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의 사표

외벌이 조회수 : 3,320
작성일 : 2015-07-01 17:02:55
7월 1일부로 낸다고 하네요. 며칠을 꼬박 고민하며 공들여 사직서를 작성하더라고요. 직장 때문에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지낸 게 2년째인데 더는 못하겠다고요. 저는 혼자 아이키우며 직장생활 하느라 동동거리고, 정말 잘 할 수 있는 일도 간신히 시간 맞춰 해내느라 변명으로 유지하면서도 남편 직장만은 계속 붙들고 있게 해야 한다고 믿었는데, 참 심란하네요. 나이가 있어서 (50대 중반) 같은 직종에 다시 직장 구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자영업으로 돌아서기엔 자본도 없고 자신감도 없고 특별한 아이디어도 능력도 없고... 제가 외벌이가 되면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는 것도 걱정이고 아이를 위해 해 줄수 있는 게 줄어들까봐 두렵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남편이 자괴감으로 망가질까봐 가장 걱정이예요. 전에도 이직하기 전에 10개월 정도 쉰 적이 있었는데, 그 땐 아이가 어려서 즐겁게 전업아빠 하겠다고 선언해 놓고는 집안일도 전혀 안하고 주로 낮잠으로 시간보내고 분노조절이 안 돼서 저와 아이한테 화를 많이 냈었거든요. 지금도 아이는 아빠가 잘 해줘도 언제 화낼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믿는 것 같아요.  

여보, 그동안 수고했어요. 이젠 내가 나설 차례야. 좀 쉬세요, 뭐 이런 말을 하기에는 그동안 남편의 경제적 기여가 워낙 미약했고 그 때문에 저도 충분히 고생했다고 생각되거든요. 어떻게 할까요? 정말 그만 뒀다고 집에 오면: 1) 잘 했어요, 힘들었죠. 무조건 믿어요. 재충전하고 우리 다시 잘 해봐요. 그런 말 해주고 저녁도 매일 잘 해주고 계속 지켜볼까요. 2) 아니면, 아이 재운 다음 마주 앉아서 자세히 얘기해 볼까요. 이제부터 전업주부가 되는 거니까 책임감을 가지고 가사일 뭐뭐는 며칠에 한번 어떻게 해 줬으면 한다, 그렇게 조목조목 설명해 줄까요. 3) 아니면 당신은 전에도 봤지만 집에 있으면 안 될 사람이다. 나가서 뭐라도 일거리를 찾아라, 그렇게 자극을 줘 볼까요.  성격이 다정하고 섬세한 장점도 많지만 달리보면 게으르고 나약해서 마냥 내버려 두면 스스로를 괴롭히고 주위 사람들도 많이 힘들게 할 것 같아 걱정이예요. 어쩌면 좋을까요?     
IP : 74.69.xxx.176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은 확고하게 3번이네요
    '15.7.1 5:10 PM (110.70.xxx.63)

    그리고 대화도 부부라긴 많이 부족해 보여요

  • 2. Petite
    '15.7.1 5:11 PM (50.30.xxx.141)

    에휴.. 원글님 글을 읽으니 제 마음까지 심란해지네요. 남자는 아무래도 옆에서 으쌰으쌰 응원해주고 잘한다 잘한다 해줘야 힘을 얻고, 또한 책임감도 생기는 것 같아요. 정답은 1번입니다.

  • 3. 그것보다
    '15.7.1 5:14 PM (125.140.xxx.87)

    50대 중반이신데 아이 혼자 키우며, 혹은 아이 재워놓고 등
    이런 말이 좀 이해가(?) 안되어서 다른 글이 눈에 안들어오는 난 참 ...
    혹시 결혼을 늦게 하신 경우인지?

  • 4. 윗님
    '15.7.1 5:31 PM (74.69.xxx.176)

    맞아요. 결혼도 늦었고 아이도 늦었고 나이 차이도 많아요. 저는 사십대 초반이고요. 제가 잘 벌수 있다는 이제보면 철없는 자신감으로 조건 안 보고 사랑만으로 선택한 사람인데, 생활이라는 현실이 자꾸 발목을 잡네요. 주위에선 네가 뭐가 부족해서, 그런 말들만 하고요. 또 실직했다는 사실은 친정에도 당분간 숨겨야 할 것 같아요. 시댁에선 오히려 환영하는 분위기예요. 그동안 애썼다고요.

