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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딱히 부러운 사람이 없는듯.. 불혹의 깨달음

ㅇㅇ 조회수 : 18,960
작성일 : 2015-07-01 04:43:57

금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은
그러려니 딴 세계 사람 같고

나랑 비슷하거나 못한데
용을 써서 노력해서 꼭대기에 오른 사람들은
그동안 어떻게 발버둥치며 살아왔는지
힘겨운 세월을 각고의 시간들을 너무나 잘 알기에
난 그렇게 살지도 못했고
다시 살아도 그렇게 치열하게 못 살 거 뻔히 알기에

곰곰이 생각해 보니
딱히 샘나거나 부러울 사람이 없네요...
내몸 하나 뉘일 곳 있고 먹고 싶은 거 먹고
보고 싶은 거 보고 말하고 듣고
가고 싶은 곳 갈 수 있는 두 다리로 만족해요.

그래도 부러운 사람 꼽으라면
불치병 지병없이 건강한 체력을 가진 사람과
말빨 쎈 사람요.
생각은 많은데 순발력, 말주변이 없어서 많이 손해보고 삽니다

후자는 부러운 사람도 있지만 얄미운 사람도 있지요.
임기응변이 강해서 실제보다 자신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사람들이요
말만 번지르르 속이 시커먼 사람들은 또 그게 잘 보이네요.
차라리 안 보이면 맘이 참 편할 텐데.
생각이 혼자 질주하여 깊어지는 것을 요샌 많이 차단하게 돼요.
관대함만이 나이가 주는 온전한 축복인 거 같습니다.

불혹에 관한 글을 읽다가 문득 생각해 봤어요.
난 과연 철도 들고 많이 느긋해졌나.. 하고요.

옛날처럼 60세에 꼴까닥(?) 죽는 시대가 아니라
마흔 불혹의 의미는 다소 변질됐겠지만...
그래도 산전수전 사람을 겪다보니
꽤 느긋해지고 여유로워진 것 같기도 해요.

가장 큰 변화가
나를 오해하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인데..

젊을 때: 열심히 노력하고 대화하여 풀면 사이가 반드시 더 돈독해졌다
30대 후반: 노력해도 안 되면 좌절하는 한편 "언젠간 내맘을 알아주겠지" 간절한 소망을 품고 기다림. 안타까워함.

불혹을 넘자: 아무리 노력해도 개선되지 않는 돌이킬 수 없는 모든 것들. 불편하고 찜찜한 모든 관계들은 그냥 서로 이 세상에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셈 치자. 그게 서로 맘편하겠다.
지구 어딘가에 혹은 내 가까이에 날 오해하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상실감보다는 훨씬 낫겠다 이러고 있네요. 예전 같았음 속사정은 이러이러했다고 붙잡고 하소연하고 넋두리하며 오열도 해봤겠지만 그래서 달라지는 건 별로 없더라구요.
잃을 것에 연연하기보다 현재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 감사하려고 생각합니다.
99를 잘해주다가 1을 실수하면 다 잃는 사람이라..
아둔하고 세상살이 요령이 부족한 거 같아요.
언젠간 요령을 터득하겠지.
언젠간. 언젠간. 기필코.
왜냐 난 정말 괜찮은 사람이니.
라고 안달복달 자신을 채근질해오며 살아오다가
이제 슬슬 모든것 내려놓고 마음의 평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언젠가"라는 것이 큰 욕심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지금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삶이 충만하고 충족될 수 있는 것을 왜 몰랐을까.
손에 거머쥐고 있던 것들을 방생하고 한컵 안의 물과 기름처럼 결코 합쳐질 수 없는 존재라도 사이좋게 공존하는 거죠.

마음을 비우고 있으면 놓친 것들이 언젠간 돌아올 거라 믿는 것도 큰 욕심이라는 것을 깨닫는 요즘입니다.

