리 가슴 설레고..떨리고..
알콩달콩 할 수 도 있는 건데..
나는 왜 살아서는 그리 살지 못하였나..
이런 슬기의 고백도 나를 위한 조언 같고.
 
여자가 들이대는 데도 피하는 남자는 뭐냐는
봉선의 술주정에
다 알았으면서도 모르는 척 정리해 주는, 꼬르동세프의 우정도 나를 향한거 같고.
 
봉선과의 대망의 하룻밤 전야에
지를 책임지라는 조정석의 앙탈도 나를 향한 거 같고..
 
다 지나버린 일이리라..
이제는 사랑도, 우정도, 앙탈도..
해탈해버린 감정들이니 앞으로만 무심히 전진하리라..했던 생각들이..
우리 귀신 슬기의 조언에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오.
 
아직도 모르고 겪어보지 못한 감정들을 겪는 걸 겁내지 않으리라고.
가버린 청춘이 남긴 분별력을 의지하면, 뭐.. 어찌 되지 않을까하고..
그래도, 살아 있고 또 이리 느끼는데.
아껴 뭐하리 싶고..
그러네요.
 
 
 
 
IP : 72.219.xxx.6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ㅗㅗ
    '15.8.4 2:28 AM (211.36.xxx.71)

    이승에 살아 제일 좋은게 사랑하는 순간인가봅니다..작가도 성장드라마라 했죠.

  • 2. ........
    '15.8.4 2:43 AM (222.112.xxx.119)

    누가 뭐라 해도 인생의 메인 테마는 사랑입니다.

    물론 82에선 사랑혐오하는 분들이 많겠지만요..

  • 3. 원글님 재밌으심
    '15.8.4 6:13 AM (14.32.xxx.97)

    귀신성장 드라마라 정의해 주시니 정리가 딱 되네요 하하하하
    저도 유일하게 기다렸다 본방사수하는 드라마예요.
    평생을 감질나게 거시기하고 살았는데(딱 바람 안피울 만큼만?ㅋ)
    이제라도 아끼지 말고 다 퍼줄까 싶은 마음이
    원글님 글 보니 생기네요 ㅋㅋㅋㅋ

  • 4. 그렇게
    '15.8.4 7:43 AM (211.36.xxx.65) - 삭제된댓글

    빨리죽을줄 알았다면 아끼고 미루지 말고 해보고 싶은거 다 해보고 살걸 그랬다고 하는 순애가 너무 짠해요.

    그나저나 단추하나 풀었는데 설레이는 건 (성균관스캔들 이후) 이드라마가 처음임 ㅋㅋㅋ

  • 5. ..
    '15.8.4 9:12 AM (1.252.xxx.170)

    40후반에 접어들 무렵... 내가 딱 원글님 말하는 그심정이었다우~
    젊어서는 나이들면 모든게 다 시들해지고 사그락 사그락 하는 감정의 동요는 없을줄 알았는데...
    다들 그저그런 그악스러운 아줌마가 되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 6. 000
    '15.8.4 9:26 AM (116.36.xxx.23)

    나는 왜 살아서는 그리 살지 못했나... 슬기가 너무 가엾어서
    같이 울었어요.

  • 7. ...
    '15.8.4 9:45 AM (103.10.xxx.34)

    >>이승에 살아 제일 좋은게 사랑하는 순간 인가 봅니다..

    사랑 받는것보다 사랑 하였기에 더 행복 하였나느니......

  • 8. 어떤날
    '15.9.6 9:58 PM (124.56.xxx.134) - 삭제된댓글

    님이 쓴 이 글귀가 궁금해 드라마를 다운받아 보았고
    다시 님이 쓰신 글을 검색해서 읽고 있습니다.
    님의 글도 참 여운이 남는 글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0020 가지말리는 중.. 1 어쩌죠? 2015/08/04 929
470019 직장 조언 부탁해요 누리 2015/08/04 440
470018 동남아 리조트 액티비티 있나요? ㅇㅇ 2015/08/04 377
470017 주민등록등본에 아이 "전입" 표시요.. 핑퐁앤 2015/08/04 1,996
470016 다섯살 터울 어떨까요? 14 고민고민 2015/08/04 2,626
470015 배우 중 최고는 이 분 같아요~ 22 저는 2015/08/04 6,242
470014 초5 봉사시간 어떻게 되는지요? 2 .. 2015/08/04 931
470013 주식을 완전 기초부터 차근차근 공부해보려고 하는데 책 좀 추천해.. ... 2015/08/04 646
470012 벽에 금간 아파트 괜챦나요? 음.... 2015/08/04 1,028
470011 청와대 경제 수석 "빚내서 집사라는 부동산정책 편 적 .. 6 ..... 2015/08/04 1,711
470010 영화는 좋아하는데 극장은 싫어하시는 분들 모여볼까요 2 극장싫어 2015/08/04 969
470009 뉴라이트가 대한민국의 희망이라는 박근혜 8 역사왜곡교과.. 2015/08/04 968
470008 30초반 남자가 이정도면 조건이 많이 좋은편인가요?? 13 dd 2015/08/04 3,594
470007 다리를 다쳤는데 제주도 가요 7 내다리끙 2015/08/04 775
470006 풍년압력솥 2인용? 4인용? 9 white 2015/08/04 5,284
470005 미국산 삼겹살 드셔보셨나요? 1 음식 2015/08/04 895
470004 더워서 숙면이 안될 때 비책은? 10 아더워 2015/08/04 3,008
470003 운전직공무원 이직 고민 5 운전직공무원.. 2015/08/04 1,862
470002 [상식선을 지켜라!]예능프로는 북한 정보를 마음대로 왜곡해도 되.. NK투데이 2015/08/04 502
470001 아.. 진짜 이상한 남자 많아요. 히스테리 부리는 남자친구. 13 !!! 2015/08/04 7,620
470000 전기밥솥없이 압력솥만 쓰시는분 계신가요? 23 고민 2015/08/04 4,216
469999 반포자이가 갤러리아포레보다 더좋나요? 5 ㅇㅇ 2015/08/04 5,366
469998 재밌었던 상황 4 며느리 2015/08/04 1,093
469997 kt인터넷 전화 쓰는데 장비임대료가 뭘까요? 2 나쁜kt 2015/08/04 1,307
469996 조현아 해외구입 물건은 '통관 생략' 外 5 세우실 2015/08/04 1,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