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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좋은 친구가 되기 어렵네요.

좋은친구 조회수 : 3,264
작성일 : 2015-07-09 15:10:49
어릴 때부터 쭉 봐와서 벌써 30년이네요.
이 친구가 형편이 안 좋아 늘 전전 긍긍해하는게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그러다 생일이 되어서 선물 뭐줄까 했더니 맛있는 걸 사달라고 하더라구요. 형편 어려워지고 외식도 못했다면서 그래서 좀 비싸지만 맛있는 곳 예약하고 알려줬습니다. 정말 좋은 마음이었고 작게 선물도 준비해서 나갔지요.
그런데 친구가 자기 애인과 나왔더라구요. 네 나이많은 싱글친구라 당연히 같이 먹어야지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친구를 두명 더 불렀다며 자리를 넓은 곳으로 옮기자고 하더라구요

그 때부터 이건 아니다 싶었지만 다른 친구들도 합류하여 고급레스토랑은 오랫만이라며 다들 기분 좋게 식사하고 그렇게 와인까지 시켜 먹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계산할 때 친구가 너무 잘 먹었고 네 덕분에 잊지못할 생일이 되었다며 말하는게 참 기가 막히고 할말이 없더라구요. 제가 너랑 애인만 나올 줄 알았지 이렇게 인원이 많아지면 나 부담된다 그냥 웃으며 말했어요. 친구가 그거 얼마한다고 너는 남자 잘 만나 팔자 핀 주제에 직장도 운이 반이었지 너는 우리 중에 가장 운이 좋지않냐 친구 생일에 그 정도도 못쓰냐며 인상을 쓰더라구요. 그런말이 아니다 됐다 맛있게 먹었으니 됐다. 그러고 계산하고 나왔습니다. 식사는 정말 상상하시는 이상의 비용이 나왔지요.
저는 아이가 있어서 집으로 일찍왔고 다들 2차를 갔고 다른 친구에게 네가 내는 줄 몰랐다며 카톡이 왔습니다. 자기들 식사값은 주겠다고 그 친구가 술 취해서 운 좋아서 다 누리는 제가 꼴보기 싫다. 이런 내용의 넋두리를 했다고 하면서 미안해 하더라구요.
오랜시간 같이 해 왔고 늘 마음 한켠에 있던 친구라 시련이 사람을 이렇게 모질게 만드는 구나 싶어 잠을 못 이루고 힘들었네요.
다음날 넌 정말 좋은친구라며 항상 고마웠다고 문자가 왔어요. 저는 그냥 아무일 없던 것 처럼 문자하고 곧 보자 했습니다. 심성이 따뜻한 아이였고 누구보다 반짝이던 20대도 있었지요. 초등학교 때 동네 친구로 만나 인생을 함께 해왔으니 제가 사람을 잘못보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냥 마음이 아픕니다

어디가서 말도 못하고 여기 82 분들에게 그냥 털어내고 싶습니다. 바람도 많이 불고 마음이 참 힘드네요. 아직 퇴근 시간도 남았고 얼른가서 아들내미나 꼭 안아주고 싶네요
그냥 어디다 말도 못하고 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좀 괜찮네요. 감사합니댜
IP : 14.39.xxx.99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7.9 3:20 PM (211.210.xxx.30)

    보는 제가 다 울컥하네요. 그래도 다시 답장 보내셨다니... 마음이 넓으시네요.
    답장 보낸지 얼마 되지 않았으면 뒤에 이어서 하나 더 보내세요.
    다음엔 너 차례다... 이렇게요.

  • 2. 행복한 집
    '15.7.9 3:24 PM (211.59.xxx.149)

    앞으로 계속 만나실껀가요?

  • 3. ..
    '15.7.9 3:35 PM (106.248.xxx.74)

    정말 이해심 많으시네요ㅠ
    저는 20대때 고등학교때 친구들이 비슷하게...
    아직 진로도 불투명하고 외로워하고 그러는데
    점점 저한테 투정이랄까, 님친구처럼
    보상처럼 바라는심리가 보여서 힘들었거든요
    전 그냥 끊었어요ㅠ특별히 제가 잘사는것도 아니고
    항상 그들에겐 뭔가 베풀어야할거같고
    그들도 저는 그냥 퍼주는사람처럼 여기는게
    지쳐서 동등한관계도 아니고 한쪽은 계속 삐딱해있고...그친구분이 님의 깊은 마음을 이해할지모르겠네요. 아마 지금은 모르지않을까요? 자기상황에만 빠져있을거고..

  • 4. 친구
    '15.7.9 3:36 PM (175.223.xxx.126)

    감사합니다. 저는 계속 볼겁니다. 금전적으로 손해나 싶은 행동은 하지 않을 거구요. 사람 본성은 어디 안가고 언제가 후회가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 5. ;;;;;;;;;;;;;;
    '15.7.9 3:48 PM (183.101.xxx.243)

    님이 친구가 부러워하는 것들 누리는 이유가 이런 마음의 그릇에서 비롯하나봐요. 친구를 버리면 추억도 지키지 못하게 되기에 친구를 품엇다고 생각되요 지혜로운 분이시네요. 아들래미 꼬옥 안아 주시고 더더 행복하세요

  • 6. 도대체가
    '15.7.9 3:50 PM (1.239.xxx.141)

    왜이리들 베베 꼬였을까요..제 오랜지기는 제가 아이한테 정성 너무 쏟는다며 네가 못한걸 자식한테 푼다고 빈정대듯 말한답니다..참..맘아퍼요.저두 그러고 살면서 사돈 남말하죠..