나 사실 요것밖에 안되는 사람이야
근데 그게 뭐 어때서. 난 암시롱도 않타
내가 부처라도 돼야 하는 건가
테레사수녀급이라도 돼야 하는 건 아니잖아.
특출난 것도 없이 여기까지 어떻게 어떻게 잘 왔잖아
안 고꾸라지고 포기 안 하고 잘 버텨냈잖아.
내가 힘들다고 남의 발목 걸어넘어뜨린 적 없잖아
그럼 됐어.
대견해 기특해. 할만큼 했어
인생이 잘 안 풀리고 상처받고 구겨져도 그게 삶이라 생각하며 나를 다독일 줄 알게 됐어요.

자기를 위로할 수 있는 건 세상에 단 한 사람밖에 없는 거 같아요. 거울을 보며 가끔 되뇌입니다.

"고마해라 인생아 마이 묵었따 아이가"

수고했다
니 마이 수고했다.
용썼다

난 왜 이 모냥이 됐을까.
난 예전에 참 괜찮았는데 왜 사람이 변해버렸을까.
이번 생은 망했어
라고 저주를 퍼붓기 전에 찬찬히 생각해 볼 것은...
"난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는 겁니다.

어릴 적 학습되고 훈련되고 억압되었던 것들이
이제야 겉으로 표출되고 본연의 나다워지는 거라 생각합니다
어릴 적 잘 웃고 모두에게 사랑받고 잘될거야 열심히 노력하던
모든 내 과거의 모습들은 사실은
세상에 갑자기 알몸으로 툭 던져져서
어리둥절한 채로 두려운 채로 좋게좋게
보이려고 나를 최대한 감추고 포장했던
안쓰럽고 한편 아름다웠던
나의 "용쓰던" 모습들이라 생각합니다

나는 나이먹고 고생해서 추악하게 변한 게 아니라
원래 이런 사람
엉뚱하고 멍청하고 느려터지고 실수 많은 그런 사람이었던 거죠.
그래서 그동안 고생했다. 수고했다
이젠 멍청해도 되고 느려터져도 되니 이제 안심하고
나를 드러내고 예뻐하자.
이런 맘이 듭니다

인생은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아닌 것에서부터 출발하여
진짜 나를 더듬더듬 찾아가는 과정 같습니다.
죽음을 향해 가는 게 아니라 나를 향하여 한걸음씩 다가가는 거 같아요.
아쉽게도 마지막 순간까지도 내가 누구인지 단한번도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던 사람도 많을 거예요.
나도 아직 잘 몰라요. 하지만 내 마음의 움직임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가 이제는 조금씩 보이려고 합니다.

물론 꺼뜨리지 못한 분노의 불씨들도 있습니다.
화로 속에 깊이 파묻어 두었습니다.
언젠간 완전히 식혀버릴 날이 오겠지요
불씨가 어디에 묻혀 있었는지조차 잊어버릴 정도로요.

남겨진 시간들은
나와 마주하여 내 속에 너무 많은 나들을 찾아내는 게 목표입니다
죽을 때까지 내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다중이들 중 몇몇은 만나볼수 있을 거 같네요.
세상의 모든 거슬리는 사람들에게 신경쓰는 시간을 줄였어요

이렇게 내 머리로 생각도 하고 생각나는 대로 글도 쓰고 일도 하고 그럴 수 있는 시간이 앞으로 나에게 얼마나 주어졌는지 사실 모르잖아요. 치매 걸려 점점 자신과 가족을 잃어가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네요.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케어를 받고 계시고.. 정작 자신은 다른 세계에서 쉬고 계시니까요. 어찌 보면 가장 부러운 사람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마흔 이후는 얼굴 근육이 탄력을 잃어가며
평소 자주 짓는 표정으로 굳어져 버린다 하잖아요
그래서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라고들 하지요.
의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는 말이라고 누가 그러던데.
그러거나 말거나
거울 보고 오랜만에 웃어 봤어요.
평소 마네킹 같이 멍때리는 표정으로 있었나봐요

참 무미건조하고 평범한 얼굴. 처진 입매
그래도 내가 나에게 씨익 웃어주니 1초 정도는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네요
팔자주름도...처져서 생긴 팔자랑 웃어서 패인 팔자랑
깊음과 음영이 다른 거 같아요.
깊이 패인 아름다운 팔자주름이 목표입니다.

