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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파서 한의원갔다가 엄청 울고왔네요

une 조회수 : 2,642
작성일 : 2015-06-25 11:18:57
전 외국에서 공부중이에요. 스트레스 많은 도시에 사니까 스트레스가 공기처럼 느껴지더라구요
며칠 참다가 정 안되겠어서 여기 한운타운에 있는 아무 한의원에 전화했더니
얼른 당장오라고 해서 갔어요

저희 엄마 연세 되보이는 한인분이셨는데 알고보니 일흔이 훌쩍 넘으셨더라구요

엄청 젊게사시고 생기있고 고운분이셔서....나이들면 얼굴에 티가 난다는데 저희엄마 생각에 그게 또 너무 많이 아팠네요

할머니는 저 정말 친손녀처럼 혼도 내시고 돌봐주시고 마지막에 왜그렇게 신경쓰고 혼자 힘들어하냐고 하시는데

막 갑자기 눈물이 터졌어요. 



그러니까 휴지가지고오시더니 저 막 안아주시는 거에요

갑자기 엄마품도 너무 그립고 아 한동안 울었네요

엄마 못본지도 꽤 됐고, 저는 할머니가 다 안계시고 할머니 품을 느껴본적이 없거든요


그러면서 인생 조언도해주시고, 자식들 얘기 자기 얘기 해주시는데

한의사분도, 자식들도 너무나 복많고 덕많고 인생을 제대로 살 줄 알더라구요

너무 부러웠어요. 그들이 가진 복이 아니라 그냥 아... 사촌들, 엄마 이모 이보무 할머니 이런 건강한 관계들이요

리셉션은 잠시 손녀가 봤었는데 그 한국말 잘 못하는 내 또래 여자애가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었고

그 순간만큼은 할머니한테 내 할머니 해달라고 때부리고 싶었어요

전 너무 두려웠고, 무섭고, 고독하고, 아프고 뭐하나 멀쩡한게 없거든요 


이번엔 정말 죽을 것 같았어요 타지에서 객사하는게 이런거구나 느꼈는데 

그래도 살아있는 거 보면 아직 제가 할일이 더 있나봐요. 순리란 뭘까요?

삶이 너무 힘들어서 리셋하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갑자기 내가 의식이 없어지고 사라진다는게 무섭고

다른 삶을 사는게 상상도 안가고, 그렇다고 살자니 너무 부족하고 버겁고 되게 이중적인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내가 가엾고 그랬는데 

엄마 아빠한테 내 존재 자체가 너무 미안해졌어요



IP : 207.172.xxx.5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6.25 12:43 PM (218.159.xxx.70)

    아무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고 봐요.
    존재에는 이유가 있죠.
    힘내세요~~!!!!

  • 2. ..
    '15.6.25 2:51 PM (121.162.xxx.172)

    객지 아니어도
    몸이 아프면 그래요. 제 친구는 혼자 사는데

    몸이 아픈날...물 한모금 마시려고 눈떠서 움직이지 못해서....저기 주방의 선반을 보면서 아 이렇게 죽으면...몇일 뒤에 발견되는 것인가 이랬답니다. ㅠㅠ

    좋은 분 만났으니 기운내시고 울지말고 씩씩하게 버티세요..알았죠?

  • 3. 힘내세요.
    '15.6.25 3:52 PM (112.161.xxx.52)

    더 좋은 말로 위로해 드리고 싶은데 잘 생각이 안 나네요.r대단하네요. 혼자서 이리 헤쳐 나가고....힘 내세요.r속상하거나 힘들면 여기와서 풀어놓으세요.r엄마나 이모같으신 분들이 잘 들어주시리라 믿어요.rr그리고 한의사분 정말 인정이 넘치시는 분이네요.r그런분 만난것도 원글님의 복입니다.r싫컨 울고 난뒤면 카다르시스 느껴지지 않나요?^^ r다시 주먹 불끈!!! 힘내세요!!

  • 4. 도도
    '15.6.25 7:14 PM (14.35.xxx.111)

    제목만 보고 무슨 사기라도 당한줄 알았어요 좋은분 만나셨으니 힘내시고 열심히 사세요 살다보면 죽을만큼 힘든때가 있는데 지나보면 그럴일은 아니었고 아무것도 아닌일이 많아요 잘 이겨내시고 좋은인연 만드시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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