  • 7. 짜증
    '15.7.9 3:55 PM (39.118.xxx.16)

    어휴 진짜 친구분 짜증나네요
    저라면
    다시는 안볼듯 하지만 ㅜ
    다 이해하고 다시 만난다는 원글님 맘넓으셔요
    원글님 생일에 똑같이 밥사달라하세요

  • 8. 친구
    '15.7.9 4:16 PM (14.39.xxx.99)

    마음이 녹는 기분이네요. 감사해요. 예전에 선배가 상황이 차이 날때는 겸손도 위선으로 보이니 차라리 만남을 줄이라고 하셨는데 그말이 떠오르네요. 적당히 거리를 두고 친구의 관계를 유지해야 겠어요. 제가 주었을 부담이나 불편감이 있었을 것이고 사정이 안 좋으니 섭섭한 티도 내지 못했을 것 같아요. 아 정말 따뜻한 댓글들 감사합니다 ㅠㅠ

  • 9. 호구호구호구
    '15.7.9 4:21 PM (112.220.xxx.101)

    그런친구 뭐하러 만남유지해요???
    진상친구보다
    원글님이 더 짜증나요...

  • 10. 그 시련이 30년이 되었으면,사람도 변하죠
    '15.7.9 4:21 PM (210.210.xxx.240)

    그 친구가 30년동안 좋은 호시절이 없고,그렇게 살아왔으면 친구도 강팍하게 변했을거에요.

    아니면 어릴때 만나서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예전에는 몰랐다가 지금 알게 된걸수도 있고,

    사람보는 눈이 없었다..고 인정하기에는 원글님의 자존심이 상하는것일수도 있구요.

    친구와 추억을 지키고 싶다면,과거와 다른 현재를 받아들이고 변한 친구와 현실속에서 나름 관계를 다르게 정립하세요.
    과거에 연연해하면서 추억팔이하지 말고,
    현재의 변한 현실속에서 살아갈 궁리를 하는게 나을수도 있답니다.

    취중진담이라고 친구의 본심일거예요.2차가서 다른 친구들한테 했다는 소리가요.

    운이라고 깍아내리지만,운이라는게 아무 노력없이 백퍼 운인 경우도 있겠지만 노력없는 운은 없더라구요.
    그리고 운도 운이라는걸 알아보는 사람이 그걸 얻어요.

    친구는 살면서 무슨 노력을 얼마나 하고 살았는지 모르겠지만,어쨌든 친구의 상황이 좋아지지 않은 이상은
    친구는 평생 원글님을 시기질투하면서,
    덤탱이 씌우고 얻어먹고(남의것을 뺏으면서)그러면서 살겁니다.

    가난해도 자존심 있는 사람은 저렇게 거지처럼 안삽니다.

  • 11. 선배가 한말이 정답이죠
    '15.7.9 4:25 PM (210.210.xxx.240)

    그런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을 곁에 두셔야지,언제까지 진상질하는 친구를 받아주면서 괴로와하실 건가요?

    남한테 좋은 사람이 되지 말고,자기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 되시길~

  • 12. 읽는
    '15.7.9 5:02 PM (221.163.xxx.71)

    내내...가슴이 쿵쾅.....무슨 그런 친구가 다 있대요..??ㅠㅠ
    원글님 정말 기분 안 좋으셨겠어요...돈도 돈이지만...내 친구가 이런애였다니란 생각에...아니..왜이렇게 변했지란 생각에,,,그 옛날 코흘리개 친구는 어디가고...어휴...그나마 친구분들이 따로 연락을 주셨다니 어느정도 해소는 되셨겠습니다만...요즘 인간관계를 글로 배우는 중인데...그래도 그 무례한 친구분께 답장도 하시고 현명하게 잘 넘기시는 모습을 보면서...큰 깨달음 얻고 갑니다..
    토닥토닥..

  • 13. 절대뭐사주지마세요..
    '15.7.9 5:03 PM (221.148.xxx.46)

    전 직장생활안정기 접어들때였고 친구는 회사그만두고외벌이남편에 애기르는 상황이라 선물에 식사비도 제가 냈지만 친구는 오히려 반찬도 많은데 다 먹고 시키지 왜 시키냐부터.. 갈구기시작하는데 가끔만나면 그리 뭐하나 꼬투리를 잡으려해요..절대 뭐 사주지말고.. 돈쓸일있으면 그쪽이 더 내던지 아님.. 반반똑같읻내던지하세요..

