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의 사표

외벌이 조회수 : 3,369
작성일 : 2015-07-01 17:02:55
7월 1일부로 낸다고 하네요. 며칠을 꼬박 고민하며 공들여 사직서를 작성하더라고요. 직장 때문에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지낸 게 2년째인데 더는 못하겠다고요. 저는 혼자 아이키우며 직장생활 하느라 동동거리고, 정말 잘 할 수 있는 일도 간신히 시간 맞춰 해내느라 변명으로 유지하면서도 남편 직장만은 계속 붙들고 있게 해야 한다고 믿었는데, 참 심란하네요. 나이가 있어서 (50대 중반) 같은 직종에 다시 직장 구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자영업으로 돌아서기엔 자본도 없고 자신감도 없고 특별한 아이디어도 능력도 없고... 제가 외벌이가 되면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는 것도 걱정이고 아이를 위해 해 줄수 있는 게 줄어들까봐 두렵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남편이 자괴감으로 망가질까봐 가장 걱정이예요. 전에도 이직하기 전에 10개월 정도 쉰 적이 있었는데, 그 땐 아이가 어려서 즐겁게 전업아빠 하겠다고 선언해 놓고는 집안일도 전혀 안하고 주로 낮잠으로 시간보내고 분노조절이 안 돼서 저와 아이한테 화를 많이 냈었거든요. 지금도 아이는 아빠가 잘 해줘도 언제 화낼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믿는 것 같아요.  

여보, 그동안 수고했어요. 이젠 내가 나설 차례야. 좀 쉬세요, 뭐 이런 말을 하기에는 그동안 남편의 경제적 기여가 워낙 미약했고 그 때문에 저도 충분히 고생했다고 생각되거든요. 어떻게 할까요? 정말 그만 뒀다고 집에 오면: 1) 잘 했어요, 힘들었죠. 무조건 믿어요. 재충전하고 우리 다시 잘 해봐요. 그런 말 해주고 저녁도 매일 잘 해주고 계속 지켜볼까요. 2) 아니면, 아이 재운 다음 마주 앉아서 자세히 얘기해 볼까요. 이제부터 전업주부가 되는 거니까 책임감을 가지고 가사일 뭐뭐는 며칠에 한번 어떻게 해 줬으면 한다, 그렇게 조목조목 설명해 줄까요. 3) 아니면 당신은 전에도 봤지만 집에 있으면 안 될 사람이다. 나가서 뭐라도 일거리를 찾아라, 그렇게 자극을 줘 볼까요.  성격이 다정하고 섬세한 장점도 많지만 달리보면 게으르고 나약해서 마냥 내버려 두면 스스로를 괴롭히고 주위 사람들도 많이 힘들게 할 것 같아 걱정이예요. 어쩌면 좋을까요?     
IP : 74.69.xxx.176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은 확고하게 3번이네요
    '15.7.1 5:10 PM (110.70.xxx.63)

    그리고 대화도 부부라긴 많이 부족해 보여요

  • 2. Petite
    '15.7.1 5:11 PM (50.30.xxx.141)

    에휴.. 원글님 글을 읽으니 제 마음까지 심란해지네요. 남자는 아무래도 옆에서 으쌰으쌰 응원해주고 잘한다 잘한다 해줘야 힘을 얻고, 또한 책임감도 생기는 것 같아요. 정답은 1번입니다.

  • 3. 그것보다
    '15.7.1 5:14 PM (125.140.xxx.87)

    50대 중반이신데 아이 혼자 키우며, 혹은 아이 재워놓고 등
    이런 말이 좀 이해가(?) 안되어서 다른 글이 눈에 안들어오는 난 참 ...
    혹시 결혼을 늦게 하신 경우인지?

  • 4. 윗님
    '15.7.1 5:31 PM (74.69.xxx.176)

    맞아요. 결혼도 늦었고 아이도 늦었고 나이 차이도 많아요. 저는 사십대 초반이고요. 제가 잘 벌수 있다는 이제보면 철없는 자신감으로 조건 안 보고 사랑만으로 선택한 사람인데, 생활이라는 현실이 자꾸 발목을 잡네요. 주위에선 네가 뭐가 부족해서, 그런 말들만 하고요. 또 실직했다는 사실은 친정에도 당분간 숨겨야 할 것 같아요. 시댁에선 오히려 환영하는 분위기예요. 그동안 애썼다고요.

