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직 후 변해버린 나....

이상해 정말 조회수 : 3,360
작성일 : 2015-07-08 11:02:55

최근 7개월 전에 이직을 했어요..

그 전회사는 사기업이었고 첫직장이었고 15년 가량 근무한 곳이어서 정도 많이 들었고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한번쯤 인생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느꼈으며,

무엇보다 아이들을 조금 더 돌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 (아직 어려요..6살/3살)

집 근처여서 아이들이 좀 더 크면 하교 후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

여러가지 정황들에 이직을 결심했어요..

아직 아이들이 초등입학 전이고, 육휴가 그 전 사기업에서는 안되는 형편이었어서,

이직후 일년 근무 후 육휴를 사용할 생각,

둘째 육휴때 큰 아이와 둘째를 데리고 미국으로 잠시 나갔다 와야하는 상황때문에 그런결심을 한 것인데,

아직 마음이 잡히지가 않은건지 어쩐건지,,,,

이런 상황과 제 마음이 힘들어요..

 

그 전회사는 신입때 안좋은 사건이 있었어서 15년동안 근무하면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고,

진작에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제가 안좋은 소문때문에 그만두고 싶지 않아 과장으로 승진하고 이년차에

좋을때 그만두자 싶어서 ...  적절한 시기와 상황이라는 생각에 결정을 한거였어요..

 

그런데 그 전 회사를 다닐때에는

회사일이 바빴고,, 눈치도 많이 보이는 분위기였지만,

자격증도 많이 땄고,  아이들 낳기 전엔 주말 알바도 할 정도로 열심히 살았어요..

새벽 출근하는 남편 밥한번 굶긴 적 없었고, 전립선 때문에 토마토 먹이는 일도 결혼 7년동안 정말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 해주고,, 먹는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이라, 점심시간에 장봐와서 아이들 자면 그때부터

청소 시작했고 남편이 6시에 나가니 5시에 일어나서 아이들 그날 반찬 하고 하는 생활들을 하면서도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퇴근하면 저 밥먹을 생각도 안하고 아이들과 항상 놀이터로 마을 공터로 쏘댕기면서 놀아주고,,

아빠가 바빠서 몸으로 못놀아주니 몸으로 놀아주는 것도 열심했다고 자부해요..

아파트 생활하다보니 저녁 늦게,, 아침일찍 나와서 노는 저희 셋이 눈에 띌 수 밖에 없으니,,

아파트 분들도 다들 아실 정도였지요...

 

이직한 곳은 시립 도서관 사서예요. 출퇴근 시간 명확하고 근무조건은 좋으나 페이는 1/2수준..

업무 강도는 작은마을 도서관이어서 이용자도 별로 없고 소장 도서 자체가 적어서 일이 정말 없어요..

하루에 한시간 일을 할까 말까 정도.. 퇴근이야 6시 칼이고, 집 근처라서 마음도 편해요..

 

이직하고 가장 큰 저의 변화는,,

마음이예요.. 사기업 다닐때보다 시간이 많이 늘어난 것도 아닌데,

우선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조금 없어진 것 같아요..

그 전에는 정말 큰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에,,, 큰 애 사진만 봐도 눈물이 나올 정도였어요..

(시가 친정 도움받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어서,, 시터 고용,, 시터가 큰 아이를 좀 힘들게 했어요)

근데 정말 거짓말 처럼 그런 마음이 싹 사라졌어요... 나도 너를 위해 무엇인가를 포기했어 라는 심리때문인지

어떤건지 모르겠으나, 정말 그런 마음이 사라져서 신기하다고 했는데,,

또 이상한게,,

출근해서 하루종일!!!!!!!!!  ( 업무관련 한시간 정도를 제외하곤)

정말 아무것도 안한다는 거죠........................

처음 도서관 이직을 결심했을땐 시간도 많으니 이것저것 공부하자 라고 플랜도 세우고

동영상 강의도 결제하고 책도 구매하고 하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하도 안들어서 중간에 동영상은 취소하고 책도 먼지만 풀풀쌓이고,

평소 그렇게 읽고 싶던 많은 책들이 눈앞에 있어도 손한번이 가질 않아요...

그 바쁠때, 짬짬히 시간내서 이것저것 하고 욕심많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정말 세상 포기한 사람마냥 아무것도 안해요...

20대 처녀때부터 가계부 한번 밀리지 않고 지독스럽게 써대고 하던사람이...