  • 5. 그것보다
    '15.7.1 5:37 PM (125.140.xxx.87)

    아 그러시군요.
    많이 힘드시겠어요.
    사랑 하나 믿고 하는 그 결혼!
    쭈욱 아름답게 살도록 운명이란 녀석이 좀 헤아려 주면 좋으련만...
    모쪼록 두 분의 대화가 원만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세요.

  • 6. ...
    '15.7.1 7:38 PM (221.157.xxx.127)

    헐..나이도 많은 남편이 이제 직장까지 때려지고 원글님한테 제대로 얹혀살 생각인가 봅니다..--;;; 그나이에 육아며 집안일이며 어지간히 잘 도와줄지도...

  • 7. 님이 먼저 사표내세요
    '15.7.1 7:42 PM (223.62.xxx.25)

    쉬운 사람이 어딨다고

  • 8. 북북
    '15.7.1 9:59 PM (39.7.xxx.153)

    2번으로 집안일 분담 철저히 하고 3번 밀어부치세요 글쓴님에 비해 남편분이 너무 이기적인거 같네요 가장이라는 책임감이 없으신듯..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6479 막힌 변기 수리하는 비용 6 ㅇㅇ 2015/08/28 1,448
476478 헝가리/프라하/슬로바키아/크로아티아 - 치안은 어떤가요. 3 여행 2015/08/28 3,549
476477 2015년 8월 28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3 세우실 2015/08/28 746
476476 방광염이 도저히 낫지 않아요 ㅠㅠ 23 .. 2015/08/28 6,983
476475 [서울] 두통, 위장 장애 잘 보는 한의원 추천 좀..... 2 머리아파 2015/08/28 1,767
476474 공병 돌려주고 아모레퍼시픽 뷰티포인트 받기 2015/08/28 1,005
476473 신라면 맛이 이렇게 없었나요?? 30 ... 2015/08/28 8,423
476472 살기 어떤가요? 1 불광동 대우.. 2015/08/28 1,476
476471 아버지의 과도한 스킨쉽 동상이몽 방통위 신고 결과 왔습니다. 11 동상이몽 2015/08/28 9,149
476470 이승만 정권에서 총살당한 독립운동가 故 최능진..64년 만에 무.. 3 참맛 2015/08/28 1,026
476469 오늘 백중절이라네요. 1 -.- 2015/08/28 1,702
476468 뷰러 마스카라 무서움.. ㅇㅇ 2015/08/28 2,197
476467 상사 독촉 싫어서 카톡 탈퇴한분 있나요?? 3 234 2015/08/28 1,193
476466 사람의 인연이란 참 신기하네요. 7 ... 2015/08/28 7,600
476465 형사사건 조정위원회라는 곳 불참해도 될까요? 1 처음본순간 2015/08/28 9,960
476464 제가 살면서 본 인과응보의 케이스는 33 .... 2015/08/28 20,300
476463 농사짓고 싶어요 1 농부의꿈 2015/08/28 1,038
476462 피곤해서 초저녁 일찍 잠들었다 2 2015/08/28 1,643
476461 강아지가 기침을 너무 많이 하는데 심장사상충일까요 3 sa 2015/08/28 2,020
476460 우리딸 이런게 장점일까요? 13 2015/08/28 4,443
476459 형제끼리 너무 싸워대니 우울해요 8 한숨만난다 2015/08/28 3,593
476458 덴비 임페리얼 블루랑 잘어울리는 색 추천해주세여 덴비 2015/08/28 1,018
476457 썩은 생강 어떻게 구별해내요? 6 장난치는건가.. 2015/08/28 7,230
476456 원래 헤어지고 나면 이런 건가요? 3 12 2015/08/28 2,103
476455 전 김태희 보면...조상중에 백인이 있었나..는 생각이 들어요 .. 47 kk 2015/08/28 20,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