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하철에서 응급환자가 있었어요.

사회적동물 조회수 : 6,256
작성일 : 2015-07-23 09:31:35
방금 지하철에서 쓰러지는 사람이 있었어요.
젊은 아가씨가 쿵 하고 쓰러졌는데 순식간에 발생한 일이라 일이분쯤 다들 꼼짝마 상태로 있었어요.
누군가의 어떻게하지... 하는 소리에 다들 정신이 돌아와서 몸을 눕히고 고개를 돌리게 하고 자리를 넓게 만들고 했어요.
누군가는 신고를 해서 지하철은 역에서 멈춰서 지하철 응급대원을 기다리게 되었고요.
상황이 종료되기까지 10분쯤 걸린거 같아요. 처음 삼분쯤 신고하고 지하철응급대원이 오는게 오분쯤
들것에 실려 나가는게 이분쯤 걸렸어요.
그 자리에 엄마가 있었다면 그리 해 줄거 같았는데 40대쯤 되어 보이는 여성분이 계속 다리를 주물러 주더라구요.
한 남자분도 자리에서 떨어지지 않게 손을 잡아 주고요.

가끔 지하철에서 쓰러지는 사람도 있고 자리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중간에서 역을 내려 바닥에 주저 앉는 사람도 있는데
그럴때면 좀 창피하겠다 싶었지만
그래도 여러 사람 있는 곳에서의 응급상황은 그 사람에게는 어쩌면 정말 다행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사람의 사회적 동물이라고 어릴때부터 배웠지만
그 뜻이 단순히 사회와 소통하고 어쩌고 하는 인간관계만을 생각했지 이런 응급상황에서 서로 도와주고 보호해 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어요.

꿀벌은 말벌이 들어 오면 벌통 안의 벌들이 거의 전멸을 당할만큼 약하지만
여러마리의 벌들이 말벌을 둘러싸서 열을 내어 자신을 태워가며 말벌을 죽인다는 말을 들었어요.
사람도 마찬가지겠죠. 평소에는 이기적으로 굴어도 본능적으로 사회적인 동물임에는 틀림이 없어서
응급상황에서는 서로 돕는 사회적 동물인 듯 싶어요.

그때 그 자리에서 상황을 정리하고 신고하고 주물러 주고 함께 걱정하며 바라본 사오십명의 지하철 승객분들
감사하고요. 빨리 역에서 멈춰서 방송하며 응급환자를 실어가신 지하철승무원분들 감사해요.

IP : 211.210.xxx.30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dd
    '15.7.23 9:33 AM (125.132.xxx.130)

    아침부터 훈훈하네요...

  • 2. 아,,,
    '15.7.23 9:35 AM (175.209.xxx.160)

    웬지 눈물 나요....당연히 그래야 하지만 막상 현실에선 어쩌지? 하다가 우왕좌왕 할 거 같은데 저도 잘 기억해뒀다가 그렇게 해야 되겠어요. 거기 계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해요.

  • 3. ㅇㅇㅇ
    '15.7.23 9:36 AM (211.237.xxx.35)

    저도 그런적 있어요.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해야하나
    지금 사십대 중반인데 평생 세번 그런적이 있었네요.
    크게 위험한 상황은 아니고 안정 취하면 5~10분후엔 깨어나더라고요.
    젊은 여성분들 많이 그래요.

  • 4. ㅇㅇㅇ
    '15.7.23 9:38 AM (211.237.xxx.35)

    아 저도 세번다 주변분들이 도와주셨었어요. 한번은 대중목욕탕 한번은 지하철역안 한번은 버스안이였는데
    근데 깨어나서는 부끄럽더만요 ㅠㅠ

  • 5. 직딩맘
    '15.7.23 9:40 AM (116.127.xxx.20) - 삭제된댓글

    아.. 정말 목이 메이네요.
    아직은 사람 살만 한 세상인가보네요..
    도와주신 분들 모두 감사해요.

  • 6. .....
    '15.7.23 9:41 AM (59.2.xxx.215)

    휴~
    혹시 심폐소생술(CPR)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던가요?

  • 7. 왈칵
    '15.7.23 9:50 AM (182.212.xxx.4)

    눈물 쏟아지네요.세월호때 생각이 스치면서...
    아무튼 오늘 이글로 감동 받습니다.

  • 8. 와~
    '15.7.23 10:02 AM (121.175.xxx.150)

    훈훈하네요...