이직하고 나서 가계부 한번을 안쓰고,

가족들 먹거리며 청소며 빨래 ,,, 신경쓰기 싫고,,,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아요... 페이가 낮아서 동기부여가 안되서 그런건가 싶어서,,

나중에 이직한걸 좋아할 때가 오겠지 마음다지고 하려고 해도 어찌된지 정말,,, 마음이 움직이질 않아요..

한달전에 지갑을 잃어버려서 신분증 카드 다 정지시켰는데, 지금까지 재 발급을 안했어요..

돈 쓰는 것도 귀찮고 다시 신청하는 것도 귀찮고,, 정말 만사가 다 ....

 

아이들하고 놀아주는 것도 왠만하면 집에가서 나오지 않을려고 하고

눈꺼풀 올려가면서 잠들때까지 책읽어주던 사람이 애가 책가져오면 짜증부터 나고,,,

아이가 졸려서 칭얼대면 늘 안고 토닥이며 잠들때까지 있던 엄마였는데,,

어제는 너무 화가나서 엉덩이를 때려버렸어요.. ㅜ.ㅜ

 

오늘 출근하면서 어제 아이를 때린일이 생각나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제가 저의 이런 변화를 제가 계속 외면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 전에는 집안이 늘 활기차있고 남편도 저도 서로에게 늘 감사한 마음으로,, 측은한 마음으로 대했던 것 같은데,

요즘 남편은 제 눈치보기 바쁘고,, 전 정말 머리속에 아무생각없이 멍하게 살아가는 것 같아요....

더 오래되면 안될 것 같아 오늘 글 올려봅니다..

저 도대체 왜 이런걸까요? ㅜ.ㅜ

어떤 모습이 옳다 이런건 없겠지만,,

저는 정말 예전의 활기차고 명랑했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IP : 211.253.xxx.159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15.7.8 11:13 AM (49.175.xxx.105)

    그동안 너무 바쁘게 사셔서 휴식이 필요한가봐요~ 화이륑!

  • 2. 지친 것을 몸이 꺠달음
    '15.7.8 11:14 AM (175.197.xxx.225)

    바쁠 때는 맞추느라 눈 감고 앞으로만 달렸는데 한가해지니 몸이 아 쉬고 싶어, 피곤했어.....이러는 거 같아요. 토닥토닥

  • 3. 용엄마
    '15.7.8 11:15 AM (116.127.xxx.194)

    사기업에 비해 공기업이 늘어지는 건 맞는 거 같아요. 대부분 공기업 계약직들도 1,2년만 근무하고 정규직 취업하자고 생각하고 들어와서도 그냥 몸이 편하니까 눌러 앉는 경우도 많이 봤구요. 사람이 나태해 지는게 한순간이더라구요. 내가 나태해지고 멍하다는걸 느끼는거 자체가 희망이 있는 거니깐요. 정신 차릴때마다 변화하기 위해 지금처럼 노력하시면 될거 같아요. 갠적으로 집근처 작은 도서관 근무 꿈인데.. 부러워요..

  • 4. 그런데
    '15.7.8 11:17 AM (220.86.xxx.179)

    공기업이든 공무원이든 일이 재미가 적고 활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거에요
    사람은 몸이 편한것만으로는 살 수 없거든요
    의외로 공무원이나 공기업 중에서 한직에 가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불만족이 높고 그만두는 확률이 높다는게 아이러니죠

    급여도 상대적으로 적고 이전보다 많이 루틴하고 시간 남는 일은
    활기를 빼앗아요. 긴장할래야 하지 못하는거죠
    그런데 저도 그래봐서 아는데.. 이상하게 힘들고 더 일이 안돌아가고 더 안하게 되더라구요
    노력해도 안돼요.

  • 5. 원글
    '15.7.8 11:32 AM (211.253.xxx.159)

    아 정말 이러자고 이직한 것이 아닌데,
    너무 늘어지니 저조차도 황당해요정말...

  • 6. ......
    '15.7.8 11:39 AM (218.236.xxx.205)

    저는 원글님의 이전직장 생활이 상상이 안가는데....대체 그때는 하루에 몇시간 주무신거예요???
    퇴근하고 나 밥 먹는것도 잊고 아이들 챙기고 놀아주고, 아이들 자면 청소하고 다음날 준비하고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남편까지 챙기고....무슨 터미네이터 같아요....ㅜㅜ
    사람의 에너지라는건 한계가 있는건데 에너지 보충할 시간도 없이 수년을 그러고 살았다는게...