  • 5. 그것보다
    '15.7.1 5:37 PM (125.140.xxx.87)

    아 그러시군요.
    많이 힘드시겠어요.
    사랑 하나 믿고 하는 그 결혼!
    쭈욱 아름답게 살도록 운명이란 녀석이 좀 헤아려 주면 좋으련만...
    모쪼록 두 분의 대화가 원만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세요.

  • 6. ...
    '15.7.1 7:38 PM (221.157.xxx.127)

    헐..나이도 많은 남편이 이제 직장까지 때려지고 원글님한테 제대로 얹혀살 생각인가 봅니다..--;;; 그나이에 육아며 집안일이며 어지간히 잘 도와줄지도...

  • 7. 님이 먼저 사표내세요
    '15.7.1 7:42 PM (223.62.xxx.25)

    쉬운 사람이 어딨다고

  • 8. 북북
    '15.7.1 9:59 PM (39.7.xxx.153)

    2번으로 집안일 분담 철저히 하고 3번 밀어부치세요 글쓴님에 비해 남편분이 너무 이기적인거 같네요 가장이라는 책임감이 없으신듯..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0414 저는딸이 둘있는데요 1 작은아이 2015/07/02 1,040
460413 학원 보조교사 공고 냈는데요 10 황당 2015/07/02 4,209
460412 국민연금 안 내면 압류 들어오나요? 5 궁금 2015/07/02 4,142
460411 우체국 택배 문자 잘못 올수도 있나요..??? 1 ... 2015/07/02 1,283
460410 제주도랑 동남아세부 여행 둘중 어디가 나을까요... 9 고민중 2015/07/02 2,470
460409 오늘 중학교 시험감독온 엄마 옷차림 충격이네요 33 .. 2015/07/02 23,975
460408 저녁마다 술을 마셔요... 3 건강 2015/07/02 1,751
460407 오늘은 대출을 갚아 기분이 좋아요 21 딸랑딸랑 2015/07/02 3,368
460406 김밥에 어울리는 초록채소 21 김밥 2015/07/02 2,515
460405 초등 고학년 엄마들께 문의 드려요. (저학년 영어학원 관련) 2 분당댁 2015/07/02 1,327
460404 손주말랏다고배탈나신시어머님 10 idmiya.. 2015/07/02 2,237
460403 교무행정사 일하시는 분 계실까요 10 혹시 2015/07/02 11,168
460402 이케아 정말 너무하네요 참맛 2015/07/02 2,026
460401 7일 이내 교환환불.. 여기서 7일 이내는 수령일 포함인가요? 2 반품 2015/07/02 1,400
460400 맹기용 영화로 연기도전 ~~ 26 로즈 2015/07/02 13,703
460399 영어문장 좀 봐주세요 4 도와줘요 2015/07/02 467
460398 유치원,초등 저학년.티비,게임 노출 안시키는게 맞지 않나요? 8 아둘맘 2015/07/02 1,721
460397 주진모 외국사람같지 않나요? 6 은동아 2015/07/02 2,454
460396 욕하고 싸우고 그리고 또 반복 하면서 사는게 인생인가봐요 1 신기해요 2015/07/02 755
460395 저희 강아지가 사료를 안먹어요 9 장쥐 2015/07/02 3,408
460394 마나스나 가버 신발 7 오발이여 2015/07/02 2,336
460393 무뢰한-전도연에 의한 전도연을 위한...약간의 스포유 17 목요일 2015/07/02 6,194
460392 45세경리취직하려고학원다니려는데조언부탁드립니다 14 경리 공부 2015/07/02 4,773
460391 백주부 잔치 국수 해 먹었어요 42 ㅇㅇ 2015/07/02 18,342
460390 선봤는데 만나고이틀후 반말하는 남자 13 ㅇㅇ 2015/07/02 4,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