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영화 암살-절반의성공-개인적 평가입니다

푸른연 조회수 : 2,777
작성일 : 2015-07-26 00:46:19

  남편과 함께 영화 암살을 보고 왔습니다.

  토요일 늦은 시간, 극장은 꽉 찼고 늦은 저녁인지라 젊은 관객들이 압도적으로 많더군요.

  우선 저는 일제강점기을 지낸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아서

  소재로 독립군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했습니다.

 

  TV드라마로는 일제강점기 역사물이 여럿 있었지만

  영화로는 작품성 있는 일제강점기 역사물(특히 독립군을 다룬 영화는 전무했죠)은 드물어서

  감독이 과감하게 그 시대의 영화를 만든 점은 박수를 쳐 주고 싶었구요.

   영화는 특히 쟁쟁한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흥행도 어느 정도 받쳐 줄 것 같고

   최동훈 감독의 실력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니까요.

 

   영화를 보면서 목숨을 내놓고 항상 쫓기고 불안에 떨며 한시도 마음편히 살아보지 못했을

   독립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떠올라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그리고 어느누구도 100% 믿지 못하고 서로를 의심해야 했던 상황들도....

   그러나 그 먹먹함은 영화의 서사, 스토리의 힘이 아니라 오로지 영화가 그리고 있는

   시대와 소재에서 나온 먹먹함이었어요.

 

    독립군의 국내 진입과 일제 제국주의 사령관과 친일파 암살 작전 하나로 두 시간 넘게

     끌고 갔는데 스토리가 풍성하고 탄탄하지 못하고 단선적이며

     그 당시 시대적 배경 묘사가 상당히 부족했어요.

     우리 세대야 역사적 지식이 있으니까 그들이 왜 저렇게 목숨걸고 저격해야 했는지

     충분히 공감하지만 역사 지식이 없는 어린 세대들과 외국인들이 과연 공감을 할지

     의문이 들었어요.

      만주에서 신흥무관학교 출신들에 대한 묘사, 만주에서의 고생스런 생활,

      간도 참변(청산리 전투 독립군의 승리 이후 일본이 잔인하게 간도 양민들을 학살하고

      집을 불태운 참변으로 3700명이 희생됨)에 대한 묘사,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고발이

      전주곡이나 회상씬으로 깔린 다음 본격  서사가 진행되었으면 좋을 뻔했어요.

      두시간 남짓한 영화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탄탄한 스토리의 영화들은

      압축적으로 역사배경과 여러 인물들의 고뇌, 모순, 동지들의 우정, 배신, 음모 등을

      다 표현해 냅니다.

    

      진한 감동은 부족한 영화였습니다. 그 이유는 감독의 내공 부족인 듯합니다.

      그 시대를 영화로 표현하기에 여러 애로사항이 있는 건 알지만

      좀더 깊이 있는 성찰이 담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하지만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의미있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전지현, 하정우, 조승우 등 스타들이 일본 시장 눈치를 보느라

      출연을 기피하지 않고 독립군으로 출연한 데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앞으로 역사적 스토리가 풍부한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다양한 시각의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졌음 좋겠네요. 일제 강점기 시인들, 작가, 문인들의 이야기도 좋고

      만주 벌판에서 독립군의 이야기도 좋고요.

  

IP : 175.114.xxx.210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5.7.26 12:59 AM (218.153.xxx.56)

    내일 보러 가는데, 역사적 지식이 없어서;; 좀 염려되네요. 뭘 알고 가면 좋을지 알려주실수 있나요?

  • 2. ...
    '15.7.26 1:01 AM (223.62.xxx.36)

    비판도 있지만, 오래된 사진 속의 그 분들 또한 우리처럼 일상을 살기도 했던 분들이었구나, 하나하나의 임무들이 여러가지 오해와 혼란으로 정말 힘들었겠구나, 그 과정에서 결실도 못 보고 소리없이 사라져간 분들이 아주 많겠구나... 머리로만 알던 지식이 좀 더 와닿았어요.
    여건되시는 분들은 서대문형무소 가이드와 함께 관람 추천드립니다.