    둘 중 하나겠네요. 원글님은 타고나길 에너자이저로 타고났던가, 아니면 에너지가 완전히 고갈됐던가...
    만일 전자라면 다시 이직을 하시는수밖에요.

  • 7. 솔직히
    '15.7.8 11:41 AM (175.197.xxx.225)

    그 전 일정이 사람 몸이 어떻게 버티지 심을 정도의 강행군인데요.

    아친 5시에 일어나서 남편 챙겨주고 육아도 혼자하고 끼니도 거르고....

    젊은 몸이 축날만 해요. 왜 자신을 그렇게 학대하세요? 가족을 위해서?

    그럼 가족 중에 누가 님을 챙겨줍니까? 님 끼니는 누가 따로 챙겨주나요?


    뱅기 안전수칙에 아이 동반한 어른은 산소마스크 내려왔을 때 어른이 먼저 산소마스크 쓰고나서 아이에게 씌워주라고 안내해요. 왜 그러냐면요, 비상사태에 혼자 마스크 모 ㅅ쓰는 아이정도라면 어른 손이 계속 필요한데 어른이 아이 씌워주느라고 본인 못 써서 죽으면 어차피 혼자 산소마스크 못쓸만큼 어린 애는 옆에서 보살펴주는 어른 없어 금새 죽어요. 침착하게 본인 먼저 챙기고 그리고 나서 아이를 챙겨야 아이와 어른 같이 살아서 오래오래(!) 살아남는다고 나온 안전수칙이겠죠?

    님 몸 희생하면서......님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라 하겠지만 3자 입장에선 가족에 대한 사랑을 빙자한 본인 학대같아요. 잘했다고 칭찬하고 싶지는 않네요. 학대에 가까운 일정을 소화해내느라 고생했다고 위로해주고 싶지만 칭찬은 아니네요.

  • 8. 원글
    '15.7.8 11:48 AM (211.253.xxx.159)

    아이들은 10시 전후로 잠드니,, 저는 거의 12시까지 일하고 5시에 일어나면,, 하루 평균 5시간 정도
    잔 것같아요.. 시골에서 유년기를 보내서 잠 적게 자는건 힘들지 않았어요..
    부모님 농사일을 도와드릴려면 일찍일어나야 했거든요..

    다른이야기지만,,
    친정엄마가 마흔에 혼자 되셔서 저희 사남매를 키우셨는데,
    엄마에 비하면 나는 정말 쉽게 사는거다 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어요..

    힘들거나 지치면 자식들에게 신세 안지시려고,,
    지금도 공장에서 낮에 일하시고 밤에 농사짓고 계시는 친정엄마를 늘 생각했어요..
    그럼 저도 모르게 힘이 났거든요..

    윗님 말씀처럼 그 전에 내가 너무 힘들었었나보다,, 싶다가도,,
    그 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급여를 보면 또 우울해지고,,,
    아무것도 안하면서 사는 제가 한심해보이고,,,,

    문제는 지금은 아무생각없이 삽니다.. ㅡ.ㅡ

  • 9. 15년동안
    '15.7.8 12:28 PM (124.80.xxx.194)

    몸도 마음도 지친거에요
    머리로는 ~해야지 하지만 이미 지친 몸은
    쉬고 싶은 거고요
    정말 열심히 살아오셨는데 여유좀부리세요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됀다는 강박증도요

    아닌것 같아요
    내 몸이.. 내 마음이 힘들다고 신호 보내는 거에요
    그소리를 잘 들어주세요

  • 10. 이해
    '15.7.8 12:36 PM (203.234.xxx.75)

    원래 시간이 많으면 더 나태해지는 법이더군요
    그간 정말 열심히 사셨네요
    저도 누가 봐도 편한 자리에 있는데요
    너무 일없으니 이것도 고역이네요
    적당히 스트레스받는 상황이 제게는 맞는듯해요
    일없이 한가하게 있다보니 몸은 더 힘이 빠지고 귀차니즘은 끝도없이 찾아오구요
    너무나 힘든 끝에 찾아온 공허함 뭐 그런거 아닐까요?
    일단은 릴렉스 하세요

  • 11. ...
    '15.7.8 12:51 PM (175.197.xxx.92)

    살짝 우울증이 온 건 아닐까요?
    저도 비슷한 일을 겪고 있는 중인데...
    전 제 마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 아닌지 생각중입니다.