82가 요새 생사를 넘나들며 불안불안하다 보니
글이 고팠나 봅니다.
새벽 불끄기 전에 주절주절 아무거나 토해내 봅니다

오늘 하루 나도 모르게
히죽
히죽
잊지 말고
이쁜 표정근 많이 만들기로 해요



IP : 126.205.xxx.51
6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
    '15.7.1 5:28 AM (61.79.xxx.189)

    참좋은글이네요~ 잠시 미소짓고갑니다~

  • 2. @@@
    '15.7.1 6:20 AM (108.224.xxx.37)

    조금 더 사시면, 그 말빨도 거기서 거기됩니다....ㅎㅎ

    어느 뇌과학자가( 요즈음 이쪽이 뜨는 .) 이야기 하기를
    인간의 두뇌가 종합적으로 ( 창의력, 성상력, 분석력, 종합력.... ) 가장 좋을 때가 40중반에서, 50중반이랍니다. 일찍 세상에 순응도 좋지만, 새로은 도전도 해보심이 ... 죄송! 업줍잖은 말씀 이었습니다.

  • 3. ^^
    '15.7.1 6:33 AM (119.199.xxx.219)

    웃으며 넘길래
    뭐 어때
    그럴수도 있지

    얼마전 본 마음에 드는 글귀예요

  • 4. ...
    '15.7.1 7:00 AM (112.149.xxx.183)

    제목만 봐도 원글님이 너무 부럽..; 불혹 넘기면서 더더 미칠 거 같은데 전. 금수저든 노력한 자수성가든 주위에 나 빼곤 다 잘 사는 사람들 뿐..저만 아무것도 못 이루고 이리 폭삭 주저앉은 기분이라..나에게도 왔던 기회, 노력으로 얻을 수 있었던 것들을 다 놓쳤단 생각에 후회만 가득하네요.
    먹고 싶은 거,먹고 보고 싶은 거, 가고 싶은 곳, 갖고 싶은 것..너무나 많은데 제가 원하는 건 다 저멀리 닿지 않는 거 뿐..마음이 느긋은 커녕 점점 조급하기만 하다가 요샌 그냥 죽고 싶단 생각도 너무 많이 들고..나를 오해하는 사람이라..다 죽었다고 생각하기엔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이라 참 쉽지 않네요-_-
    60 되서도 여전히 이리 후회하고 있을까봐 내려놓을 건 내려놓고 지금이라도 노력할 건 노력하자 매일 마음 다잡는데..절망했다/낙관했다..왔다갔다 쉽지 않네요..

  • 5. 호러
    '15.7.1 7:08 AM (112.154.xxx.180)

    저두 비슷한 생각을 요새 하고 있던 중이네요
    내가 신전처럼 모시고 살아왔던 내 마음과 육체가
    사실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덜 중요한것 같다는 거
    내 생각은 나한테만 옳고 나한테만 중요하다는 것
    욕 한마디 먹으면 분노와 안타까움으로 밤을 지새웠지만
    욕 먹을만 하면 먹는거고 욕이 배뚫고 안들어오고 너는 욕해라 나는 안받을란다 느긋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 6. 호러
    '15.7.1 7:13 AM (112.154.xxx.180)

    분노와 절망의 불씨들은 깊이 파고 들어가보니 항상 내 문제더라 하는 것도 중요한 불혹의 발견이구요
    남편이 거슬리는 것도 그 사람의 행동은 항상 그랬지만 내 안에 그걸 싫어하는 성향이 원래 있었던 거구나 그 사람 탓이 아니구나 하는 것도요
    나만 잘나서 무표정하고 시크하고 남을 무시하듯 냉랭하게 살았던 표정들이 너도 나만큼 잘났고 나만큼 스토리가 있고 생의 권리가 있고 소중한 인생이구나 생각 들면서 자주 웃는 얼굴 지으려 노력하네요 아직도 어색하지만...

  • 7. 좋은 글이네요
    '15.7.1 7:26 AM (115.140.xxx.134)

    마흔이 되어서 좋은점은 더이상 사람들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는다는점 마음속에서 많은 것을 내려놓을수 있다는점 같아요 어떻게 살든 죽을 인생 아둥바둥 살지 말자를 몸소 체험하는 느낌이랄까요

  • 8. .....
    '15.7.1 7:29 AM (122.34.xxx.144)

    생각의 흐름과정이 비슷비슷한가 보내요....
    하긴 아이들 크는거 보면 거의 비슷하잖아요...
    다 거기서 거기........
    나이먹는게 꼭 서러운것만은 아니에요....

