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외할머니는 올해 팔순이시고, 암 수술을 두 번 하셨어요.
30대부터 신경통 약을 드셨고, 파킨슨, 저혈압, 우울증, 초기 치매 증상이 있으십니다..
약물중독이 심하셔서 아무리 말해도 아프기도 전에 미리 약을 드시고요.
한달이면 펜잘 5곽을 드십니다..
일상생활은 밥하고 식사 차려 드시고 가벼운 청소 정도는 하실 수 있으시만,
글씨 숫자 모르시고, 주소 전화번호 못 외우시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드시고,
사실상 보호자 없이 활동이 힘드신 상태예요.
할머니 슬하에 2남 2녀 자손이 계세요.
큰아들은 힘들다는 핑계로 용돈 한번 방문 한번 없고,
막내아들은 20년 정도 함께 살았어요. 모셨다고 말하기 좀 그런게 신혼집이 할머니집이었고,
그후 할머니집+삼촌돈으로 집을 얻어서 할머니가 손주들 다 키우셨고 살림도 다 하셨죠.
8년전쯤 할머니께 상의도 드리지 않고 삼촌들 둘이 모의하여 토지를 처분하여서 3억을 반으로 나눠가졌어요.
그리고나서 할머니는 막내아들과 못 살겠다며 큰딸인 저의 엄마에게 매일 같이 전화하셨고,
집을 나오셔서 저의 엄마랑 사시다가 그것도 싫다며 2년동안 원룸에서 사시고 (삼촌들이 1000만원씩 보탬)
증세가 잠시 악화되어서 요양원에 8개월 정도 계셨는데 밥을 부실하게 준다며 엄마한테 울고불고 하셔서
형제간 상의하에 현재는 저의 엄마와 살고 계십니다. 지금은 많이 호전되셨죠.
20년전에는 저의 집이 중산층 이상이었기 때문에 할머니께 용돈도 100이상 드렸다고 합니다.
지금은 아버지의 사업 부도로 인해 완전 서민으로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10년전 재혼하셨고 생활 도움은 못주세요.
지방에 대출낀 20평대 집 한채 있고, 엄마가 12시간 일하셔서 월급 130으로 생활하시고 계십니다.
엄마 형제들의 도움 전혀 없고, 제가 엄마께 한달에 30만원씩 드리고 있습니다.
저도 애 둘 키우는 엄마라 30도 겨우 드리는 처지네요.
얼마전에 오래된 엄마 차가 퍼져서 경차로 바꾸는 바람에 맨날 마이너스라고 걱정하세요.
하지만 출퇴근도 그렇고 병원에 자주가시는 할머니 때문에라도 차가 없으면 힘들어요..
저의 엄마가 할머니를 모실 형편은 전혀 못 되지만 엄마 표현으로 애처롭고 딱하여 모시고 있는데 너무 힘들어하세요.
일단 반찬투정?과 질투가 심하십니다..
할머니는 일반적인 국 (된장국, 콩나물국, 김칫국)이 있으면 물을 말아서 다른 반찬은 안드시고 김치랑만 드시고,
요리 (꽃게탕, 조기찜, 갈비)등이 있어야 밥을 한공기 드십니다.
간식도 좋아하셔서 과일 사놓으면 금방 없어져요. 빵이나 떡도 잘 드세요.
하지만 저희 가족에게는 그런 식비 부담이 큽니다.
할머니와 지내기전엔 고기도 한달에 한번 정도 사서 집에서 양념해서 구워먹고, 과일도 한달에 한번 사기 힘들었어요.
그렇게해야 엄마가 집 대출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산을 좋아하시는 엄마가 친구분들과 산에 가려고 하시면 할머니가 또 어딜 나가냐며 질투하세요.
엄마가 외출하는 거 자체를 너무 싫어하시니 엄마도 스트레스 받으시네요..
우리 할머니 어쩜 좋을까요?
아들 선호사상이 너무나 크셔서 길에 쓰러져도 안쳐다본다는 큰 아들집만 바라보며 하루를 보내십니다.
할머니 덕분에 저의 엄마는 그새 흰머리만 엄청 느셨어요..
*친정집과 저의집이 가까워서 제가 낮에는 할머니 챙겨드리고 있습니다.
저의 아이가 돌도 안되어서 지금은 육아휴직중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