  • 12. 오디
    '15.7.8 1:45 PM (223.62.xxx.107)

    병원가서 건강검진 한번 받으세요. 15년간 그렇게 혹사당했으니 몸이 늘어질만하죠. 심리적 문제도 있겠지만 건강도 체크해봐요.

  • 13. 우울증 같네요.
    '15.7.8 6:07 PM (178.190.xxx.42)

    전 직장에서 겪었던 그 일이요, 아직 심리적으로 치유가 안되어있어 보여요.
    게다가 남편도 너무 이기적이고.
    님은 인정하기 싫으시겠지만, 부부관계에 문제가 있어보여요.

  • 14. ...
    '15.7.8 10:16 PM (124.111.xxx.9)

    그거 우울증 맞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근데 그 전 생활처럼 혹독하게 사시면서 생겨난 거기도 해요 그때의 긴장감과 고됨이 어디가는게 아니거든요. 물론 당시에는 괜찮아 난 아무렇지 않아 감사해 하셨지만 여성 혼자 버텨내기에 쉽지 않은 무게였던거죠.

    성격상 힘드시겠지만 지금이라도 자의든 타의든 쉬어가게 된걸 감사하게 생각하시고 그러한 늘어짐과 나태함 조차도 자연스러운 거라고 그동안 힘들었으니 일년정도 쉬어가도 된다고 받아들이세요

    충분히 쉬시면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힘이 생겨요 즐겁게 쉬세요 :-) 멍때리고 암것도 안하면 어때요.. 그저 생각도 하지말고 좀 푹 쉬세요 그동안 수고 하셨으니 좀 그러셔도 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1717 시어머니 방문 18 궁금해요 2015/07/09 3,308
461716 신화통신, 박 대통령의 제왕적 질타 받은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 light7.. 2015/07/09 581
461715 봉사활동 해야된다는데 어떻게 해야되나요? 4 중1학년 2015/07/09 820
461714 아이들 적금 투자는? .. 2015/07/09 459
461713 스텝퍼 하는 분 계세요? ... 2015/07/09 467
461712 마스크 필요한 곳 2 메르스 2015/07/09 433
461711 어제 냉부해 스페셜 보는데, 와 최현석 대단하더라고요 10 요리왕 2015/07/09 6,257
461710 근력 운동 후 땡기고 뻐근할 때 더 열심히 해야 되나요? 3 운동 2015/07/09 1,701
461709 음식보관장소를 영어로 뭐라고 하나요? 2 궁금 2015/07/09 1,701
461708 수지 좋은 동네죠? 이사가려고 하는데 어느쪽이 특히 좋은지요 7 미쓰에이 말.. 2015/07/09 2,982
461707 몇주간 남편 식사가 걱정 39 ㅇㅇ 2015/07/09 4,476
461706 매매가 전세가에 대해 질문 드립니다 1 .... 2015/07/09 484
461705 홈스타일링 해보신분 계신가요? 4 김무룩 2015/07/09 705
461704 영어과외 1 똥싼바지 2015/07/09 675
461703 요즘 1 궁금맘 2015/07/09 340
461702 요즘 정말 요리하는남자들 많나요? 6 2015/07/09 886
461701 10년차 초중등대상 어학원 강사입니다. 질문 있으실까요? 100 ........ 2015/07/09 17,540
461700 제주신라 vs 괌 21개월 영아 동반 어떤 결정을 해야 할까.. 20 사과 2015/07/09 2,083
461699 서비스직 알바학생들의 변화... 재밌네요 4 ... 2015/07/09 1,709
461698 미국에서 카시트, 몇살까지 필요한가요 6 카시트 2015/07/09 4,028
461697 쫓겨난 유승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3 세우실 2015/07/09 1,626
461696 유승민의원을 보니 피는 못 속인다는말이 맞네요 16 유전자 2015/07/09 4,244
461695 국어과외선생님 계신가요 2 madame.. 2015/07/09 1,150
461694 서울분들 여자든 남자든 전화목소리가 넘 좋아요 7 ;;;;; 2015/07/09 2,098
461693 집 담보대출은 언제 알아봐야 하나요? 4 ^~ 2015/07/09 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