    요즘은 잘 늙으신 분들이 부러워요...
    젊은시절에는 빛나는 외모가 있다면 늙어서는 오랜새월 축적된 교양이라고 해야하나? 어쨌든 아우라 같은게 있잖아요...........

    나이를 먹으니 이세상에는 내가 할수있는것보다 못하는게 더많고 그런일들은 잘 감당할수 있는 사람들이나 해야하고 내 능력 밖의것은 적당한때에 포기하고 살아야 정신건강에 좋다는걸 아는데 오십년 가까이 걸렸내요..

    또하나 인생 운명 이런거..........무섭고 뭐랄까 조심해야할 단어 같아요.........살수록 사람이라는게 참 작고 보잘것 없는 존재라는게 실감나요......

  • 9. 상상
    '15.7.1 7:37 AM (116.33.xxx.94)

    전 요즘 죽음이 있어서 모든 인생은 참평등하다는 생각을 해요. 많던 적던 잘나던 못나던 어차피 100년 살고나면 다 죽으니까요

  • 10. ,,,,,
    '15.7.1 7:44 AM (39.118.xxx.111)

    불혹 참고해요`

  • 11. 그래요. 맞아요
    '15.7.1 7:53 AM (58.62.xxx.210)

    당신 참 예뻐요. 멋있고.

  • 12. 원글도
    '15.7.1 8:05 AM (59.9.xxx.25)

    그렇지만
    댓글 호러님글에도 아주 격하게 공감합니다
    저는 최근에 읽은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을보고 마음이 많이 평화로워졌어요
    내마음을 다스리기 좋은 책으로 추천드립니다^^

  • 13. 좋은 말씀
    '15.7.1 8:07 AM (101.117.xxx.217)

    감사합니다
    아침 저녁 거울보면서
    혼자 웃는 연습하고
    아직까진 괜찮다~스스로 위안하고
    우리 모두 예쁘게 나이듭시다

  • 14. morning
    '15.7.1 8:24 AM (119.203.xxx.233)

    저도 그래요. 원글님처럼 그나마 부러운 사람을 꼽자면 건강한 사람인데, 그것도 그 사람 평소의 생활 습관과 마음 가짐에서 오는 결과라 생각하니 당연한 결과 같네요.

  • 15. 불혹을
    '15.7.1 8:33 AM (115.143.xxx.79) - 삭제된댓글

    조금 지난 사람인데...정말 맘에 와 닿는 좋은 글이네요~~
    원글과 댓글까지 두고두고 읽고 싶어요~^^

  • 16. 좋네요~
    '15.7.1 8:40 AM (175.192.xxx.47)

    불혹의 깨달음..좋은 글이네요...50 코앞둔 아짐인데...전 너무 늦게 깨달아 맘 고생 심하게 치뤘습니다.

  • 17. ㅅㄷ
    '15.7.1 8:43 AM (118.216.xxx.93)

    말빨 없으시다더니 작가해도 되겠네요

  • 18. 마흔중반
    '15.7.1 8:59 AM (223.62.xxx.230)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친정엄마의 아픈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나이들면 건강이 최우선이죠. 그래야 다음것도 생각하고 보듬고 할수 있겠죠

  • 19. 플럼스카페
    '15.7.1 9:12 AM (122.32.xxx.46)

    원글님도 댓글님들도 멋지세요

  • 20. ....
    '15.7.1 9:15 AM (1.212.xxx.227)

    저도 40대에 들어서니 조급증이 없어지고 마음의 여유가 많이 생겼어요.
    주위의 모난 사람들의 행동도 그러려니하고 이해하게 되고 남과 비교하는 마음도 많이 내려놨어요.
    근데 어릴땐 40대는 정말 어른같았는데 제가 그 나이가 되고보니 참어른이 되는게 쉽지 않네요.