  • 14. ...
    '15.7.9 5:26 PM (112.214.xxx.68)

    착한 님같은 사람도 좀 있어야 세상이 좀 너그러워지죠. 늘 인간관계 끊으라는 댓글 넘치는 곳에
    여유갖고 사시는 님 보니 고마워서 응원댓글 답니다

  • 15. ...
    '15.7.9 5:47 PM (222.117.xxx.61)

    속상한 마음이 전해져와 댓글 달아 봅니다.
    친구간에도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한쪽이 너무 잘 나가고 자기는 형편 너무 안 풀리고 이러면 편안한 만남 갖기가 참 힘들어지더군요.
    그 친구분이 님에 대한 부러움이 너무 컸나 봐요.
    근데 정말 다른 친구들까지 데리고 나와서 독박 씌우는 건 진짜 아닌 것 같아요.
    저라면 애인 데리고 나온 것도 솔직히 이해 불가네요.

  • 16. 그냥
    '15.7.9 5:49 PM (182.224.xxx.32)

    호구가 진상을 만든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여유가 있으시다면 불우이웃돕기 성금내는게 나을듯 합니다.돈으로 우정을 사는것도 아니고...;;;
    서로에 대한 배려가 없는 관계는 친구가 될수 없던데요.
    친구분은 원글님같은 마음이 아닐거 같네요.

  • 17.
    '15.7.9 6:06 PM (112.166.xxx.143)

    길이 아니면 가질 마세요ᆞ

  • 18. 친구
    '15.7.9 6:31 PM (68.172.xxx.186)

    제 친구가 생각나네요.
    어릴 적 팝송과 그림을 좋아했던 그 친구.
    마음도 넉넉해서 잘 베푸기고 했죠.

    지금은 사는게 팍팍해선지
    별로 처지가 더 좋지도 않은 저를 부러워하네요.
    님 선배 말 대로 멀찍이 떨어져지네요.
    나보단 그 친구를 위해서요.

    그리고 이게 친구로 계속 남을 수 있는 방법인 거 같아요.

  • 19. 친구
    '15.7.9 7:10 PM (14.39.xxx.99)

    정신없이 퇴근하고 아이 챙기고 보니 댓글이 많이 기다리고 있네요. 본적없는 저를 걱정해주시고 안타까워해주시고 질책도 아낌없이 ^^ 짧은 글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세월이 있지요. 처지가 서로 다를 때 받는 것도 많고 제 인생의 빛나는 순간을 누구보다 축하해 주던 친구랍니다. 아마 그런 마음이 드는 지금 그 친구도 저만큼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 같아요. 많이 조언 주신대로 조금은 떨어져 지내면서 제 마음도 들여다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20. ;;;;;;;;;;
    '15.7.9 8:09 PM (183.101.xxx.243)

    맞아요 인생이 그렇더라고요 어떤순간에는 정말 다시 보고 싶지 않기도 하고 서로 살면서 겪어가는거죠. 댓글글이 너무 몰아치는 글이라 걱정했는데 원글님 같은 친구라면 저도 베프하자고 조르고 싶네요.배우 고 가요

  • 21. 어우
    '15.7.9 8:18 PM (59.7.xxx.240)

    원글님의 선택에 대해 뭐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저같음 안봐요...
    아니 뭐 형편이 아려워서 생일날 밥을 얻어먹을 순 있어요, 그런데 애인 데리고 나온 것도 웃기고 ,
    그 애인은 그냥 가만히 얻어먹고 잇던가요??
    다른 친구들 두 명 더 부른 건 인간말종,,,, 게다가 술김에 원글님을 질투했다는 걸 전하는 친구도 참 별로입니다...
    그런 사람은 내가 잘되길 바라지 않아요... 왜 내 곁에 그런 사람을 내 마음 상하면서까지 둘 필요가 있을까요?
    단점 없는 사람 없지만 이건 넘 아닌데요.

  • 22. 저도
    '15.7.9 9:07 PM (124.181.xxx.8)

    비슷한 친구가 있었어요.

    돈으로 덤탱이 씌우는 수법도 똑같네요. 제 친구는 저를 곤란한 처지에 많이 들게 하더라구요.

    저에게 부정적인 기운을 쏟아내는 친구를 참을수가 없어 멀리하기 시작했어요. 제게 상처를 너무 많이 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이 친구가 상황이 나아지기전까지는 우리는 다시 편안한 친구관계아 될수없다...였는데...

    그게 얼추 8년전이네요. 이 친구는 더 불행해졌고, 저는 더 행복해졌어요. 그래서 절교하자고 한적은 없지만, 저는 이 친구를 못본다고 생각해요. 이 친구가 시샘에 더 괴로워하는게 뻔히 눈에 보이잖아요

    여자들 사이에서 우정은 없다고 봅니다. 특히 가정가진 여자들은 특히요.

  • 23. 인간덕이없어서
    '15.7.9 10:32 PM (220.76.xxx.171)

    별미친년을 친구로 두었네요 끝이지뭐요 못살고 그렇게 노는것들은 다 사는방식이달라요
    내주위에 인간들도 버스한정거장 거리도 택시타고갑니다 돈은써야붙는다나요
    나이가 환갑의나이인데 지금도남의집에 그것도 허름한집에 세삽니다 거지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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