  • 9. ........
    '15.7.23 10:03 AM (58.141.xxx.20)

    저도 자주 주저앉아 봤던 사람으로 참 감사하네요.
    그 아가씨 무사하길요~

  • 10. 지난날
    '15.7.23 10:12 AM (182.209.xxx.121)

    생각이 나네요.
    아가씨때 출근하다 지하철에서 너무 배가 아파 쓰러진적이 있어요.
    누군가 부축해서 지하철 내려 의자에 앉히고
    약을 사다줬어요.. 또래의 젊은 남자였는데..
    그당시는 너무 챙피해서 연락처 물어볼 생각도 못했는데
    두고두고 고마운게 생각나고 고마움의 표시도 못한게 미안하고..
    제가 살면서 늘 그사람이 복받고 살기를 기도한답니다.

  • 11. 사회적동물
    '15.7.23 10:16 AM (211.210.xxx.30)

    심폐소생술 상황은 아니였어요.
    처음 쓰러졌을땐 경련 상태라 얼굴을 옆으로 돌려 누여 주었고요.
    정신이 잠깐 든 후에 자리에 앉혔는데 다시 응급상황이 발생했는데 눈이 돌아가고 자리에 앉은 상태로 경련이 조금 있었어요.
    그래서 그 라인 분들이 모두 일어나서 자리에 누였고
    숨 쉬는지 남자분이 확인 했어요.
    심폐소생술 상황이 발생하면 차라리 바닥에서가 나았을거 같고요.

    전에 심폐소생술에 대한거 아이들 어깨너머로 배웠는데
    팔꿈치가 반드시 일자로 펴져서 힘을 곧게 받아야한다고 하더라구요.
    손은 깍지껴서 두 손의 힘이 모두 손바닥으로 가게 하고요.

    지하철에도 자주 영상으로 나오지만
    1분간 100번 한다는 심정으로...가 정확한가 모르겠네요.
    이건 다시 찾아봐야겠어요.

    아. 그리고 저희 조카가 잠시 경기를 해서 숨을 쉬지 않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아버지가 같이 계셔서 심폐소생술을 했는데
    아이들의 경기의 경우엔 바로 심폐소생술이 아니라 고개만 옆으로 두고 상황을 지켜봐야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하더라구요.
    바로 119에 전화하면 대원들 오기 전까지 전화를 끊지 않고 설명해 줘요.

    ... 아. 그리고 그 아가씨... 실려 나가서 지하철 출발할때까지 누워서 계속 있었고 의식은 돌아오지 않은거 같았어요. 사족이지만... 건강에 다들 힘쓰세요.

  • 12. 저도
    '15.7.23 10:18 AM (221.151.xxx.158)

    사우나에서 쇼크 와서 바닥에 누워 있었는데
    사람들이 몰려들고 다들 도와주려고 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그 다음번에 또 사우나 방문했을 때 저는 몰라봤는데 그때 도와주신 분이
    먼저 알아보고 몸 괜찮냐고 해주셔서 정말 감동 받았답니다.

  • 13. 감사합니다~!
    '15.7.23 10:20 AM (115.161.xxx.68)

    거기 지하철에서 한 마음으로 애쓰신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사실 대부분은 이런분들이 아닐까 싶어요
    님도 감사합니다~~

  • 14. ...
    '15.7.23 10:41 AM (210.102.xxx.253)

    예전에 외국에서 기차타고 가다가 같은 칸 남자 승객이 바닥에 쓰러졌어요.
    그러자 사람들 달려가고 승무원 호출하고 승무원은 기차에 응급구조원, 간호사, 의사 있으면 몇번째 칸으로 오라고 방송하더라구요. 승무원이 긴급구조물품든 가방 가져오고 방송 듣고 응급구조원, 의사 두명, 간호사 한 명 해서 네명이 달려와서 숨쉬는지 확인하고 머리 젖히고 등등 필요한 조치 취하고 다음 역에 기차 서서 구조대가 실어갔어요.

    그 때도 감동받았는데 원글님 이야기도 마찬가지네요. 아침에 감사합니다.

  • 15. 저도
    '15.7.23 10:43 AM (116.39.xxx.104)

    첫애 임신했을때 출근하다 지하철에서 한번 쓰러졌는데 앞에 아저씨가 너무 놀라 벌떡 일어나 도와주셨구요
    몇년 전에도 지하철에서 머리가 너무 어지럽고 구토 증세가 있어서 아무역에나 내렸고 토하고 어지러워 일어나질 못했는데 주변분들 도움으로 역사무실에서 남편올때까지 드러누워있었네요ㅡ남편은 와서 빨리 병원부터 안갔다고...
    그때 걱정해주시고 도와주셨던 분들,사무실에서 소파에 눕혀주시고 따뜻한거 갖다주시며 구급차 불러주신다고 했는데 제가 남편한테 전화해달라고 부탁드렸던 분 너무 감사드립니다
    남편 올때까지 계속 상태 살펴주시고 걱정해주셨어요
    우리 모두는 알게 모르게 항상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는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16. 00
    '15.7.23 11:10 AM (58.65.xxx.32)