  • 21. 멋진인생선배.
    '15.7.1 9:17 AM (222.110.xxx.185)

    오늘하루도 행복하세요

  • 22. 지천명
    '15.7.1 9:35 AM (203.226.xxx.188)

    이 낼 모레인 저도 원글님께 많이 배우고 갑니다. 그러게요.말빨은 없으신지 모르겠지만 글빨은 있으시네요.

  • 23. ....
    '15.7.1 9:44 AM (180.69.xxx.122)

    글을 아주 술술 잘 쓰시네요.. 글에 매우 공감합니다. 비슷한 생각도 들었구요.
    좀더 나이가 들면 모든것들에 좀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대할수 있을까 싶은 마음도 드네요.

  • 24. phua
    '15.7.1 10:08 AM (211.201.xxx.131)

    동감!
    동감!!
    동감!!!!

    저도 가끔은 일부러 거울을 보고
    히죽~~ 웃는답니다.

    그리고 현숫씨가 부른 " 내 인생에 박수를 보낸다" 를
    목청 것 부르기도 하구요..

    동지!!
    반갑쑤^^

    우리 잘 살아 냅시당^^

  • 25. 댓글들이 공감
    '15.7.1 10:13 AM (126.205.xxx.51)

    댓글들이 하나같이 고개가 끄덕거려지는 말들입니다.
    인생선배, 후배님들 좋은 얘기들 감사합니다.
    불혹이라도 철없는 애어른에서 한발 내디딘지 얼마 안됐어요
    마흔이 막 됐을 때부터 3년간은 전쟁터 같은 시간이었지요
    그 고비를 넘어서니 이젠 삶을 묵묵히 관조할 수 있는 여유가 조금 생겼어요.
    그전에는 기를 쓰고 노력하고 애썼다면 이제는 내버려두기로 했습니다. 오해가 풀려도 계속 오해의 상태로 지내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세상엔 적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가... 가 아니라
    그래. 그 사람이 그렇게 하는 게 편하다는데 그렇게 해주자.
    내가 뭘그리 잘났다고 남을 설득해서 굳이 내편을 만들려고해.
    방생하듯 놔주는 거지요.

    이해관계가 얽혀 있으면 자기 맘도 자기가 어쩔 수 없는게
    사람인거 같아서 측은지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합니다

    물론 제가 절실한 사람에겐 불같이 따뜻하게 잘해줄거예요

  • 26. phua
    '15.7.1 10:26 AM (211.201.xxx.131)

    현숫 -> 현숙.. ㅋㅋㅋ
    현숙씨가 눈 흘길 듯..

  • 27. 60 넘어
    '15.7.1 10:35 AM (118.40.xxx.43)

    불혹의 젊은분 글을 보니

    저절로 미소가 흐릅니다.

    그 나이에 그런 깨달음이시라면

    제 나이쯤엔 이 세상 부러움이란게 딱히 까닭없는 이유가 될 듯하네요.

    글 전체에 동의하면서

    세상 점점 살 수록 내가 부딪히며 살아온 힘에 존경과 경이를 표하게 됩니다.

    그래 이렇게 참 잘 살아왔다 앞으로도 잘 살자

    힘은 빼고 수백억 없어도 더없이 행복한 하루 하루

    시간 시간들을 기억하며

    스스로 힐링하며 자주 웃으며

    가족들에게 우선 봉사할 수 있으매 감사하며

    사지 아직도 쓸만하게 태어나도록 도우신 부모님께 늘 감사하며

    오늘도 많이 웃고 웃기며 보내자

  • 28. 바람
    '15.7.1 11:52 AM (211.186.xxx.27)

    감사해요~~

  • 29. ..
    '15.7.1 11:59 AM (222.107.xxx.234)

    원글이랑 댓글들 읽다보니
    전 아직도 마음에 욕심이 있구나;;;
    반성합니다.

  • 30. 불혹의 나이에
    '15.7.1 12:15 PM (173.172.xxx.33)

    불혹을 알게되신 건 큰 깨달음이라 생각 됩니다.
    저도 건강을 부러워하고 마음에 흔들림이 없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31. 생각
    '15.7.1 12:46 PM (211.36.xxx.189)

    좋으시고, 글도 참 맛있게 잘 쓰시네요. 많이 공감합니다.

