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오랫동안 십년 넘게 극심한 만성 우울증이 있었어요.
다행히 지금은 많이 좋아졌구요.
그런데 오늘 저녁을 먹다 아이들 대화에 너무너무 미안하네요.
고등학생인 아들이 초등학생 동생에게
" 형 중학교 때 엄마가 자살 할 것 같더라.. " 하니
작은 아들이 답을 하는데
" 형 나는 학교 갔다와서 엄마가 안보인다 싶으면 베란다 창고문까지 다 열어본다..
혹시나 엄마가 거기서 죽어 있지나 않을까 싶어 떨리는 마음으로.."
저 순간 너무 놀랐지만 얼릉 무슨 말이라도 해줘야 할 것 같아
웃으며 " 엄마는 자살 같은 거 절대로 안할테니 걱정들 마..
니들 다 키워놓고 독립하면 아빠랑 둘이 알콩달콩 살고싶어"
하지만 속에서는 뭔가 크게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어요.
부모가 사는 모습에 아이들이 느끼는 불안 상처가
어른들이 예상하는 것 보다 훨씬 크구나..
앞으로는 진짜 애들 봐서라도 남편과 사이 좋게 지내고
행복하게 살 일만 꿈 꿔야 할 것 같아요.
내가 오래 괴롭게 살면 내 자식도 앓고 있다는 생각
꼭 하시라는 뜻으로 글 재주가 없지만 올려요.
저두 정말 저렇게까지 아이들이 생각을 할 줄 미처 몰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