  • 3.
    '15.7.26 1:09 AM (223.62.xxx.26)

    제가 아쉬웠던 부분을 원글님이 집어 주셔서 감사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좋은 영화 꼭 봐야할 영화라 생각하고 힘을 실어 주고 싶네요.
    영상도 참 멋있고요.왜곡되고 망각되어 가는 근현대사.
    아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단 한번이라도 독립군들을 조금이라도 알고 싶어한다면..성공한 영화겠죠.
    올해 본 영화 중 가장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 4. 원글
    '15.7.26 1:23 AM (175.114.xxx.210)

    아, 역사적 지식이 많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단지 독립군들이 왜 전투 외에도 일제 요인들 암살과 친일파 처단에 목숨을 걸고 나서야 했는지를
    (역사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외국인이 보면 왜 저렇게 사람을 죽여? 할 수도 있다는 거죠)
    누구나 보면 공감되게 표현하지는 않았다는 거구요.

    기본적인 국사만 알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쉽게 볼 수 있구요.
    반민특위에 대해서 약간만 알고 가시면 더 좋을 것 같구요.
    약사 김원봉 님에 대해서도 알고 가시면 더 좋구요.

  • 5. 원글
    '15.7.26 1:30 AM (175.114.xxx.210)

    2차대전 때 일본군에 끌려갔던 미군포로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헐리우드에서 여러 편 만들어졌죠.
    최근에 안젤리나 졸리가 만들었구요.
    일본군에 끌려간 미군포로? 물론 고생 많이 하고 일본군에 당했겠지만, 일제강점기 때 우리가 당한 것하곤
    비교가 안 되겠죠.

    나찌를 고발한 수많은 영화들처럼 우리도 언젠가는 일본 제국주의를 고발한 여러 영화와 일제강점기
    때의 사람들이 겪었던 수모와 비극을 다룬 여러 영화를 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물론 이 주제가 영화화하기에 상당히 민감하고 어려운 소재라는 건 알지만, 그럼에도 만들어야 합니다.
    이 부분에선 중국과 합작으로 만들어도 좋겠죠. 중국도 난징대학살이라는 처참한 역사가 있으니까요.

  • 6. Amie
    '15.7.26 1:34 AM (39.7.xxx.101)

    의도도 좋고 큰돈들여 열심히 만든 것 같은데
    많이 아쉬움이 남는 영화에요. 장면에 멋이 너무 들어가 있고 내용은 90년대것처럼 촌스럽게 느껴졌어요 모두 좋아하는 배우들이었는데 말이에요

  • 7. 제 의견은
    '15.7.26 1:50 AM (223.33.xxx.108)

    원글님이 부족하다고 여긴 스토리텔링 방식의 영화는 강제규 감독 스타일
    최동훈은 케이퍼 무비 스타일
    아무래도 액션활극이 펼쳐질 오락영화로서의 공간과 시대가 필요했던 건 아닐까요
    오락영화 감독이니까요^^

  • 8. 원글
    '15.7.26 2:10 AM (175.114.xxx.210)

    문제는 액션활극 영화로서의 재미도 부족했다는 데 있어요.
    박진감, 팽팽한 긴장감, 전개의 탄탄함도 부족했습니다. 최감독의 작품을 좋아하는 남편도
    전작들에 비하면 실망이라는 평이었어요.

  • 9. 뭐래
    '15.7.26 10:33 AM (182.172.xxx.242) - 삭제된댓글

    전지현 회상 씬으로 나오잖아요 엄마도 죽고 막 시체 쌓여 있는 장면
    영화보다 화장실 가셨나
    그리고 최동훈은 애초에 님이 원하는 것처럼 미주알고주알 설명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뭐 옛날 90년대 식으로 하기를 바라신 것 같은데
    요샌 그런거 안 먹혀요 촌스러워서.
    쌀집 아저씨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이런거 통하던 시절의 얘기를 하고 계심.
    님이 원하는 '역사 지식이 없는 어린 세대들과 외국인들' 대상으로 한 설명조 계몽조의 영상물은
    EBS 한국사 강의나 다큐멘터리 보시면 됩니다.
    감독에게는 표현의 자유가 있어요.
    굉장히 이상한 비평이네...

  • 10. 뭐래
    '15.7.26 10:34 AM (182.172.xxx.242) - 삭제된댓글

    그리고 되게 아는 척하시면서
    약사 김원봉은 또 뭐여.
    어디 약사요 뭐 독일약국? 온누리약국?

  • 11. 뭐래님때문에 로그인
    '15.7.26 12:02 PM (211.38.xxx.3)

    너무 웃겨요.ㅋㅋ

  • 12. ..
    '15.7.26 1:27 PM (116.120.xxx.2)

    오늘 보고 왔는데 시대배경 설명 더 있었으면 지루했을 거예요.
    스토리 탄탄하고 연기 좋고 아주 좋던데요.. 영화가 설명이 많으면 작품성이 떨어지게 돼요. 감독 내공 많은 분이구요. 나름 영화광인데 이런 영화 좋아요. 뭔가 하나에 집중되는 느낌의 영화.