  • 32. 불혹
    '15.7.1 1:09 PM (175.223.xxx.184)

    불혹 지나 50 다되어가는데 아직도 비난과 불평에 관조하지 못하고 마음이 요동치네요..
    도인같은 말씀들.. 저도 마음그릇 좀 더 많이 키워야겠어요.

  • 33. 민트초코
    '15.7.1 2:14 PM (175.197.xxx.67)

    와 불혹의 여인이 되면 이렇게 우아하고 멋질수도 있군요 글 고맙습니다 늘 삶이 따스하시길

  • 34. 초록
    '15.7.1 2:23 PM (115.136.xxx.98)

    자기 자신과의 참만ㅇ남~ 정말 멋지네요

  • 35. 흐르는 강물처럼
    '15.7.1 3:08 PM (59.6.xxx.189)

    댓글 달려고 로그인 했어요.

    아름다운 글 감사합니다.

  • 36. 불혹의 깨달음
    '15.7.1 3:31 PM (117.53.xxx.11) - 삭제된댓글

    참 좋은 글
    두고 읽으려 저장 합니다.

  • 37. 아이사완
    '15.7.1 4:00 PM (14.63.xxx.34)

    더이상 아무것도 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게 될 때부터
    인생의 황금기가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좋은 글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38. 흔들인형
    '15.7.1 4:03 PM (211.199.xxx.251)

    두고보고 천천히 읽을게요

  • 39. 219님
    '15.7.1 4:05 PM (126.205.xxx.51)

    저도 댓글 달려고 로그인 했어요.
    허접한 인간이 쓴 허접한 고백 같은 글을
    몇 번이나 봐 주셔서 황송하고 감사합니다.

    이렇게 사는 게 옳다. 고 추천드리는 건 아니고요
    각자 마음이 흐르는 곳으로 조용히 귀를 기울여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썼어요. 제 마음의 변화가 신기하기도 했구요
    우리 모두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자기만의 불혹을 기념해 봐요. 선물은 건강한 팔자 보조개요
    댓글에 어느분이 적어 주신 것처럼
    배움과 호기심은 20대 못지 않게 다시 왕성해지려고 하네요^^

  • 40. ..
    '15.7.1 4:38 PM (1.226.xxx.155)

    좋은 글입니다. 제 생각을 정리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

  • 41. 지나다가
    '15.7.1 5:02 PM (110.11.xxx.7)

    자신을 돌아봅니다.
    감사하며 사는 인생이고 싶습니다.

  • 42. ..
    '15.7.1 5:20 PM (210.103.xxx.29)

    동감합니다
    좋은 글이네요
    덕분에, 한번 더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 43. 원글처럼
    '15.7.1 6:43 PM (125.128.xxx.70)

    생각하며 인생을 살다 가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지금 이 미친 자본 돈에 탐닉하는 사람들 범죄자들 온갖 돈과 관련된 사기 소송 이런거에
    혈안인 세상사람들이 좀 마음이 바뀔텐데 말이죠

    원글님 사고방식은 현명하십니다
    이렇게 살다가는것이 젤 행복한걸꺼에요
    인생 뭐 있나요
    살아도 살아도 죽음으로 향해 가고 있습니다
    영원을 누리는거 아니죠
    결국은 흙으로 돌아가기 위한 아둥바둥 생각해보면
    다 놓아도 뭐 그뿐
    큰 대수랍니까
    나이들수록 자꾸 비우고 살려고 노력해야겠죠

    못가진거 부러워하고 맨날 뭐 부럽다고 하는 인생이야말로
    가장 하급의 인생입니다

  • 44. 좋은글
    '15.7.1 6:55 PM (211.36.xxx.135)

    저도 요새 느껴요
    그토록 찾던 파랑새는 우리집에
    행복은 내마음속에
    원래 있었다 ㅎㅎㅎ

    감사해요

  • 45. 피그렛
    '15.7.1 7:42 PM (220.127.xxx.166)

    말주변없고 멍청하고 느려터진..딱 저에요..지금은 매일 제 자신을 비관하고 많이 힘들어요..그래도 저도 언젠간 깨닫는 날이 오겠죠?이 글을 보는 순간 자그마한 희망이 생깁니다..생각날때마다 두고두고 봐야겠어요~

  • 46. ㅇㅇ
    '15.7.1 8:00 PM (121.168.xxx.185)

    저는 원글님이 부럽네요.
    원글님보다 10년 가까이 더 살았지만
    제 마음은 여전히 불안하고 그래요.