    정말 훈훈한 이야기예요
    주변 사람들이 이렇게 서로 도우고 살고 있는 사회라면 얼마나 마음이 든든할까요 ^^

  • 17. ....
    '15.7.23 11:16 AM (175.203.xxx.116)

    저희딸도. 미주실신경인가인데 지하철에서 갑자기 쓰러져서 깨어나보니 사람들이 다 처다보고 있었다네요
    앉아서 안정을 취해야하는데 창피하니까 일어났나봐요
    비틀거리면서 다음역에서 내려 의자에 앉으니까 나아졌다는데...
    지하철 자주 이용하는사람들 그런경우 있으면 자리 양보좀 해주세요

  • 18. 흠...
    '15.7.23 2:06 PM (125.129.xxx.218)

    저도 지하철 타고가는데
    제 앞에 서있던 여자분이 천천히(!) 주저앉으면서 바닥에 누웠는데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보고만 있었어요.
    여자분이 정신을 잃은 건 아닌데 스스로 몸이 통제가 안되는지 눈만 크게 뜬 채 두리번두리번.
    어떤 분이 자리를 내줘서 거기에 앉았는데, 괜찮냐고 한 마디 묻지도 못했네요.
    제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다 얼음..
    미안해서 두고두고 생각나네요.
    원글님 글보니 생각나서 적어봐요.

  • 19. 간질
    '15.7.23 3:40 PM (178.162.xxx.141)

    저도 몇 년 전 록페스티벌 갔다가 현란한 불빛에 간질성 경련 일으키면서 쓰러진 사람 본 적 있어요. 공연 보다가 뭘 사러 가는데 천천히 뒤로 넘어가는 그 사람을 본 거죠.
    그런데 혼자 온 사람인지 아무도 거들떠도 안 봐서 머리가 땅에 부딪히기 전에 달려가서 팔이랑 무릎으로 머리 받쳐줬어요. 그때 다른 남자분이 다가오길래 의무요원 불러 달라고 부탁했고요.
    전 그때 사람들 너무 이기적이란 생각 들었어요. 그래도 원글님 글 읽으니 좋은 분들도 많으신가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6763 좀 독해지고 할말 다하는 성격 되고 싶어요 방법....있을까요 4 강해지고퐈 2015/07/24 3,741
466762 저축은행 예금도 예금자보호 되지요?? 2 ... 2015/07/24 1,299
466761 아침부터 우산 때문에 딸이랑 6 2015/07/24 1,335
466760 국정원 임씨를 자살에 이르게한 강도높은 직무 감찰..왜? 1 왜? 2015/07/24 924
466759 영등포에서 파주운정지구 가는데 몇분이나 걸리나요? 4 ㅇㅇ 2015/07/24 980
466758 팟캐스트 강추- 가계부채 1100조 주범 최경환, 한국경제 암흑.. 6 ㅁㅁ 2015/07/24 1,688
466757 적성고사 성공한 자녀 5 ... 2015/07/24 2,017
466756 중저가 브랜드중에 향 좋은 바디클렌져 추천 부탁드려요~ 6 올라~ 2015/07/24 2,340
466755 맛있는 쌈장? 고추장 볶음? 1 ..... 2015/07/24 748
466754 전복 깨끗하게 쉽게 떼는 방법 알려드려요 8 냠냠팁 2015/07/24 2,587
466753 세컨드카로 어떤 차가 좋을까요? 12 늘맑게 2015/07/24 2,336
466752 대학병원 디스크 잘보는 분 추천 부탁드립니다. 1 .. 2015/07/24 1,164
466751 헤나염색후 샴푸를 해야하나요? 4 .. 2015/07/24 4,936
466750 아랫집에서 들리는 청소기 소리가 어떤 소리를 말하는 건가요? 7 ㅇㅇ 2015/07/24 1,713
466749 지하철 민폐들 5 왜그러시나 2015/07/24 2,013
466748 학원 연강에 먹거리 뭐 싸줄까요 3 억수비 2015/07/24 842
466747 역사...궁금합니다 꼭 도와주세요 1 무식해 2015/07/24 635
466746 매일 오는 아이친구 6 빠빠시2 2015/07/24 2,466
466745 박할머니사건 진짜 범인은누구? 71 박할머니 2015/07/24 19,043
466744 반찬 형편 없는 병원에 가져갈 만한 반찬 24 ..... 2015/07/24 10,830
466743 달라붙는 아들들 18 버럭 2015/07/24 5,070
466742 2015년 7월 24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5/07/24 870
466741 중2 여학생 모기팔찌 추천해 주세요. 2 비가오는날엔.. 2015/07/24 1,382
466740 아침 출근전에 중국어 학원다니시는분 계신가요 쫑구어 2015/07/24 597
466739 제딸아이 한테 엄마로서 할수있는말 6 엄마 2015/07/24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