  • 13. 원글
    '15.7.26 5:49 PM (175.114.xxx.210)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니까요. 약산 김원봉 님인데 오타 났나 봅니다.
    최광훈 감독이라서 기대치가 높았고 또 배우들도 화려해서 이 때 아님 언제 이런 일제강점기의 수작을
    만들어 보겠나 싶은 아쉬운 마음으로 글을 써 봤습니다.
    영화는 어느 정도 수준은 됩니다.
    다만, 이야기 전개가 허술, 엉성한 부분이 군데군데 보이고 좀더 잘 만들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에서
    쓴 글입니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해서 많은 젊은이들이 봐서 이 시대 사람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좋은 거니까요.

  • 14. ..
    '15.7.26 6:49 PM (116.120.xxx.2)

    82에서 이 글 보고 볼까말까 고민하다 갔었는데
    안 봤으면 큰일날뻔 했어요..어줍잖은 평이 영화 하나 잡겠어요..
    물론 다양한 관점은 필요하지만 이 정도면 인정해줘야하는 거 아닌가요? 헐리우드 대작들 엄청 스토리 허술한 것들 많잖아요.. 이 영화는 스토리 하나는 탄탄한 정도를 넘어 굉장한데요?

  • 15. 난 40대
    '15.7.27 8:28 AM (124.56.xxx.186)

    국사 포기자라 약산지 약산인지도 모르고 봐도 충분히 잘만든 영화였다 생각해요.
    보고 와서 오히려 찾아보고 있습니다.
    영화보구 저같은 사람 많을거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7417 LA 비치 추천 해 주세요. 6 2015/07/26 860
467416 민들레국수집 게시판을 보다 다시 마음이 뜨거워집니다. 5 Bella 2015/07/26 3,010
467415 여자도 남자 외모를 보나요? 36 백구 2015/07/26 7,087
467414 아파트 청약시 층수 선택 고민이네요 처음이야 2015/07/26 4,606
467413 보통 재산의 몇프로를 집값에 쓰나요? 5 ... 2015/07/26 2,027
467412 사먹는반찬 어떤가요? 12 ... 2015/07/26 3,032
467411 어장관리 하시는 남자분들? ghjjjj.. 2015/07/26 1,005
467410 밤을 걷는 선비 이준기 보면서 오늘 다 보냈네요. 5 어머 2015/07/26 2,269
467409 여의도 환승센터-일산 가는 좌석 871번 사람 많은가요? 1 급질문 2015/07/26 794
467408 유학 영양제질문 2 치킨맛 2015/07/26 619
467407 미국 들러 캐나다 가는데 깻잎장아찌 가져가도 될까요.. 11 될까요 2015/07/26 1,825
467406 재산세 다들 내셧어요? 11 세금 2015/07/26 4,858
467405 컬러링북에 어떤 색연필이.... 5 **** 2015/07/26 1,898
467404 경기가 엉망인듯해요 8 ... 2015/07/26 3,896
467403 세월호467일) 아홉분외 미수습자님..당신들을 기다립니다.! 10 bluebe.. 2015/07/26 734
467402 바닥 청소한 걸 귀신같이 아는 깡패 고양이 7 ... 2015/07/26 2,757
467401 폐경 되면 허리의 에스라인이 사라져 통자가 되나요?? 7 ///// 2015/07/26 5,131
467400 20개월 아기훈육 5 2015/07/26 4,069
467399 한달전에 충치치료 한 이가 여태 시려요..ㅜㅜ 2 시린이 2015/07/26 1,409
467398 한국의 인건비 통계자료보면 이스라엘,그리스정도 하더라고요 인건비 2015/07/26 723
467397 직업에 귀천 없나요? 5 징짜? 2015/07/26 1,580
467396 면접시 쟈켓단추 꼭 채워야하나요? 1 면접 2015/07/26 3,017
467395 영화 암살 VS 소설 아리랑 5 푸른연 2015/07/26 1,590
467394 말티즈 질문입니다 27 마티스 2015/07/26 3,129
467393 여행 안좋아하시는 분들은 부자되면.. 14 ㅇㅇ 2015/07/26 4,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