    사람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 가져도
    마음 속 한 켠에는 무거운 돌이 있어요.

    자식이 인생을 허비하고 있는 거 같아
    그게 괴롭네요.

  • 47. 정신건강 몸건강 유전자
    '15.7.1 8:24 PM (211.32.xxx.144)

    저도요. 건강유전자...
    젊은 나이에 암걸려 큰 깨달음 얻었습니다.,..
    이젠 돈 앞에서도 흥. 합니다.
    어떤 돈많은 남자가 대쉬하길래 건성건성 대충 둘려 거절했더니
    너같은 여자 처음이랍디다..하하;;

  • 48. 마이
    '15.7.1 8:35 PM (112.156.xxx.67)

    저 오늘 41살 생일입니다.
    불혹이란....
    글쎄요 어떤 유혹이 와도 혹하지 않는다는게 아니라
    이젠 유혹이 안오는 나이라는 말이 더 맞는지도...
    몸이 늙는것만큼 마음도 꼭 같이 늙어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해봅니다.
    철이 든다는것이 무언가 내 맘에 있는 욕심이나 아집을 내려놓는것이라면
    이젠 조금씩 철이 드는것 같기도 해요.
    그렇지만....
    아직은 늙고 싶지도 철들고 싶지도 않기도 하네요 ^^

  • 49. ☜☞
    '15.7.1 8:52 PM (119.203.xxx.151)

    하하~~
    그건 원글님 천성이(아니면 성격이라고 해두죠.) 그런 마음을 만든거 같습니다.

    원글님 같은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웬만한 것들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쉴새없이 움직이는 사람들도 있는거죠.
    지칠줄 모르는 정력넘치는 사람들요.

    한가지 더...
    다중이하고는 다르지만 동물이나 사람의 마음은 단일인자의 작용으로 발생하는 생물학적 현상이 아니라
    다양한 인자들이 서로 협동하여 이루어내는 연합체적인 신경회로망의 산물이랍니다.
    지능이 발달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사람같은 고등동물은 자신과 타인을 명시적으로 구별하고
    내가 누군가? 하는 철학적인 질문도 던져보겠지만 사실 그런 질문은 할 필요조차도 없는겁니다.

  • 50. ..
    '15.7.1 8:57 PM (223.62.xxx.29)

    너무 공감합니다.
    38살.. 저도 최근에 많은 일들을 겪으며 깨달은 바인데
    조금만 더 빨리 깨우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 51.
    '15.7.1 9:26 PM (125.129.xxx.92)

    자족하는 법을 배운거죠성격탓 만은 아니에요젊은시절 부러워해보고 가져도보고 누려도 봤지만그게 행복을 줄 수 없다는걸 나이들어가며 깨달은거죠인생에서 더 중요한것을 깨달았다고 할까요경쟁하듯 성취하는 행복이 아닌나 자신 있는그대로를 인정하니 자존감 또한 높아지죠상대적 비교로부터 자유로워지니 자신을 있는그대로 사랑하게 되니. 남 또한 있는그대로 시기 질투 없이 인정하게 되죠. 이런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꼭 알게 되시길 바래요

  • 52. 공감하는
    '15.7.1 9:48 PM (223.62.xxx.105)

    글입니다~~^^

  • 53.
    '15.7.1 9:49 PM (119.207.xxx.168)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내 마음속에 큰 응어리가 되었는데 가끔 이글 읽으면서
    마음을 잡아볼렵니다.

  • 54. ㅖㅖㅖㅖ
    '15.7.1 9:49 PM (118.34.xxx.185)

    언어적으로 거창하게 "깨달았다"라는 표현을 해서 그렇지 그건 그 사람 성격이죠.
    아니... 기질, 적성이라는 단어가 더 정확할래나?

