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친정엄마 오랜만에 오시기로 한 날이거든요.. 근데 마음이 천근만근이에요... ㅠㅠ
제가.. 못된 딸인가 싶고...
글이 좀 길어요. 죄송해요.
사정을 대충 풀자면...
작년에 제가 아이 낳고 출산휴가 끝나고 바로 회사 다시 나가야하는데
시터를 못 구해서 친정엄마가 1년 정도 평일에 아기를 봐주셨어요. 지금은 안 보시고요.
대중교통으로 30분 정도 거리인데 저희집에 평일 아침에 오셨다가 저녁에 가시는 식으로요. (출퇴근처럼요)
평일 저녁하고 주말엔 저희 부부가 아기 봤고요.
아기 보시는 비용은 많이는 못 드리고 ㅠㅠ 한달에 100만원 드렸어요. 중간중간 힘드시니까 국내외 여행도 보내드리고(그 기간엔 저희가 휴가 내서 애기 보고) 명절, 여행 가실 때 등 중간중간 100만원 정도씩 더 드렸어요.
근데 그 기간 동안 엄마한테 말도 못 하고 트러블이 많았어요...
저희 엄마가 좀 가족들을 자기뜻대로만 통제하고 기가 세신; 분이라. 항상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셔서요.
저희 집 모든 것, 살아가는 방식, 물건, 수건에 숟가락 하나하나까지 본인 뜻대로만 하시려는 거예요.
형편도 넉넉하신데 알뜰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심하시고요.
저희 부부 돈 만원 넘는 옷은 잘 사지도 않을 정도로 알뜰한데, 그 이상을 강요하세요.
예를 들어 집에 오시면 집안 구석구석 서랍에 베란다에 상자 하나까지 다 열어보시고
못 보던 애기 물건이나 가재도구, 저희 옷이 있으면 저희가 집에 오자마자 첫마디가
무엇무엇이 어디 있던데 얼마냐?
예요. 저희로서는 매일매일 감시당하고 추궁당한다는 느낌 들고요.
5천원, 만원 넘는 거는 비싸다고 난리세요.
집에 필요한 것도 아무 것도 사지 못하게 하고, 꾸미지 못하게 하고, 집안전체가(본인이 안 쓰시는 방도) 본인 뜻대로 놓여있어야 하고.
네... 정말 1년 동안 아기 봐주신 건 너무나 감사하고 죄송한데 ㅠㅠ
그 동안 남편하고 저 너무 스트레스 받고... 조금만 엄마한테 이런 건 손대지 말아달라.. 부탁하면 엄청 삐지시고.
사실 조금만 본인 생각하기에 서운하면 엄청 화내고 삐지고 울고불고; 다른 사람한테 전화해서 흉보고 하시는 타입이라
제 언니하구 여동생은 엄마한테 학을 떼서 거의 안 보고 살아요. -_-
근데 문제는
이제 아기가 어린이집 가서 아기를 안 봐주시는지 한참 되었는데도
우리가 드렸던 집열쇠로 자꾸자꾸 집에 오세요........ ㅠㅠ
평균 주 2회는 오세요.
퇴근하고 오면 앉아계심...
그리고 집안 구석구석 파악해서 또 얘기 시작하심... 이건 뭐냐 저건 뭐냐 냉장고에 사놓은 그건 얼마냐...
전에는 말도 안 하고 오시더니
제가 이건 정말 아니다 싶어서 화를 냈더니
이제는 좀 조심하신다고(나름 -_-) 전날이나 당일에 본인 언제 간다고 전화 하시네요.
전화 하실 때도 너무 기분 나쁜 게...
가족끼리라도 집에 방문할 때는 나 언제 가도 돼?라고 묻고 일정 조율하잖아요.
근데 엄마는 그냥 항상 통보하세요.
오늘 간다. 이런 식이에요.
사정있어서 안 된다고 사양해도 무조건 오신대요.
저희 애기랑 마트 갔다가 늦게 들어갈 거라고 해도 그냥 오신대요. 어차피 집에 와서 앉아계시면 되니까 너희는 신경 쓸 것도 전혀 없대요. 본인은 와서 너네 빨래해놓은 것도 걷고 설겆이도 해줄 건데 왜 그러녜요. (저희가 부탁하는 거 아니에요. 저희는 아기 볼 때도 절대 집안일 못 하시게 했음 ㅠㅠ)
아니 근데 빨래 걷는 것도 설겆이도 저희가 원할 때 그냥 맘 편하게 하고 싶은 거잖아요. 저희가 뭐 엉망으로 널어놓고 사는 것도 아니고요. ㅠㅠ 퇴근해서 맘 편하게 하고 싶어요.
이렇게 갑자기 들이닥치시니 정말 매일매일이 평온하지를 않아요. 그걸 이해못하는 엄마가 더 이해안돼요.
너무 스트레스고 오신다는 날에는 마음을 다스릴 수가 없어서 오늘처럼 일이 손에 안 잡혀요.
어제는 너무 화가 나서 남편한테 엄마 열쇠 다시 받겠다고 했더니 그러지 말래요.
아기 봐주신 공이 있는데 그러면 안 된대요. (남편이 욱하는 성미는 있는데 양가 가족들한테는 참 순함 ㅠㅠ) 서운해하신대요. 시간 가면 나아질 거래요.
근데 애기 안 봐주신지 반년이 되어가는데 나아지질 않아요. 대체 언제 나아진다는 건지?
남편이 말은 안 해도 속으로 속상한 게 많을텐데. (엄마 여행 가셔서 우리집 안 오실 때...맘이 편하다고 그제야 솔직한 얘기 하더라고요) 이러다 부부사이 나빠질까봐 걱정이고. 저도 일하면서 집에 가면 쉬고 싶은데... 맘이 불안하고 힘들어요.
저 언제까지 참아야 해요?
제가 진짜 나쁜 딸내미인 건가요?? 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