    남을 부러워 하는 성격, 자신을 남과 비교하는 성격이라고 말하면 웃긴데요.
    경쟁심이 강하고 성취욕구가 강하면 그런 성향이 나와요.
    그게 장단점이 있어요.

  • 55. ㅖㅖㅖㅖ
    '15.7.1 9:52 PM (118.34.xxx.185)

    사회적 성공과 부를 이루는 과정 자체가 행복하고 즐거운 사람들이 있어요.
    결과가 아니라요.
    그런걸 즐기고 그게 그 사람들의 존재이유가 될 정도로요.

  • 56. ...
    '15.7.1 10:31 PM (1.228.xxx.1)

    원글님같은 태도로 산다고 해서 굶어 죽지는 않으니까요.
    사회가 안정적이고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오면 아주 잘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집착하고 발버둥 쳐봤자 사는게 다 고만고만 하죠.
    뭐.. 어느정도 여유도 생겨서 사색도 하고, 뒤도 한번 돌아보고..

    그런데 환경이 험악하고 살벌해서 생존에 위협을 느낄 정도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존에 필사적일테고 소수의 사람들은 절망감을 느끼고 자포자기 할테죠.

  • 57. 유키
    '15.7.1 10:34 PM (218.55.xxx.36)

    불혹의 발견 참 좋네요

  • 58. 좋은 글
    '15.7.1 11:26 PM (124.50.xxx.2)

    감사합니다. 가슴으로 느끼고 그 진리를 조금씩 알아가는 게 인생이겠지만 죽을 때까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 59. 우주의 크기
    '15.7.1 11:56 PM (211.32.xxx.144)

    우리가 아는 우주는 그 넓이가 딱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정도 까지입니다.
    사실상 우주의 크기를 몰라요.
    우주를 생각하면 정말 겸손해지고 순간? 마음이 비워지더군요.
    큰 병을 얻고 마음 하나 잡기 위해 이것 저것 공부해보고
    우주에서 인간은 개미 하나 만도 못하면서도
    또한 소우주, 이 우주 전체를 품고있는 존재라는걸 알았어요.

  • 60. 우주의 크기2
    '15.7.2 1:07 AM (182.224.xxx.72)

    종종 사람들이 소우주, 이 우주전체를 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공상이죠.

    깨달은 자와 바보는 종이한장 차이~
    바보들도 욕심이 없고 부러워 하지 않더라구요.

  • 61. ,,
    '15.7.2 2:23 AM (211.36.xxx.31)

    깨닫고 말고 할께 뭐가 있다고?
    인생에 정답은 없습니다.

  • 62. ......
    '15.7.2 5:21 AM (175.114.xxx.217)

    제나이 지금 오십인데 제 친정어머니께서 돌아가신 연세가 오십육세 셨습니다.
    갑자기 발견된 암으로 4개월만에 돌아가셨었어요.
    사람일이란 앞을 알 수 없는 거예요. 현재 삶에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을 사랑을 주려고 합니다.
    그냥 그자리에서 그 사람에게 최선인것을 주고 싶어요. 언제 떠나도 후회를
    덜하고 싶어요.

  • 63. 리오리오
    '15.7.2 8:08 AM (58.123.xxx.66)

    감사합니다..

  • 64. 000
    '15.7.2 1:19 PM (211.207.xxx.213)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는 삶
    그게 기본인것 같아요.

  • 65. ㅇㅇㅇ
    '15.7.2 1:54 PM (58.226.xxx.92)

    ㅎ ㅎ ㅎ 그러게요, 원래 그렇게 생겨 먹은 것이여~ 거러췌?

  • 66. 눈쏟아진다
    '15.7.7 10:56 PM (182.222.xxx.35)

    감사합니다 여러번읽어보고위안을 찾고 있습니다
    말빨이 없다 하셨는데 글빨은 최고 이신듯

  • 67. ..
    '15.7.11 11:33 AM (110.9.xxx.237)

    부러운 사람이 없는 비교하지 않는 삶

  • 68. nomad
    '16.9.15 11:25 PM (183.96.xxx.120)

    불혹을 기다립니다

    유혹과 현혹이 없는 나의 세계로 가는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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